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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화된 '짬짜미'

일상화된 '짬짜미'

“우리 사회에는 설탕, 밀가루, 육고기, 교복, 부동산 등 경제 산업 전반에서 반시장적 담합행위가 뿌리깊게 퍼져 있다.(중략) 담합 이득을 훨씬 넘어서는 무거운 제재가 뒤따라야 하고, 제재의 내용도 형사 처벌 같은 형식적 제재가 아니라 경제 이권 박탈이나 경제적 부담 강화 같은 실질적 경제 제재가 돼야 한다. 이런 반시장적 행위가 반복될 경우 아예 시장에서 영구 퇴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이재명 대통령이 설 연휴 직후인 지난 1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반시장적 담합행위에 대한 철퇴를 주문하며 쏘아올린 발언이다.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이 같은 민생 침해 행위를 공개적으로 잇달아 언급하면서 범정부 차원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최근 공정위는 3개 제당업체가 4년여에 걸쳐 음료·과자 제조사 등 기업간거래(B2B)에 적용되는 설탕 가격을 담합한 행위에 대해 총 408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또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7개 제분업체가 6년간 국내 B2B에서 반복적으로 밀가루 판매가격 및 물량 배분을 밀약한 혐의를 전원회의에서 심의하기로 했다고 지난 20일 발표했다. 이번 담합행위에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 규모는 5조 8000여억 원으로 추산됐다. 제분업체들은 밀가루 담합 혐의로 2006년 4월에도 제재를 받은 바 있다.문제는 이 대통령이 언급한 이 같은 시장 교란 행위가 오래전부터 지속돼 온 반복적·관습적 폐해라는 점이다. 특히, 라면·과자·제빵·음료 등은 밀가루와 설탕을 주 원재료로 하는 생활필수품인데다 교복은 초중고생을 둔 가정의 필수 준비물이라는 점에서 담합행위에 따른 서민 피해가 큰 만큼 발본색원이 절실하지만, 현재의 독과점 시장, ‘소비자 선택권 및 경쟁 제한’ 구조에서 척결이 결코 쉽지 않다.제분업체와 제당업체의 장기간 밀가루·설탕 가격 담합 사건은 소수 기업 중심의 과점 구조 즉, 독과점 시장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교복값 역시 ‘가격’ 보다는 ‘소비자 선택권 및 경쟁 부재’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교 주관 구매제도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크게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교복(동·하복) 외 체육복·생활복까지 사실상 패키지로 구매하면서 전체 구매 가격이 60만 원에 이르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생활 속 뿌리깊은 담합행위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척결 의지와 함께 업계의 고강도 자정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송현수 선임기자 songh@busan.com

부산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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