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뉴스홈 > 오피니언

사설

+ 더보기

밀물썰물

+ 더보기
제철 맞은 '가덕대구'

제철 맞은 '가덕대구'

입이 큰 생선, 대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최근 본격적인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통시장이나 마트 등의 생선 매장 진열대 풍경도 바뀌었다. 겨울철 대표 어종인 대구와 아귀, 물메기 등이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특히 해가 바뀌는 이 즈음이면 대구를 찾는 이들이 많다. 산란기를 앞두고 있는 이때가 가장 맛있고 영양도 풍부하다. 대구는 다른 생선과 달리 수컷이 암컷에 비해 인기도 많고 판매 가격도 비싸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내는 정소인 이리를 가득 품은 제철 수컷 대구를 찾는 미식가들이 많기 때문이다.제법 규모가 있는 생선 가게는 ‘가덕대구’를 별도로 진열한다. 명패까지 따로 만들어 다른 곳에서 잡힌 대구들과 차별화한다. ‘가덕대구’는 별도의 품종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부산 가덕도와 경남 거제도 사이 진해만의 거센 물결이 넘실거리는 가덕수도 일원에서 어획되는 대구를 뜻한다. ‘가덕대구’는 북태평양 오호츠크해와 베링해 사이의 찬 바다에서 서식하다가 겨울이면 해류를 타고 진해만까지 내려온다.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산란을 한다.동해와 서해 등에서 잡힌 대구는 체색이 비교적 밝은 반면 ‘가덕대구’는 짙다. 타 지역 대구에 비해 무늬가 선명하면서 검고 푸른 빛이 감도는 등 때깔부터 다르다. 회유 활동을 하느라 운동량이 많아 단단한 육질을 가진 ‘가덕대구’는 예전부터 대구 중 최상품으로 여겨졌다. 다른 지역 대구에 비해 몸값도 훨씬 비싸다. ‘가덕대구’ 1마리를 다른 지역 대구 10마리와도 안 바꾼다는 옛말도 있다. 살이 쫄깃하면서 부드럽고 담백해 국을 끓이면 진한 맛이 잘 우러나오고 구이와 회로도 즐길 수 있다. 가덕수도에서 잡아 말린 대구와 반건조 대구, 이리젓갈 등은 조선 시대 진상품 목록에도 어김없이 올랐다.그런데 ‘가덕대구’ 조업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 변화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들이 산란지인 가덕수도로 회유하는 시기가 늦어져 동지를 넘긴 현재까지도 ‘가덕대구’ 어획량이 과거보다 부진하다고 한다. 매년 12월이면 거제시 장목면 외포항 일원에서 열리던 거제 대구수산물축제도 회유 시기 변화를 감안해 올해는 1월 10~11일로 늦춰 개최된다. 더군다나 1월 16일부터 2월 15일까지는 대구 금어기다. 제철 ‘가덕대구’는 예년만큼 잡히지 않고 금어기까지 성큼 다가오니 어민들은 애가 탄다. 기후변화를 감안해 금어기를 늦추는 등 적극적인 어업 규제 조정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천영철 논설위원 cyc@busan.com

부산일보 논설위원

오늘의 칼럼

  • 강원일보
  • 경남신문
  • 경인일보
  • 광주일보
  • 대전일보
  • 매일신문
  • 전북일보
  • 제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