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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썰물] K수출과 부산

[밀물썰물] K수출과 부산

1948년 우리나라 수출선 ‘앵도호’가 부산항을 출발해 홍콩으로 향하며 처음으로 세계 무역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이 배에는 당시 풍부한 수산자원인 오징어와 한천이 실려 있었다. 그해 수출액은 1900만 달러였다. 이후 수출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일으키는 데 큰 도움을 줬다. 1960년대는 철광석, 무연탄 등 광물과 수산물이 주요 수출품이었다. 1970년대는 섬유, 합판, 가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이 수출을 이끌었다. 1980년엔 의류, 철강, 신발이 수출 품목 1, 2, 3위를 기록했다. 반도체가 10위에 오르며 수출 효자상품 등장의 신호탄을 쏘았다. 1990년대는 중국의 세계시장 진출 본격화와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섬유 등 경공업 제품 수출이 급격히 위축됐다. 우리나라는 이때부터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으로 눈을 돌렸고 이들 품목은 지금도 주력 수출품이다.우리나라 연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한다. 산업통상부와 관세청은 지난달 29일 “2025년 연간 누적 수출액이 7000억 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에 이어 전 세계 여섯 번째로 달성한 대기록이다. 미국발 관세 인상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글로벌 통상 환경 악화 속에 거둔 값진 성과다. 수출 증가는 반도체, 자동차, 석유제품 등 주력 제조업 호조가 이끌었다. 이런 가운데 음반·영상·게임 등 K콘텐츠와 K푸드, K뷰티를 합친 ‘K컬처’ 수출액이 반도체, 자동차, 석유제품에 이어 수출 톱4를 기록했다. K수출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이 뚜렷해진 것이다.부산은 연간 수출액 100억 달러를 기록했던 1977년만 해도 대한민국 수출의 중심에 있었다. 그해 부산의 수출액은 22억 달러로 국내 수출의 22%를 점했다. 중화학공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직전이던 1972년 부산이 국내 수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29%였다. 국내 수출품의 29%가 ‘메이드 인 부산’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정부의 중화학공업 중심 정책 등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고, 새 성장 산업 육성도 지지부진했다. 부산의 전국 대비 수출 비중은 1990년 10.4%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 2000년대 이후 2%대에 머무르고 있다. 부산은 해양수산부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의 거점이 된 것을 계기로 대전환의 시기를 맞았다. 해양산업 집적화를 이뤄내고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 올해 부산항 개항 150주년을 맞아 예전의 수출 비중을 회복하고, 동북아 경제·산업·물류 중심도시로 우뚝 서기를 바란다.

부산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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