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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썰물] D램 화려한 부상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지난해 가을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큰 관심없던 사람들도 최근 각종 전자기기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인상을 체감하고 있다. 이미 PC를 조립하려는 사람들은 급등한 메모리 가격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PC에 들어가는 삼성전자 DDR5-5600(16GB)은 지난해 8~9월만 해도 7만 원 정도였다. 그런데 10월부터 급상승하더니 지금은 35만 원에 이른다. 게임용 PC를 조립하려면 통상 32GB 메모리를 장착하는데 이 제품은 63만 원이다.
과거 PC를 조립할 때 램은 가격 부담 없는 ‘헐값’ 부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PC 가격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은 메모리 선두주자이지만, 파운드리 경쟁력이 약해 파운드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주 오래 전부터 나왔다. 아무리 메모리를 잘 만들어봤자, 수익은 중앙처리장치(CPU) 등 핵심 반도체를 만드는 업체들이 다 가져간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고 있고 중요성도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AI에서는 연산량이 폭증하는데 이를 받쳐주는 메모리가 없으면 시스템이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AI 서버에 쓰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범용 D램 생산은 뒤로 밀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새로 내놓은 노트북 ‘갤럭시 북6’ 출고가는 최소 341만 원이다. 전작인 북5 프로 시리즈(176만~280만 원)보다 크게 올랐다. LG전자도 신제품이 전작보다 50만 원 가량 인상됐다.
스마트폰에도 당연히 메모리가 들어간다. 보급형은 8GB, 고급형은 16GB가 주로 쓰인다.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가격도 이전보다는 꽤 오를 가능성이 크다. SD카드나 태블릿에도 영향을 미칠 조짐이다. 특히 D램은 기기의 처리 속도를 높이는 데 필수적이어서 용량을 낮추면 속도 체감이 크다. D램 부족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아니라 ‘울트라 사이클’이다. 인공지능 열풍의 후폭풍으로 당장 사람들이 사서 써야 하는 노트북과 스마트폰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높은 스펙에 대한 욕심은 접고 웬만하면 지금 노트북 그대로 쓰라는 충고까지 나온다.
김덕준 세종취재부장 casiopea@
2026-01-2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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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썰물] 태화강 억새군락
억새와 갈대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식물이다. 서식지도 정반대다. 억새는 산을 좋아한다. 정선 민둥산과 울산 신불산 억새평원과 같은 들판이나 양지바른 언덕 등 주로 건조한 곳에 군락을 이뤄 자란다. 반면 갈대는 물을 좋아한다. 주로 강가나 호숫가, 갯벌, 습지 등에서 무리 지어 자란다. 갈대 명소도 주로 순천만, 시흥시 시화호, 부산 을숙도, 보령시 무창포 등 습한 곳에 조성됐다.
울산 태화강 억새군락지는 강 하류인 북구쪽 둔치에 조성됐다. 억새의 생육 특성을 감안할 때 다소 이례적이다. 태화강 억새군락지는 자연적으로 조성된 것이 아니라 2006년 인공적으로 만들어졌다. 전체 면적은 21만 5800여㎡에 달한다. 당초 태화강 하류 둔치는 밋밋하고 다소 황량한 공간이었으나 억새군락지를 조성, 20년 동안 가꾸고 각종 편의시설을 확충하면서 전국적인 명소가 됐다. 10월 중순부터 11월 초순이면 성인 키보다 크게 자란 억새들이 은빛 물결을 출렁이며 환상적인 풍경을 선물한다. 특히 햇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억새군락은 오후엔 황금빛으로, 일몰 전에는 석양에 물들어 붉게 일렁거린다. 작품 사진을 찍으려는 사진 애호가들이 전국에서 몰려드는 것도 이런 이유다. 데크 산책로와 조형물, 벤치, 경관 조명 등이 잘 갖춰져 평소에도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도 연중 이어진다. 특히 해마다 억새가 절정을 이룰 때면 억새 나들이축제가 열려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울산의 명물인 태화강 억새군락지가 방화 때문에 크게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4일 50대 남성이 자전거로 이동하며 라이터를 이용해 명촌교 인근 억새밭 5∼6곳에 연이어 불을 질렀다. 건조특보가 내려져 억새가 바싹 마른 상태인데다 이날 바람까지 때때로 강하게 불어 불길은 삽시간에 퍼졌다. 더욱이 자칫하면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건이었다. 1시간 만에 불길을 잡았지만 소방 당국이 추산한 피해 면적은 3만 5000㎡에 달한다. 축구장 5개 정도의 면적이다.
불길이 휩쓸고 간 억새군락지는 시커멓게 변해 본래 모습을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다. 다행히 억새 뿌리가 살아 있어 봄이면 새순이 돋아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태화강 억새군락지는 사람뿐만 아니라 조류 등 뭇 생명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한다. 울산의 소중한 관광자산인 태화강 억새군락이 하루빨리 제모습을 되찾길 소망한다.
천영철 논설위원 cyc@busan.com
2026-01-2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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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썰물] 스포츠 기증 릴레이
스포츠의 역사는 기원전 2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중국에서는 체조를 즐겼고,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창과 원반던지기 흔적이 유적에서 발견된다. 고대 그리스에선 기원전 9세기경부터 올림피아 제전을 연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에서도 삼국시대 이전부터 승마 실력을 겨루는 마숙(馬叔)과 현재의 축구와 비슷한 축국이 있었다. 그만큼 스포츠는 우리 삶과는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존재였고, 한 시대의 문화와 정신을 반영했다.
한국의 스포츠 문화 유산을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국립스포츠박물관’이 올 하반기 문을 연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기존의 서울올림픽기념관과 통합해 지상 3층, 연면적 1만 819㎡의 규모로 개관한다. 반가운 일이다.
국립스포츠박물관은 한국 최초의 스포츠 전문 박물관이다.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대회에서 활약한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들의 발자취를 조명한다. 다양한 스포츠 종목의 발전 과정과 역사적 순간도 생생하게 전시한다. 스포츠박물관은 스포츠 과학과 기술의 진보, 대중 스포츠 문화의 확산 등 시대적 변화 속에서 스포츠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을 탐구하고 공유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국립스포츠박물관이 개관에 앞서 의미 있는 일로 관심을 끈다. 바로 ‘대한민국 스포츠 스타 기증 릴레이’가 그것이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했는데, 한국 여자 역도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장미란 제2차관이 스타트를 끊었다. 장 차관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등 올림픽 메달 전체와 열정이 담긴 선수복, 역도 벨트, 역도화 등 소장품 88점을 기증했다.
이후 스포츠 스타들의 기증 릴레이는 계속됐다. 김임연(사격), 박태환(수영), 양정모(레슬링), 안바울(유도), 이해곤(탁구), 김정환(펜싱) 등이 동참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26일 ‘한국 유도의 영웅’인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금메달 등 소장품 총 130점을 기증했다.
스포츠 스타들의 소장품은 그들의 땀과 희생, 신념이 담긴 삶의 흔적이고, 개인적으론 뜻깊은 유물들이다. 스포츠의 가치를 다음 세대에 나누겠다고 선뜻 내놓는 그들의 선행에서 올림픽 등에서 승리의 기쁨을 맛볼 때 감동만큼이나 가슴 벅참을 느낀다.
2026-01-27 [1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