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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등골 브레이커

아듀! 등골 브레이커

2010년대 초반 중고생들 사이에서 ‘노스페이스’ 패딩 열풍이 불었다. ‘노페 교복’으로도 불린 이 패딩의 가격은 60만~70만 원대였다. 패딩 가격에 따라 계급을 매기는 풍조가 생기면서 고가 패딩은 왜곡된 유행 문화 상징으로 지적받기도 했다. 당시 많은 부모들이 자녀가 학교에서 무시당하거나 따돌림을 당하지 않도록 노스페이스 패딩을 사서 입혔다. 고가 패딩이 인기를 끈 탓에 부모의 등골을 휘게 한다는 의미로 ‘등골 브레이커’라는 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행했다. ‘등골이 휘다’에 영어식 표현 ‘브레이커’를 붙인 신조어였다.2013년 이후에는 몽클레르, 캐나다구스 등 100만 원이 넘는 해외 프리미엄 패딩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했다. 두 고가 패딩은 노스페이스보다 훨씬 비쌌던 까닭에 ‘新(신) 등골 브레이커’로 등극했다. 방탄소년단은 2014년 미니앨범을 통해 ‘등골브레이커’라는 곡을 발표했다. ‘수백 짜리 패딩에 으스대지… 21세기 계급은 반으로 딱 나눠져 있는 자와 없는 자… 니가 바로 등골브레이커, 부모님의 등골브레이커’라고 노래하며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허황된 욕망을 비판했다.한동안 잊혔던 ‘등골 브레이커’라는 말이 최근 소환됐다. 이번에는 패딩이 아니라 교복 가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교복 구입비가 60만 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고가 교복이 부모님의 ‘등골 브레이커’라고도 한다더라”고 언급하며 고강도 대책을 주문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26일 ‘교복 가격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전국 중고등학교 5700곳을 대상으로 교복비 전수 조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학교별 교복 가격, 구성 품목, 계약 방식, 공급 업체 현황을 종합 점검해 가격 형성 구조의 적정성을 분석할 계획이다.현재 교복비는 매년 상한가를 정한 뒤, 각 시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금액을 학생에게 지원하는 구조다. 올해 상한가는 34만 4530원이다. 그러나 지원 대상이 주로 정장형 교복에 맞춰져 있어 생활복, 체육복, 셔츠 등 30만 원 이상을 별도 구매해야 해 학부모 부담이 만만찮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새 학기마다 ‘등골 브레이커’로 지목돼 온 비싸고 불편한 정장형 교복을 생활형 교복이나 체육복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의 이번 대책이 교복 가격의 거품을 빼고 학부모 부담을 덜어주는 결과를 가져오길 바란다. 교복 말고도 사교육비, 스마트폰, 운동화, 가방 등 ‘등골 브레이커’는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부산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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