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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 글로벌특별법에 대한 이 대통령의 진의는 뭔가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이하 글로벌특별법)이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공회전이 재연될 조짐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여야 합의로 통과했으나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숙려 기간 5일’에 걸려 상정이 불발된 것이다. 여기까지는 불안한 정도였는데, 대통령이 ‘포퓰리즘’ 사례로 경고하면서 지역 사회에 당혹감을 안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국무회의에서 “의원 입법이 포퓰리즘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가끔 있다”면서 글로벌특별법만 콕 집어 지적한 뒤 여야는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 재정이 수반되는 법안도 아니고 여야 공동발의라서 이견도 없는 법안을 두고 벌어지는 공방이 납득되지 않는다. 대체 대통령의 진의는 뭔가. 글로벌특별법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은 현실과의 괴리감이 크다. 우선 이 법안은 형식만 의원입법일 뿐 정부 주도의 정책 입법에 가깝다. 행정안전부 차관이 태스크포스 단장을 맡아 부산시와 함께 법안을 설계했고, 각 부처 협의를 거쳐 성안된 구조다. 신속 처리를 위해 의원 명의로 발의됐을 뿐이다. 이 법안이 포퓰리즘이면 21대와 22대 때 발의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들이 포퓰리스트가 된다. 더구나 이 법안은 재정 투입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취약 계층 지원 등 정부와 지자체 예산 매칭 방식과는 거리가 먼 규제 완화와 특구 지정 등 제도 설계를 담고 있다. 재정 부담과 정책 정합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트집 잡기에 불과하다. 절차적 형평성도 훼손됐다. 이 법안은 21대에 제출되어 폐기되고, 22대 개원과 동시에 재발의됐지만 영문도 모른 채 2년 가까이 행안위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뒤늦게 추진된 행정통합 관련 3개 법안(광주전남, 대구경북, 대전충남)은 순식간에 행안위를 넘고, 이중 광주전남은 일사천리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강원·전북·제주특별자치도 법안 개정도 선입선출 원칙이 무시된 채 부산을 추월했다. 6·3 지방선거 전 부산 소외론을 의식해서인지 갑자기 행안위에서 급물살을 타는가 싶더니 결국 법사위에 이어 청와대의 ‘딴지’에 급제동이 걸렸다. 쟁점도 없고 이미 2년여 공론을 거친 점을 감안하면 어깃장 탓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만약 21대 때 이 법안이 통과돼 지금 부산에 국제물류·금융·첨단산업특구가 들어섰다고 생각하면 꿈만 같다. 동남권의 성장 동력이 국토 균형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국정 과제로 앞세우는 ‘5극 3특(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 기조와 정확히 일치한다. 대통령은 지역 활성화의 유력한 수단으로 부산 글로벌특별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숙려 기간은 종료됐고 여야 이견도 없다. 법사위 즉각 상정과 다음 주 추경을 다룰 본회의 통과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논란으로 세월을 소모할 만큼 지방의 위기가 한가롭지 않다. 정치 셈법은 접어두고 지역의 미래만 생각해야 한다.
[사설] 해수 대신 담수, 동천 되살리기 근본적인 해법 될까
부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동천은 오랜 기간 ‘죽은 하천’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부산시는 수질 개선을 위해 준설과 해수 도수 사업을 추진하고, 지난해에는 성지곡의 맑은 물을 흘려보냈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수백억 원에 이르는 예산이 투입됐다. 특히 20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해수 유입 방식은 대표적 실패 사례로 남았다. 이런 가운데 시는 1일 ‘백년의 귀환, 동천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대심도 공사에서 확보되는 지하 담수를 활용하는 새 해법을 제시했다. 해수 대신 지하 담수 투입으로 동천을 근본적으로 되살리겠다는 구상이다. 시가 새로운 해법을 꺼내 든 것이다. 부산시가 제시한 해법의 핵심은 대심도 공사 과정에서 확보되는 지하수다. 시는 사상~해운대 공사 현장에서 하루 3만 5000톤의 지하수가 용출되는 점에 주목하고, 부산형 급행철도(BuTX) 공사에서도 추가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이는 동천 친수공간 조성에 필요한 최소 유지용수인 하루 약 3만 9000톤을 충족하는 수준이다. 시는 이를 시민공원으로 끌어와 부전천을 거쳐 동천으로 흘려보내는 구상을 세웠다. 나아가 성지곡수원지에서 시민공원, 부전천, 동천으로 이어지는 수계를 복원해 서울 청계천 수준의 도심 생태축을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이런 점에서 부산시가 제시한 수변 네트워크 구상은 주목할 만하다. 요는 담수 구상이 실제로 지속 가능한 해법이 될 수 있느냐다. 외부 수원을 끌어와 흐름을 만든다고 해서 오염원이 사라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생활하수와 도시 구조에서 비롯된 오염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물만 바꾸는 방식은 한계가 분명하다. 지하수는 비용 측면에서 해수보다 유리할 수 있지만, 공사 종료 이후에도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부산시는 차집관로 사업을 5년 내 100% 완료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오염 유입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일 뿐이다. 결국 하천 자체의 자정 능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어떤 방식의 물을 투입하더라도 근본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시가 동천을 단순한 하천 개선을 넘어 도시 재생 축으로 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거 정책 사례는 단일 해법에 의존한 동천 복원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담수 투입이 일정 부분 수질 개선에 기여할 수는 있지만, 곧 생태 복원과 도시 재생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사 현장에서 확보되는 지하수의 공급 기간과 규모, 복개 하천 복원, 장기적인 하천 관리 전략이 잘 맞물리지 않는다면 이번 시도 역시 제한적 성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박형준 시장이 “동천은 산업화의 상징이자 부산의 자부심”이라고 강조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결국 이번 계획의 성패는 담수 확보라는 기술적 접근을 넘어, 도시 기능과 생태 복원을 얼마나 정교하게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사설] HMM 신속한 부산 이전이 국가 균형발전의 대의
국내 최대 국적 해운사인 HMM의 본사 부산 이전이 초읽기 수순에 돌입했다. HMM 이사회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본사의 부산 이전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전격적으로 처리해서다. 해당 안건의 확정 여부가 걸린 오는 5월 임시 주주총회가 HMM 본사 부산 이전의 마지막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정부 영향력 아래에 있는 기관의 지분이 70%가 넘는 만큼 주주총회의 해당 안건 통과는 무난하리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이후 해양행정의 현장성 강화 효과가 커진 터라 HMM 본사 부산 이전도 해운경영의 현장성 강화 효과로 이어지리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HMM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본점 소재지를 부산으로 바꾸는 정관 개정안을 처리했다고 한다. 이번 정관 개정안 처리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부산지역 학계 인사와 산업은행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지 나흘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본사 부산 이전을 위한 HMM 사측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지난해 말 에이치라인·SK해운 등 국내 주요 해운 대기업들이 잇따라 본사 부산 이전을 발표한 뒤 국내 최대 국적 해운사의 본사 부산 이전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진 데 따른 화답으로도 읽힌다. 이로써 지난해 해수부 부산 이전 이후 추진중인 남부권 해양수도권 조성의 큰 퍼즐이 맞춰지고 있다. 이 같은 대승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현실적 진통은 남아 있다. 파업을 예고하는 HMM 노조와 ‘업계 관계자’라는 명칭으로 일부 언론에 등장하는 이들의 반발이 그것이다. 이들은 서울의 영업력과 부산의 현장성이라는 이원화 운영으로 최적 효율을 증명해 온 HMM의 경쟁력 하락을 본사 이전 반대 이유로 든다. 하지만 HMM 본사 부산 이전 이후에도 서울의 영업력과 부산의 현장성을 토대로 한 이원화 운영 체계는 여전히 HMM의 경쟁력으로 남아야 한다. 오히려 현장성 강화에 힘입은 영업력 강화가 더 합리적 경영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 역이 더 합리적일 순 없기에 이전 반대 논리들은 다소 옹색한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한때 한국 대표 선사였던 한진해운까지 파산하던 시기에 HMM은 7조 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돼 파산 위기를 넘기고 국내 최대 국적 해운사로 성장해 왔다. 국민 세금이 들어간 공적자금엔 HMM이 기업 가치에 걸맞은 사회적 역할을 담당해 주길 바라는 국민적 염원이 들어가 있다. 정부가 망국적 수도권 일극주의 타파를 위해 추진하려는 국가 균형발전의 대의에 HMM이 신속히 참여하는 것은 이 같은 염원에 부응하는 공적 책임이라 할 수 있다. HMM 노사 모두 그 책임을 기꺼이 떠맡는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다. 그러면 부산은 지난해 해수부 이전 때처럼 정주 여건 개선이나 수용태세 점검 등으로 기꺼이 화답할 것이다.
공군 추첨제와 군수
징병제 국가인 대한민국의 남성들은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현역병 입대를 앞둔 청년들은 고민이 많다. 우선 육군과 해군, 공군 등 각종 군대 중에서 어느 곳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지를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다. 입대 희망자가 직접 여러 조건을 알아보고 이에 걸맞은 준비를 해야 한다. 더욱이 요즘 군대는 본인이 가고 싶다고 언제든 갈 수 있는 곳도 아니다. 의무복무이지만 치열한 경쟁률을 뚫어야만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군 복무를 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지난달 기준 입영 경쟁률은 공군 10대 1, 해군 4.6대 1, 해병대 2.8대 1로 집계됐다. 복무 기간이 육군·해병대보다 3개월이 긴 공군 입대 경쟁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공군의 경우 그동안 고득점자 순으로 선발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군 입대 희망자들은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헌혈과 봉사, 토익과 토플 점수 취득 등 합격 확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심지어 공군 입대를 위해 재수·삼수를 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았다. 스펙 경쟁이 갈수록 과열되면서 ‘공군 입대 고시’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그런데 병무청은 특정 군에 대한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이달부터 공군 일반병 선발 방식을 무작위 전산 추첨 방식으로 전환했다. 선발 제도가 변경되자 청년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스펙 준비에 공을 들인 청년들은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현재 선발 방식이 소수점 차이로 당락을 결정지을 만큼 치열했던 점을 고려할 때 차라리 추첨이 더 유리하다는 반응도 있다고 한다.그렇다면 공군 입대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복무 여건이 다른 군에 비해 좋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격오지 근무가 적고 휴가가 많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월급이 대폭 인상되면서 3개월을 더 복무하는 것도 되레 장점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공군은 수능 준비를 하는 장병들에게 무척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부대마다 독서실을 갖추고 있는데다 일과 후 개인 시간 활용이 다른 군에 비해 자유스럽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 부대마다 야간 시간을 이용해 수능을 준비하는 장병들이 적지 않다. 탁월한 여건 덕분에 공군이 ‘군수(軍+N수)’ 명소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공군 추첨제 도입이 이미 제3의 대입 루트로 자리 잡은 ‘군수’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논설주간/상무이사
강윤경
수석논설위원
김승일
논설위원
정달식
이상윤
김상훈
천영철
[데스크 칼럼] 그 2년은 무엇이었을까
사람을 믿지 마라, 상황을 믿어라. 작은 유혹과 풍파에도 바뀌는 사람 마음을 이만큼 잘 표현한 말은 없다. 언제나 원치 않는 상황은 사람을 본심과 다른 방향으로 끌고간다. 사람이 상황에 끌려가는 부조리함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게 선거다. 조변석개하는 선거철이면 유권자는 그간의 서사와 인연을 망치는 낯선 진심을 마주한다. 야당 텃밭이던 부산의 마음을 돌리려 연일 러브콜을 보내던 여당의 진심이 그랬다. 후끈 달아오른 여당발 '5극3특' 이슈는 얼어붙은 부산의 마음을 녹였던 게 사실이다. 남부권에서 부산과 울산, 경남을 묶어 수도권과 대등한 경제 축으로 성장시키자고 했다. 그 주장에 누가 토를 달 수 있을까. 연초부터는 청와대가 조기 행정통합을 강공 일변도로 밀어붙였다. 그만한 명분이 있으리라 믿었다. 거기에 여당은 20조 원의 달콤한 인센티브까지 내놓겠다고 제안했던 터다. 그러나 러브콜이 이어지는 그 순간에도 5극3특과 궤를 같이하는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은 국회 표류 중이었다. 2년 넘게 이어진 부산시의 호소에도 상임위 소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한 것이다. 그 상황은 부산을 향한 여당의 진심을 의심하기 충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부산 출신 윤건형 의원의 법안심사소위가 2년 넘게 멀쩡한 법안을 미아 신세로 만들어 놓았다. 특별법이 발의됐던 2024년 1월만 해도 수도권과 중앙 부처의 반발은 충분히 예상했다. 하지만 여당이 상임위에서 법안 하나를 붙들고 놔주지 않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미상정 이유는 철마다 바뀌어서 일일이 기억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법안 설명을 야당에서 제대로 안 했다'라고 몇 달을 버티더니 그 뒤에는 '부산 외 다른 지역 발전을 위한 법안과 같이 심사해야 한다'라고 했다. 결국 지난달 11일 입법 공청회가 열리면서 법안 심사는 물꼬를 텄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일부 여당 의원은 '지방선거 전에는 법안을 처리하면 안 된다'라며 어깃장을 놨단다. 이쯤 되면 더는 갖다 붙일 변명도, 진심을 숨기고 싶은 마음도 없다는 소리다. 6·3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출마를 고심하던 여당의 전재수 의원이 2일 출사표를 던진다. 선거에 발을 담갔으니 당시 공동으로 법안을 발의한 전 의원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분위기는 묘하게 바뀌었다. 전 의원이 지난달 24일 당 원내대표단을 찾아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했다. 여당 원내대표단은 "부산을 글로벌 허브도시로 키우는데 앞장서겠다"라고 호응했다. 2년간 표류하던 법안은 전 의원의 한 마디에 하루 만에 소위를 통과했다. 맥락 없이 보자면 전 의원은 부산의 구세주다. 17명의 국힘 의원들로도 중과부적이었던 민원을 단숨에 해결한 것이다. 그러나 전 의원의 '17대 1' 무용담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이전까지 보여준 여당의 행태 때문이다. 야당 시장이 제안했다는 이유로 갖은 트집을 잡던 특별법 법안이 하루아침에 소위를 통과했으니 그 진심을 누가 그대로 믿어줄까. 진심이 아니라 상황을 믿을 수 밖에 없는 꼴이다. '낙선 전문'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에도 굴하지 않고 전 의원은 자전거로 북구의 바닥 민심을 다졌다. 그 스토리는 당시 북구를 출입하던 초년병 기자에게 큰 울림을 줬던 기억이 난다. 부산의 정서를 살피고 거친 언사도 자제하던 모습이 부산에서 민주당 3선 의원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그의 큰 무기였다. 그런 전 의원이 이제 와서 정치공학 운운하며 이런 모욕적인 판을 짰으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만으로도 그는 시장 선거에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 후보다. 전 의원의 활약에도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이 또다시 지난달 30일 법사위에서 제동이 걸린 모양이다. 다음 날에는 대통령 입에서 "부산만 어떻게 특별법을 만들어 주느냐"는 말까지 나왔다. 재차 전 의원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몰아주려는 계산이라면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한다. 그건 여당 프리미엄이 아니라 여당 페널티가 될테니 말이다. 그것보다는 누구라도 납득할만한 여당 프리미엄을 전 의원은 제시해야 한다. 해수부와 HMM 등 그가 꺼내들 카드는 이미 차고도 남는다. 여당 지도부도 마찬가지다. 지금이라도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의 통과에 초당적 지원을 해야 한다. 그게 지난 2년간 겪은 부산의 설움을 달래고, 부산에 '진심'을 내보이는 길이란 걸 알아야 한다.
[중앙로365] 검찰개혁에 지배된 더불어민주당
3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선 검찰을 향한 민주·진보 진영의 구원(舊怨)이 엿보였다. 2003년 3월 ‘검사와의 대화’를 소환한 대목에서다. 당시 토론회에 참석한 검사들은 부산상고 출신인 노무현 대통령에게 ‘학번’을 묻는 등 모멸적인 질문도 서슴지 않았다. 노무현과 검찰의 갈등은 퇴임 후에도 계속됐고, 급기야 그의 죽음으로 이어졌다. 이 사실은 지지자들에게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트라우마를 남겼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뿌리로 한다고는 하지만 오늘날 더불어민주당의 본류는 친노무현계다. 김 전 대통령을 따르던 동교동계 정치인들은 대부분 은퇴했거나 ‘수박’으로 찍혀 밀려났다. 당내 주류는 친노·친문으로 이어지는 86세대 운동권 그룹으로 채워졌다. 핵심 지지층 역시 20여 년 전 ‘노무현 신드롬’을 만들었던 이들이다. 이런 정당에서 검찰개혁이 지상과제로 떠오른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민주당에선 재벌개혁이나 골목상권 보호, 보편적 복지 등 다양한 아젠다가 공존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검찰개혁이 거의 유일한 의제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 조국 사태가 발단이었다. 거기에 지난해 5월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내리면서 사법개혁이 추가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갈등 의제일수록,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것일수록 진지하게 터놓고 숙의를 해야 된다”라며 신중론을 편다. 그러나 여권 강성파와 핵심 지지층은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에 관한 한 조금의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 1월 정부가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 법안을 입법예고 했을 당시에도 지지층은 크게 반발했다. 보완 수사권 폐지 결정을 뒤로 미루는 등 검찰개혁을 ‘확실하게’ 단행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공교롭게도 그 직후 정청래 대표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나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 당원 권한을 확대하는 ‘1인 1표제’ 이슈를 띄웠다. 검찰개혁에 대한 선명성 여부는 계파 갈등의 불씨로도 작용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ABC론’, 그러니까 가치·이념에 충실한 원리주의자들과 실용·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을 분리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 있다. 일단은 이재명 대통령이 진영 내 강성파에 밀린 형국이다. 여당은 각종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법왜곡죄 신설, 재판소원 도입, 대법관 증원을 골자로 하는 사법개혁을 밀어붙였다. 검찰개혁에 있어서도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삭제하는 등 강성파 의원들의 요구가 상당 부분 수용됐다. 문제는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여권 지지층과 일반 국민의 요구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집단이 청년층이다. 2030은 참여정부 당시 10대 이하였다. 노무현에 대한 향수가 없는 이들은 검찰개혁 필요성에 공감하지 않는다.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국정 우선 과제로 검찰개혁을 꼽는 경우도 거의 없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청년층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건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사실 청년뿐 아니라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살면서 검찰을 접할 일이 거의 없다. 이들의 삶을 위협하는 건 검사가 아니라 지역 격차라든가 인구 소멸, 노동시장 양극화 같은 것들이다. 균형발전만 하더라도 민주당이 검찰개혁에 쏟는 열정의 반만 여기에 쏟았다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가 이 정도로 벌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검찰개혁에 지배된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러한 의제들은 부차적인 걸로 여겨진다. 검찰이라는 단어로 가득한 대변인들의 논평이 그것을 방증한다. 민주당이 강성파 의원과 당원들의 성화에 못 이겨 검찰개혁·사법개혁을 밀어붙인 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당장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판사들은 법왜곡죄로 고발당했고 파렴치범들은 대법원 유죄 판결에 불복하며 재판 소원을 벼르고 있다. 권한이 막강해진 경찰을 어떻게 견제할 것이며, 이들의 수사 전문성은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도 내려지지 않았다. 일상에서의 혼란이 가시화하면 국민의 원성이 높아질 테지만, 이미 당원들에게 의사결정 과정의 문을 활짝 열어놓은 민주당은 달리는 기관차를 멈추기 어려울 것이다. 민주당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자는 ‘검수완박’에 집중했다가 선거를 그르친 바 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도 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검찰개혁·사법개혁으로 떠들썩하다.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 행진하는데 여당 지지율은 그보다 20%포인트가량 낮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이 민심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적어도 그 20%만큼의 유권자는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 다만 지금은 국민의힘이 워낙 지리멸렬한 탓에 잠시 유예되고 있을 뿐이다.
[시론] 가덕신공항 개통, 왜 서둘러야 하는가
국가 균형발전은 선언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산업과 인구, 자본과 기회가 특정 지역에 집중된 현실에선 논하기 쉽지 않다. 항공 인프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국제 관문 기능이 수도권에 편중된 구조 속에서 지역의 성장 잠재력은 오랫동안 제약을 받아왔다. 이러한 점에서 가덕신공항은 단순한 신규 공항 건설 사업이 아니라 남부권의 산업·관광·물류 지형을 재편할 국가 전략 인프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공항은 사람과 물자의 이동 경로를 바꾸는 핵심 기반시설이다. 입국 동선이 달라지면 체류 지역이 달라지고, 이는 관광 소비와 투자 흐름의 변화를 가져온다. 결국 공항은 단순한 교통시설을 넘어 사람과 자본, 산업의 흐름을 설계하는 경제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국제 항공 네트워크는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모든 국제 관문 기능이 단일 축에 집중된 구조는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글로벌 항공 시장이 다극화하는 상황에서 관문 기능을 다핵적으로 분산하는 전략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이 될 수 있다. 가덕신공항이 인천공항과 경쟁하는 공항이 아니라 상호 보완하며 국가 항공 네트워크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높이는 전략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이유다. 특히 가덕신공항은 관광과 물류를 결합한 복합 기능을 지향할 수 있다. 부산은 해양·도시·문화 자원을 동시에 갖춘 국제관광도시이자 대형 항만을 보유한 물류 중심지다. 여기에 국제공항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면 시너지는 더욱 커진다. 일본·중국·동남아 주요 도시와의 직항 네트워크 확대는 관광객 유입을 늘리는 동시에 항공 화물 운송의 효율성도 높일 것이다. 관광 소비와 물류 흐름이 함께 확대될 때 지역 경제는 보다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가덕신공항은 부산을 넘어 남부권 전체의 공동 관문으로 기능해야 한다. 영남은 물론 호남 일부 지역까지 연결되는 광역 관문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공항을 중심으로 항만과 산업단지, 철도망과 관광벨트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공항 경제권’이 형성된다. 이는 특정 도시의 성장에 그치지 않고 남부권 전체의 상생 발전을 이끄는 기반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공항 중심의 공간 재편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 확장을 넘어 지역 산업 구조와 관광 흐름을 함께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공항의 경쟁력은 활주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배후 산업과 교통망, 관광 인프라와의 연계 속에서 비로소 전략적 가치가 구현된다. 동시에 공항 자체의 경쟁력 또한 중요하다. 공항은 단순한 이동 공간을 넘어 스마트 물류 시스템과 친환경 설계를 갖춘 미래형 인프라로 조성되어야 한다. 지역 문화와 상업 기능이 결합된 체류형 복합공간은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소비를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공항을 하나의 관광 명소이자 상업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며 도시 경쟁력을 높인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가덕신공항 역시 이러한 방향 속에서 동북아를 대표하는 첨단 관광·물류 허브로 성장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공항은 청년과 기업이 모이는 혁신 거점이 되어야 한다. 항공 물류와 관광 서비스, MICE 산업, 해양 비즈니스가 융합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이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을 넘어 새로운 성장 산업을 창출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공항을 중심으로 창업과 투자, 연구개발이 이루어지는 혁신 환경이 조성된다면 지역 경제의 활력 또한 크게 높아질 수 있다. 결국 공항은 단순한 이동의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와 산업을 창출하는 출발점이어야 한다. 가덕신공항은 단순한 SOC 사업이 아니다. 관광과 물류, 산업과 도시를 연결하는 남부권의 전략적 복합거점이다. 공항과 도심, 주요 관광지와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광역 교통망을 구축하고, 국제 행사 유치와 관광 콘텐츠 개발,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준비가 뒷받침될 때 가덕신공항은 단순한 공항 인프라를 넘어 남부권의 관광과 물류, 산업과 도시를 연결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가덕신공항의 조속한 개통이다. 대한민국 관광 경쟁력 강화와 지역 경제 도약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덕신공항의 개통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그 속도가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김종기의 미술 미학 이야기] 동백은 왜 통째로 떨어지는가 - 강요배의 '동백꽃 지다'
4월 3일. 이날은 아직 과거가 아니다. 1948년 제주에서 벌어진 국가 폭력은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다. 그러나 이 사건은 오랫동안 ‘사건’으로조차 존재하지 못했다. 말해질 수 없었고, 기록될 수 없었으며, 공적인 기억으로 승인되지 못했다. 한나 아렌트의 말처럼, 인간은 말하고 행위함으로써 공적 세계에 출현한다. 그러나 4·3은 사람들이 말하고 행위하며 서로에게 출현할 수 있었던 공적 세계 자체를 붕괴시킨 사건이었다. 강요배의 ‘동백꽃 지다’는 이 말해질 수 없었던 사건을 그린다. 더 정확히 말해 그것을 ‘보이게’ 한다. 화면 오른쪽, 전경에 한 송이 동백이 통째로 떨어지고 있다. 화가는 꽃이 아직 땅에 닿지 않은 채, 공중에서 멈춰 있는 그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영원으로 만든다. 왼쪽 후경에는 나무들 사이로 토벌대에 의해 학살당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꽃의 붉음과 피의 붉음이 같은 색으로 화면을 가로지른다. 그러나 이 그림에서 사람들은 중심이 아니다. 대신 화면을 지배하는 것은 떨어지고 있는 그 한 송이 꽃이다. 동백은 꽃잎이 흩어지면서 지지 않는다. 통째로 아무 예고 없이, 갑자기 떨어진다. 그 낙하는 자연의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끊어진 시간, 중단된 삶의 방식이다. 그래서 이 꽃은 더 이상 꽃이 아니다. 그것은 이름 없이 사라진 존재, 불리지 못한 이름들, 끝내 기록되지 못한 삶의 형상이다. 전경의 동백은 한 사람을 가리키지 않는다. 그것은 한꺼번에 사라진 삶들, 제주라는 섬 전체를 뒤덮은 죽음의 시간이다. 이 그림에서 동백은 ‘지금’ 떨어지고 있다. 그래서 이 사건은 과거가 아니다. 죽음은 끝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도착하고 있다. 다시 말해 폭력은 지속되고 있다. 이때 제주는 더 이상 단순한 자연이 아니다. 그곳은 기억이 쌓이고 시간이 스며든 땅, 죽음이 흩어지지 않고 머무는 세계다. 1980년대 민중미술이 현실을 드러내고 고발하는 데 집중했다면, 강요배의 회화는 그다음의 질문으로 나아간다. 그는 묻는다. 폭력은 끝났는가, 아니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가? 이 그림에서 죽음은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상태다. 끝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상태. 폭력은 지나간 사건이 아니며, 떨어지고 있는 동백꽃처럼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앞에서 예술가의 책무는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진실을 설명하는 데에 있지 않다. 역사를 정리하는 데에도 있지 않다. 오히려 이미 사라진 것들이 완전히 사라져 버리지 않도록, 그 흔적을 감각 속에 남겨두는 데 있다. 강요배의 동백꽃은 설명되지 않는 죽음이 여전히 우리 앞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동백꽃은 떨어지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보면서 깨닫는다. 아직도 떨어지고 있는 이름들을 다시 불러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그 이름들을 충분히 불렀는가? 미술평론가·철학박사
[부동산 돋보기] 규제·전쟁에 멈춰 선 부동산
부산 부동산시장이 다시 관망세에 접어 들었다. 한국부동산원의 최근 조사 결과,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2주 연속 보합세(0.00%)를 기록했다. 수영구는 8개월 만에 마이너스(-0.01%)를 기록해 위축되는 분위기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상승하기 시작했던 부산 부동산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해운대·화명 노후계획도시 발표 등의 영향으로 그 상승폭이 더 커졌다. 하지만 2월 설 연휴를 기점으로 거래가 줄어들면서 시장 움직임도 위축되고 있다. 상승세를 주도하던 해운대와 수영구 일대의 주요 단지 매수 문의가 줄고, 중개사무소마다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많다. 일차적 원인은 서울발(發) 부동산 규제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은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인 5월 9일을 앞두고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대통령이 SNS를 통해 부동산 규제 정상화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하면서 양도세 중과세를 피하려는 매물이 증가해 가격까지 조정 받고 있다. 서울 강남권조차 절세 목적의 급매물이 소화되지 못하고 적체되는 현상은 지방 시장인 부산으로 고스란히 전이돼 부산 내 실수요자들을 얼어붙게 만드는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는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유가 상승은 고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기대했던 기준 금리 인하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치명적인 심리적 저항선을 형성하기 때문에 매수 시기를 늦추게 된다. 그러나 시장의 지표를 세밀하게 들여다 보면, 매매 시장의 정체와는 상반된 흥미로운 움직임이 포착된다. 바로 ‘전세 가격의 견조한 상승세’다. 내 집 마련을 미룬 수요자들이 임대차 시장에 머물기 시작했고, 이는 전세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다. 부산의 올해 신규 입주 물량이 1만 5000여 세대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외부적 요인에 의한 심리적 위축이 걷히는 순간, 켜켜이 쌓인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며 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는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는 셈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부산 부동산 시장은 서울발 규제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얼마나 장기화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장기적인 전세 가격 상승세가 하반기로 갈수록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기고]천마산에 심은 미래, 부산에서 시작된 청소년적십자(RCY)
피란수도 부산. 6·25전쟁의 한복판에서 전국의 산야는 황폐해졌고, 삶의 터전을 잃은 국민들은 마지막 희망을 안고 부산으로 모여들었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피란지와 같았던 그 시절, 절망 속에서도 미래를 향한 움직임은 이어졌다. 1953년 4월 5일 식목일, 대한적십자사 서영훈 청소년과장(훗날 대한적십자사 총재 역임)의 인솔 아래 청소년적십자(RCY) 간부 단원들은 부산 서구 암남동 천마산에 1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전쟁으로 헐벗은 산을 되살리기 위한 이 식목 활동은 단순한 환경 복원이 아니라 상처 입은 공동체를 다시 세우겠다는 다짐이었다. 이날이 청소년적십자(RCY)의 창립일이 되었다. RCY는 1953년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출범하였다. 1917년 미국에서 RCY가 창설될 당시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미국적십자사 명예총재)이 특별 선언문을 통해 RCY의 출범을 격려한 사례와 같이,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적십자사 명예총재 자격으로 우리나라 RCY 조직을 재가한 것은 청소년적십자 운동이 국가적·사회적·교육적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녔음을 보여준다. 전쟁 직후 RCY 활동은 우리 사회가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원동력이 되었다. 캐나다 적십자사에서 지원한 원조금 3만 5000달러를 재원으로 서울과 부산의 여자고등학교 학생 5000여 명이 전장에서 부상을 입고 후송된 국군 장병을 위한 환자복 1만여 벌을 제작했다. 또한 민둥산에 나무를 심는 활동을 전개했고, 방학 기간에는 농어촌 봉사활동을 통해 낮에는 농사를 돕고 밤에는 농어민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문맹 퇴치에 기여했다. 배움과 봉사를 결합한 이러한 활동은 초창기 RCY 정신의 기틀이 됐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호주·캐나다 청소년들이 보내온 ‘우정의 선물상자(각종 학용품 등)’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큰 위로가 됐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로 성장했다. 현재 RCY 단원들은 우정의 선물상자를 제작해 우크라이나 등 세계 각지의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전달하고 있으며, 해외 봉사활동을 통해 국제적 인도주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부산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한 도시로, 시민들은 자긍심을 가질 만하다.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의 흔적인 태종대 ‘유엔 의료 지원단 참전 기념비’, 서면 일대 ‘스웨덴 적십자병원 터’, 대신동 ‘독일 적십자병원 터’ 등은 전쟁 속에서도 생명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국제사회의 발자취를 보여준다. 이는 부산이 단지 피란의 도시가 아니라 인도주의의 현장이었음을 상징한다. 160여 년 전 전쟁터에서 부상자를 차별 없이 돕고자 한 열망에서 출발한 국제적십자운동은 현재 192개국이 참여하는 범세계적 인도주의 운동으로 성장했다. RCY는 그 정신을 이어갈 미래 세대의 주체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에 이르는 배움의 과정에서 학생들은 배려와 봉사, 사랑의 가치를 체득하며 공동체 구성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RCY 1953년 전쟁 이후 새로운 희망을 심는 마음으로 시작됐다. 나무를 심으며 출발한 그 정신은 세대를 거쳐 이어지고 있다. 4월 5일 창립의 의미를 되새기며, 부산에서 시작된 청소년적십자 운동이 앞으로도 인도주의의 미래를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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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폭락’ 삼천당제약, 불성실공시·계약 실효성 의혹에 신뢰 위기 직면
[기자일기] 결과를 먼저 정하는 성과급…삼성전자 노조의 역설
HJ중공업·조선 앵커기업 6곳, 공동기금 모아 지역 하청 91개사 지원
“부산 금융 중심지 기능 약화시키는 제3 금융 중심지 지정 안 돼”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3월 18일(음 1월 30일)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3월 20일(음 2월 2일)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4월 1일(음 2월 14일)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4월 2일(음 2월 15일)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3월 17일(음 1월 29일)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 뿐' 음주운전 논란 복귀 배우 배성우 인터뷰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3월 19일(음 2월 1일)
비공식 1000만 영화 '바람', 후속작 <짱구> 4월 개봉
BTS 남미 월드투어 첫 시동…5개 도시·11회 공연
올해 부산비엔날레 전시 담론·큐레이터 소통 나선다
구포국수, 면면히 이어져 온 음식이자 미래의 유산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3월 31일(음 2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