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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로 가나 옥포에 남나… 첩첩산중 거제경찰서 이전

연초로 가나 옥포에 남나… 첩첩산중 거제경찰서 이전

경남 거제경찰서 청사 이전이 산 넘어 산이다. 지지부진한 행정타운 조성과 거제시 딴죽에 10년 넘게 하세월 하다 겨우 대체지를 찾았는데, 이번엔 현 청사 소재지 주민 반발이 거세다. 옥포동 잔류와 연초면 이전을 놓고 갈팡질팡하는 사이 주민 간 갈등마저 고조될 조짐을 보이면서 겨우 잡은 새 청사 마련 기회마저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거제경찰서 이전반대 주민대책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옥포 중앙사거리에서 범시민 궐기대회를 열고 “경찰청사 옥포 외 이전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현장에는 대책위 관계자와 주민 등 300여 명이 함께했다.대책위는 “거제경찰서는 단순한 행정 시설이 아니다. 40여 년 동안 옥포와 함께하며 거제시 도시 구조와 균형 발전을 상징하는 역사적 자산”이라며 “옥포 이외 지역으로 이전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옥포동에 있는 현 경찰서는 1986년 지은 노후 청사다. 도내 23개 경찰서 중 가장 오래됐다. 공공청사 신축 기준인 내구연한 30년을 훌쩍 넘겨 비만 오면 빗물이 새고 지하에는 곰팡이가 핀다. 안전진단에선 ‘C 등급’을 받았다. 건립 당시 3급지, 280여 명에 불과했던 근무 인원도 2013년 1급지로 승격되면서 450명 이상으로 늘었다. 업무 공간이 부족해 옥상 등에 컨테이너를 설치해 임시 사무실로 쓰고 있다. 주차 공간도 협소해 민원인 불편도 상당하다.2016년 재건축안과 신축이전안을 놓고 고민하던 경찰은 거제시 요청을 수용해 행정타운에 입주하기로 했다. 행정타운은 각종 사건, 사고에 더 신속 대응할 수 있는 행정 환경을 갖추기 위해 기획한 프로젝트다. 공공시설 용지를 확보해 경찰서와 소방서를 입주시키는 게 핵심이다.경찰은 현 청사와 맞바꾸는 방식으로 정부 예산까지 확보했다. 그런데 행정타운이 표류하면서 일이 꼬였다. 행정타운은 2016년 첫 삽을 떴지만, 공사 과정에 발생하는 골재를 팔아 공사비를 충당하는 난해한 사업 방식 탓에 10년 넘게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이 때문에 경찰서도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고 결국 행정타운을 포기하고 대체지 물색에 나섰다.자체 신축부지선정위원회를 꾸린 경찰은 연초면 연사리 811번지 일대(연초고등학교 앞 농지)를 최종 낙점했다. 연초가 옛 장승포권역과 신현권역 중간 지점으로 지역 균형은 물론 치안 균형, 시민 접근성이 뛰어나 시민 중심 치안 행정을 구현할 수 있는 데다, 부지 형태나 토지 가액, 공사비, 시공 편의 면에도 이점이 많다는 이유였다. 구성원 설문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85%가 연초 이전에 찬성했다.그러나 이마저도 옥포 일대 주민 반대에 부딪혀 지지부진이다. 이에 거제시는 차선책으로 현 청사를 허물고 새 청사를 건립하는 재건축안을 제안했다. 공사 기간 인근 옥포초등학교를 임시 청사로 사용한 뒤 돌아오는 방식이다. 옥포초등학교가 2029년 3월 이전하는 만큼 충분히 실현 가능한 옵션이라는 설명이다.대책위 생각도 같다. 대책위는 “재건축을 최우선 정책으로 공식 확정하고 실행 계획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구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단순한 건의가 아니라 시민의 명령이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대규모 집회, 연대 투쟁, 법적 대응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선언했다.반면, 경찰은 지금 자리는 부지 자체가 너무 협소해 재건축만으론 당장 겪는 불편조차 해소하지 못한다며 난색이다. 게다가 경찰 청사는 사무 공간뿐만 아니라 무기고, 유치장 등 보안 시설도 필요한데, 옥포초를 임시청사로 활용하려면 이에 맞게 리모델링을 또 해야 해 예산 낭비가 불 보듯 뻔하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여기에 연초면을 중심으로 이전추진시민대책위도 꾸려져 자칫 주민 간 갈등으로 번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거제시는 신중한 입장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은 주민 의사가 굉장히 중요하다. 과거 장승포에서 고현으로 시 청사를 이전할 때도 지역민 합의가 전제됐다”면서 “경찰서 입장과 주민 여론을 아우를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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