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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 연금' 잭팟

'캐럴 연금' 잭팟

캐럴의 어원은 프랑스어 ‘카롤’(carole)에서 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카롤’은 중세 프랑스 남부 지역에서 사람들이 둥글게 원을 만들어 추던 ‘원무’(圓舞)를 일컫는 말이다. 캐럴은 민중이 야외에서 함께 노래하는 축제 음악을 통칭했지만, 언젠가부터 성탄절 예수를 찬양하는 노래로 의미가 좁아졌다. 요즘은 겨울, 예수 그리스도, 선물, 산타클로스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캐럴이 유럽에서 본격 유행한 시기는 12세기 무렵이다. 영국 왕 헨리 8세(재위 1509~1547)는 ‘호랑나무가시는 푸르게 자란다’는 캐럴을 직접 썼을 정도로 16세기에 인기를 끌었다. 영국의 크리스마스 축제는 기독교 문화권인 유럽에서도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캐럴을 부르는 풍습도 영국에서 시작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짙다. 캐럴의 전성기는 17세기 청교도 혁명과 함께 사그라들었다. 캐럴의 가사가 간혹 이교도적인 내용을 담아 ‘금지곡’이 된 것이다. 1644년 영국 의회 결의로 크리스마스 축제는 물론 캐럴을 부르는 것이 금지됐다.캐럴은 19세기 영국에서 부활했다. 당시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무렵 집마다 돌아다니며 예수 탄생 소식을 노래로 알리는 ‘캐럴링’이라는 풍습이 있었다. 캐럴은 이를 계기로 크리스마스의 상징이 됐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캐럴은 대중문화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다양한 캐럴 음반이 발매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것이다. 1942년 발표된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는다.요즘 가장 인기가 많은 캐럴은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이다. 미국의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가 1994년 11월 발표한 캐럴 앨범 ‘메리 크리스마스’에 수록된 곡이다. 이 곡은 30년간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역주행하며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빌보드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이 곡이 21주 연속으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67년 빌보드 차트 역사상 최장기간 ‘핫 100’ 1위를 기록한 것이다. 머라이어 캐리는 빌보드 역사상 ‘통산 100주 1위’라는 새 역사도 함께 썼다. 이 곡은 그에겐 ‘캐럴 연금’과 같다. 매년 이 곡으로 잭팟을 터뜨리며 수십억 원의 음원 수익을 올린다. 30년간 총수익이 1억 300만 달러(약 15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화려한 종소리와 경쾌한 리듬을 지닌 이 캐럴을 들으며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반추하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메리 크리스마스!김상훈 논설위원 neato@busan.com

부산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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