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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항재개발 활성화 랜드마크 사업 속도에 달렸다
부산항 북항재개발 1단계 사업이 2030엑스포 유치 실패와 건설경기 악화 등으로 동력을 잃으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단계 사업의 매각 대상 부지는 총 31만㎡로 이 중 18만㎡(57%)가 아직 분양되지 않았다. 특히 1단계 사업에서 가장 규모가 큰 랜드마크 부지(11만 3286㎡)는 사업자도 정하지 못한 채 나대지로 남아 있다. 랜드마크 부지 개발은 부산항만공사(BPA)의 사업자 공모에서 두 차례 유찰됐다. 랜드마크 부지는 1단계 중앙에 위치해 북항재개발 활성화의 앵커 시설로 꼽힌다. 1단계 사업의 승패가 랜드마크 개발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속한 사업자 선정을 통해 사업에 속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다. 사정이 이런대도 부산시와 BPA는 랜드마크 부지 개발을 둘러싸고 행정에 엇박자를 내고 있다. 시는 최근 도시철도 ‘부산항선’ 추진을 통해 영도선과 C베이파크선, 우암감만선을 연결해 북항 주변을 둘러싸는 24km 길이 수소트램 노선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북항 재개발 지역과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 2호선 문현역 등을 연결하려는 C베이파크선의 핵심은 북항재개발 구간이다. 하지만 1000억 원으로 추산되는 사업비 분담을 놓고 협의가 교착 상태다. 시는 항만재개발법에 따라 사업 시행자인 BPA의 전액 부담을 요구하고 있고, BPA는 도시철도법에 따라 국비를 최대 60% 지원받고, 40%는 해수부로부터 사업비를 인정받아야 부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두 기관의 엇박자 사례는 또 있다. 시는 지난해 12월 4조 5000억 원 규모의 외국 자본을 유치해 랜드마크 부지에 ‘영상문화 콤플렉스’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랜드마크 부지 사업자 공모가 과거 2차례 유찰돼 세 번째에는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공모 없이 수의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BPA는 상황 변화에 맞춰 공모 조건 변경이 불가피하고, 그 이후 공모는 새로운 공모로 간주돼 국가계약법에 따라 수의계약이 불가능하다고 맞서왔다. 시가 랜드마크 부지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고 있지만, BPA가 발목을 잡는 셈이다. 사업 진척을 위해 온 힘을 쏟아부어도 부족할 판에 이런 불협화음은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시, 부산해양수산청, BPA가 8년 만에 행정협의체를 가동해 랜드마크 부지 사업자 선정에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북항재개발은 원도심 부활을 이끌고 부산을 국제적 물류·금융 중심지로 성장시킬 인프라다. 랜드마크 부지 활성화는 이를 견인할 핵심적 사안이다. 해수부와 BPA가 부산 시민의 이러한 열망에 부합해 전폭적 협력에 나서야 마땅하다. 물론 시가 추진하는 ‘영상문화 콤플렉스’ 건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시, 해수부, BPA는 열린 논의를 통해 규제를 더 완화하고 야구장을 포함한 복합시설 건립 등 보다 폭넓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랜드마크 사업 속도를 위한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사설] 윤 대통령 탄핵심판 4일 선고 국론 통합 출발점 돼야
헌법재판소가 4일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내린다. 지난해 12월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111일 만에 파면 또는 직무복귀를 결정한다. 2월 25일 변론을 종결하고 평의에 돌입한 때로부터 38일 만에 선고가 나오는 셈이다. 헌재는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과정에서 헌법과 계엄법 등을 위반했는지를 판단한다. 헌재가 재판관 8인 중 6인 이상의 찬성으로 탄핵소추를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된다. 기각·각하할 경우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탄핵소추 이후 국정은 물론 국민 여론도 탄핵 찬반을 두고 반으로 쪼개졌다. 이번 헌재 선고가 비정상적 국정을 바로 잡고 국민을 통합하는 전환점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기일이 정해지면서 국정은 더욱 요동치고 있다. 그동안 ‘5대 3 교착설’이 나돌고, 선고 지연 사태가 4월 중순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등의 근거 없는 전망들이 난무했다. 이번 선고 기일 지정을 두고도 아전인수식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야권은 선고 지연이 더 장기화될 경우 기각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는 점을 들어 인용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더욱이 오는 18일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 퇴임 전에 교착 상태가 풀릴 가능성 없는 상황에서 장기 지연에 따른 여론 반발 때문에 불가피하게 기일을 잡았다는 식의 해석도 난무한다. 기일 지정 이후에도 헌재 선고를 오염시키려는 정치적인 시도가 횡행하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헌재는 1987년 민주 항쟁의 산물로 이듬해 설립됐다. 민주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국민이 만든 최후의 보루인 것이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헌재 정체성을 흔드는 주장들이 이어졌다. 재판관 성향을 두고 근거 없는 예측도 난무했다. 현재까지 나온 헌재 선고 전망은 그 자체로 헌재 모독일 수 있다. 헌재는 이번 선고를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입증해야 한다. 정치적 외압과 재판관들의 개인적 이념 성향에 좌우되지 않는, 오로지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른 공정하고 투명한 선고만이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있다. 4일 선고에 국가의 미래가 달렸다. 헌재가 엄정한 선고를 통해 국정 혼란을 매듭짓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선고 기일이 지정된 만큼 여야는 지금부터라도 국민 선동을 자제해야 한다. 이 와중에 여당 지도부가 연이어 승복을 강조한 것은 다행스럽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이 복귀하는 것은 곧 제2계엄을 의미할 테고 우리 국민이 저항할 테고, 충돌을 피할 수 없다”라고 했다. “엄청난 혼란과 유혈사태를 감당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보라”고도 했다. 재판관들의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발언이자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무시하는 것이다. 민주당 등 정치권은 서둘러 헌재 선고 승복을 공식 천명해야 한다. 4일 선고는 끝이 아니다. 헌재가 ‘사법의 정치화’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는 분수령이자 국론 통합을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사설] 오늘 부산교육감 선거… 더 나은 미래에 투표합시다
오늘 부산 교육계의 수장을 뽑는 4·2 부산교육감 재선거가 실시된다. 전임 하윤수 교육감이 당선무효형으로 퇴진하는 바람에 치러지는 재선거다. 이번 선거운동은 대통령 탄핵심판 정국 한가운데에 끼인 탓도 있어서 유권자 관심이 낮았다. 그 결과는 역대 최저 기록을 깬 사전투표율 5.87%로 나타났다. 교육감 선거가 이런 식으로 외면당해 교육자치의 퇴행과 지역공동체의 무기력으로 이어질까 두렵다. 교육감의 막중한 권한과 책임 때문이다. 교육감 선거에는 부산 공교육의 정책 방향이 걸려 있다. 교육감은 한해 5조 3000억 원의 예산과 3만 1000여 명의 교직원 인사권을 행사한다. 적극 투표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교육감 선거에 유권자들이 냉랭해진 것은 후보들의 정책 준비 부족과 정치권 진영 대결 구도를 답습한 선거 전략 탓이다. 본격 선거 전부터 예비 후보들은 진보와 보수 후보군으로 나뉘어 세 대결에 골몰했다. 표 결집 유불리에 따른 후보 간 합종연횡이 교육 정책과 무슨 상관이 있나. 이런 정치 공학에 관심을 보일 학부모는 없다. 본격 선거운동에 들어가서도 부산의 교육대계를 치열하게 토론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세 후보의 TV 공개 토론이 끝내 성사되지 않은 것이다. 대신 특정 정당의 색상을 내세우거나 탄핵 찬반 세력과 노골적으로 연대하며 진영 대결에 기대려는 구태와 안일함을 드러냈다. 유권자 외면을 자초한 셈이다. 전임 하 교육감의 불명예 퇴진 이후 부산 교육계에는 위상 추락과 혼란의 파장을 최소화하면서 현안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남겨졌다. 학령 인구 감소를 비롯해 교육 격차 해소, 교권 회복 등 난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부산 교육발전특구 사업 등은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하 교육감의 색채가 뚜렷한 아침 체인지와 부산형 늘봄학교 사업은 향후 방향성이 주목된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점은 교육 수장의 교체에 따른 혼란과 피해가 학생과 학부모, 교사에 전가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새 교육감은 본인의 임기가 전임자가 남긴 2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선거가 아니고, 이념 대결의 장도 아니다. 우리 사회를 책임질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것이며,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힘을 모아 만들어 갈 교육환경 개선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이다. 유권자라면 가정으로 배달된 홍보물을 통해 각 후보의 정책을 살피고 비교해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정 정당을 연상케 하는 색상이나 구호를 제시하면 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후보자들에 경종을 울리려면 유권자가 현명해져야 한다. 초중고 자녀가 없다고 외면해서도 안 된다. 미래 인재를 키우는 일은 지역공동체의 현안이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제대로 된 한 표가 교육 현장에 활력을 주고, 지역의 미래를 밝힌다.
지브리 스타일
둥글둥글 마냥 푸근해 보이는 얼굴. 단순하지만 초롱초롱하면서도 순해 보이는 눈. 아이들은 5등신에도 못 미칠 것 같은 깜찍함으로, 어른은 유럽 스타일의 8등신으로. 서정적이고 수채화 같은 몽글몽글하고 편안한 터치….난리다. 휴대폰으로 SNS를 펼쳐 들자 지인들의 프로필 사진들이 온통 그림으로 바뀌고 있다. 평소 익히 알고 있던 사진과 닮아 있으면서도 분위기가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한다. 곧 이어지는 메시지. “너도 ‘지브리 스타일’로 사진 바꿔 봐.”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 SNS가 소위 지브리 스타일 그림으로 도배가 되고 있다. 오픈AI가 지난달 25일부터 챗GPT에 사진을 리터치할 수 있는 기능을 넣으면서부터다. 기능 추가 때부터 사진의 변형으로 인한 오남용 등 부작용이 우려됐으나 예상과는 달리 상당수의 이용자들은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 그림으로 바꾸는 데 열중했다. 오픈AI 측 엄살(?)에 따르면 지브리 스타일 그림 변환 시도 폭주로 챗GPT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녹아내릴 지경이라니 대단한 인기다.지브리 스타일에서 말하는 지브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이름이다. 애니메이션의 신으로 불리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끌었던 회사다. 비행기 마니아인 그가 이탈리아 정찰기 이름을 따서 지은 회사명이 지브리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이 대표작.미야자키 하야오가 모든 작품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미래소년 코난〉 등 그의 초기 작품부터 이어지는 지브리 작품들의 주제는 대부분 가족, 사랑, 환경, 반전 등으로 선명하다. 반면 화풍은 화면 속으로 손을 넣어 어루만지고 싶을 만큼 몽환적이면서도 서정적이고 편안한 느낌으로 일관해 왔다. 아날로그 스타일의 작화를 고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생성형 인공지능이 범람할 정도로 기술 첨단화가 대세인 요즘,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 그림으로 바꾸려고 지구촌이 요란해진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첨단 디지털 물결 속에서도 서정적이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찾고 싶어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문제는 챗GPT만으로 손쉽게 지브리 스타일 그림으로 사진 변환을 할 수 있다 보니 챗GPT가 학습한 그림 화풍의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놓고 논란이 불가피해진다는 점이다.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는 과연 어떻게 반응할지 향후 추이가 궁금해진다.이상윤 논설위원 nuru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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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한국은행 디지털화폐 실험이 반가운 이유
2022년 7월. 스웨덴에 살러 간 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였다. 집에서 가까운 스톡홀름 함마르비(Hammarby)를 지나다 세컨핸즈숍에 들어섰고, ‘아바(ABBA)’의 나라에 왔으니 이쯤은 하나 사줘야지 하며 먼지 묻은 아바 LP판을 골라 계산대에 섰다. 환전해온 빳빳한 500크로나 지폐를 내밀었는데, 가게 주인의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잔돈을 찾으려는 듯 금고를 열었지만 금고 안은 텅텅 비어 있었다. ‘뭐야, 장사가 잘 안 되는 집인가? 아무리 그래도 가게 문을 열어 놨으면 잔돈은 갖고 있어야지.’ ‘현금 없는 사회’ 선두주자로 여겨지는 스웨덴에서는 은행 강도도 기자와 비슷한 경험을 했나 보다. 2013년 스톡홀름에서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강도가 은행에 돈을 뺏으러 들어갔다 빈손으로 나왔는데, 그게 뉴스가 됐다. 은행엔 훔칠 현금 자체가 없었다. 기자는 스웨덴에서 ‘현금 없는 사회’를 경험했다.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날아간 듯했다. 스웨덴은 1661년 세계 최초로 지폐를 발행했을 정도로 화폐 제도가 일찍부터 발달한 나라지만 지금은 상거래의 90%가량을 비현금 결제수단에 의존하는, 사실상 현금 없는 사회다. 앞서 언급한 세컨핸즈숍도 ‘망한 가게’가 아니라 ‘아주 보통의 가게’였다는 걸 깨닫는 데는 며칠이 걸리지 않았다. 스웨덴에는 현금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카드 결제와 ‘스위시’(Swish)가 대신하고 있었다. 스위시는 사용자 전화번호만 알면 돈을 보낼 수 있는 계좌 연동 모바일 송금 시스템으로, 2012년 스웨덴 은행들이 공동 출시한 서비스다. 은행 계좌를 만들 때 뱅크아이디(BANKID)를 발급 받으며 계좌와 연계한 스위시도 함께 개설해야 했는데, 스위시 이용자가 아니면 사실상 경제 생활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아이들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을 신청하려 해도 스위시로 돈을 보내야 했고, 유치원 선생님 선물 구입 비용도 엄마들이 스위시로 모아달라고 했다. 길거리 버스킹 공연을 관람한 뒤에도, 교회에서 헌금을 낼 때도 스위시를 한다. 토요일 오전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직접 만든 잼과 꿀 등을 파는 장터를 발견했는데, 지갑 없어도 스위시로 구입이 가능했다. 벼룩시장 판매자로 참가할 때는 카드 단말기는 구비할 수 없었지만, 스위시 QR코드를 발급 받아 출력하는 것만으로 손님 맞을 준비가 끝났다. 전통시장이든 개인이든 높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카드용 단말기가 없어도, 현금이 없어도 상거래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정착 초기에 쓰려고 우리돈 수십만 원가량을 현지 통화 크로나로 환전해 갔는데 1년이 지나도록 다 못 쓰고 돌아왔을 정도니 말해 뭐할까. 지난 1일부터 한국은행이 ‘한강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국민 10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험이 반가웠던 이유도 스웨덴에서의 경험에서 기인한다. CBDC는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약자로 각국의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 전자화폐를 말한다. 스웨덴도 현금 없는 사회에는 다가갔지만, 공공재 성격을 띄는 현금 기능이 약화되며 각종 문제를 초래하자 중앙은행 차원의 CBDC, 이크로나(e-krona)를 도입하려 한다. 미국 달러 고정 디지털자산인 스테이블코인을 밀고 있는 미국을 제외하면, CBDC 생태계 구축은 세계적인 추세다. IMF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134개국이 CBDC 생태계 관련 구상을 추진하고 있고 이 중 66개국은 개발, 파일럿 또는 출시 단계에 있다. 사실상 CBDC는 중앙은행이 현금을 디지털화함으로써 현금의 공공재적 성격을 유지하고, 발권력을 확대해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QR코드 결제’로만 본다면 서운한 측면이 있다. CBDC는 현금 사용이 줄어들고 현금 관련 인프라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금융소외계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결제수단이 될 수 있다. 법정화폐로서 가격 안정성이 높고, 민간 페이나 신용카드보다 수수료는 훨씬 적다. 핀테크·빅테크 기업 시장 지배력이 늘고 데이터 집중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반으로 탈세와 자금세탁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CBDC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실험은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테스트 계획이 공개된 2023년 11월, 국제결제은행(BIS) 세실리아 스킹슬리 혁신허브국장은 “BIS는 한국처럼 발전되고 디지털화된 경제에서 CBDC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한 경험을 배울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얼리버드’ 정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국민 10만 명의 사용 후기를 전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시간은 거꾸로 간다] 노인은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시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그들의 활기찬 노후를 지원하는 방안을 연구한 바 있다. 자원봉사활동 참가자와 노인복지관 선배 시민, 노인 일자리 참여자들 가운데 가장 활동적인 사회서비스형 일자리에 참여하고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노인들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취미와 여가 생활을 더욱 열심히 하고 있었다. 노인 일자리에 참여 중인 노인들 중에는 기타 등 악기를 배우거나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사례가 있었고,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노인들 대부분은 노인 일자리 외에 자영업 등 경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즉 활동적인 노인이 활발한 생활을 영위하길 원하기 때문에 더욱더 다양한 사회 활동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노인을 가족이나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부양의 대상으로만 보는 경우가 많다. 또 여가, 문화 생활을 하는 노인들은 고소득층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하지만 연구 과정에서 만난 노인들은 기초연금을 받고 있거나 그리 부유하지 않았다. 노인들은 변화하고 있다. 이는 보건복지부에서 3년마다 실시하는 ‘2023년 노인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조사 결과 부산 지역 노인들은 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이 아닌 민간 기관에서 취미·여가 활동을 하는 경우가 5.6%로, 전국 3.5%, 서울 3.9%보다 높았다. 주당 평균 이용 횟수도 부산은 2.0회로 전국 1.5회, 서울 1.7회보다 높게 나타났다. 노인 대부분이 영화 감상 등 한정된 여가·문화 생활을 하고 있다는 건 선입견일 뿐이었다. 이미 많은 노인들은 백화점 문화센터나 헬스장, 미술학원, 음악학원 등을 다니고 있었다. 물론 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의 프로그램 변화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하지만 전국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HAHA(Happy Aging, Healty Aging)센터와 캠퍼스를 활용해 보다 많은 노인들이 취미나 여가 활동을 하고, 이를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전국 최초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부산이 노인 인구 급증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프랑스에는 노인에게 1년 중 3~6개월 정도 본인이 하고 싶은 취미, 문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하며 HAHA센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해본다. 우선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노인들에게 3개월 정도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취미, 여가 생활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또 이러한 제도를 널리 알려 노인들이 적극적인 취미, 여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전국 최초의 HAHA센터는 또 다른 의미에서 초고령사회를 대비하는 선진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앙로365] 한국의 MAGA를 외쳐줄 정치인은 어디 있는가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다는 걸 대서특필한 신문을 본 기억이 있다. 그땐 자유무역의 개념이 뭔지도 모를 중학교 1학년 때라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 사건은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엄청난 것이었다. 글로벌 분업 체계에 편입된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각국의 기업들이 값싼 인건비를 찾아 중국으로 향했다. 중국 제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들이 세계 제조업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까지만 해도 6% 수준에 머물렀다. 그런데 2010년엔 미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더니 2021년 30.9%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미국의 비중은 25%에서 16.3%로 축소됐다. 미 트럼프 “제조업 부활, 중산층 복원” 현대차 관세 피해 미국에 31조 원 투자 현지 생산 늘면 한국 일자리 위협 받아 정치권, 수출 물량 빼앗겨도 관심 없어 기업들 해외서 홀로 분투·서민 삶 후퇴 추락하는 국민 지켜줄 지도자 아쉬워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되었다는 건 그보다 상위 레벨에 있는 국가들에서 그만큼 많은 공장이 빠져나갔다는 걸 의미한다. 일자리는 당연히 사라질 수밖에 없다. 미국만 해도 중국이 WTO에 가입한 뒤로 10년간 제조업 일자리 약 600만 개가 없어졌다. 미국의 노동자들은 중국의 값싼 인력에 대적할 수 없었다. 세계화라는 거대한 쓰나미 앞에 중산층 노동자 가정은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동부에선 월스트리트의 금융기업들이 돈을 쓸어 담고 서부에선 실리콘밸리의 혁신기업들이 나날이 빛나는 성취를 이루었지만, 그 사이 어딘가에 놓인 공업지대들은 쇠락해 가기만 했다. 그런 시대였기에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그가 처음 당선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 이벤트가 일시적인 이변일 거라고 보았다. 아니었다. 이후의 사건들을 보니 그의 당선은 세계가 갈 수밖에 없었던 길목에 놓인 이정표 같은 것이었다. 공장이 떠나며 일자리를 잃고, 그나마 남은 일자리마저 밀려드는 불법 이민자로 인해 위협받는 사람들의 상실감과 분노가 서구 선진국들을 뒤흔들었다. 기성 정치권은 정서를 간파하지 못했다. 그것이 2010년대 중반부터 계속된 우파 포퓰리즘 정당의 돌풍으로 이어졌다. 그들의 지지층은 대체로 비슷했다. 블루칼라, 서민, 지방. 모두 세계화가 가져온 번영에 소외된 이들이다. 얼마 전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31조 원을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28년까지 완성차를 비롯한 부품·철강 등의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자율주행·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신기술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내용이다. 미국 판매량이 수출 물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현대차로선 관세를 피하기 위한 부득이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국내 일자리다. 미국에서의 생산은 국내 수출을 대체한다. 그에 비례해 일자리는 위협받는다. 부품 등 협력 업체들 역시 따라가거나 현지 업체로 대체될 수 있다. 미국이 5월부터 주요 자동차 부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공장이 떠나면 지역 경제는 흔들린다. 전라북도 군산의 경제도 2018년 한국GM 공장이 문을 닫은 뒤 큰 침체를 겪었다. 당시 근로자와 협력업체 직원 3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들 덕분에 먹고 살던 ‘사장님들’도 덩달아 폐업의 길로 접어들었다. 군산의 제조업 생산액은 공장 폐쇄가 있기 전인 2017년엔 3조 3258억 원이었지만 공장이 문을 닫고 코로나19까지 겹쳤던 2020년엔 2조 7085억 원까지 감소했다. 공장 폐쇄 여파는 7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는 자국민들에게 외국으로 나간 공장을 불러들여 쇠퇴한 제조업을 부활시키고 무너진 중산층을 복원하겠다고, 그걸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로 표현되는 이 정신은 트럼프의 임기가 끝나도 계속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바이든이 집권했을 때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지 않았나. 차이가 있다면 보조금으로 구슬리느냐 관세로 협박하느냐 하는 정도일 게다. 그렇게 알게 모르게 미국에는 우리의 반도체와 배터리와 철강, 심지어 빵 공장까지 지어졌거나 지어질 계획이다. 이 엄청난 뉴스들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이것과 관련해 별다른 반응이 없다. 대한민국 국회는 트럼프가 우리 수출 물량을 어마어마하게 빼앗아 가는 것보다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 의결정족수에 더 많은 관심이 있어 보인다. 누구 하나 공장이 떠나는 걸 붙들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정치권이 지난한 탄핵심판 공방을 벌이는 동안 기업들은 해외에서 혈혈단신으로 싸우고 있고 그럴 힘마저 없는 서민들은 맥없이 삶의 후퇴를 기다리고 있다. 다시 분절되는 세계의 크레바스로 떨어지는 사람들의 손을 붙잡아 줄 정치인은 어디에 있는가. “차라리 트럼프 같은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정치 현실은 씁쓸하기만 하다.
[시론] 지역축제, 이대로는 안 된다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1995년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전국 지자체들은 창의적이고 특색 있는 지역축제 개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축제마다 인파가 넘쳐난다. 국민들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다양한 축제를 찾아 즐기는 건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지난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민운동 차원에서 부산 등 전국에서 열리는 축제를 모니터링한 결과, ‘지역축제,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 이유는 첫째, 대부분 축제에서 종이컵, 플라스틱 용기 등 일회용품을 사용해 생활 쓰레기를 과도하게 배출해서다. 우리나라는 재활용 분리배출을 잘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버려진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유럽 기준 16.4%에 불과하다. 2021년 한 해 우리나라에서 버려진 플라스틱은 1193만t(국민 1인당 연간 약 208㎏ 배출)으로 OECD 평균의 4배에 달한다. 전국 축제 대부분 일회용품 넘쳐나 쓰레기 과다 배출로 미래 세대 위협 ESG 시민운동 차원서 운영 바꿔야 다회용 물품 사용은 선택 아닌 필수 지속가능 친환경 축제로 거듭나길 세계 각국에서 버린 해양 투기물 탓에 태평양에는 한국 면적의 16배에 달하는 거대한 쓰레기 섬이 형성돼 있고, 국내에도 불법 투기로 만들어진 쓰레기 산이 235개나 돼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생수 1㎖당 1억 6600만 개의 나노플라스틱이 들어 있다. 또 폴리에틸렌이 코팅된 종이컵에 물을 담으면 1ℓ당 상온에서 2조 8000억 개, 100도에선 5조 1000억 개의 나노플라스틱 입자가 용출된다. 이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문제로 미래 세대에게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둘째, 지역축제의 이면에는 과다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해 문제다. 부산불꽃축제는 매혹적이고 세계적인 행사로 성장했으나 대기를 크게 오염시킨다. 불꽃놀이는 미세먼지(PM2.5) 수치를 급증시켜 지역 주민과 방문객의 호흡기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또 해운대 등 지역 해수욕장의 모래축제는 관광객 유입으로 해변 침식과 쓰레기 증가를 초래하며 해마다 엄청난 양의 모래 투입이 이뤄져 주변 해양 생태계를 위협한다. 워터밤 페스티벌 같은 물 집약적인 행사는 가뭄 시기에도 엄청난 양의 물을 낭비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축제 성수기에는 교통 체증, 소음 공해, 숙박 및 서비스 가격 폭등 등으로 지역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축제에 동원되는 임시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공정한 임금과 안전한 근무 환경 보장이 요구되기도 한다. 셋째, 지역축제는 대부분 지속가능 보고가 부족하고 행사의 환경적 영향을 거의 공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각성을 수치화하지 않아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환경보호 실적이 낮은 기업들이 후원하는 경우 축제의 지속가능성 메시지와 모순을 일으키는 문제도 야기된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ESG 시민운동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지속가능한 대안을 제안한다. 첫째, 종이컵과 일회용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할 필요가 있다. 광안리어방축제와 동래읍성축제는 일회용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사상강변축제는 다회용 접시를 활용하는 등 친환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모범 사례를 확산해야 마땅하다. 예산상 문제가 있다면 축제를 2년에 한 번 개최하거나 방문객들에게 텀블러나 머그컵 지참을 권장하는 게 좋다. 둘째, 환경친화적 운영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재생 에너지 사용, 재활용 스테이션 설치, 폐기물 관리시스템을 강화해 지역축제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셋째, 지자체의 사회적 책임 강화가 수반돼야 하겠다. 대부분 축제는 전문 행사업체에 맡겨져 진행되는데, 이때 동원되는 인력이 저임금의 임시 노동자들인 경우가 많다. 공정한 임금과 안전한 근무환경 등이 보장되길 바란다. 넷째, 투명한 거버넌스 구축이다. 이를 통해 축제의 환경적 영향을 명확하게 공개하고, 친환경 기업과 협력해 ‘지속가능한 축제’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는 지자체에서 지속가능 사회를 위한 노력에 앞장설 때다. 축제는 부산의 문화 정체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그런데, ESG 문제를 간과한다면 장기적으로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축제를 만들기 위해 친환경적 운영 방안을 도입하고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투명한 거버넌스를 확립해야 한다. 일회용품 없는 축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김종기의 미술 미학 이야기] 아폴론적 예술에 대하여
예술 작품은 아름다운 이상적 세계를 보여주어야 하는가? 아니면 현실 세계의 고통을 드러내 보여주어야 하는가? 니체를 통해 이 문제에 접근해보자.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대립을 설명한다. 아폴론적인 것은 태양의 신 아폴론이 의미하는 것처럼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논리적인 인식 원리를 가리킨다. 반면 디오니소스적인 것은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비합리적, 비이성적, 비논리적 충동을 가리킨다. (디오니소스적인 것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설명하기로 한다.) 예술적 발현의 측면에서 본다면, 아폴론적 예술은 형식적이고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개별적인 형상, 균형, 명료성, 절제, 조화를 강조하며, 현실을 이상적인 형태로 표현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건축물, 특히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과 로마의 판테온을 들 수 있다. 또 감정을 배제하고 침착한 비례와 균형미를 강조한 피디아스의 그리스 조각, 감정적 격정을 드러내기보다 정제된 아름다움을 추구한 고전주의 음악도 있다. 여기서는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을 중심으로 접근해 보자. ‘아테네 학당’은 전형적인 아폴론적 예술의 사례로 간주할 수 있다. 그림에서 구현되고 있는 것은 첫째, 인간 중심의 질서 정연한 공간으로 구심 원근법, 아치형 구조, 비례감 있는 인체 묘사 등 르네상스적 ‘이성의 공간’이다. 이는 세계를 이성과 합리성으로 포착하는 르네상스의 휴머니즘을 시각화하고 있다. 둘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중심으로 하는 위계 구조와 역사적 인물들의 이상화이다. 이 두 인물은 르네상스가 되살려내려 하는 이성주의의 양대 기둥이다. 또한 고대 철학자들을 동시대 인물과 병치시켜 놓으면서 현실과 이상, 과거와 현재를 합쳐 르네상스적 이데아를 구현하고 있다. 다른 한편 ‘아테네 학당’은 로고스 중심주의 관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작품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감성, 무질서, 여성성, 타자성은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자크 데리다가 말하듯이 서구의 오랜 이성주의 역사는 이성 중심주의, 백인 중심주의, 서구 중심주의, 남성 중심주의다. 또한 푸코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 그림은 이성과 합리성이 관철되는 지식의 전당이지만, 순수한 사상의 공간을 넘어 특정한 권력 체계 아래 구성된 지식의 질서 체계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 이성주의적 관점 아래, 모든 비이성적인 것, 유색인종, 비서구, 여성 등이 억압되고 배제되어 왔다. 푸코가 이 그림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 그림은 보편 진리의 전당이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 교황 권력이 용인하는 지식 체계의 시각화라 할 만하다. 미술평론가·철학박사
[기고] 아스팔트 위의 예수
140년 전 한국 개신교는 의료와 교육과 고아사업과 함께 이 땅에 복음이 들어왔다. 이는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여권 신장과 근대화에 큰 밑그림이 되기도 했다. 특히 초창기의 선교사들은 말도 문화도 다른 이역만리의 조선 땅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도전적이며 헌신적인 삶을 살았으며 각 마을과 동네마다 교회를 세우는 일에도 또한 게을리하지 않았다. 1960~70년대 한국 산업화의 바람으로 농어촌의 많은 청년들은 자신의 더나은 미래를 위해 고향을 떠나 도시의 산업 현장으로 그들의 삶의 터전을 옮겼다. 그러나 만만찮은 도심의 삶속에 그들은 고달팠으며 몸과 마음은 기계처럼 지쳐갔다. 그들은 우연히도 도심속의 교회를 찾게 되고 그곳에서 위로와 안식과 전혀 다른 계층들과의 교재의 통로가 되기도 하였다. 이제 교회는 그들에게는 예배 장소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1976년부터 한국에서10년간 인기리에 방영된 미국 드라마 ‘초원의 집’은 19세기 후반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한 잉갈스 가족들의 미네소타주 작은 마을 정착 과정의 일상을 그린 드라마다. 특히 여기에 등장하는 앨던 목사는 강단에서 설교만 하는 목사가 아니라 개방적이면서도 마을 사람들의 고민과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해 주는 도덕적 가치와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은 한국인들의 안방에 훈훈함과 교훈적인 이미지로 교회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에 기여하기도 하였다. 당시의 한국 교회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지역민들로부터 나름 존경받는 공동체였고, 또한 12월 25일 크리스마스는 대한민국 어린이들이 교회에서 빵과 과자와 학용품과 선물을 한아름 받아 오는 날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도시 밀집 현상은 한국 교회를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 이제는 과거와 같이 아웃사이드나 비주류도 아닌 인구 중 20% 가까이와 국회의원 30% 가까이가 개신교 교인일 정도로 주류층이자 기득권 세력이 되었다. 서기 313년 콘스탄틴 황제가 기독교를 로마의 국교로 선포한 이후부터 유럽 교회가 타락해 갔듯 한국 교회도 그와 같은 길을 걷기 시작했다. 대형 교회의 세습 문제와 비리들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매체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희화화의 대상의 축이 스님이나 절에서 이제는 서서히 교회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정치와 이념의 바람이 한국 교회에 광풍처럼 자리 잡으면서 교회는 아스팔트 위의 천박한 예수로 부활했다. 아스팔트 위에서 외치는 그들의 함성이 예수의 처절한 통곡으로 들리는 이유는 왜일까. 이젠 탄핵의 대장정의 모든 시간들이 끝났다. 세상 풍경 중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란다. 생채기로 너들너들해진 아스팔트 위의 예수를 과감히 가정의 예수로, 일터의 예수로, 지역사회의 예수로 당신의 자리로 돌려보낼 수가 없는 것일까. 끝으로 한때 한국 기독교 교인들에게 많은 영적 도전을 주었던 찰스 쉘던의 책 제목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로 한국 교회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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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4월 3일 목요일(음 3월 6일)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4월 2일 수요일(음 3월 5일)
영화인 1025명 ‘尹 대통령 파면 촉구’ 성명 발표
유인촌 장관, 롱 티보 콩쿠르 우승 김세현에 ‘축전’
“책, 인생을 바꾸는 묘약이 될 수 있죠”
‘폭싹’ 박보검 “살면 살아지는 고단한 삶, 대사에 담으려고 했죠”
[부산 전시] 이번 주에 뭐 볼까? [2025년 3월 31일~ ]
통영국제음악제 첫 주말 강타한 ‘임윤찬 신드롬’
BIKY·부산독립영화제, 영진위 지원 2년 연속 탈락 ‘충격’
[속보] 장제원 유서는 가족 향한 내용… 고소인 대한 구체적 언급 없어
김수현 측 '가세연' 스토킹 혐의 추가 고소…'미성년 교제 아냐' 거듭 반박
BIFF 때 놓쳤던 프랑스 현대 영화, 이번엔 만나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