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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분권 강화 온데간데없고 정치적 셈법만 남은 행정통합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이 여야의 공방 속에 결국 5일 시작되는 3월 임시국회로 넘어왔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월 국회 마지막 날인 3일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를 위한 법제사법위원회·본회의 개최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송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 중단 등 민주당 요구를 다 수용한 만큼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을 신속히 처리하자고 요구했으나, 한 원내대표는 충남·대전 통합 법안도 함께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돼야 할 행정통합이 정치적 셈법에 따른 힘겨루기 양상으로 진행돼 지역 갈등만 조장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행정통합법이 1차 시한은 넘겼지만, 최후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에선 “사실상 이번 주가 진짜 데드라인”이라면서도 “국민의힘 하기에 달렸다”는 말이 나왔다. 통합법의 향배는 3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가 열리는 12일이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여야가 12일 대미투자특별법을 합의 처리하기로 한 상황에서 국힘이 이를 매개로 대구·경북 통합법 통과를 조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힘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4일 “대구·경북 통합과 함께 대전·충남 찬성 당론을 요구하는 것은 국민의힘을 갈라치기 해서 내분을 조장하기 위한 민주당의 전략”이라고 비판하면서 특별법 일괄 처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야가 두 지역의 통합을 놓고 막판까지 평행선을 달리는 배경에는 지방선거 유불리에 대한 계산이 깔려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남·광주 통합법을 통과시킨 상황에서 대구·경북 통합법만 통과시키면 핵심 승부처인 충남·대전에서 역풍이 불 것을 우려한다. 국힘 텃밭인 TK 통합이 불발돼도 야당 책임론을 제기해 내부 분열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국힘은 충남·대전 통합 시 지지율이 높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통합특별시장 출마를 부담스러워한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일각에선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마할 경우, 통합시보다는 현 상황 유지가 낫다는 시각도 있다. 여야가 행정통합을 지선 승리의 방편으로 활용하려는 볼썽사나운 모습만 보여주는 셈이다. 행정통합은 ‘5극 3특’에 기반한 지역 균형발전을 통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겠다는 국가전략이다. 그러나 여야가 보여주는 행태는 지역의 생존 문제를 정치적인 계산으로만 접근한다는 인상을 준다. 분권 강화는 온데간데없이 이해관계를 앞세워 시간만 끄는 사이 지역의 생존권과 주민들의 삶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여야는 지방분권의 핵심인 실질적인 행정권과 재정권 이양 등 합리적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 행정통합의 기본 정신과 원칙을 되살려야 한다. 정치적 셈법으로 계산기만 두드릴 것이 아니라 균형발전의 대의에 부응하는 대국적 관점에서 행정통합 문제를 마무리 지어야 할 것이다.
[사설] 부산 이전 발목 잡는 HMM 노조, 산업은행 전철 밟나
부산은 지난해 말 해양수산부 이전을 기점으로 해양강국의 미래를 선도할 글로벌 해양도시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해수부 산하기관과 해운 기업들이 연이어 부산 이전 로드맵 마련에 착수한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부산 이전이다. 부산 해양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국적 선사인 HMM의 빠른 부산 안착이 시급하다. 그러나 HMM 노조는 이전에 강력 반발, 법적 조치와 총파업을 예고했다. 국가 명운을 걸고 추진 중인 해양강국의 꿈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처사다. HMM 부산 이전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지만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HMM 육상노조는 지난 3일 입장문을 내고 다음 달 2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총파업 결의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육상노조는 또 본사 소재지 변경을 위한 정관 개정안이 의결될 경우 이사들에 대한 배임죄 고소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향후 주주총회 특별의결에 대해 효력정지가처분 혹은 이전금지 가처분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육상노조가 하루라도 빨리 이뤄져야 하는 HMM 부산 이전을 적극적으로 돕지는 못할망정 되레 반발하고 나선 것은 국가 미래를 위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육상노조가 전향적인 자세로 부산 이전에 협조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마땅하다. HMM의 부산 이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인 과제다. 특히 세계 8위 해운사인 데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10조 8914억 원에 달하는 대기업 HMM의 이전은 부산을 단기간 내에 글로벌 해운 물류 중심도시로 발돋움시킬 수 있는 파급력을 갖고 있다. 해운정책을 총괄하는 해수부, HMM 대주주이자 해운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 본사가 부산에 자리한 점을 감안하면 이전 시너지 효과도 엄청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경제 파급 효과도 5년간 15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이 HMM 부산 이전은 해양산업 거점 완성과 국내 대형 해운선사들의 부산 집적화를 위한 첫 단추이기도 하다. 부산은 글로벌 금융중심지 도약을 위해 2022년부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조속한 이전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대선 공약이었던 산업은행 이전은 노조의 강력한 반발로 현재까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만약 HMM 육상노조가 산업은행 사례를 전범으로 삼아 부산 이전을 반대한다면 절대로 용납하기 어렵다. 집단 이기주의가 국가 정책의 발목을 잡는 불행한 사례가 근절되도록 정부도 단호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황종우 해수부 신임 장관 지명자도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첫 임무라고 생각하고 노조 설득에 나서야 할 것이다. 부산시도 직원들이 만족할 만한 정주 여건 마련 등을 통해 힘을 보태길 바란다.
[사설] 해수부 이전 효과 지원책 봇물, 해양 신산업 꽃피우길
해양수도를 꿈꾸는 부산이 해양 신산업 창업을 위한 허브로 거듭난다. 해운과 조선, 수산 등 기존 해양산업의 중심지인 부산은 이제 해양강국의 미래를 이끌 해양 신산업의 모태를 꿈꾸기 시작한다. 해양 신산업 창업을 뒷받침하겠다며 부산지역 기관들이 발빠르게 본격적인 지원 시스템과 환경을 마련하고 나선 결과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효과가 본격화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수부 부산 이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해양 대도시 부산 중심의 현장 위주 신속한 해양 정책 수립으로 해양수도 현실화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해양 신산업 모태 부산의 꿈은 그 기대의 서막이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인 기관은 부산 기술 창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부산기술창업투자원(창투원)이다. 창투원은 최근 부산항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기관인 부산항만공사(BPA)와 해양 신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창투원은 해양 신기술 기업 발굴과 투자 지원 등을 맡고 BPA는 항만 현장을 테스트베드로 제공하기로 업무 분장을 했다. 발빠른 해양 현장 기술 적용으로 즉각적인 사업화와 투자 유치로 직결되는 길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부가 설립한 비영리법인인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도 투자유치 특화형 지원사업 운영방식을 해양 신기술 창업에 맞추기로 하고 지원 프로그램 마련에 나섰다. 직접적인 지원 이외에 해양 신산업 창업을 위한 후방 환경 조성 움직임도 활발하다.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비스텝)은 최근 해양사업기획팀을 신설했다. 연구개발(R&D) 사업 발굴과 국비 유치 지원을 맡고 있는 비스텝이 해양 분야 전담 기획팀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양 신산업 특화형 국비 유치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영도 동삼동 해양클러스터에서는 해양 관련 공공기관과 대학, 연구소 등의 역량을 모은 산학연 통합 플랫폼 ‘해양과학기술 산학연 협력센터’도 오는 7월 문을 연다. 클러스터 내 연구·산업 기반 시설을 활용해 해양 기업들에게 임대공간 외에 기술개발을 위해 필요한 공유 공간까지 제공될 예정이다. 부산은 그동안 해양 관련 각종 기능과 기관들이 자생하거나 이전, 유치돼 왔다. 대한민국 해양 관문인 부산에 이 같은 기능과 기관이 모인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이들 기능과 기관은 한 데 모여 있었을 뿐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에는 한계를 보여 왔다. 지방자치 시대에도 정책은 정부 부처가 모여 있는 소위 ‘중앙’의 독차지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해수부 부산 이전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현장 속 신속하고도 현실적인 정책 수립을 가능케 할 ‘마중물’이 부어진 것이다. 그 마중물은 서말이던 부산의 구슬들을 꿰어 해양 신산업 창업 허브라는 보배로 거듭나게 하려 한다. 이제 막 시작된 그 시너지 효과가 활짝 꽃피우게 되길 기대한다.
침대 축구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본선 조별리그 알제리와 잉글랜드의 경기는 답답하고 지루함 그 자체였다. 알제리 선수들은 상대 선수와 경합 중에 조금만 부딪치면 넘어져 일어나지 않았다. ‘침대 축구’로 일관했다. 알제리는 이 같은 ‘전술’로 우승 후보인 잉글랜드와 무승부(0-0)를 기록하며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침대 축구는 알제리를 16강으로 이끌지는 못했다.침대 축구는 중동 축구 팀들이 애용하는 전술이다. 경기에서 앞서고 있으면 그때부터 드러눕기 시작한다. 상대 선수에게 살짝 부딪쳐도 얼굴을 감싸고 그라운드에 뒹군다. 선수 교체가 이뤄지면 멀쩡한 다리가 그때부터 아프기 시작하는 듯 다리를 절며 최대한 느리게 나간다. 지고 있는 팀으로선 정말 얄밉고 난감하다.격렬한 축구 경기에서 선수의 부상이 중요하게 다뤄지기 때문에 심판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오죽하면 침대 축구의 특효약은 “선제골을 넣는 것 뿐이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겠는가.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100일 남겨두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침대 축구에 ‘철퇴’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침대 축구 근절을 위해 부상 치료를 받은 선수의 경기장 복귀를 1분간 제한하는 것이다. 이는 손흥민이 뛰고 있는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시행 중인 제도다. 현재 MLS는 선수가 15초 이상 쓰러져 의료진이 투입될 경우 다친 선수가 경기장 밖에서 최소 1분간 대기한 뒤 복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그동안 FIFA 규정에는 부상 치료 선수의 장외 대기 시간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각국 리그가 자체 규정을 마련해 운용해 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경우 2023-2024시즌부터 부상 치료 선수의 재입장을 30초간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FIFA는 지난해 12월 아랍컵에서 부상 치료 선수에게 2분간 출전 금지 처분을 내리는 실전 테스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선수가 치료를 위해 1분간 자리를 비우는 사이 수적 열세에 처한 팀이 실점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국가를 대표해 나서는 국제 경기에서 당당한 패배보다 꼼수를 동원한 승리를 노린다는 것은 정당하지 않고 스포츠 정신에도 위배된다. 침대 축구의 결과를 보면 대부분 좋지 않다. 그게 세상 이치다.김진성 선임기자 paperk@busan.com
논설주간/이사
강윤경
논설위원
김승일
정달식
이상윤
김상훈
천영철
[데스크 칼럼] 흡수통합만 바라보는 에어부산의 내핍경영
에어부산의 노사 갈등이 지난달 25~27일 조합원 투표에서 합의안 찬성으로 일단락됐다. 에어부산 노사는 임금 인상폭을 놓고 충돌했지만 이면에는 ‘흡수통합’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진에어에 통합되는 에어부산의 직원들은 ‘차별’에 대한 우려로 ‘동일 처우’ 확약을 요구하며 사측과 충돌했다. 흡수합병으로 사라지는 에어부산의 ‘마지막’이 다가오면서 그 후폭풍이 점차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2027년 1분기로 예고된 에어부산과 진에어의 합병에 대해선 에어부산 직원을 비롯해 주주, 항공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에어부산이 흡수통합을 앞두고 수년째 ‘내핍경영’으로 기업 가치를 축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지역 거점 항공사 공중 분해’에 대한 우려도 높다. 에어부산 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번 노사 갈등의 핵심은 통합 이후 동일 처우에 대한 보장 문제”라고 밝혔다. 통합 이후 하나의 회사가 되지만 피인수기업 직원에 대한 임금, 경력산정 등의 차별 우려가 높다는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피인수기업 직원이 임금이나 경력 산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던 사례가 실제 있었다”고 지적했다. 에어부산 노조는 사측에 통합 이후 동일 처우를 확약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회사 측은 피인수기업 입장에서 인수합병 이후 처우를 약속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인수합병의 실질적 주체인 대한항공이 동일 처우를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이번 노사 갈등 과정에서도 에어부산 사측은 “합병 이후에 직원들 처우에 차별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에 머물렀다. 흡수 합병에 대한 불만은 에어부산 주주도 마찬가지다. 에어부산 등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는 합병이 이뤄지기 전부터 ‘인수 기업’인 대한항공이 사실상 경영을 장악한 상태다.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사장, 김중호 에어서울 사장, 정병섭 에어부산 사장은 모두 대한항공 출신이다. 대한항공 출신인 에어부산 경영진 입장에선 흡수 합병을 앞두고 회사 가치를 높일 ‘인센티브’가 없다. 실제로 에어부산은 2020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방침이 발표된 이후 항공기 확보 경쟁에서 뒤처지는 등 내핍경영을 계속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2026년 1월 전년 동월 대비 ‘탑승률’이 하락한 주요 국내 항공사(월간 4000회 이상 운항)는 에어부산(-2.2%), 아시아나항공(-0.1%)뿐이다. 코로나19 이후 항공업계가 ‘공급 경쟁’에 나서면서 기단 확대, 노선 확대에 나선 상태지만 에어부산은 통합 대비에 집중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잃어가고 있다. 내핍경영이 계속되면서 ‘지역 거점 항공사’인 에어부산이 김해공항 운항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줄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2025년 에어부산의 김해공항 운항은 22%, 승객은 16%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에어부산 경쟁사인 티웨이항공은 김해공항 운항이 43%, 승객이 68% 늘었다. 에어부산의 ‘빈자리’를 노리는 이스타항공도 같은 기간 김해공항 운항이 74%, 승객이 83% 늘었다. 대한항공 계열에서는 에어부산을 흡수합병 하는 진에어가 김해공항 운항을 79% 늘리면서 승객도 89% 늘었다. 그러나 대한항공 계열 3사(대한항공+진에어+에어부산)를 모두 합해도 2019년 대비 2025년 김해공항 운항은 7810편이나 줄었다. 이 때문에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의 증편 운항에도 불구하고 2019년 대비 2025년 김해공항의 ‘국적사’ 운항은 3087편 줄었다. 에어부산의 내핍 경영은 주가 하락 등 기업가치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합병 방침이 발표된 2020년 11월 16일 7610원이던 에어부산 주가는 2026년 3월 4일에는 1700원대로 떨어졌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주가 하락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경쟁사인 티웨이항공의 주가(2478원→1200원대)와 비교하면 하락폭이 크다. 에어부산이 내핍 경영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이 개정된 상법 위반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어부산 기업가치 하락이 인수 주체가 되는 지배주주(대한항공 계열)에게는 이익이지만 소액주주 등 일반주주에게는 손해가 되기 때문이다. 개정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했다. 기업 인수, 합병에서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익이 충돌할 때 일반주주 권리 침해가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합병은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익이 충돌하는 사례로 볼 수 있어 합병 시점에서 주식교환비율을 놓고 주주들의 반발이 발생할 수 있다. 김종우 서울경제부 부장 kjongwoo@busan.com
[중앙로365] 당신의 죽음은 안녕하십니까
얼마 전 〈부산일보〉를 통해 부산시의 공영장례가 부실하게 운영되어 이른바 ‘꼼수 장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최소 6시간으로 규정돼 있는 조문 시간을 단축하거나 조문이 공지된 시간에 빈소가 치워지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공영장례는 연고가 없거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이들의 존엄한 죽음을 돕는 제도다. 부산시는 2022년부터 공영장례 조례를 시행하여 햇수로 4년을 맞았지만 지난해에도 부실한 운영이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기사를 접하면서 17년간 여성인권지원센터‘살림’에서 활동하며 겪었던 여성들의 죽음이 떠올랐다.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난 언니, 스스로 삶을 마감한 언니, 성구매자에게 살해된 언니…. 가족과 연락이 오래도록 끊겨 있거나 겨우 연락이 닿아도 시신 수습과 장례를 포기해서 활동가들이 대신 상주가 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무연고자인 언니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던 활동가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천도제를 치러 준 일도 있었다. 정경숙의 〈완월동 여자들〉에는 그 장면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살림’이 천도제를 지냈다는 소식에 완월동의 여성들은 “고맙다. 우리가 죽으면 누가 초상 치러줄까 걱정했는데 이제 안심이 된다”라며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고 전한다. 20대 초반에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난 이도 있었다. 멀리서 가족과 연락이 닿아 장례를 치렀지만 무연고 시신으로 처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다른 무연고자의 유골과 함께 봉안했다. 담당 활동가는 매년 그의 기일에 추모를 하러 공공봉안시설을 방문했다. 부산시 공영장례 부실 운영은 죽음에 대한 공적 인식 드러내 사회 활동가로서 접했던 죽음 공동체와의 연결성 되짚게 해 아무도 돌보지 않는 죽음까지 외면 않는 사회가 될 수 있길… 완월동에서 나왔음에도 무연고자로 병원 중환자실에서 삶의 마지막 몇 개월을 보내야 했던 내담자 언니의 죽음도 잊을 수 없다. 새벽에 시신을 수습해가라는 병원 측의 연락을 받고 슬픔과 황망함에 어쩔 줄 몰라 울었던 당시의 내 모습도 함께 떠오른다. 다행히 성당에 다녔던 언니를 위해 신도들이 장례를 치러주고 미사를 올렸으며 가는 길 내내 추모와 애도를 함께 했다. 그때 장례를 치르고 정성스럽게 애도한다는 것이 살아가는 이에게도 크나큰 위로가 된다는 것을 느꼈다. 공동체의 바깥에서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이들의 죽음을 기억하는 일은 인권 활동가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세상과 공동체 밖으로 소외된 삶의 연속선에 그 죽음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노년학자 이기숙은 “죽음은 인간의 경험 가운데 가장 압도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이라며 “함께 애도하는 것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가족과 종교라는 공동체는 죽음 앞에서 무엇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만, 오늘날 사회에서 죽음은 더 이상 이러한 사적 공동체만의 몫이 아니다. 1인 가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고령화는 이미 우리 사회의 일상이 되었다. 실제로 무연고 시신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무연고 시신 처리 현황에 따르면 부산시는 2012년 61건에서 2024년 683건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서울, 경기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우리는 출생과 양육을 국가 정책의 문제로 받아들이면서도, 떠남은 여전히 사적인 영역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산반빈곤센터 임기헌 활동가는 죽음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공영장례가 자선이 아니라 기본권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공영장례 조문단을 운영한 결과 처음에는 자선과 봉사의 마음으로 시작했던 시민들이 ‘존엄한 죽음은 인간의 기본권’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공영장례는 이러한 시민들의 변화에 호응하는 정책이며, 시민들의 뜻을 제대로 새길 때 비로소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정책이기도 하다. 헬렌 니어링은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의 마지막을 이렇게 맺는다. “사랑과 떠남은 삶의 일부이다.” 실제로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삶의 일부로서 죽음을 생각한다. 또한 죽음은 우리가 어떻게 사회나 공동체와 연결되어 있는지 새롭게 인식하게 만든다. 무연고자의 죽음을 어떻게 대하는가는 곧 우리 자신의 마지막을 어떻게 상상하는가의 문제이며, 우리 사회가 어떻게 삶의 존엄을 지켜나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서 죽음을 존엄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때, 공영장례는 애도하고 애도받을 권리를 실현하는 좋은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공영장례는 우리 사회가 죽음을 얼마나 공적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척도가 될 수 있다. 애도하고 애도받을 권리를 회복하고 공영장례와 같은 좋은 정책을 밑거름삼아 새로운 장례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죽음을 외면하지 않는 사회, 시민의 관심과 좋은 정책은 그러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끝없는 여정 속에 있다.
[시론] 건강도시 부산에 필요한 예술은 어느 쪽일까
부산의 사망률이 다른 지역보다 더 높다고 이야기하면, 흔한 대답이 돌아온다. “노인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닌가요?” 인구 숫자 대비 사망하는 사람의 수의 비율을 뜻하는 조사망률(crude mortality)에 관한 이야기라면 그 말이 맞다. 하지만 〈부산일보〉가 2013년 ‘건강 최악 도시 부산’, 2026년 ‘함께 넘자 80세 허들’ 연재를 통해 꾸준히 지적해 온 부산의 나쁜 건강은 고령화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지역 간 건강 수준을 비교할 때는 나이 구성처럼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결과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보다 더 고민스러운 건 부산 안에서 지역별로 건강의 격차가 크다고 말했을 때 돌아오는 반응이다. 설명을 한참 하다 보면 “집값 비싸고 잘 사는 동네의 돈 많은 이들이 오래 살고, 빈집 많고 빈곤한 동네의 사람들이 더 빨리 아프고 더 일찍 죽는 걸 어떡하자는 거냐”라는 진심이 은근슬쩍 드러나기 때문이다. 사망률 높고 지역별 건강 격차 커 빈곤과 건강 불평등 일치는 편견 마을건강센터 공동체 돌봄의 모범 주민 건강 위해 공적 자원 집중해야 생활고로 잃은 삶의 다채로움 회복 하지만 건강 불평등을 연구해 온 석학들은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반드시 건강의 불평등으로 이어져야만 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빈곤 수준이 비슷한 탈산업화 항구도시인 영국의 글래스고와 리버풀을 비교한 연구가 대표적이다. 두 도시는 소득 분포가 거의 같다. 하지만 65세가 되기 전에 죽는 사람의 비율은 글래스고에서 30%나 더 많았다. 연구자들은 그 원인을 빈곤 자체가 아니라 빈곤에 대응해 온 도시의 정책과 공동체의 차이에서 찾는다. ‘함께 넘자 80세 허들’ 기획 연재는 부산 안에서도 기대여명이 줄어드는 생활권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살러 들어오는 사람보다 나가는 사람과 죽는 사람이 더 많아 인구는 줄고, 집은 낡아가는 지역에 편하게 찾을 동네 병의원이 유지되기 어렵다. 주민들이 만나 어울릴 공간도 같이 줄어드니 이웃 간에 관계를 만들기도 어렵다. 영도 봉래동 수도의원에서 주민들을 매일 만나는 노동현 원장은 이런 지역 주민들이 ‘초간단 생활’을 한다고 표현한다. 활기를 잃고, 집 밖을 나가지 않고, 고립되어 기력을 잃은 삶이다. 부산 내에도 여전히 기대수명이 증가하는 생활권이 있지만, 기대수명이 역주행하는 생활권도 있다. 그런 사실을 알게 된 지금, 시의 대응은 어떠해야 할까?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개인의 생각이야 각자 다양하겠지만, 불평등을 확인한 지방정부마저 손 놓고 있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수명이 줄어드는 지역들에 건강을 위한 공적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누적된 생활고로 잃어버린 삶의 다채로움을 되찾을 수 있게 지원해야 하지 않을까? 사실 부산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비어가는 마을에서 돌봄의 관계를 조성하는 일을 목표로 하는 보기 드문 공공기관이 있다. ‘부산광역시 건강 형평성 실현을 위한 조례’에 따라 운영되는 마을건강센터다. 마을건강센터는 건강 상담과 노쇠 관리 같은 서비스도 제공하지만, 무엇보다 마을 단위에서 주민들이 건강을 위한 공동체를 만들고 활동할 수 있게끔 돕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는다. 영국의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ption), 올해부터 시행될 통합돌봄의 지향과도 맥이 닿아 있다. 하지만 활약을 기대하기엔 마을건강센터의 사정이 좋지 않다. 민선 8기 부산시정은 마을건강센터를 2026년 110개까지 늘리겠다는 공약을 예산 부족을 이유로 어겼다. 2025년 부산시가 63개의 마을건강센터에 배정한 예산은 총 20억 원 정도로, 부산시가 매해 불꽃축제에 들이는 돈보다도 적다. “예산이 부족하다”라는 부산에는 조만간 퐁피두미술관 부산 분관이 건립될 예정이다. 부산시는 퐁피두센터에 브랜드 사용료로만 400만 유로, 약 65억 원을 매년 지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쯤 되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기대수명이 역주행 중인 아미충무 생활권에 거주하는 주민 중에 퐁피두미술관에 갈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프랑스로 보낼 65억을 마을건강센터에서 쓴다면, 인구가 줄어드는 부산의 마을들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본다. 벚꽃 피는 봄, 마을건강센터에서 홀로 사는 노년의 주민들에게 시민공원으로 소풍을 갔다가 미술관에 들러 사진을 찍어오라는 사회적 처방을 내고 싶다. 마을엔 돌봄협동조합이 만들어져 돌봄 일자리가 생기고, 마을 공동급식에서 내어놓을 반찬을 두고 와글와글 활기가 도는 모습도. 이쪽이 더 예술 아닌가.
[김종기의 미술 미학 이야기] 돌봄의 철학과 미학 - 인상주의 화가 메리 카사트
얼마 전 어느 신문 기사에 ‘황혼 육아’가 강력한 ‘치매 방패’라는 흥미로운 기사가 게재된 적이 있었다. 손주를 돌보는 일이 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좋은 활동이라는 해석이다.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에서 ‘돌봄’(Sorge, cura)을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실존적 근거로 해석했다(공병혜, 〈돌봄의 철학과 미학적 실천〉). 하이데거 연구자들은 하이데거의 ‘Sorge’를 ‘염려’와 함께 ‘돌봄’, ‘보살핌’으로 혼용해 사용한다. 돌봄은 주위 세계와 타자에 대한 배려로서 인간 현존재의 주요한 특성이다. 메리 카사트(1844~1926)의 그림에서 여인들은 아이를 안고, 바라보고, 살을 맞대고 조용히 시간을 보낸다. 극적인 서사도, 감정을 과장하는 몸짓도 없다. 이 ‘평범함’이 카사트 회화의 주제 출발점이자 도착점이다. 이 평범함에서 카사트가 포착하는 것은 바로 돌봄이라는 행위 자체다. 인물 사이의 거리, 시선의 교차, 손의 위치와 긴장은 돌봄이 일방적인 행위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조율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카사트는 이를 서사로 설명하지 않고, 화면의 구조로 드러낸다. 미술사적으로 보아도 카사트의 의의는 충분하다. 그는 인상주의의 핵심 중 한 명이었지만, 이후 인상주의를 설명하는 미술사적 서사에서는 늘 뒤로 밀렸다. 모네의 빛, 르누아르의 색채, 드가의 형식 실험으로 미술사적 진보 서사가 만들어졌고, ‘가정, 돌봄, 여성의 일상’은 부차적 주제로 밀렸다. 그러나 카사트는 당시 인상주의에서조차 주변부로 취급된 삶의 영역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했다. 그는 돌봄을 하나의 지속적인 실천, 즉 매 순간 주의를 기울이고 반응해야 하는 행위로 그렸다. 돌봄이 “인간을 인간답게 존재하게 하도록 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돌봄의 대상은 사람이며 또한 돌봄의 주체도 사람이다. 아이를 돌보고 노인을 돌보고 병자를 돌보는 행위, 돌봄은 현대 사회에서 국가를 지탱하는 중요한 사회적 행위다. 이제 최근의 연구 성과는 노인이 손주를 돌보는 행위에서 나타나는, 신체뿐 아니라 인지적 차원에서의 긍정적 측면을 보여준다. 그러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노인이 개인 가족 차원에서 수행하는 돌봄도 국가의 시스템 차원으로 편입해 국가가 보상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 속에서 돌봄은 더 풍부하고 유연한 사회적 실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카사트의 미학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그의 작품은 돌봄을 사람과 사람이 관계 맺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으로 제시한다. 크지도 소란스럽지도 않은 그의 화면 속에는 분명한 확신이 담겨 있다. 돌봄은 부차적인 일이 아니라, 삶을 성립시키는 중심적인 행위라는 믿음이다. 카사트의 미학은 바로 이 믿음을 말이 아니라 그림으로 보여준다. 미술평론가·철학박사
동남아 ‘혐한’ 악플러 [키워드로 트렌드 읽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K팝 공연장에서 시작된 마찰이 소셜미디어(SNS)에서 동남아와 한국 누리꾼의 감정 싸움으로 번졌다. 올해 1월 말 밴드 ‘데이식스(DAY6)’의 콘서트를 찾았던 한국인 남성이 현장 반입이 금지된 ‘대포 카메라(대형 망원 렌즈를 단 전문가용 카메라)’로 무단 촬영을 시도했고, 현지 보안요원에 의해 제지당한 뒤 퇴장 조치되는 일이 일어났다. 그런데 당시 현장에서 실랑이를 벌이던 한국인의 모습이 엑스(옛 트위터)에도 공유되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해당 남성은 인기 아이돌이나 연예인을 촬영한 사진을 통해 상업적 이득을 취하는 이른바 ‘홈마(홈페이지 마스터)’였는데, 현지 팬들은 공연 관람에 큰 방해를 받았다면서 매우 무례한 행동이라 비난했다. 반면 한국 팬들은 남성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SNS에 공개 사과까지 했는데, 온라인에서 신상을 털고 집단 조롱까지 벌어진 것은 일반인을 향한 지나친 처사라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한국 누리꾼이 동남아 사람들을 싸잡아 비하하는 인종차별성 표현을 사용했고, 언쟁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동남아 전역으로 확산됐다. 특히 지난해 인도네시아 반정부 시위 때 등장한 ‘#SEAblings(동남아 형제자매)’라는 해시태그가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동남아시아(Southeast Asia)와 형제자매(siblings)를 합친 신조어인 ‘SEAblings’는 한국 누리꾼인 ‘Knetz(Korean Netizen)’의 차별 행위에 대응하는 의미로 자리잡았다. 인도네시아를 넘어 말레이시아·베트남·태국·필리핀 등 인접 국가 누리꾼도 문화적 불만을 계기로 온라인 연대에 나섰다. 동남아 팬들은 한류 콘텐츠를 열렬히 소비하면서도 일부 한국 팬덤 내 위계 문화나 외모·인종 관련 비하 발언을 경험해왔다고 토로한다. 이들은 “한류는 좋아하지만 일부 한국인의 오만함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K컬처’의 전례 없는 글로벌 인기 이면에 쌓인 ‘동남아 저평가’에 대한 감정적 앙금도 없지않다. 이 때문에 외신을 통해 알려진 한국의 높은 자살률이나 성형수술 문화 등을 꼬집거나, K팝·K드라마 불매 운동을 외친다. 극단적으로는 100여년 전 한국인의 외모를 비꼬기 위해 당시 일제에 핍박받던 독립운동가의 사진을 가져와 비하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다만 각국 언론도 이번 설전을 관심있게 다루고 있지만, 과격한 반한·혐한 주장이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있는지는 의문스럽다는 평가다. 동남아에서 한국인을 겨냥한 범죄가 발생했다는 소식도 다행히 없다. 오히려 한국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싱가포르·필리핀 순방을 다녀온 데 이어,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조율 중이다.
[기고] 노인은 아름답다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은 해양 관광, 음식 관광, 문화 관광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방문하지만 지역체험형 관광과 덜 붐비는 숨은 명소를 탐방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하며 느끼는 도시 이미지는 노인과 바다가 연상된다고 한다.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노벨상 수상작 ‘노인과 바다’가 멕시코만의 작은 어항을 배경으로 집필된 것을 보면 도시화된 도심의 풍경보다는 상대적으로 노인 수가 많다는 느낌을 폄하시켜 부르는 말이라 생각된다. 소설 속 노인 산티아고 어부는 조각배를 타고 낚시를 나가 84일 동안 한 마리의 생선도 낚지 못했지만 그의 눈빛만은 바다처럼 푸르고 활기에 넘쳐 있었으며 패배를 알지 못했다. 어느 날 먼 바다를 나가 3일 동안 청새치와의 싸움에서 끝내 이겨 조각배에 묶어 돌아오는 과정에 서 상어떼에게 살점을 다 뜯기고 청새치의 앙상한 뼈만 단 채 항구에 돌아왔지만, 노인은 개의치 않는다. 지친 몸을 이끌고 오두막에 돌아와 깊은 잠에 빠져든다. 꿈속에서 아프리카 해변을 서성이는 사자 꿈을 꾼다. 물리적으로 패배했지만 정신적으로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승리감을 느끼며 소년 마놀린과 함께 먼 바다를 보며 내일을 기약한다. 부산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노인들도 거친 삶에 패배할 수 없다는 용기와 넘어져도 주먹은 쥔 채 일어선다는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 왔다. 20·30대 시절엔 꺼지지 않는 민중항쟁의 횃불을 들고 광장에 나서서 독재정권의 폭압을 비판하고 민주주의를 향한 의지를 뜨거운 가슴으로 표명하여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했고 기초자치제도를 완성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40대에 맞은 IMF 경제 불황의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내야했다. 남보다 더 잘해 내겠다는 집요함으로, 열심히 살면서 위기 앞에서도 공포에 사로잡히지 않고 거짓 없이 정직하게 맞서며 포기하지 않았기에 OECD 선진국의 시민으로 떳떳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초조와 불안 대신 여유를 지닌 노인들, 외모에 연연하지 않는 노인들은 자신의 매력이 성품과 지혜에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어느 학자는 행복에도 경험행복과 기억행복이 있다고 했다. 경험행복은 순간순간 실시간으로 느끼는 감정행복을 말한다. 반면 기억행복은 지나온 삶의 의미를 평가하는 인생만족도를 뜻한다. 기억행복을 가슴에 품고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가듯 살아가는 노인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노인들은 규칙적인 운동습관, 건강한 식습관 그리고 독서나 학습을 통한 지속적 사고의 확장을 생활화한다. 또한 자기 개발을 통해 단순한 학습의 연장이 아니라 타인과의 공감능력을 키우고 다음 세대와 교량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른다. 이러한 노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려면 사회적 제도와 문화의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연령차별 없는 고용과 재취업의 기회, 건강관리 서비스의 접근성 강화, 그리고 노년의 지혜를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역사는 사회가 외면한 이들의 가치를 찾아주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역사의 나아감은 노인도 아름답다는 사실을 세상이 깨닫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사회 매체와 광고 등에서 노인의 아름다움을 적극 알릴 필요가 있고 세대를 아우르는 사회통합운동으로 작용되어야 한다. 여권 발급 창구 앞에서 돋보기를 쓰고 여권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는 80대 초반 할머니의 옅은 미소를 띤 얼굴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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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코리아’ 역대 최대…외국인 국내 주식 20조 순매도 폭탄
한국거래소 노조 “코스닥 분리 반대”… 청와대 앞에서 대정부 압박 강화
‘하루 만에 411조 원 증발’ 트럼프 전쟁에 유탄 맞은 코스피 [중동 확전 일로]
통신 3사, 27일부터 갤럭시 S26 시리즈 사전예약
건강보험보수총액신고 사실상 폐지…세무사회 “오랜 노력끝에 얻은 행정개혁 사례”
포성 가득한 중동, 안개 자욱한 한국 경제
가덕신공항 접근도로 공사, 한신공영 컨소시엄과 수의계약 추진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3월 4일(음 1월 16일)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3월 5일(음 1월 17일)
[부산 전시] 이번 주에 뭐 볼까?[2026년 3월 1일~ ]
K-콘텐츠 수출액 '역대 최고'…한류 이끈 K-팝과 영상 산업
세화병원 이영진 신임 부원장 영입
외화 예매율 1위 '브라이드!', 극장가 휩쓸까
[현장 속으로] 부산서도 통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기적
'욘사마의 귀환'…겨울연가, 日서 6일 영화로 개봉
양산부산대병원 ‘2026 세계 최고 병원’ 부울경 1위
‘와따마’ 외치며 출발… 제44회 대한민국연극제 부산 사무국 개소
79년 전통 독일 명문 쾰른방송오케스트라 내한공연
부산문화예술·청년문화육성 지원 사업 ‘2차 공모’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