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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이들을 위한 희생

모르는 이들을 위한 희생

액션 영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신작 ‘파이널 레코닝’은 제목 그대로 최후의 결전 또는 심판을 다룬다. 8편까지 제작된 이 시리즈의 주인공은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그림자 조직 IMF(Impossible Mission Force)다. 에단 헌트(톰 크루즈 분) 등 IMF 요원들은 국가나 조직의 이익을 넘어 인류의 생존을 위해 죽음을 불사한다. 세상이 알아 주지 않아도 공공선을 위해서라면 희생을 감수한다는 메시지는 30년간 이어진 시리즈를 관통한다. 이러한 주제 의식은 줄곧 화려한 액션에 묻혀 전달됐지만 이번 신작은 최종회답게 IMF 팀의 신념을 반복적인 대사로 강조한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다(All the good we’ve done, it’s for people we may never meet.)’‘파이널 레코닝’ 주요 장면마다 등장하는 이 대사를 듣다가 문득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의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이 떠올랐다. 입구 안내판을 읽다 먹먹했던 기억이 되살아난 것이다. ‘모르는 나라,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a country they never knew and a people they never met) 지켜 달라는 호소에 응답한 장병들에 경의를 표한다.’ 혹독한 한국의 겨울, 우의를 입은 채로 작전 중인 육군, 해병대, 해군, 공군 소속 19명의 병사를 묘사한 조각상 앞에서 한참 동안 묵상했다. 주변 화강암 벽면 추모비와 참전국 리스트 등은 소박하되 숙연했다. 백악관에서 불과 2km 거리에 추모 공원을 조성한 점에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미국 현충일(5월 26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앞두고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을 직접 청소했다는 외신이 전해졌다. 자녀들과 함께 조각상과 기념비를 대걸레로 닦았다고 한다. 헤그세스 장관은 “왜 미군이 여전히 한국에 있는지를 아이들에게 상기시키는 기회였다”고 했다. 선대와 후대가 가치로서 통합되는 과정이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목숨까지 거는 인간의 선의지는 헐리우드 영화의 영웅 서사에만 있지 않고 실재한다는 믿음으로 공동체는 결속한다.지금 한국은 양극화의 중병을 앓고 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면 대화조차 힘든 ‘심리적 내전’ 상태다. 갈갈이 찢긴 사람들에게서 숭고한 인간애가 발휘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순국선열의 희생 덕분에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이지만, 국민 통합이 깨지면 지속될 수 없다는 교훈을 되새겨야 할 때다.김승일 논설위원 dojune@

부산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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