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3 지선 최대 격전지 떠오른 PK, 지역 살릴 경쟁 펼쳐야
6·3 지방선거가 3일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120일간의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전국 단위 지방선거다. 민주당은 높은 지지세를 바탕으로 출마자가 북적이면서 부산, 서울 등 ‘지방권력’ 탈환을 벼른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는 국민의힘은 대구·경북을 제외하고는 구인난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PK(부산·울산·경남)가 최대 승부처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부산시장 지지도 주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박형준 시장과 박빙을 보이거나 오차범위 밖 우위를 보였다. 경남도지사와 울산시장 지지도에서는 양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이번 선거는 지방소멸 위기를 반등시키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없이 중요하다. 주지하다시피 수도권의 경제·인구 집중 심화와 지방의 청년 인구 유출로 인해 국가 전체의 성장 동력이 약화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하고 있다. 수도권 과밀화와 비수도권 공동화로 국토 공간의 비효율적 활용은 심화하고, 잠재성장률이 저하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지난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인구 격차가 1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지방소멸은 이제 경고를 넘어 재앙적 상황이 됐다. 여야는 소멸 위기에 처한 부울경 지역의 운명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해양수산부 이전과 행정통합 이슈를 앞세워 지역 의제를 선점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행정통합은 지방주도 성장의 상징적 출발점이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국가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여권이 제기한 행정통합은 지방선거 최대 변수로 부상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6개 시도 지사는 지난 2일 연석회의를 열고, 여권 주도의 행정통합 속도전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며, 공통된 통합 기준과 원칙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해양수산부 이전이나 행정통합 이슈는 모두 지역소멸을 막기 위한 방법론인 만큼 여당과 야당은 지역 여론을 잘 헤아리고 수렴해야 할 것이다. 전통적인 보수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던 PK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측 불허의 구도로 접어드는 것은 여야가 지역 발전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칠 절호의 기회다. 지역 주민들의 숙의를 모아 치열한 공약 경쟁을 펼치면서 제대로 된 선거판을 만들어야 한다. 인신공격이나 이전투구식의 선거는 더는 안 된다. 이번 지방선거가 지역을 살리는 골든타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치밀한 공약 설계와 준비에 나서야 할 것이다. 여당은 정권 프리미엄에 기대기보다 지역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야당은 수성 논리를 넘어 성찰과 쇄신을 해야 한다. 유권자들의 변화와 혁신 요구에 제대로 답해야 선택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사설] 만덕~센텀 대심도 10일 개통, 혼란 없도록 잘 준비하길
부산의 숙원인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가 오는 10일 본격 개통된다. 국내 최초 전 차량 이용이 가능한 대심도 터널인 이 도로는 도심 곳곳의 교통량을 분산해 상습 정체를 대폭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도로 개통으로 부산은 2001년부터 추진한 내부순환도로망 구축을 25년 만에 마무리하게 된다. 문제는 지하 40m 깊이에 터널을 뚫어 건설했기 때문에 운행 초기 돌발 상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개통 초기 통행량 증가에 따른 혼란 가능성도 높다. 특히 조만간 설 연휴 동안 교통 수요가 급격히 몰릴 경우 혼잡을 한층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 개통 뒤 차질을 빚지 않도록 부산시가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 총 7912억 원을 들여 길이 9.62km에 왕복 4차로로 건설한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를 이용하면 북구 만덕사거리, 동래구 미남·내성·동래·안락교차로, 해운대구 원동 나들목(IC) 사거리를 통과하지 않고 북구 만덕동에서 해운대구 재송동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다. 차량 이동 시간은 기존 41.8분에서 11.3분으로 30.5분 단축된다. 만덕과 동래, 센텀에 각각 IC를 설치해 접근 편의성을 높였다. 대심도 터널인 점을 감안해 제트팬과 전기집진기, 유해가스 제거 시설 등 환기시설과 다양한 방재경보 설비를 갖췄다. 하지만 지하 깊은 곳을 지나다보니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형 인명 피해도 우려된다. 비싼 통행료도 운영 활성화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꼽힌다. 무료 개통이 종료되는 19일부터는 승용차 기준 출퇴근 시간대는 2500원, 그 외 1600원, 심야 1100원의 통행료를 지불해야 한다.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면서 부산시가 운영하는 유료도로 중 가장 비싸다. 더욱이 원가율 상승으로 건설사들의 적자폭이 크게 늘어 향후 추가적인 요금 인상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하는 데 이는 말이 안 된다. 부산은 가뜩이나 시민들의 통행료 부담이 무척 높다. 이 점을 감안해 부산시는 개통 초기에 출퇴근 시간 면제 등을 통해 시민 부담을 낮추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통행료 인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향후 대심도 터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도심에 새로운 도로를 건설할 유휴 부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부산도 사상~기장 구간을 대심도로 연결하는 지하화 고속도로 사업이 추진되는 등 전국적으로 대심도 터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사실상 국내 첫 대심도인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는 큰 의미를 갖는다. 예측하지 못한 각종 문제들이 생길 가능성도 상존한다. 도로 운영 데이터 등을 축적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천재지변 등에 대비한 내진설계와 방재시설은 물론 비상탈출로에 대한 철저한 점검도 필수적이다. 진출입로 인근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방안도 적극 추진하길 당부한다.
[사설] 2030년부터 직매립 금지, 부산도 쓰레기 대란 발등의 불
올해부터 수도권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부산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 제도는 2030년이면 전국으로 확대되는데, 부산은 현재의 추세가 이어질 경우 소각 처리 능력이 폐기물 발생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부산시 추산에 따르면 2031년 하루 생활폐기물은 1766톤에 이르지만, 소각 처리 용량은 1276톤에 불과하다. 제도 시행과 동시에 하루 490톤의 쓰레기가 갈 곳을 잃는 셈이다. 이는 단순히 환경 문제를 넘어 도시 기능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사안이다. 지금과 같은 대응 수준이라면 부산의 쓰레기 대란은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부산시는 강서구 생곡마을에 하루 800톤 처리 규모의 신규 소각장 건설을 추진해 왔다. 노후화된 명지소각장을 대체해 2030년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이 사업은 2017년 첫 구상 이후 9년째 사실상 중단 상태에 놓여 있다. 이는 2021년부터 소각장 인근 에코델타시티 입주가 시작되면서 주민들이 건강권 침해와 환경 오염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주민 설득을 통해 올 하반기 생곡소각장 용역을 재개하는 것이 목표지만, 준공이 빨라도 2033년으로 예상돼 당분간은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결국 제도 시행과 시설 완공 사이, 부산에는 피할 수 없는 공백이 생기는 셈이다. 그럼에도 시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직매립 금지 시행 유예를 환경부에 건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시간을 벌기 위한 임시 처방에 불과하다. 제도의 방향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고 유예 역시 길어야 1~2년에 그친다. 시는 대구·울산 등 인근 지자체로 쓰레기를 보내는 원거리 위탁 처리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이 또한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 소각 여력이 있는 울산·대구·경남 역시 자체 수요 증가를 앞두고 있고, 앞서 물 갈등 등에서 보듯이 쓰레기 반입을 둘러싼 지역 갈등 또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부산의 쓰레기는 지역 내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부산시는 더 이상 시간을 흘려보낼 여유가 없다. 생곡소각장을 둘러싼 갈등을 무조건 피할 게 아니라 정면으로 돌파하는 결단이 요구된다. 악취 등으로 주민 반대가 이어진다면 충분한 주민 보상과 지원은 물론이고, 최신 설비 도입, 투명한 환경 정보 공개를 약속해야 한다. 소각장이 왜 필요한지, 기술적 안전성은 어디까지 확보되는지, 환경·건강 영향에 대한 감시와 보상 체계는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공개하는 게 우선이다. 동시에 재활용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는 중장기 로드맵도 마련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기존 재활용 선별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손실률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쓰레기 대란이 현실화돼 도시 기능이 마비되는 불상사는 없어야 한다.
두바이 간 '두쫀쿠'
최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인기가 확산 중인 ‘두쫀쿠’는 ‘두바이 쫀득 쿠키’의 줄임말이다. ‘두바이 초콜릿’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디저트다. 개당 가격은 5000원에서 1만 원 대로 부담스러운 편이지만, 전국 주요 상권에서는 오픈런과 조기 품절이 이어지고 있다. 열풍의 출발점은 맛이다. ‘두쫀쿠’는 버터에 볶은 ‘카다이프’(중동식 면)와 피스타치오 크림을 마시멜로 반죽에 섞어 동그랗게 빚은 뒤 초콜릿 가루를 입힌 디저트다. 이름은 쿠키지만 식감은 떡에 가깝다. 바삭함과 쫀득함을 지녀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겉바속촉’ 공식에 부합한다. 이름에는 두바이가 들어가지만, 정작 두바이에는 없는 디저트로 알려진 바 있다.‘두쫀쿠’의 시작은 2022년부터 유행한 ‘두바이 초콜릿’에서 비롯됐다. ‘두쫀쿠’의 유행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확산했다. 레시피가 단순하고 소량 생산이 가능해 본사 승인과 표준화 과정을 거쳐야 하는 프랜차이즈보다 대응 속도가 빨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일부 매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이 디저트는 이달 일반 제과점, 카페, 반찬 가게, 한식당까지 등장했다. ‘두바이 초코 붕어빵’ ‘두바이 쫀득 김밥’처럼 변형 상품도 나온다. ‘두쫀쿠’ 열풍은 아이돌 스타인 장원영이 지난해 9월 SNS에 올리면서 촉발됐다. ‘두쫀쿠’는 MZ 세대를 중심으로 ‘오픈런’이 있거나 헌혈을 위한 촉매제로 작용할 정도로 인기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는 오픈런이 점차 사라지고 핵심 재료 값이 급락하는 등 열풍이 식고 있지만, 중동·동남아·일본·미국 등 해외에서는 되레 인기가 확산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K디저트의 역수출 사례’로 본다. 복잡하지 않은 재료의 조합, 강한 단맛, 쭉 늘어날 정도의 시각적 효과에 K팝 스타의 공감대까지 결합하면서 소비 방식 자체가 콘텐츠가 됐기 때문이다.‘두쫀쿠’는 이름에 걸맞게 결국 두바이까지 진출했다. 지난 3일 아랍에미리티 ‘타임아웃 두바이’에 따르면 두바이에서 ‘두쫀쿠’는 올해 주목할 디저트 트렌드 중 하나로 소개됐다. 1개당 가격은 1만 1400원 수준으로 한국보다는 비싸다. 다만, 이 같은 확산이 단기 유행으로 그칠지, 지속 가능한 ‘K푸드 역수출 모델’로 자리 잡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어쨌든 제품 자체보다 소비 방식과 유행 트렌드가 결합한 결과라는 면에서 당분간 ‘두쫀쿠’ 열풍은 해외에서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두쫀쿠’가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아이템이 되길 바란다.
논설주간/이사
강윤경
논설위원
김승일
정달식
이상윤
김상훈
천영철
[데스크 칼럼] 한동훈 제명이 국힘에 진짜 위기인 이유
‘당원 게시판’ 사건의 실체를 두고 장동혁 대표 등 당권파들은 ‘여론 조작’이라고 단언한다. 최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대체 어떤 글이길래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걸까? 경찰 수사를 지켜보자고 하니 수면 아래 드러나지 않은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보면 그런 무시무시한 낙인 찍기의 근거가 빈약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2024년 5~11월 한 전 대표 가족 5인이 썼다고 보는 1428건의 게시글 중 상당수는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이라고 한다. 최초 논란이 된 이른바 ‘개목줄’, ‘단두대’ 등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 글은 작성 주체가 불분명하고, 전체 글 중 600건 가량은 진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당무감사위 주장이 100% 맞다고 가정해도 치밀한 음모도, 정교한 논리도 없는 조악한 글 몇 건이 게시판에 올라가고, 일부 언론이 기사화했다고 해서 당내 여론을 ‘조작’까지 할 수 있다는 발상은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당원 수준을 너무 낮게 보는 거 아닌가. ‘드루킹’ 사건의 경우, 포털 사이트 아이디 3000여 개를 이용해 댓글 118만여 개의 순위를 조작했다고 한다. 이것과 비교해보면 이번 사안의 무게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짐작해볼 수 있겠다. 사태 초기 장 대표조차도 “익명 게시판에 그 정도도 못 올리냐”던 바로 그 사건은 강성 지지층과 당권파의 ‘증폭’ 과정을 거쳐 당무위·윤리위에서 ‘마피아급 해당행위’로 비화됐고, 결국 당 대표를 파문으로 내모는 ‘중범죄’로 확정됐다. 한 전 대표의 비타협성, 정치력 부재를 지적하는 시각도 적지 않지만, 이런 ‘빌드업’ 과정을 보면 한 전 대표의 대응이 달랐더라도 다른 결론이 나왔을까 싶다. ‘윤 어게인’ 세력의 탄핵 복수전과 장동혁 사단의 정적 제거 야심이 맞물린 권력투쟁이라는 해석이 이 사건의 본질에 더 가깝다고 보는 이유다. 한 전 대표를 옹호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의 정치적 생사는 내 관심사도 아니다. 다만 이번 사태가 ‘문제적’인 건 전통도, 규율도 무너져버린 제1야당의 위기를 상징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정당사에서 현재 권력과 미래권력, 또는 정치적 반대파와의 충돌은 늘 있었다. 그 정도가 강할 때는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혀 당내 고립무원 지경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끝이 공천 불이익일지언정, 당에서 아예 축출하려는 시도는 전례가 없다. 정확지도 않은 혐의를 확정해 직전 당 대표를 파문하는 일은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당권파와 가까운 구 친윤(친윤석열)계에서도 “제명은 아니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그럼에도 당 결정 구조를 장악한 소수 당권파들은 이를 철저히 무시했고, 당 원로들의 고언은 “일천한 아집”, “메타 인지나 키우라”는 30대 당권파 대변인의 험한 대거리에 힘 없이 묻혔다. 민주공화당을 기원으로 치면 60여 년 역사의 보수 대표 정당이 당에 갓 들어온 극단적 패권주의자들의 놀이터가 된 듯하다면 너무 심한가. 이런 일이 가능한 건, 이런 일을 벌여도 별 문제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 돌아가는 형국이 그렇다. 제명 초기 반발 움직임은 ‘의원직이라도 걸 거냐’는 조롱에 별다른 반박도 못 한 채 희미해졌다. 지방선거 국면이 본격화되면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장 대표는 ‘중도는 허상’이라는 신념이 강하다고 한다. 당의 극단화, 우경화에 부정적인 ‘중간 지대’는 결국 강한 리더십에 끌려올 것이라는 믿음일 테다. 적어도 이번 사태를 통해 장 대표의 이런 인식은 더 굳어질 것 같다. 비단 장 대표 만의 시각도 아니다. 계엄이라는 희대의 자충수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현 여당도 당내 비주류·중도파를 조리돌림해 당 밖으로 내몰았고, 기어이 ‘비명 학살’ 공천으로 1인 정당 체제를 완성했다. 이런 앞선 성공(?) 경험이 당권파에게 좋은 교과서가 됐을 수도 있겠다. 현재 전 세계 여러 나라가 직면한 민주주의 위기 앞에는 제도권 정당의 위기가 선행됐다. 이 문제를 날카롭게 분석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의 저자인 레비츠키 하버드대 교수는 양극화된 사회의 가장 큰 적으로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semi-loyal democrat)를 지목했다. 평범한 다수이지만, 자기 진영에 권위주의적 행동이나 폭력이 등장했을 때 단호히 배제하지 않고 포용·동조함으로써, 권위주의 세력을 주류 세력으로 끌어들이는 이들의 행태가 양극화된 정치 체제의 제일 큰 자양분이라는 것이다. 한 전 대표 제명 이후 국민의힘 내부 모습을 보니 이번 사태가 예외적 현상이 아닐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어쩌면 다음엔 극우 유튜버가 당 요직을 차지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진이 당사 벽에 걸릴 수도 있겠다.
[2030 칼럼] 세대가 만나면 도시가 자란다
지난달 스페인을 여행하며 마드리드 구시가지 센트로 지구의 한 라이브 음악 카페를 찾았다. 오래된 영화관을 개조한 이곳에는 매표소와 팝콘 가판대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주말 낮, 40대 밴드가 무대에 오르고 20대부터 60대까지의 사람들이 함께 술을 마시고 춤을 춘다. 이 공간을 영화관으로 기억하는 이들과 카페로 기억하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같은 장소에 대한 서로 다른 기억을 지닌 세대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이 공간이야말로 이 도시가 지닌 힘의 정체였다. 부산 외곽을 운전하다 발견한 대형 실버타운은 이 장면의 정반대에 가까웠다. 노인을 위한 세심한 동선, 편리한 시설, 고급스러운 외관. 모든 것이 잘 갖춰져 있었지만, 사방이 대로와 도시 고속도로로 둘러싸인 그곳은 부산 시민의 일상적 생활권과는 분리돼 있었다. 부산시는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시니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부터는 ‘부산형 시니어 적합 직무 채용 지원사업’을 통해 60세 이상을 고용한 기업에 인건비를 지원하고, 각 구마다 노인복지관을 운영하며 교양·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도시에서 자연스러운 행정 대응이며 필요한 절차다. 그러나 이 정책들은 멀리서 바라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보이지 않는 선을 긋고 있다는 점이다. ‘60세 이상 전용’, ‘노인복지관’, ‘경로당’이라는 명칭은 공간과 사람을 구분한다. 세대 분리는 정책 집행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일 수 있지만, 도시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분리는 한 세대의 경험과 기억이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경로를 차단하기 때문이다. 세대 간 교류가 사라지면, 도시가 품어야 할 다양성 역시 함께 줄어들 것이다. 1505년 폴란드에서 제정된 ‘니힐 노비(Nihil novi)’ 법은, 공동의 동의 없이는 새로운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원칙을 담고 있다. 훗날 ‘우리에 관한 일은 우리 없이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로 요약되는 이 원칙은 참여와 소통이라는 정치의 기본을 일찍이 제시한 사례다. 부산의 시니어 정책에도 이 원칙은 유효하다. 노인을 ‘분리’하고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여러 세대가 함께 기획하고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 생활권에 필요하다. 각 연령층을 위한 독립된 지원 제도는 이미 충분히 마련돼 있다. 이제는 세대가 출발선부터 함께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예컨대 노인복지관과 도서관, 청년 문화공간이 각각 따로 존재하는 대신, 하나의 생활권 안에서 동선과 기능을 의도적으로 겹쳐 설계하는 것이다. 오전에는 노년층의 프로그램이 중심이 되고, 오후에는 학생과 청년들이 드나들며, 저녁에는 세대가 섞여 머무는 공간. 세대를 구분하는 간판 대신 시간과 사용 방식이 공간을 나누는 구조다. 중요한 것은 그 공간의 목적과 언어가 특정 세대에만 과도하게 기울어 있지 않은지, 이용 방식이 어느 한쪽의 편의만을 전제로 설계돼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는 일이다. 지나치게 외국어가 난무하는 환경, 특정 연령층의 사용 방식을 기준으로 한 안내와 동선은 의도치 않게 다른 세대를 배제한다. 특정 세대를 위해 새로운 건물을 짓거나, 특정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보다는 세대가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같은 공간을 쓰고, 같은 동선을 지나고, 같은 시간대를 공유하는 환경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생각할 때다. 부산은 청년들이 떠나는 도시로 자주 언급된다. 그러나 동시에 많은 이들이 ‘언젠가 돌아오고 싶은 도시’로 꼽는 곳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부산만의 도시적 감각 때문이다. 이 감각은 오랜 세월 부산을 일궈온 어른 세대들이 차곡차곡 쌓아온 것이다. 그럼에도 서로가 만나서 함께 어울릴 공간은 충분하지 않다. 이것이 지금의 부산이 안고 있는 모순이다. 세대 간 소통의 통로가 막혀 있으면 아무리 다양한 세대가 공존해도 도시는 그 힘을 활용하지 못한다. 위로부터의 정책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아래로부터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는 공간과 환경이다. 부산의 생활권 안에, 세대가 일상적으로 교차하고 각자의 기억이 공존하는 장소가 필요하다. 부산의 미래는 ‘노인을 위한 도시’도, ‘청년을 위한 도시’도 아니다. 서로 다른 세대가 같은 공간에서 만나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고, 자연스럽게 배우는 도시다. 마드리드에서 만난 카페가 보여준 역동성을 부산의 골목에서도 찾고 싶다. 20대와 30대만 모인 ‘유행을 좇는 공간’이 주는 활기와는 다른, 세대가 섞일 때만 생기는 온기를, 오래된 기억과 새로운 꿈이 충돌하지 않고 공존하는 공간을. 그것이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고 싶은 부산을 만드는 길이다.
[시론] 해저과학기지에서 수중 데이터센터까지
인공지능(AI)이 산업의 언어가 된 지금, 경쟁력은 소프트웨어 알고리즘뿐만이 아니라 ‘컴퓨팅을 놓을 공간’ 또한 중요하다. 육상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물, 부지 확보라는 여러 벽에 부딪힌다. 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다, 더 정확히는 해저 공간이다. 해저 공간은 단순한 “특이한 건축”이 아니라, 압력·부식·격리·응급 대응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극한 공학의 집합체이자, 해양관측·안보·에너지·디지털을 한곳에 결합하는 인프라 플랫폼이다. 해외는 이미 바다 밑을 실험장으로 삼았다. 미국의 유인 해저기지 ‘아쿠아리우스’는 고립 환경에서의 장기 체류 연구 모델로서 잠수 기술과 우주 환경 연구에 활용되었으며, 일본 시미즈의 ‘오션 스파이럴’은 해저도시 구상을 통해 해저 공간에 대한 기술 축적을 이루어 왔다. 마이크로소프트 ‘프로젝트 나틱’은 스코틀랜드 해역에서 수중 데이터센터를 실증하며 수중 환경의 높은 서버 신뢰성을 확인하였고, 싱가포르 케펠은 해수 냉각을 활용한 플로팅 데이터센터 개념으로 토지·물·에너지 제약을 줄이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의 공통점은 바다를 ‘냉각원’이자 ‘입지’로 활용해 디지털 인프라의 한계를 넘으려는 것이다. 우리도 밑그림이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해양수산부의 연구개발사업인 ‘해저공간 창출 및 활용기술 개발’을 통해 수심 해저에서 장기 체류가 가능한 해저 공간 플랫폼의 설계·시공·운영·유지관리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테스트베드를 설치하는 실증연구를 수행 중이다. 울산광역시가 1·2단계에 참여해 테스트베드 제공과 사업비 매칭을 맡는 점은 실증-산업화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 기술은 해수를 냉각원으로 활용해 냉각 전력 소비를 줄이고 운영비 구조를 개선한다. 단지화는 모듈의 반복 생산과 확장을 전제로 하므로 투자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구조물·전력·통신·운영장비 등 연관 산업을 패키지로 묶어 부울경의 조선해양·제조 공급망에 새로운 수요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시도는 ‘사람이 머무는 해저 공간’과 ‘서버가 머무는 해저 공간’을 같은 산업 생태계에서 키우는 전략이다. 부울경이 이 전략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다양하다. 울산은 조선해양플랜트 중심 도시로 산업 벨트가 형성돼 테스트베드 구축 시 연관 산업과의 상호 협력이 가능하며, 부산은 항만·물류와 해저케이블, 디지털 인력·대학·연구기관이 밀집해 있으며, 경남은 기자재·기계·부품 산업의 저변이 두텁다. 해저 공간은 해양플랜트·건설·수중로봇·전력·통신·안전·의료·환경을 아우르는 ‘산업의 종합 세트’이기에, 권역 단위의 공급망과 실증 체계가 갖춰질 때 연구는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계획의 실현을 위해서는 연구개발을 통해 환경영향 검토, 안전 기준과 인허가, 비상 대응 체계, 장기 내구성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 테스트베드에서 표준을 만들고, 장기 체류·운영으로 신뢰성을 쌓은 뒤,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로 ‘스케일-업/스케일-아웃’하는 로드맵이 필요하다. 이는 기술개발과 규제·표준을 동시에 진전시키는 현실적 경로다. 여기에 정책의 속도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해저 공간을 위한 안전·환경 기준을 선제적으로 정립하고, 해양 특화 규제샌드박스와 보험·책임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전력망 연계와 해저케이블, 항만 배후 부지의 물류·정비 거점을 함께 설계하면, 연구시설과 산업단지가 분리되지 않는다. 표준을 먼저 쥔 지역이 기자재 시장과 운영 서비스, 수출까지 주도한다. 바다는 이제 관광의 배경이 아니라 미래성장동력과 지역 산업전환을 담는 ‘새로운 국토’가 될 수 있다. 부울경이 먼저 해저 공간 플랫폼의 표준 모델을 만들고 이를 수중 데이터센터·해양에너지·해양관측과 결합한다면, 지역은 제조 중심에서 ‘극한 인프라와 디지털 해양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할 것이다. 해수 냉각은 용수 사용과 냉각 전력을 함께 줄여 탄소중립·RE100 요구에도 부합한다. 해상풍력과 연계하면 ‘에너지-데이터’ 해양 클러스터가 열린다. 다음 10년, 바다 아래 30m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부울경의 다음 먹거리를 좌우한다. 부울경이 표준을 선점하면 세계가 따른다, 지금이 기회다. 지금은 초기 투자의 시작이다. “실증-표준-산업화”를 부울경에서 시작하자.
[김종기의 미술 미학 이야기] 배제의 국경, 예술이 마주한 얼굴
1917년 2월 5일, 미국 의회는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시하고 ‘이민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무엇보다 아시아·태평양계 이민을 차단하며 국가가 인종과 계급에 따라 이동의 권리를 선별할 수 있음을 제도화한 사건이었다. 국가가 나서 제도적 차별을 국가 정책으로 공식화한 순간이었다. 현재도 이 논리는 사라지지 않았고, 그 결과는 국경에서, 그리고 미국 내에서도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한 시민들의 반복되는 죽음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무관용 원칙과 국경 장벽 건설, 가족 분리 정책을 통해, 이민을 범죄화하고 이주민을 위협 대상으로 고착시켰다. 단속은 강화되었고, 국경은 더 이상 국가의 경계선이 아니라, 죽음을 생산하는 정치적 장치가 되었다. 이 폭력의 역사는 예술 안에서 기억되고 있다. 멕시코 출신 작가 테레사 마르골레스는 1990년대 멕시코시티에서 검시관으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시체의 삶’을 공공 공간에서 급진적으로 가시화하는 퍼포먼스, 조각 오브제, 사진 연작을 제작해 왔다. 그녀는 국경을 넘다 사망한 이주민의 현장에서 채취한 물과 흙, 섬유를 사용해 설치 작업을 만든다. 예컨대 시신을 씻는 데 사용되었던 물을 증발시켜 하얀 전시장 공간을 짙은 안개로 채우거나, 멕시코-미국 국경의 살인 사건에서 나온 피로 얼룩진 깃발을 베니스 비엔날레의 팔라초 로타-이반치치 외벽에 거는 식으로, 마르골레스는 규범적 경계를 넘어 관객의 주의를 환기하고 책임을 묻는다. 그녀의 작품은 직접적인 이미지를 보여주지 않지만, 관객은 그 공간 안에서 이미 사라진 몸의 흔적과 마주하게 된다. 여기서 예술은 사건을 재현하는 대신, 죽음이 남긴 감각적 잔여를 통해 침묵의 증언을 수행한다. 그녀의 작품이 공통으로 보여주는 것은, 국경에서의 죽음이 자연재해가 아니라 정책의 결과라는 사실이다. 위험한 것은 사막이 아니라, 합법적 이동 경로를 차단하는 제도이다. 그리고 죽음은 선택이 아니라 강요된 조건 속에서 발생한다. 그럼에도 국가는 이를 ‘불법 이주자의 위험한 선택’으로 설명하며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한다. 트럼프 시기의 이민 담론은 이 전가의 논리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였다. 이주민은 범죄자, 침입자, 위협이라는 언어로 묘사되었고, 국경의 폭력은 정당한 방어 행위로 포장되었다. 그러나 예술이 보여주는 것은 정반대의 현실이다. 국경은 방어선이 아니라 분리의 기계이며, 보호가 아니라 배제를 실행하는 장치다. 1917년의 이민법이 그랬듯, 트럼프 시대의 이민 정책이 남긴 것은 장벽만이 아니라 수많은 무덤 없는 죽음들이다. 그리고 예술은 그 무덤이 되기를 거부하고, 대신 기억의 장소가 되기를 선택한다. 그 선택이야말로 오늘날 미학이 정치와 만나는 가장 절박한 지점이다. 미술평론가·철학박사
25년 만의 완전체 [키워드로 트렌드 읽기]
G마켓(지마켓)이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은 아이돌 그룹 H.O.T.(에이치오티)를 모델로 섭외한 ‘2026 설 빅세일’ 광고 영상이 화제다. H.O.T.는 공식 해체를 알렸던 2001년 이후 17년이 흘러 MBC ‘무한도전’ 출연을 계기로 재결합 무대도 성사됐지만, 멤버 전원이 함께 기업 홍보를 위한 모델로 발탁된 것은 25년 만에 처음이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사자 보이즈(Saja Boys)’의 모티브 중 하나로 언급되는 H.O.T.의 위상을 감안했을 때, 멤버 5인(문희준·장우혁·토니 안·강타·이재원)이 그대로 다시 뭉친 ‘완전체’의 의미도 결코 가볍지 않다. G마켓은 지난달 28일 공개한 티저 광고를 시작으로 이달 1일에는 본편 영상 7개를 동시에 시리즈로 선보였다. H.O.T.의 대표 히트곡을 활용해 설 빅세일 특가 상품을 소개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H.O.T.의 인기가 치솟았던 1990년대 중후반 당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무대 의상과 함께 절묘한 감각으로 개사된 노래와 웃음 터지는 장면이 더해져 폭발적인 반응을 낳고 있다. G마켓 공식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수는 5만 명 수준이지만, 각 영상 조회수는 공개 사흘 만에 대부분 300만회에 이르렀다. 댓글에는 “광고 진행하시는 분 복 많이 받으세요”, “의리로라도 뭐 하나 사야겠다”라는 등의 호평이 쏟아졌다. 심지어 “AI가 아니라고?”, “이걸 성사시켰다고?”, “옛날이라면 절대 안 찍었을 광고들”이라면서 ‘신비주의’ 콘셉트까지 내려놓은 H.O.T.를 향한 놀라움도 잇따랐다. 일각에서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도 시선이 쏠린 가운데, ‘탈(脫) 쿠팡’을 고민하는 잠재 고객층에 친근한 인상을 남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물론 G마켓이 유명 가수를 등장시킨 광고는 H.O.T.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9월부터 김경호·박완규·체리필터를 섭외한 뒤 로커들이 히트곡을 열창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득템’한 상품을 자랑하는 반전 흐름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어 11월에는 설운도·김종서·환희·민경훈, 12월에는 에일리가 각각 주인공으로 등장해 연령과 장르까지 넘나들었다. 새해를 앞두고는 밴드 자우림이 등장하며 팬들에게 유쾌한 ‘충격’을 안겼다. 주 고객층인 30~50대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소비를 유도하는 전략이지만, B급 유머코드가 ‘밈(Meme)’으로 재생산되면서 10~20대에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설운도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1997년에 발표한 ‘사랑의 트위스트’ 속 가사 ‘상하이 상하이’를 ‘상의 하의’로 바꿔 부른 이후로 "요즘 젊은 친구들이 나를 알아본다"며 최근 겪은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기고] ‘지식재산처 부산지방청’ 설치, 더 이상 미뤄선 안 돼
생명의 온기는 심장에서 시작된 피의 순환이 말초까지 흐르기 때문이다. 경제도 이와 다르지 않다. 혈류의 순환이 멈추면 역동 쳐야 할 경제의 대동맥도 결국은 막힐 수밖에 없다. 산업과 경제를 움직이는 혈류는 혁신이다. 혁신이 흐르지 않는 기업과 경제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약속받기 어렵고 그 혁신은 기업이 보유한 지식재산에 의해 결정된다. 지식재산을 취득하고 보호하는 것이 오늘날 기업의 또 다른 경쟁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지식재산에 대한 심사와 행정 지원을 하는 기관이 특허청이며, 지난해 새 정부 들어 지식재산처로 승격되었다. 그 중요성을 인정받은 결과지만 안타깝게도 지식재산처는 지방에 별도 조직을 두고 있지 않다. 현재 지식재산처는 대전에 있고 서울에만 사무소를 두고 있다. 혁신의 혈류를 만들고 펌핑시킬 심장이 지방에는 없는 것이다. 2024년 국내 특허 출원의 약 65%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현실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수도권 기업의 높은 생산성과 부가가치는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부산에 지식재산처 지방청이 필요한 이유는 대전의 사례에서도 분명하다. 1998년 정부의 중앙행정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서울에 있던 특허청이 대전으로 이전하면서 대전은 현재 인구 1만 명당 특허 출원 건수 전국 1위를 기록하며‘지식재산(IP) 중심 도시’로 성장했다. 심사관, 변리사, 법률·기술 서비스가 집적되면서 자생적 특허 생태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혁신의 혈류를 돌릴 심장을 옮겨온 결과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그 온기가 지방까지 내려오지 않고 있다. 부산·경남의 특허 출원 건수를 보더라도 서울․경기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당연히 다른 지방은 비교조차도 필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성장에 소외된 지방의 구조적 취약성만으로는 그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부산을 포함한 동남권만 하더라도 수도권에 필적할 만한 규모를 갖추고 있고, 해양·물류·조선·기계·에너지·신산업이 집적된 국가 핵심 산업 클러스터이기도 하다. 또한 부산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항만과 물류 인프라, 탄탄한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다. 현장에 내재된 암묵적 지식재산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지방의 지식재산 출원이 수도권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것은 현장에 있는 유무형의 기업 자산을 끌어내지 못하는 인프라와 시스템 부재 때문이다. 수도권에는 지식재산에 대한 다양한 심사·지원 기능이 집중돼 있는 반면,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 기업들은 특허심사를 받기 위해 지금도 대전으로 직접 이동해야 한다. 기술 설명, 보정 협의, 대면 심사 대응을 위해 기업과 변리사가 반복적으로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은 부담이다. 속도와 타이밍이 생명인 지식재산권을 고려하면 응급 환자에게 먼 병원 찾아가라는 격이다. 이것은 단순한 불편의 문제가 아니다. 시간과 비용의 문제며, 이는 기업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특히 중소·중견기업과 기술기반 스타트업에게 이러한 물리적 거리와 행정장벽은 기술보호의 속도를 늦추고,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치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 되기도 한다. 혁신은 속도고 타이밍인데, 동남권 기업들은 출발선부터 불리한 조건에 서 있는 셈이다. 단 한 명의 특허심사관도 없는 지역에서 현장의 기술 본질을 이해하고, 산업 현장의 흐름을 읽으며, 기업과 발명가의 언어를 정확하게 해석해 낸다는 것은 어렵다. 지식재산에 대한 지역의 한계는 여기서 비롯된다. 조선, 해양, 기계, 물류자동화, 수소·에너지 등 부산의 주력산업은 현장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서만 가지고 파악하기 어려운 공정과 구조, 산업적 맥락이 존재한다. 심사관이 지역에 상주하며 기업과 수시로 소통할 수 있을 때, 심사의 정확성과 효율성은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것은 개별 기업과 어느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며 동남권을 포함한 지방 경제 전체의 구조적 손실이다. 부산상공회의소가 1993년부터 줄곧 ‘부산지방특허청’ 설치를 정부에 요구해 온 것도 부산 경제와 기업의 혁신을 도모하고 지방 경제의 대동맥에 혈류의 온기를 불어 넣기 위함이었다. 최근 정부는 ‘5극3특’을 중심으로 한 국가균형발전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의 핵심동력은 언제나 경제와 산업, 기업에 있다. 그리고 기업과 산업, 경제는 혁신이 그 생명의 원천이자, 혈류다. 그 혈류가 힘차게 흐르게 하는 심장을 부산에 설치하는 것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허심사관과 변리사, 기술 전문가가 지역에 정착하고, 기업 현장의 지식을 특허 출원하고 분쟁 대응까지 전 주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갖추기 위한 ‘지식재산처 부산지방청’ 설치에 다시 한 번 지역의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다.
[기고] 대학 지식·기술 담을 그릇 ‘동남권 지식재산청’ 설립을
부산의 명산 금정산 자락에 자리 잡은 부산대학교 교정에 이른 봄을 알리는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어제가 벌써 입춘(立春)이었다. 보름 뒤면 학사모를 쓴 제자들이 졸업식을 마치고 가슴 설레는 사회진출을 하게 된다. 그러나 매년 이맘때 졸업식 단상에서 학위 수여를 하는 총장으로서 제자들을 떠나보내는 마음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졸업식이 끝나면 이 빛나는 청춘, 우수 인재들은 고향을 버리고 썰물처럼 부산을 빠져나가 서울과 수도권으로 떠나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작년 말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지역에 활기가 돌고 관련 업계가 활성화되는 정책적 파급효과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 지역이 살아나려면 사람과 기업을 붙잡아둘 강력한 ‘앵커(Anchor) 기관’이 부산에 더 많이 들어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남 나주 혁신도시가 한국전력이라는 구심점을 통해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했듯이,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가장 중요한 핵심 축인 동남권에 ‘앵커’ 역할을 해줄 더 많은 공기관이 들어서는 것은 정책적 성공을 위한 전략적 중요성을 갖는다.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의 입장에선 AI 시대를 맞아 대학이 생산하는 지식과 기술, 즉 ‘지식재산(IP)’을 더욱 활성화하고 뒷받침할 공기관의 지역 확대 설치가 무엇보다 절실하게 느껴진다. 이를테면 동남권 산업의 중심인 부산에 ‘동남권 지식재산청’ 형태의 기관을 설립하는 것이다. 마침 대통령께서도 특허청을 지식재산처로 승격시키면서 더욱 활발한 지식과 기술 거래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은 대학 연구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연구의 시대는 이제 지식재산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과거 연구 경쟁력이 논문의 수와 연구비 규모로 평가되던 시대가 지나고, 오늘날 대학의 연구 성과는 얼마나 신속하고 정교하게 지식재산으로 전환되고 또 산업과 사회로 확산되는가에 의해 평가된다. AI 기술은 알고리즘, 데이터, 소프트웨어, 하드웨어가 결합된 복합 기술이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논문 발표만으로는 보호될 수 없으며, 초기 단계에서부터 특허 전략과 권리 설계가 병행되지 않으면 기술의 가치가 급격히 저하된다. 그런데, 아무리 뛰어난 지식과 기술도 ‘권리’라는 단단한 갑옷을 입지 못한다면 냉혹한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렵다. 대학 연구실의 혁신 기술은 ‘지식재산권’이라는 법적 권리로 확정되어야 비로소 자산이 된다. 이것이 지역 기업으로 이전되어 사업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지역산업 생태계가 자생력을 갖추게 된다. 그러려면 지식재산 행정의 지역 밀착이 요구된다. 심사관이 현장의 기계음 속에서 엔지니어와 머리를 맞대고 시제품을 확인해야 기술의 진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현장과 괴리된 지식재산 행정은 가치로운 대학의 기술 개발 속도를 둔하게 하고, 치열한 속도 경쟁을 벌여야 살아날 수 있는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을 통한 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다. 하지만 그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는 지식재산 관련 행정력은 현재 대전에만 머물고 있어 지역으로선 ‘너무 먼 당신’이다. 만약 부산에 동남권 지식재산청이 설립될 수 있다면 가져올 변화는 명확하다. 우선, 지역 이공계 석‧박사들에게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앵커 직업’이 생기게 된다. 애써 키운 우수 인재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국가 기술 주권을 지키는 핵심 인재로 지역에 정착하게 되고, 그러면 지역의 연구개발(R&D) 역량이 자연스럽게 두터워지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기업의 기술 사업화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질 수 있다. 지식재산 전문가인 심사관들이 가까운 지역 기업 옆에 상주하며 기술 개발 단계부터 밀착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게 되고, 지역 스타트업은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로 무장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의 성장은 다시 좋은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져 혁신의 선순환과 지역발전, 국가균형발전의 완성을 앞당길 수 있게 된다. 지식재산 정책과 심사, 지원 등 행정 기능이 연구와 산업 현장 가까이에 결합된다면, 대학은 연구 초기 단계부터 보다 전략적인 특허 설계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비단 부산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남권 전체 대학과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국가적 선택이 될 것이다. 지난 10년간 부산대가 국내외에 출원한 특허는 누적 약 4,500건에 달하고, 이 가운데 등록에 성공한 ‘강한 특허’의 비중이 절반에 이른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해외 특허출원은 10년 전 대비 2.5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성과가 있는 곳에 행정이 있어야 한다. 검증된 대학의 연구·특허 역량 위에 국가 지식재산 행정이 결합될 때, 그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이상윤의 세상톡톡] 진짜 터미네이터는 총을 들지 않는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나서는 피곤함이 묻은 듯한 월급쟁이 가장의 걸음걸이. 무심한 듯하면서도 ‘고인물’(한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해 달인의 경지에 이른 이들을 이르는 속칭)의 시크함이 묻어나는 약간의 건들거림…. 지난달 막을 내린 CES를 뜨겁게 달군 현대차 자회사 보스톤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는 이런 동작을 자연스럽게 해 내며 등장했다. 엎드려 있던 모습에서 기괴한 관절 움직임을 통해 일어나는 아틀라스는 이족 보행이라는 인간의 특성을 잘 구현하면서도 확실히 기존 휴머노이드 로봇과는 다른 방향성을 보여줬다. 기존 휴머노이드가 사람의 관절 동작을 최대한 흉내내려 했다면 아틀라스는 로봇만이 가질 수 있는 관절의 자유도를 최대한 넓혔다. 지구의 주인을 자처하는 호모 사피엔스는 이 같은 로봇의 등장에 본능적인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영화에서 보던 ‘터미네이터’가 나타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대표적이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쿵푸 동작을 시연하거나 날아차기로 수박을 깨트리는 장면까지 나오는 형국이고 보면 호모 사피엔스의 불안감이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장면이 담긴 쇼츠엔 종종 “저런 로봇이 전투에 투입되면 도망갈 수도 없겠다”는 식의 댓글이 달리곤 한다. 하지만 호모 사피엔스는 그런 터미네이터의 등장보다는 아틀라스 같은 로봇의 공장 투입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점에 더 큰 불안감을 느껴야 마땅하다. 공장이라는 시스템이 호모 사피엔스와 엮인 의미를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물품 제조를 위한 공장이라는 시스템의 의미를 얘기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헨리 포드를 앞세우지 않을 수 없다. 컨베이어를 이용한 대량 생산이라는 포디즘의 창시자로만 포드를 기억한다면 제대로 된 이해를 할 수 없다. 포드의 진정한 혁신은 공장 시스템 자체가 아니라 공장 노동의 가치를 확립했다는 데 있다. 호모 사피엔스가 공장 노동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되도록 했다는 말로 바꿔도 무방하다. 1910년대 포드가 자동차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해 판매를 시작하자 여론은 비싼 차를 누가 사느냐며 빈정대기 시작했다. 당시엔 자동차를 상류층의 사치품 정도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에 포드는 “우리 공장 노동자들이 차를 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일당을 당시 평균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인 5달러까지 올리는 조치를 취했다. 그는 이어 공장 노동자들이 차를 몰고 놀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5일 근무제 도입을 주창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노력으로 결국 공장 노동자는 800달러대 가격의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됐고 이는 현대 자본주의의 토대가 됐다. 이 같은 포디즘의 핵심은 공장 노동자의 가처분 소득 증대가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공산품의 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에 있다. 중산층의 확대와 전반적인 생활수준 향상도 이런 선순환 속에서만 구현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틀라스를 필두로 하는 공장형 안드로이드 로봇의 출현으로 노동자가 내몰릴 위기에 처하면서 이런 선순환 구조는 근본적으로 해체될 가능성이 커졌다. 로봇 투입 생산이 현대차만 가능하다면 효율성 제고와 비용 절감 등의 혜택을 현대차가 철저히 누리겠지만 조만간 로봇과 AI의 투입은 전 세계 모든 기업 현장에서 ‘뉴 노멀’이 될 것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일각에선 로봇을 투입하는 회사로부터 로봇세를 걷어들이고 이를 재원으로 호모 사피엔스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뉴 노멀에 대비하자는 의견을 내놓는다. 일론 머스크 등 휴머노이드 개발에 혈안이 된 기업가들도 자주 언급하는 내용이다. 기본소득 지급에 우호적인 현 정부가 들으면 솔깃할 주장이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회사가 로봇세 같은 세금을 내기 위해서는 공산품을 팔아 이득을 내야 한다. 하지만 공장에서 밀려난 호모 사피엔스는 공산품을 살 가처분 소득이 없다. 공산품을 팔 곳이 없어진 회사는 수익을 낼 수가 없다. 수익이 없는 회사가 어떻게 기본소득 재원이 되는 세금을 낼 수 있을 것인가. 영화와는 달리 현실에서 터미네이터는 호모 사피엔스를 절멸하겠다며 기세등등하게 총을 들고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현실의 터미네이터는 그보다 더 빨리 기업 현장에서 호모 사피엔스의 노동과 가처분 소득을 끝장내버리는 모습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틀라스의 공장 투입에 반발하는 현대차 노조를 비난만 하고 있기에는 이미 도래한 현실이 너무 위태하다. 대학 시절 한 교수는 “순식간에 변하는 무게중심을 계산해야 하는 복잡성 때문에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이족 보행을 하는 로봇의 구현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 말은 불과 30여 년만에 거짓이 됐다. 터미네이터는 창졸지간에 곧 나타날 것이다. 그 전에 노동과 가처분 소득의 영역을 살릴 방안을 서둘러 모색해야 한다. 이상윤 논설위원 nuru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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