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의 시그니처 문화공간 이야기] 부활절 주간 바덴바덴에서 만난 조성진과 베를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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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바덴바덴 축제극장. 이상훈 제공 독일 바덴바덴 축제극장. 이상훈 제공

유럽 대부분의 축제는 7~8월 여름에 집중돼 있지만, 부활절 기간에 맞춰 열리는 음악축제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위스 루체른 부활절 축제와 독일 바덴바덴 부활절 축제이다.

바덴바덴 축제극장(Festspielehaus Baden Baden)에서 열리는 이번 부활절 축제는 지난 10여 년간 호스트 오케스트라로 함께 해 온 베를린 필하모닉의 마지막 해이다. 현 음악감독인 키릴 페트렌코를 메인으로 밤베르크 심포니의 음악감독인 야쿠프 흐루샤가 이번 부활절 축제 기간 베를린 필하모닉의 지휘를 맡는다. 가장 눈에 뛰는 프로그램은 단연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협연하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이었고, 일정에 맞춰 찾을 수 있었다.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바덴바덴은 온천도시로 인구가 5만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축제극장은 객석 수 2500석으로 독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연장이다. 옛 철도역을 포함한 부지에 1998년 4월 개관했는데, 역사는 티켓 매표소와 레스토랑으로 쓰고 있다. 그 옆에 증축한 축제극장은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건축가 빌헬름 홀츠바이어가 설계를 맡았다. 도시 인구에 반해 큰 공연장도 놀라운데 더욱 인상적인 건 사립 문화재단인 축제극장 바덴바덴이 민간자금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설립 과정에서 일부 공적자금이 조달되기는 했지만 2000년부터 보조금 없이 운영되는 독일 내 유일한 공연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일부 건축물 유지관리 비용은 바덴바덴 시와 주정부가 부담하고 있다. 그럼에도 재정자립도가 높은 것은 전체 예산 중 7할을 티켓 판매와 케이터링 그리고 미디어 판권으로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바덴바덴 축제극장은 자체 여행사를 가지며, 바덴바덴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프로그램이 오페라, 발레, 클래식 연주회임에도 평균 유료 객석 점유율이 85%에 달하는 것도 이런 적극적인 마케팅 덕분이다.

또한 1600개에 달하는 스폰서 그룹과 2000명이 넘는 후원자들이 해마다 800만 유로를 프로그램 운영비에 지원하고 있기도 한데, 이는 전체 예산은 30%에 달한다.

인구 5만의 바덴바덴이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기는 어렵다. 당연히 상주단체는 없고, 올해 계약이 만료되기는 하지만 베를린 필하모닉이 해마다 호스트 오케스트라 역할을 해 왔다. 내년에는 신예 클라우스 매켈라가 이끄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RCO)와 말러 챔버 오케스트라가 대신한다. 그리고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머, 메조 소프라노 엘리나 가랑차가 라인업에 들어와 있으며, 1년 전인 현재 이미 티켓 판매를 시작했다. 바덴바덴 축제극장은 현재 부활절 축제를 포함 7개의 축제가 열리고 있으며 매번 객석을 가득 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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