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창의 클래식 내비게이터] 2026년을 맞는 '뷰티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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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평론가

스티븐 포스터. 위키미디어 스티븐 포스터. 위키미디어

올해가 일주일도 채 안 남았다. 이제 제야의 종소리만 들으면 새해를 맞는다. 2026년에는 어떤 작곡가를 특별히 기념하게 될까? 미리 당겨서 알아본다.

우선 영국의 작곡가 존 다울랜드가 사망 400주년을 맞는다. 그가 쓴 ‘흘러라, 눈물이여’는 바로크 최고의 히트곡 중 하나였다. 1626년에 태어난 프랑스 작곡가 프랑수아 쿠프랭은 탄생 400주년이 된다. 베르사유 악파 클라브생 음악의 대가였다. 오페라 ‘마탄의 사수’로 유명한 칼 마리아 폰 베버는 사망 200주년이 되고, 미국 민요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티븐 포스터는 탄생 200주년이 된다. 작곡가 마누엘 데 파야, 지휘자 브루노 발터, 첼리스트 파블로 카살스의 탄생 150주년이며, 현대 작곡가 죄르지 쿠르탁과 한스 베르너 헨체의 탄생 100년이기도 하다.

1676년엔 하인리히 비버의 미스테리 소나타가 잘츠부르크에서 출판되었다. 일명 ‘묵주 소나타’라고도 불리는 이 곡은 바로크 시대 변칙 조율의 정점을 보여주는 곡이다. 슈베르트의 현악4중주 ‘소녀와 죽음’은 1826년 빈에서 초연되었으니 올해로 초연 200주년이 된다. 베토벤 현악 4중주 13번 ‘대푸가’도 마찬가지다.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전곡을 초연한 지 150년이며,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가 초연 100주년을 맞는다.

이 정도로 정리하고, 그중에서 한 곡을 들어본다. 작곡가 스티븐 포스터(Stephen Collins Foster, 1826~1864)의 노래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여 거의 독학으로 악기와 작곡을 배웠다. 38세로 뉴욕에서 세상을 떠나면서 189개의 노래를 남겼다.

1848년에 ‘오, 수재너’를 작곡하면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이어 ‘스와니 강’ ‘켄터키 옛집’을 발표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명곡 ‘금발의 제니’는 그즈음 결혼한 아내를 위해 쓴 곡이라고 한다.

그러나 포스터는 돈을 관리하는 능력이 형편없는 데다 술과 방랑벽까지 있어서 점점 가난에 쪼들리게 되었다. 결국 아내는 아이와 함께 떠났고, 포스터는 허름한 여인숙을 전전하다가 건강마저 나빠졌다. 1864년 1월 10일, 현기증으로 쓰러져 중상을 입은 채 실려온 그는 사흘 후에 세상을 떠났는데, 그때 주머니에 남아 있는 돈은 단돈 38센트였다고 한다.

‘뷰티풀 드리머’(Beautiful Dreamer)는 포스터가 쓰러지기 며칠 전에 작곡한 ‘백조의 노래’다. 우리나라에선 ‘꿈길에서’라는 제목으로 번안되어 불렸다. “아름다운 몽상가여 잠에서 깨어나요~”라는 가사처럼 그는 최고의 몽상가였다. 개인적으로 바리톤 토마스 햄슨의 음성을 좋아해서, 2016년 내한공연 때 부른 영상물로 소개한다.

※포스터: 뷰티풀 드리머 - 토마스 햄슨 (바리톤) ※포스터: 뷰티풀 드리머 - 토마스 햄슨 (바리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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