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경남

부산닷컴 > 중부경남
임도 확대 주장…산불 만병통치약이냐, 예산확보용 명분이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임도 확대 주장…산불 만병통치약이냐, 예산확보용 명분이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근 전국을 강타한 산불 사태로 ‘임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산림청과 산림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산림청은 임도가 장비 수송을 쉽게 하면서 진화 작업에 도움을 준다고 하는 반면 민간에서는 임도가 대형산불에 도움은커녕 되레 산불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반박한다.2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국내 임도는 지난해 말까지 총 2만 6785km가 설치됐다, 임도는 산림 관리 등을 위해 조성한 도로다. 국내 산림 면적은 총 628만 6000여ha로, 임도밀도는 ha당 4.25m 수준이다. 산림청은 산림 경영과 보호, 산불 등 재난에 대응하고자 임도밀도를 6.8m까지 높이려 한다. 산림청에서는 임도를 통해 화재 현장 도착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진화 장비가 신속하게 운반되면 산불을 잡는 데 효과적이란 논리를 편다. 또 헬기를 활용할 수 없는 야간에도 지상 진화 작업 효율을 5배 정도 높이고, 방화선 구축 기능까지 할 수 있다는 게 산림청의 설명이다.산림청 관계자는 “임도는 진화 장비 등이 불 발생 현장까지 신속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하는 통로로 지상 진화의 필수 시설”이라며 “안개·강풍·야간 등으로 헬기가 투입될 수 없거나 바람 속도가 약해질 경우 잔불·뒷불 감시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환경단체에서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임도 확대에 대해 동의한다. 그러나 예산 문제 등으로 현실화는 어렵다고 본다. 환경운동실천협의회 관계자는 “임도 양옆으로 벌목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러면 되레 산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구조물 설치 등 산사태 예방 조치에 들어갈 예산도 어마할 거라 가능성이 낮은 주장”이라고 일축했다.일부 학자는 임도가 산불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역설했다. 산불이 대형인 경우 임도 자체에 진입하기도 어렵고, 도로를 따라 바람만 강해져 산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2022년 발행된 한 논문에 따르면 나무에 풍속계를 설치해 바람 세기를 측정한 결과, 자연 숲 상태와 벌목지보다 임도에서 바람의 강도가 훨씬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부산대 조경학과 홍석환 교수는 “숲에 임도가 생기면 골바람이 불면서 바람 세기만 20배 오른다. 진화 인력이 도착하는 시간보다 불이 확산하는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게다가 산불이 거세지면 불티가 공중으로 수km를 날아다녀 임도를 방화선으로 구축해도 큰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산불이 발생하면 그 온도가 1000도를 넘기는데 임도가 있다고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갈 수나 있겠냐”고 반문하면서 “불이 천천히 타도록 만들어 주는 게 핵심이다. 임도 설치 문제는 산림청에서 예산 확보를 위한 눈속임 정도”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 강원일보
  • 경남신문
  • 경인일보
  • 광주일보
  • 대전일보
  • 매일신문
  • 전북일보
  • 제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