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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제철 맞은 미더덕 주산지, 손님 발길에도 ‘한숨’ 왜?

[르포] 제철 맞은 미더덕 주산지, 손님 발길에도 ‘한숨’ 왜?

7일 오후 1시 30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고현마을 식당가 주변이 북적였다. 부산에서 방문했다는 여성 2명은 식당인 이층횟집 앞에서 20분째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식당 예약을 돕는 휴대전화 앱 화면 속 대기 번호는 여전히 ‘5’(다섯 번째)를 가리켰다. 이층횟집 근처 진동고현횟집은 대기하는 줄이 길어지자, 아예 손님들을 가까운 청용횟집으로 안내할 정도였다.봄기운이 느껴지는 3월, 고현마을이 활기를 띠는 까닭은 바로 ‘미더덕’ 때문이다. 미더덕은 입안에서 오도독 씹히는 식감이 특징인 식재료다. 바다 향이 가득하고 씹을수록 달큼한 맛으로 여운이 길다.겨우내 양식한 미더덕 제철은 3~5월이다. 고현마을 앞 진동만에서 수확하는 미더덕이 전국 생산량 70%가량을 차지한다. 주산지에서 제철 미더덕을 맛보려는 발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식당가 근처 미더덕 판매장도 직접 손질한 생물을 판매하느라 분주했다. 한 손님은 “횟감용 미더덕 1kg와 찌개용으로 쓸 오만둥이(주름미더덕)를 조금 샀다”고 말했다. 껍질을 손질한 횟감용 미더덕은 1kg에 2만 3000원이었다.올해 고현마을은 조심스레 특수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넷플릭스 요리 예능 프로그램에 미더덕이 등장해서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한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창원은 미더덕 주산지로 소개됐다. 창원에서도 미더덕 하면 진동면 고현마을이 으뜸이라 손님 발길은 이미 예상됐다.미더덕 주산지라서 고현마을 어느 식당에 가더라도 만족도가 높다. 이효재(64·부산) 씨는 “제철 미더덕을 맛보려고 1년에 서너 번은 고현마을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날 지인들과 미더덕 덮밥을 먹었다. 미더덕 알맹이를 뜨거운 밥에 얹은 다음, 김과 참기름을 곁들여 먹는 음식이다.그러나 이 씨는 “갈수록 가격이 오른다”며 아쉬운 표정을 내비쳤다. 이날 이 씨 일행이 사 먹은 미더덕 덮밥은 한 그릇에 1만 7000원이었다. 3년 전인 2023년보다 4000원 인상한 가격이다. 물가상승률과 인건비 등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소비자 처지에서는 부담이 큰 인상 폭이다.가장 큰 미더덕 가격 상승 요인은 ‘생산량’이다. 2021년 2689t이던 경남 미더덕 생산량은 2024년 744t, 2025년 136t으로 감소했다. 창원 진동면 미더덕 어업인 단체인 미더덕영어조합법인에서 공급한 미더덕도 2022년 15t에서 2023년 9.5t, 2024년 6.3t으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는 고수온 여파로 바닥을 쳤다.미더덕은 고수온에 약하다. 오만둥이는 30도 수온도 견디지만, 미더덕은 25도가 서식 한계다. 최윤덕 미더덕영어조합법인 대표는 “고수온 상태에서는 폐사 수준이 아니라 아예 녹아버린다”고 설명했다. 빈산소수괴(산소부족 물덩어리) 발생이 빈번한 진동만 특성도 생산량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그나마 올해 작황은 다소 나을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지난해 수온이 20~30도 수준에 머물러 지난해보다 상황이 조금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황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 가격이 크게 상승해 지장을 초래한다”며 “이런 식이면 수요가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생산 부진으로 마산진동미더덕축제도 3년 연속 취소됐다.미더덕 소비를 북돋울 지원 사업 등 정책이 요구되는 상황. 다만 창원시 수산과 관계자는 “보통 9~10월에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를 벌이는데 올해 사업은 미정이고, 미더덕 소비 관련 행사나 지원 계획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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