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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사고’ 경찰 수사 속도… 노사 교섭도 물꼬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사고’ 경찰 수사 속도… 노사 교섭도 물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사당국이 이례적으로 수사의 속도와 강도를 동시에 올리고 있다. 사고 발생 이틀 만에 사고를 낸 운전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가 하면, 그 혐의 또한 당초 저울질했던 상해치사보다 중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화물연대와 사용자 측은 교섭을 시작해 사태 수습 경과에도 관심이 쏠린다.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은 22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 살인 등 혐의로 40대 A 씨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 영장실질심사는 23일로 예정됐다. A 씨는 지난 20일 오전 10시 32분 경남 진주시 정촌면 CU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2.5톤 화물차를 몰던 중 화물연대 조합원 3명을 치어 1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집회 중이던 피해자들은 A 씨 차를 가로막다가 사고를 당했다. A 씨는 비조합원으로, 화물연대 총파업을 이유로 대체 수송에 투입됐다.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고 하루 만인 지난 21일 검찰에 A 씨 구속영장 청구를 신청했다. 애초 상해치사 혐의도 거론됐으나, 살인 혐의를 최종 적용했다.경찰은 A 씨 휴대전화 전자 감식, 차 운행 기록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사고 당시 A 씨는 피해자들을 친 다음 멈추지 않고 계속 운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을 촬영한 영상, 주변 진술도 (혐의 적용에)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살인 혐의를 받는 A 씨는 사고 당시 경황이 없었고, 사상 사고를 낼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사안이 엄중하다지만 경찰 수사 속도는 이례적으로 신속하다. 사고 책임론이 불거진 것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화물연대는 경찰이 대체 수송 차량 출차를 이유로 집회 중이던 조합원을 강제로 밀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리한 경찰 대응이 사고 원인 중 하나라는 뜻이다.경찰은 본청 차원에서 대응에 나서는 등 책임론 확산을 경계하는 눈치다. 경찰청은 사고 당일 곧바로 본청 감사관실에 진상 조사를 맡겼다. 사망자 유가족에게 심리 상담 등 지원도 약속했다. 이재명 정부 친노동 기조에 따른 정무적 판단이 작용했으리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경찰 판단과 별개로 살인 혐의 적용 논란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자칫 무리한 혐의 적용이었다며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경찰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화물연대 조합원 B·C 씨도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50대 B 씨는 지난 19일 오후 11시 집회 현장에서 흉기를 이용해 경찰관을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60대 C 씨는 지난 20일 오후 1시 33분 집회 현장에서 차량을 운전해 집회 관리 중이던 경찰관들을 향해 진입한 혐의를 받는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청은 22일 도주 우려, 증거인멸 염려를 이유로 B 씨 구속영장을 발부했다.화물연대와 사용자인 BGF로지스의 교섭 경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22일 이들은 처음으로 사태 해결을 위한 교섭 테이블에 앉았다. 이날 오전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열린 교섭 상견례에는 이민재 BGF로지스 대표와 김동국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사태 수습을 위한 첫 물꼬를 텄다.상견례 직후 이 대표는 집회 과정에서 조합원이 숨진 데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한편 유족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상견례를 시작으로 향후 성실히 협의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화물연대 역시 교섭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이제라도 교섭이 시작돼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교섭을 진행하자는 큰 틀의 합의를 이뤘으며 구체적 요구안은 실무 교섭을 진행하며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오전 상견례에 이어 이날 오후 5시 대전에서 실무 교섭을 진행했다.대화 물꼬는 텄지만, 현장 집회는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집회에서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경찰과 대치하며 한때 격앙된 분위기가 되풀이됐다. 교섭이 시작되자 조합원들은 약식 집회 형태로 물류센터 앞 도로를 지키며 다소 차분하게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임시 분향소도 경찰과 대치하던 물류센터 정문 쪽으로 옮겨 고인에 대한 애도를 이어가고 있다.화물연대는 BGF리테일을 상대로 처우 개선 등 원청 교섭을 요구하며 지난 5일부터 전국 CU 물류센터 4곳에서 파업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BGF리테일은 CU 물류사업을 운영하는 BGF로지스의 모회사다. CU 화물운송 노동자는 물류센터 협력 운송사와 계약한 특수고용 신분이다. 이 때문에 BGF로지스와 BGF리테일 측은 지금껏 외부 운송사와 개별 계약 관계라 직접 교섭할 의무가 없다는 태도로 일관해오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비로소 교섭 테이블에 앉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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