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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시장 선거 쟁점 된 북항 야구장, 현실화 방안이 관건
6·3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부산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북항 야구장 건립 문제가 떠올랐다. 오랫동안 표류해 온 북항 재개발의 해법을 둘러싼 논의가 선거 국면과 맞물리며 다시 불붙은 것이다. 북항 야구장 건립 논의는 최근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과 이재성 예비후보가 각각 돔구장과 개방형 야구장을 제시한 데 이어,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도 제2 구단 유치와 연계한 북항 바다 야구장 검토 입장을 밝히며 관련 논의에 가세했다. 선거를 계기로 북항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서로 다른 구상이 짧은 시간에 쏟아지면서 정책의 구체적 완성도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정치 논의에 관심을 더한 것은 민간의 대규모 투자 의지다. 협성종합건업 정철원 회장은 최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항 야구장 건립을 위해 최대 3000억 원까지 기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해 5월 북항미래포럼 등에서 처음 이를 언급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이 돈을 부담할 수 있다”고 재확인했다. 기부 방식 역시 시설기부(무상공사)로 명확히 하며 직접 시공 의지를 밝혔다. 북항 랜드마크 부지 약 3만 4000평 가운데 절반은 야구장, 나머지는 복합개발로 구성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부산시장 후보들의 논의가 힘을 얻는 배경에는 민간의 이런 구체적 제안이 자리하고 있다고 하겠다. 북항 개발이 2010년 착공 이후 장기간 지연되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대형 시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일정 부분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나 일본의 ‘조조 마린 스타디움’에서 보듯 야구장은 관광과 문화 기능을 결합한 도시 콘텐츠로 확장되는 추세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앞세우기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은 천문학적인 사업비와 토지 비용이다. 북항 랜드마크 부지의 땅값만 약 7000억 원대로 추산되는데, 정 회장의 기부가 성사되더라도 나머지 재원과 부지 매입비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잘 보이지 않는다. 부산항만공사(BPA)와도 얽혀 있다. 최근 발의된 항만재개발법과 항만공사법 개정안으로 BPA의 상부시설 직접 참여가 가능해지며 지분투자 등 새로운 재원 조달 길이 열렸다. 하지만 제도와 사업 구조는 여전히 초기 단계다. 돔 구장인지 개방형인지, 혹은 복합문화공간인지에 따라 사업 규모와 운영 방식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미 리모델링에 들어간 사직야구장과의 기능 중복 문제도 남아 있다. 이와 함께 외국 사례처럼 단순 경기장을 넘어 1년 내내 가동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수익 모델도 전제되어야 한다. 결국 연중 운영되는 수익 모델과 현실성 있는 실행 방안이 구체화되지 않으면 선거용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사설] 중동전쟁 여파 고삐 풀린 물가, 전방위적 대책 필요하다
종전이 예견되던 중동전쟁이 이란에 대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강력 타격 예고로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상징되는 전세계 에너지 가격 충격 여파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는 에너지 수입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국내 소비자 물가를 밀어올리는 힘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일제히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크게 올리고 나선 것도 이 같은 분석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일부 투자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문제는 중동전쟁에 더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들이 국내에 널려 있다는 점이다. 국가데이터처가 분석한 지난 1분기 국내 서비스 물가지수 상승률은 2.4%로 나타났다. 외식 등 개인 서비스는 3.2%, 공업제품은 2.7%의 높은 물가지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마저도 높은 상승률이지만 여기에는 아직 중동전쟁 여파가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각종 소비재 가격에 완전히 반영되는 5월께에는 소비자물가가 더욱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중동발 에너지 가격 충격이 반영되기 시작하는 5월 이후 국내 물가 상승률은 3%를 웃돌 것이며 그 이후 전망조차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는 비관적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정이 커지면서 물가 불안은 전세계적으로 번지는 모양새이지만 국내에선 물가 자극 우려가 높은 정책까지 가세해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전쟁추경’이라는 명목으로 추진되고 있는 25조 원 규모의 정부 추경예산 편성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초과세수를 활용해 집행하는 추경이므로 빚을 내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금 살포식으로 이뤄지는 추경은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도 현금을 나눠줄 것이 아니라 유류세를 대폭 삭감하는 방식 등 시중에 유동성을 확대하지 않는 형태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반론이 만만찮게 제기된다. 국민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는 전쟁추경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용 금품 살포라는 비판에도 직면해 있다. 지자체가 매칭으로 부담해야 할 20~30%의 예산도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 부담을 안길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 모든 비판과 지적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이 유동성 과잉 공급이 부를 물가에 대한 자극이다. 중동전쟁으로 어려움에 처한 국민을 돕는다는 명목의 추경이 중동전쟁 여파로 인한 물가 상승의 불씨에 끼얹는 기름 역할을 해서야 될 일인가. 정부는 추경으로 빚어질 유동성 공급 과잉의 부작용을 막고 물가의 고삐를 잡을 전방위적 대책 마련에 당장 나서야 할 것이다.
[사설] 글로벌특별법에 침묵하는 민주당, 책임 있는 자세 보여야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한 시민은 160만 명에 달한다. 부산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기 때문이었다. 2024년 5월 발의된 이 법안은 2년 가까이 표류하던 중 여야 합의로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숙려 기간을 빌미로 법제사법위원회 상정이 불발됐다. 이 와중에 이재명 대통령이 포퓰리즘 사례라며 제동을 걸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보인 태도는 매우 실망스럽다. 여야 공동 발의한 이 법안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는커녕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상임위를 통과한 글로벌특별법을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무시하는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이 대통령이 글로벌특별법에 대해 ‘포퓰리즘’ 언급을 한 이후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여당이 대통령 눈치 보기를 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 수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글로벌특별법을 외면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진 여당의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특히 민주당은 이 법안을 제대로 숙의조차 하지 않은 채 2년 동안 방치했다. 또다시 글로벌특별법 홀대를 재현, 난항 우려를 키우는 것은 조속한 법 통과를 염원하는 부산 시민들의 희망을 꺾는 행태일 뿐이다. 더욱이 이 대통령의 글로벌특별법에 대한 지적은 현실과 맞지 않다. 이 법안은 규제 완화와 특구 지정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재정 투입을 전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에 특별한 재정 부담을 지우지 않는다. 정부 주도의 정책 입법에 가깝기 때문에 포퓰리즘이라고 보기도 어렵지만 여당은 언제, 어떻게 처리하겠다는 말조차 없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박형준 부산시장의 삭발 사태와 전재수 의원의 법 통과 요청 이후 전광석화로 행안위를 통과시킨 데 이어 국회 우선 처리 방침을 밝혔다. 지역으로서는 고무적인 일이었지만 시장 출사표를 던진 전 의원에게 힘을 싣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은 씁쓸함마저 자아내게 했다. 글로벌특별법은 부산만을 위한 게 아니라 성장 한계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더욱이 이 법안은 해양수도 부산을 싱가포르나 상하이와 같은 국제자유도시로 육성할 초장기 도시 설계도라는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조속한 국회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정을 이끄는 여당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당에 대한 부산의 신뢰에도 큰 상처를 남길 우려가 크다. 만약 부산시장 선거에 이용하려는 속내를 갖고 있다면 무척 위험한 발상이다. 현재 부산 민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대규모 민심 이반 사태가 발생한다면 응당 모든 책임은 민주당이 져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현수막 없는 선거
4년마다 실시되는 지방선거와 총선, 5년 단위 대통령 선거철만 되면 대한민국은 도시와 농어촌 할 것 없이 전국 곳곳에 내걸리는 현수막 때문에 주민들이 몸살을 앓는다.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자원순환사회연대(이사장 김미화)가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당 홍보 및 선거 현수막 사용 중단’ 국민청원 캠페인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자연순환사회연대는 이날 “6·3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모든 정당과 후보자에게 ‘현수막 없는 선거’를 요구하며, 공직선거법 제67조, 옥외광고물법 제8조 8항이 개정될 때까지 국민청원과 캠페인 행진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국회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폐현수막 발생량은 2018년 지방선거 9220t→2022년 지방선거 1557t, 2020년 총선 1739t→2024년 총선 1235t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2022년 대선에는 1110t이 발생했다. 정부와 지자체, 시민단체, 업계 등이 현수막 사용 줄이기, 친환경 현수막 사용 등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친 결과다. 실제로 전북 전주시는 올해 3월부터 시 산하 전 부서에서 사용하는 현수막과 행정용 게시대에 게첨하는 모든 현수막을 친환경 소재로 사용토록 의무화했다. 제주도는 현수막 등 일회성 광고물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북 칠곡군은 행정 행사에 사용하던 현수막과 폼보드 사용을 중단하고 대형 LED 화면을 활용키로 했다.하지만, 관련 법이 바뀌지 않는한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선거철마다 범람하는 현수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2022년 개정, 시행된 행안부 옥외광고물법 제8조 8항은 ‘정당법’에 따른 정책·현안 홍보 현수막은 크기와 개수 규제를 배제하는 등 사실상 악법을 만들었다. 또한 2018년 4월 개정된 ‘공직선거법’ 제67조는 ‘해당 선거구안 읍·면·동 수의 2배 이내(개정 전까지는 1배)에 현수막 게시 가능’ 근거를 담았다. 이 같은 ‘정치인을 위한 특혜법’이 오늘날 현수막 쓰레기를 우후죽순 격으로 증가시키는 빌미가 된 셈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집중 단속에도 불구하고 선거철만 되면 도심 곳곳에는 대형 선거 현수막이 여전히 범람하고 있고, 이들 현수막은 안전마저 위협하지만 적절한 규제 장치는 부족한 실정이다. 선거용 현수막은 자원 낭비와 더불어 쓰레기 발생, 미세플라스틱 등 환경오염, 혈세 낭비의 대표적 사례로, 국회 등 정치권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이 요구된다.
논설주간/상무이사
강윤경
수석논설위원
김승일
논설위원
정달식
이상윤
김상훈
천영철
[데스크 칼럼] 다시 보자, 제조업
‘공급망 위기’라는 말이 뉴스에 연일 등장한다. 석유부터 주사기까지, 알루미늄부터 종량제 봉투까지 엮여 나오는 품목들도 다종다양하다. 위기의 원인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다. 앞서 코로나19 사태에서 사람들은 물류나 통상 정책에서나 등장하던 ‘공급망’을 피부로 체감했다. 이 풍요와 번영의 시대에 마스크 한 장 구하지 못해 패닉에 빠졌던 사람들은 정부가 아무리 재고량이 충분하다고 해도 쓰레기봉투를 일단 사고 본다. 소셜미디어에는 나이든 고양이에게 하루 세 번 경구 투여 주사기로 약을 줘야 하는데, 전쟁으로 자재 공급이 달려 주사기 주문이 취소됐다는 호소가 올라왔다. 공급망 위기는 기업과 산업뿐 아니라 소비자 모두의 문제다. 원재료 조달부터 제조, 물류와 최종 배송에 이르는 공급망 중 어느 한 단계라도 구멍이 생기면 제품은 생산과 운송에 차질을 빚고, 사람들은 매일같이 쓰는 물건을 구하기 어려워진다. 국가와 세계 경제의 문제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미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를 경고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어서야 우리는 클릭 한 번이면 문 앞에 도착하던 물건의 생애를 새삼 들여다보게 된다. 제조업의 발견이다. “제조업은 하수처리 시스템처럼 변질되어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하지만 일이 잘못되기 전에는 인식되지 않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제조업연구소 소장이자 제조공학자 팀 민셜은 〈우리의 삶은 제조된다〉에서 이렇게 쓴다. 일이 잘못됐을 때 먼저 드러나는 것은 제조업의 취약성이다. 평균 폭 55km 규모 호르무즈해협을 닫았을 뿐인데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가 막혔다. 중동에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는 타격이 더 크다. 문제는 이번 위기가 봉합된다고 해도 취약성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정부가 물러나고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끝내도 자원과 기술을 둘러싼 각국의 패권 경쟁과 보호주의 확대 기조는 계속된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또 다른 팬데믹이 언제 다시 인류를 덮칠지도 알 수 없다. 기후 변화도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폭염이나 가뭄은 원자재 수급부터 생산성 저하, 물류 경로 변동까지 글로벌 공급망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제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과거에는 저비용 고품질 제품을 빠르게 제공하려면 재고와 여분의 공급업체 같은 모든 ‘낭비’를 최대한 줄여야 했다. 그러다 보니 공급망 차질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졌다. 위 책에서는 이를 “저비용과 즉시성만 쫓다가 플랜 B가 없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요약한다.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적시생산(JIT, 저스트인타임)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대비생산(JIC, 저스트인케이스)으로 전환했거나 두 방식을 병행하는 추세다. 가까운 곳에서 물건을 생산할 수 있는 ‘현지 생산 능력’과 국가적인 ‘제조 역량’도 재평가를 받고 있다. 책에 소개된 ‘인공호흡기 챌린지’는 단적인 사례다. 코로나19 당시 영국 정부는 하루 생산량 5대에 불과하던 인공호흡기의 수요가 폭증하자 여러 분야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인공호흡기 설계안을 공모했는데, 그 결과 불과 3개월 만에 영국에서 인공호흡기 1만 4000대가 더 제조됐다. 같은 맥락에서 제3세계로 이전한 공장을 다시 자국이나 인근 지역으로 옮겨오는 ‘리쇼어링’도 현재진행형이다. 이제 부산 제조업을 다시 볼 차례다. 부산은 산업화 시대 대표 제조업 도시였지만, 전국 매출 100대 기업에서 부산 기업은 실종된 지 오래다. 한때 지역내총생산(GRDP)의 30% 이상을 차지하던 제조업 비중은 2023년 17.4%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부산의 제조업 성장률은 17대 시도 중 꼴찌였다. 자동차와 철강 등 주력 산업은 미국 관세 압박에 중동 사태가 겹쳐 신음한다. 2024년 부산상공회의소가 낸 보고서를 보면 부산 제조업은 기술수준으로 볼 때도 고위기술군 비중(6.1%)이 전국 평균(24.0%)보다 한참 낮다. 그럼에도 제조업은 부산의 경쟁력이다. 하버드대 교수인 게리 피사노와 윌리 시가 미국 경제를 두고 지적한 “현재의 저부가가치 제조업은 미래의 혁신적 신제품을 위한 씨앗을 품고 있다”는 말은 부산에도 적용된다. 기계·부품 중심의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인공지능(AI), 로봇 기술과 결합해 디지털로 전환하고, 항만과 해양이라는 자산과 연계한다면 부산은 제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연관된 서비스업의 고용 창출까지 이끌 수 있다.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을 통해 도약하려는 모델인 싱가포르도 금융 중심지의 저변에는 첨단 산업 중심의 제조업 육성 정책이 있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도 돔 구장이나 테마파크 유치 공약만큼이나 부산 제조업 육성 방안을 약속하는 후보가 필요하다.
[노트북 단상] '촉법소년'에 던지는 질문
남자 화장실 문을 열자마자 멈칫했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당혹 그 자체였다. 나이 지긋한 여성들이 화장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여자 화장실 줄이 길다는 이유로 ‘금지된 선(?)’을 넘은 것이다. 그런데 날 본 여성들은 왁자지껄한 웃음부터 터뜨렸다. “우리 나이 돼봐, 다 괜찮아.”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남자인 내가 여자 화장실에 들어갔다면 분명 성 범죄 용의자로 경찰 신고를 당했을 것이다. 또 그들이 조금이라도 젊었다면 날 보는 순간 비명을 지르며 난리도 아니었을 게 분명하다.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는 유별해야 한다’ 즉 사회적으로 당연시되는 기준이 무너진 경우 누군가에는 범죄 행위로, 또 다른 누군가에는 유쾌한 일로 소비될 수 있는지 의문이 남는다. 이 해프닝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믿어왔던 ‘당연함’은 여러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작동한다. 다시 말해, 상대적이며 허술하다. 문제는 이 같은 당연함이 규칙, 관행, 고정관념 등으로 고착화돼 우리의 생각과 행동의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이 나이쯤 되면 이래야 해”, “서울 강남에 살면 다를 거야”, “여성은 당연히 약할 거야” “어리니까 아는 게 별로 없어”. 이 같은 기준이 때로는 기존 질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한편으론 고정관념과 편견을 낳고 사람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기도 한다.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을 만들고 사회적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주는 부작용도 있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이를 ‘해체’의 개념으로 짚어낸 바 있다. 그는 수많은 경계선(남/여, 중심/주변, 성인/아이)이 얼마나 불안정하고 허술한지를 경고했다. 데리다에 따르면, 이러한 경계선이나 규칙은 타인을 배제하고 규정하는 ‘권력의 장치’의 일환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미셸 푸코는 이러한 선들이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 아니라, 대중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해 기득권이 설계한 ‘통치 기술’이자 ‘규율의 장치’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선이 그어진 배경은 생략한 채, 오직 그 선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며 타인을 재단하며 살고 있다. 이 모순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지점이 바로 ‘촉법소년’ 논란이다. 현행법은 만 14세 미만을 ‘아이’로 규정하고 형사 처벌에서 제외한다. 촉법소년의 기준은 나이라는 잣대인데, 이 ‘14세 미만’이라는 기준은 어디서 나왔는지 무척 궁금하다. 대략적으로 이 나이 정도면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고 사리 분별을 제대로 못 한다는 우리 사회의 ‘당연함’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 최근 촉법소년의 범죄를 보면 나이라는 선에 기대 발행하는 면죄부가 현실에서 얼마나 무기력한지 여실히 드러난다. 실제로 촉법소년 범죄는 성인 범죄 못지않게 잔인하고 치밀하다. 해당 사건은 2022년 1만 6435건에서 2024년 2만 814건, 2025년 2만 2598건으로 해마다 증가한다. 특히 성폭행, 강도, 살인 등 범죄 수위도 과거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졌다. 촉법소년 제도의 한계로 인해 73년 만에 연령 하향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나이’라는 단 하나의 선을 적용할 경우 또 ‘하나마나한’ 법 개정이 될 게 확실하다. 나이라는 잣대가 인격이나 법치 의식의 척도가 되기엔 너무나 상대적이고 허술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상황과 피해자의 고통, 그리고 변화된 시대상을 반영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중앙로365] 호르무즈 봉쇄와 국가 영속성의 지혜
중동의 혈류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세계 경제는 국가 생존을 위협하는 공급망의 ‘실존적 단절’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유조선과 컨테이너선들이 페르시아 만에 발이 묶였고, 두바이유 가격은 폭주하고 있다. 국내 석화 공장은 나프타 공급 불안으로 가동 중단 위기에 처했고, 이는 종량제 봉투 품귀와 페인트 가격 폭등이라는 생활 밀착형 재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초 원자재 수급 불능에 직면한 영세 업체들의 조업 중단은 이제 국가 시스템 전체를 위협하는 ‘공급망 쓰나미’가 되어 우리 삶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개별 부처의 파편화된 임기응변을 넘어, 대규모 비상사태 시 국가 핵심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국가 영속성’ 체계를 근본부터 점검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 앞에 서 있다. 우리는 이미 ‘국가와 정부의 셧다운’이라는 뼈아픈 고통을 경험했다. 2020년 팬데믹에 의한 초국가적인 공급망 마비 사태 당시, 정부는 총 250조 원 규모의 비상 재정과 금융 지원 패키지를 긴급 투입하며 사투를 벌였다. 하지만 성급한 행정과 정책 학습의 부재는 더 큰 화를 불렀다. 2021년 요소수 대란은 당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97%에 달하는 공급망의 치명적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를 계기로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2년이 지난 뒤에도 의존도는 여전히 92% 수준에 머물러 있다. 비용 효율성이라는 논리에 밀려 어렵게 마련한 ‘학습된 기제’가 다시 ‘망각된 교훈’으로 퇴보하고 만 셈이다. 최근 UAE가 한국을 ‘원유 최우선 공급 대상국’으로 지정하고, 긴급 도입 물량을 확정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 이면의 전략적 속내를 냉철히 간파해야 한다. 이는 에너지 전환기를 맞아 한국의 정제 기술과 방산 역량을 자국 인프라에 결속시키려는 고도의 포석이다. 우리는 이를 역이용해 자원 보유국에는 기술을 제공하고, 자원 빈국과는 공동 비축 및 에너지 공급 안전망을 형성하는 ‘기술-자원 패키지 외교’를 국가 영속성의 핵심 열쇠로 삼아야 한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수급 불균형의 ‘약한 신호’와 실제 공급망 단절 사이의 ‘시차’이다. 유조선 운임 폭등에도 산업 현장의 체감은 아직 제한적이다. 그러나 이 균열은 물류망을 타고 증폭되어 비축분이 소진되는 임계점에 이르면, 시장과 산업 현장에서 폭발적인 연쇄 셧다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대한민국 수출입의 99%를 담당하는 해운 물류망의 기능적 불능이 발생하면 부산항과 울산항을 기점으로 하는 국가 물류 체계 전체를 멈춰 세울 수 있는 국가적인 위협이 된다. 특히 글로벌 선사들의 항로 이탈과 체선료 폭등으로 이어져 부산항의 컨테이너 회전율을 급격히 떨어뜨릴 수 있다. 이는 지역 중소 수출 기업들의 경영을 위협하는 동시에, 국가 경제 전체를 세계 공급망에서 단절시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일시적인 대책 본부 가동이 아니라 단단한 ‘제도적 설계’다. 첫째, 개별 부처의 기능 연속성을 행정부 전체의 정부 연속성 차원으로 격상해야 한다. 비축의 범위를 황산과 암모니아 등 핵심 공정에 필수적인 ‘산업 촉매’까지 확장하여 최소 1년 치 이상을 전략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대체 항로와 복합 운송 체계의 상시 전력화를 통해 공급망 단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둘째,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주요 에너지 공기업과 항만·항공·철도 등 핵심 물류 기관을 잇는 ‘국가 영속성 협의체’를 조성해야 한다. 요소수 사태 이후 마련된 개별적 경보 시스템을 에너지와 물류 전 분야로 확대하고, 범정부 차원의 통합 관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AI와 데이터를 중심으로 글로벌 자원 흐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위기를 사전 예측하는 ‘지능형 플랫폼’으로의 대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셋째, 에너지 소비 구조의 근본적 체질 개선이다. 가스나 석탄에 대한 직접 의존도를 낮추고, ‘전기화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 넷째, 우선순위 배분제의 법제화다. 장기 봉쇄로 자원이 절대 부족할 경우 필수 공공 서비스와 전략 산업에 자원을 강제 배분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실행 매뉴얼을 정비해야 한다. 불가항력의 파도가 안방까지 밀려온 뒤에 대책을 세우는 것은 이미 늦다. 현재 우리나라는 개별 기관 차원의 기능 연속성 계획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 국가 전체를 아우르는 영속성 체계는 여전히 공백 상태다. 중동발 위기가 상시화되는 상황에서 ‘북극항로’는 대체 불가능한 ‘에너지 및 해운물류 생명선’이자 국가 영속성의 핵심 전략이다. 이제 에너지, 교통, 민생을 아우르는 국가 핵심 기능과 글로벌 자원 의존도를 통합 관리할 ‘국가 영속성 위원회(가칭)’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거버넌스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편집국에서] 야구 시즌에 돌아온 선거의 계절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됐고, 선거의 계절도 돌아왔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북항 야구장이 최근 이슈로 떠올랐다. 시장 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후보들은 야구장 건립과 북항 활용 방안을 두고 각기 다른 공약으로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시범경기 1위에 오른 기세를 이어 개막 2연전 반짝 승리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구도 부산’과 관련한 표심 경쟁은 오히려 더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전재수 의원은 ‘북항 돔 야구장’ 건립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전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부산은 단연 야구의 도시이며, 시즌이 시작되면 도시 전체가 하나의 응원단이 된다”며 북항에 ‘바다가 보이는 돔 야구장’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이미 상당 부분 검토를 마쳤다”며 추진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야구뿐 아니라 비시즌에는 전시와 공연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해 북항 전체의 활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든 이재성 전 부산시당위원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를 모델로 한 ‘개방형 오션 파크’를 내세우며 바다를 조망하는 낭만을 강조한다. 2024년 민주당 시당위원장 취임 때 북항야구장 건설을 강조했던 이 전 위원장은 “돔 형태보다는 바다 경관을 살리는 야구장이 바람직하다”며 “바다가 보이는 개방형 복합 야구장을 지어 야구와 e스포츠, 공연, 관광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주진우 의원은 사직야구장은 현재의 계획대로 재건축해 스포츠의 성지로 남기고, 북항에는 ‘부산 오션 돔’이라는 최첨단 개폐형 아레나를 신설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스피어처럼 미디어 파사드를 적용해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 랜드마크로 만드는 동시에, BTS 블랙핑크 등 K팝 아티스트가 찾는 대한민국 대표 공연장으로 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직의 역사성과 북항의 미래 가치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후보들의 공약 경쟁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박형준 부산시장도 북항 논의에 가세했다. 당초 현실적인 장벽을 이유로 북항 야구장 건립에 부정적이었던 박 시장 측은 지난주 북항 재개발 2단계 부지를 활용해 제2 야구단 유치와 연계한 야구장 건립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사직야구장 재건축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박 시장 측은 북항 랜드마크 부지 활용과 관련해선 외자 유치를 통한 88층 랜드마크 타워 건립을 추진하고, 이를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AI·게임·디자인·해양 신산업을 집적하고 K콘텐츠와 지식재산(IP) 기반 복합리조트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현실이다. 부산의 백년대계라 불리는 북항 재개발 사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2030 월드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2단계 사업 추진은 눈에 띄게 늦어졌고, 1단계 랜드마크 부지 개발은 10년 넘게 진척이 없다. 마이스와 비즈니스, 쇼핑,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결합한 복합리조트 건설로 국제 컨벤션 도시로 도약한다는 서병수 전 부산시장 때 구상은 내국인 출입 카지노 논쟁에 막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북항 야구장 건립은 예전부터 시민 지지 여론이 높았지만 이 역시 추진되지 못했다. 막대한 사업비와 이에 따른 재원 조달 문제, 사직야구장과의 중복 투자 논란, 기존 상권 반발 등 현실적 장벽에 부딪혔다. 이에 사직야구장 재건축은 이미 행정 절차에 들어간 상황이다. 올해 299억 원의 국비를 확보해 현재 설계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야구장 북항 이전 공약을 들고나오는 것은 정책 혼선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다고 부산시장 후보들의 공약을 단순한 선거용이라고 치부할 일은 아니다. 오히려 정체 상태에 빠진 북항 재개발을 다시 움직이게 할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북항 개발의 방향을 결정짓는 분기점이 돼야 한다. 북항 야구장 논쟁은 단순한 시설 유치가 아니라, 부산의 미래 도시 전략을 둘러싼 선택의 문제다. 공약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재원 조달 방안, 사직야구장과의 역할 정립, 지역 간 이해 조정이라는 현실적 과제가 함께 제시돼야 한다. 북항 야구장 이슈는 단순한 공약 대결을 넘어, 부산의 미래 도시 전략을 결정짓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장밋빛 청사진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설계다. 이번 선거가 북항 재개발을 더 이상 표류시키지 않고, 확실한 추진 궤도에 올려놓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himang@busan.com
[이은철의 너튜브B컷]부산엔 충주맨이 필요해
10여 년이란 시간 동안 익숙해졌던 활자를 떠나 방송(?)으로 업을 바꾼 지 한 달. 짧은 기간이지만 회사 안팎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수없이 들었던 공통된 이야기가 있다. 바로 충주맨이다. 그와 닮은 외모 탓도 있겠지만 주된 이유는 최근 몇 년간 유튜브 업계를 발칵 뒤집은 인물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무원이자 유튜버인 충주맨 김선태의 성공 비결은 간단해 보인다. 기존 지방자치단체 홍보 영상에서 볼 수 없던 파격과 혁신이다. 책상에 발을 올리고 앉아 낮은 자세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나 실패한 시정 정책을 거리낌없이 ‘디스’하는 방식 말이다. 문제는 ‘쉽고 재미있게’ 국민과 소통한다는 이 쉬운 방정식을 실제로 실현해내는 게 그리 간단치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유튜버 김선태가 전국 지자체에 불려 다니며 노하우를 전수했지만 제2·제3의 충주맨이 나오지 않는다. 충주맨이라는 스타 출현의 배경을 좀 더 들여다 보면 파격과 혁신의 ‘리더십’ 덕분이다. 7급 주무관이던 그에게 전권을 일임하고 판을 깔아준 조길형 충주시장의 이야기는 익히 알려져 있다. 눈부신 성공을 거둔 당사자 역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무결재로 영상을 제작하게끔 해준 충주시장이 없었다면 지금의 충TV도 없었다며 공을 돌리기도 했다. 불과 두 달밖에 남지 않은 6·3 지방선거 국면에서 부산에도 충주맨의 등장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다. 세계 2위 환적항과 세계 7위 컨테이너항, 400만에 육박하는 외국인 관광객, 해사기술 경쟁력 세계 1위, 글로벌 해양도시 순위 10위 수준의 기반을 갖춘 도시 등 각종 미사여구가 붙은 부산인데 충주맨이 왜 필요할까. 앞서 나열한 각종 지표들은 부산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 시민들의 체감도는 한참 못 미치기 때문인 까닭이다. 부산의 미래를 위해서는 지역 생태계를 교란해서라도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는 게 시민들의 요구인 것이다. 공직 사회를 휘저은 공무원 김선태는 다른 길을 찾아 떠났다. 그가 새로운 도전을 펼치듯,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롭게 공직 입문을 노리는 많은 이들이 있다. 부산만 해도 시청은 물론 16개 구군청과 지방의회 입성을 위해 뛰는 후보들 수가 어림잡아 수백 명이다. 지역소멸, 청년유출, 일자리 부족 등 부산이 직면한 수많은 문제들이 부산 앞에 놓여있다. 혁신, 창의적 아이디어 등이 실패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다만 기존 사고에서 벗어나 충주맨 못지않은 시각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지 않고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쉽지 않은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도전을 통해 부산을 발전시킬 ‘부산맨’의 등장을 기다린다.
[오션 뷰] 땅만 만든 북항 재개발, 도시를 다시 만들자
부산항은 단순한 항만이 아니다. 부산의 정체성이자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이며, 도시의 역사 그 자체다. 그러나 북항 재개발은 2007년 기본계획 수립 이후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완성된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북항은 한마디로 ‘땅은 있지만 도시가 없는 상태’다. 문제의 본질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지금까지의 북항 재개발은 도시를 만드는 과정이라기보다 구역을 나누고 건물을 세우는 ‘부동산 개발 방식’에 가까웠다. 도시를 구성하는 사람, 산업, 문화, 생태 그리고 그 사이의 유기적 관계는 충분히 고려되지 못했다. 그 결과 공간은 만들어졌지만 도시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구조다. 북항은 여전히 부산 원도심과 단절된 채 ‘섬처럼 개발’되고 있다. 중구, 동구, 영도구, 서구로 이어지는 부산의 핵심 생활권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사람의 흐름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북항은 사람보다 시설 중심으로 접근되어 왔다. 공원과 도로, 기반시설은 갖추어졌지만 그 안을 채울 콘텐츠와 활동은 부족하다. 도시는 건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활동으로 완성된다. 여기에 더해 이원화한 거버넌스 구조는 문제를 심화시켰다. 항만은 해양수산부, 도시구역은 부산시가 담당하는 현재의 구조에서는 공간은 하나지만 정책은 둘로 나뉘어 추진될 수밖에 없다. 계획과 집행, 운영이 분절되면서 일관된 도시 전략을 만들기 어려운 구조다. 결국 북항 재개발의 지연은 사업성이나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처음부터 잘못 계획된 구조의 문제였다. 핵심은 분명하다. 북항을 단순한 개발 구역이 아니라 ‘도시를 재생시키는 플랫폼’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북항은 해양·문화·산업의 중심 거점이 되고, 원도심은 생활·상업·관광·창작 기반으로 기능해야 한다. 이 두 축이 연결될 때 비로소 도시 전체가 살아난다. 서울 성수동의 변화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성수동은 대규모 철거와 신축이 아니라 기존 도시 구조를 유지한 채 점진적으로 변화했다. 낡은 공장과 창고는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했고, 그 안에 창작자와 스타트업이 유입되면서 도시의 분위기가 형성됐다. 서울의 숲을 통한 도시녹지를 확보하고 신규 고가주택단지와의 단절이 아니라 연결을 통한 자연스러운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조화를 만들어 내었다. 한 공간 속에 재생과 개발이 공존하면서 도시의 다양성을 만들어 낸 것이다. 공공은 흐름을 읽고 유지하는 역할에 집중했고, 기업은 정책이 아니라 ‘도시의 매력’을 따라 들어왔다. 해외 사례도 마찬가지다. 스페인 빌바오항의 재개발은 쇠퇴한 항만과 산업을 버리는 대신 도시와 연결하여 문화·디자인 중심 도시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디트로이트는 대규모 개발 중심 접근 속에서 도시의 회복력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차이는 투자 규모가 아니라 도시를 바라보는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결국 도시는 개발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연결을 통해 살아난다. 북항 2단계의 방향은 명확하다. 첫째, 원도심과 통합한 광역 도시 플랫폼 전략이 필요하다. 북항을 중심으로 중구·동구·영도구·서구·남구를 하나의 도시 생태계로 묶어야 한다. 둘째, 해양 기반 창조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해양문화와 콘텐츠, 관광, 디자인, 스타트업, 라이프스타일 산업이 결합된 새로운 산업 구조가 필요하다. 북항은 단순한 해양 공간이 아니라 ‘해양 기반 창조 산업 허브’로 전환되어야 한다. 셋째,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공공은 개발의 주체가 아니라 방향을 설정하고 규제를 완화하며 조정하는 촉진자가 되어야 한다. 민간은 투자와 콘텐츠, 운영의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 도시를 만드는 것은 행정이 아니라 사람과 시장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거버넌스다. 해양수산부와 부산시는 형식적인 협력을 넘어 하나의 도시를 함께 운영하는 통합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통합 마스터플랜, 공동 의사결정 구조, 역할 재정립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북항은 하나의 도시로 작동할 수 있다. 북항 2단계는 단순한 개발사업이 아니라 부산의 미래를 결정짓는 도시 실험이다. 이 실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사람은 왜 이곳에 머무르는가. 기업은 왜 이곳으로 오는가. 이 도시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가. 도시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을 머물게 하는 힘’에서 나온다. 이제 부산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계속 북항과 원도심의 분절된 개발을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원도심과 통합된 하나의 도시 전략으로 전환할 것인가. 답은 분명하다. 북항 재개발은 더 이상 ‘건설 사업’이어서는 안 된다. 부산 북항 재개발은 원도심 재생과 연결한 도시를 다시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 해양수도권의 중심은 부산이다. 해양수도 부산의 중심은 북항 도시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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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소리 나는 신혼집 클라라, 아버지는 '원조 한류스타' 코리아나 이승규
'한채영 맞나요?' '미우새' 등장, 달라진 분위기, 성형 의혹?
전유성 딸 전제비 결혼식에 진미령이 참석하지 않았던 이유
유례없다-유래없다 중 바른 말은?… '우리말 겨루기' 시청자 문제
'2TV 생생정보' 해물고기9단찜 모둠회, 인천 월미도 부산자갈치횟집조개구이…부자의탄생(생생정보통 맛집오늘)
[영상] 전재수 48% vs 박형준 34.9%, 전재수 47.7% vs 주진우 36.4%[6·3 지방선거 부산 여론조사]
민주당 지지율 PK서 두 자릿수 하락…국힘 6.9%p 반등 [리얼미터]
부산 북구갑 가상대결 조국 29.1% vs 한동훈 21.6%…출마 여부 변수로
부산 민주당 구청장 경선…중구 강희은·금정 김경지·수영 김진 확정
민주 구청장 후보 12곳 윤곽, 국힘 중·금정·강서·수영구 단수
[속보] 법무부, '대북송금' 수사 박상용 검사 직무정지…'공정성 위반'
여야 부산시장 후보 다자대결…전재수 40.6%, 박형준 23.6%, 주진우 15.6%, 이재성 6.8% [6·3 지방선거 부산 여론조사]
전재수, 50% 가까운 굳건한 지지율 ‘초반 주도권’ [6·3 지방선거 부산 여론조사]
[속보]이 대통령 '무인기 사건으로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 유발' 북측에 유감 표했다
박형준 삭발 투쟁 효과? 주진우에 갈수록 격차 벌려 [국힘 부산시장 경선 판세 예측]
4년 전 대패했던 민주, 국힘에 6%P 앞서 [6·3 지방선거 부산 여론조사]
박형준, 주진우에 오차범위 밖 우세… 관건은 부동층 향배 [6·3 지방선거 부산 여론조사]
'한국 가는 게 빠를 듯'…2시간 줄서서 먹는다는 대만 컴포즈커피
부산-서울 집값 변천사…가깝던 우리, 어쩌다 이렇게 멀어졌나! [비즈앤피플]
남천삼익비치 건설사업관리 우선협상대상자, 한미글로벌 선정
부산교통공사, 무임 승객 손실액, 기술 혁신·미래 투자 등 경영 효율화로 극복
LG엔솔, 볼보 상대 특허 소송…中 배터리사 겨냥 압박 확대
'17억 대박' 1218회 로또 1등 18명…당첨번호와 판매점은?
‘식집사’ 늘자 식목일 풍경도 바뀌었다
‘8전 8패’ 포스코, 불법파견 소송 언제까지…사내하청에 “빠른 결정”
한국수출, 일본 넘어설까…반도체 호황에 올해 역전 가능성
한국예탁결제원 차기 사장에 이윤수 전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내정
“부산공장은 우수하고 제품 품질 등에서 탁월한 곳”
같은 노선인데 배 차이? 소비자 때리는 유류할증료
부산 중앙고 농구부 감동 실화 스크린에…장항준 감독 ‘리바운드’ 4월 개봉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4월 6일(음 2월 19일)
[부산 전시] 이번 주에 뭐 볼까?[2026년 4월 1일~ ]
[내 인생의 원픽] 남들이 늦다고 할 때 제자로 받아준 참스승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4월 5일(음 2월 18일)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4월 7일(음 2월 20일)
봄 맞아 음악과 책으로 물드는 부산
“큐레이팅은 마주침과 실험, 돌봄의 조건을 만드는 일”
매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확대…영화의전당도 할인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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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증가한 영화제 지원사업…부산 영화제 대거 복귀
KNN, 해외 지상파 진출 … “해외 방송에 한국 콘텐츠 직접 송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