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자존심 건 4100억 공사 수주 경쟁
사업비만 4100억 원이 넘는 서부산 행정복합타운 건립 사업을 두고 태영건설과 금호건설 컨소시엄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대규모 기술형 입찰이기에 컨소시엄 대표사는 물론, 참여하는 지역 건설업체들의 자존심 싸움도 화두에 오르고 있다.19일 부산도시공사에 따르면 부산시는 서부산 행정복합타운 시공사 선정을 위해 기술제안서를 심의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중순께 심의가 마무리되고 시공사 선정이 완료될 전망이다.서부산 행정복합타운은 전체 사업비 4133억 원, 공사비 3444억 원으로 올해 입찰 심의 대상인 공공 공사 가운데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다. 공공 공사 시장이 쪼그라든 탓에 전국적으로도 이목이 집중될 정도로 사업비 규모가 크다. 입찰에는 태영건설 컨소시엄과 금호건설 컨소시엄이 참여했다.태영 컨소시엄에는 시공능력평가 전국 19위인 태영건설을 대표사로 지역 업체인 동원개발, HJ중공업, 대성문, 흥우건설, 태림이앤씨종합건설이 참여했다. 금호 컨소시엄은 시공능력 전국 24위인 금호건설과 경동건설, 삼미건설, 지원건설, 태림종합건설로 구성됐다.태영건설과 금호건설은 2023년 에코델타시티 24블록 공공분양주택사업 시공권을 두고 한바탕 경쟁을 치른 적이 있다. 당시에도 부산도시공사가 발주처였는데, 3년 전에는 금호건설이 시공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반면 태영건설은 마찬가지로 부산도시공사가 발주한 부산콘서트홀 공사를 도맡아 성공적으로 건립하기도 했다.대표사뿐만 아니라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지역 업체들 간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8년째 부산·울산·경남에서 시공능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동원개발과 공공 공사에서 잔뼈가 굵은 경동건설이 서로 다른 컨소시엄에 배치돼 심의 결과에 지역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업계에 따르면 과거 부산 지역 공공 공사 시장은 HJ중공업이 강세를 보였으나 조선업 불황, 전국으로의 업장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점차 비중이 줄어 들었다. 이를 틈타 2010년대 전후로 공공 공사 시장에 뛰어든 게 바로 경동건설이었다. 자체 브랜드 아파트 사업보다는 공공 공사 비중을 확장하면서 공공 분야에서 설계나 시공 노하우를 쌓아 왔다는 것이다.시공능력평가액 기준 전국 32위로 전국적인 브랜드 인지도가 쌓인 동원개발도 강력한 시공 능력을 앞세우고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설계 사무소와의 협업 관계도 끈끈하다는 평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원개발과 경동건설 등 지역 유력 업체들이 하나의 컨소시엄을 이뤄 시공권을 따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서부산 행정복합타운에서는 경쟁 구도가 형성돼 결과에 관심이 더욱 집중된다.이번 경쟁 결과에 따라 부산도시공사가 내년께 발주하는 센텀시티 내 ‘게임융복합스페이스’ 건립 사업의 컨소시엄 구성 등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부산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 공사에서는 지역 건설사 비중이 39~49%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업체가 대표사를 맡느냐 만큼 지역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중요하다”며 “지역 업체 브랜드를 앞세워서는 여전히 민간 아파트 분양이 어렵기 때문에 공공 분야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서부산 행정복합타운은 사상구 학장동에 연면적 8만 8973㎡, 지상 31층 규모로 들어선다. 이 건물은 동서 균형발전을 위해 부산시 제2청사로 사용될 전망이다. 부산시 도시혁신균형실, 건설본부, 낙동강관리본부, 부산관광공사, 부산시설공단, 부산환경공단, 부산신용보증재단, 부산테크노파크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속보] 트럼프 "글로벌 관세, 10%에서 15%로 인상…즉시 효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전 세계에 새롭게 부과하겠다고 밝힌 '글로벌 관세'를 10%에서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즉시 효력을 갖는 조치로써, 전 세계 관세(Worldwide Tariff) 10%를 허용된 최대치이자 법적으로 검증된 15%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몇 달 안에 트럼프 행정부는 새롭고 법적으로 허용되는 관세를 결정하고 발표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의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과정을 계속 이어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전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를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체 수단을 활용해 관세 정책을 유지하겠다며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어 이날 글로벌 관세율을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추가 행정명령 등 후속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기술번영 양해각서 이행 워킹그룹’ 출범…구체 협력 논의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026 인도 인공지능(AI) 영향 정상회의(India AI Impact Summit 2026)’ 참석을 계기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과학기술 보좌관 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마이클 크라치오스와 양자 면담하고 지난해 10월 양국 정부가 체결한 ‘한미 기술번영 양해각서(MOU) 이행을 위한 워킹그룹’ 출범에 합의했다고 과기정통부가 21일 밝혔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한미 양국 복지와 경제적 기반 강화, 과학기술 협력을 통한 한미 동맹 발전을 목표로 한다. 양국은 AI와 연구안보, 통신 혁신, 생명공학, 양자 기술, 우주, 기초과학 연구 등 MOU에 명시된 구체적 협력 분야를 논의할 예정이다. 워킹그룹은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로 구성되며 과기정통부와 미국 국무부가 조정을 담당하고, 특정 기술 분야를 논의할 하위 위원회가 포함된다. 워킹그룹 논의 결과는 올해 하반기 예정된 제12차 한미 과학기술공동위원회에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배 부총리는 "한미는 기술번영 양해각서라는 체계를 통해 최근 글로벌 기술 동향을 반영한 전략적 과학기술 협력 관계를 설정했고, 워킹그룹 운영에 합의하면서 실제적 협력 도출에 착수하게 됐다"며 "올해 과기공동위에서 양해각서 내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전국 휘발유 가격 11주만에 상승 전환…"다음 주도 오를 듯"
전국 주유소에서 휘발유 주간 평균가격이 11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부산지역 휘발유 가격도 11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월 셋째 주(15∼19일)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이하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직전주보다 L(리터)당 2.1원 오른 1688.3원이었다. 부산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 역시 전주보다 L당 0.6원 상승한 1664.7원을 기록했다.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해 12월 첫째 주 1746.7원에서 12월 둘째 주 1746.0원으로 하락한 이후 올해 2월 둘째 주 1686.2원까지 10주 연속 하락했다가 2월 셋째 주에 1688.3원으로 상승 전환했다. 부산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 역시 지난해 12월 첫째 주 1724.6원에서 12월 둘째 주 1723.2원으로 하락한 이후 올해 2월 둘째 주 1664.1원까지 하락했다가 2월 셋째 주 1664.7원으로 상승 전환했다. 이번주 전국에서 휘발유 주간 평균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로, 전주보다 L당 평균 2.3원 상승한 1750.2원을 기록했다. 전국에서 휘발유 평균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는 전주보다 L당 3.0원 오른 1649.1원이었다. 상표별 주간 휘발유 가격은 SK에너지 주유소가 평균 1696.5원으로 가장 높았고, 알뜰주유소가 1662.1원으로 가장 낮았다. 이번 주 전국 자동차용경유(이하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주보다 L당 4.6원 상승한 1587.6원으로 2주 연속 상승세다. 부산지역 역시 L당 4.4원 오른 1562.7원으로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부산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해 12월 첫째 주 L당 1643.7원에서 12월 둘째 주 1640.3원으로 하락한 후 올해 2월 첫째 주 1556.2원까지 9주간 하락했다가 2월 둘째 주 1558.3원으로 상승 전환했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부분 폐쇄와 미국의 이란 협상 기한 제시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으로 상승했으나,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지속이 상승 폭을 제한했다.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지난주보다 0.8달러 오른 68.6달러였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0.8달러 하락한 73.9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0.7달러 오른 89.4달러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환율과 국제 휘발유·경유 제품 가격이 모두 올랐기 때문에 다음 주에도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500조 대미투자’ 합의 뒤집기 어려울 듯
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별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렸지만, 우리 정부가 약속한 3500억 달러(약 505조 원) 규모의 대미투자 합의를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상호관세는 무효가 됐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쓸 수 있는 통상 카드가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미국이 곧바로 '대체관세' 카드를 꺼내 들어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등 핵심산업에 고율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4월 2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한국에 25%의 관세를 매겼다. 이어 그해 4월 3일부터 자동차에 25%, 5월 3일부터 자동차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이 지난해 7월 3500억 달러(약 505조 원) 규모의 대미투자를 약속하자 미국은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상호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됐지만, 대미투자 중 현금 투자 비율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자동차 관세 인하는 지연됐다. 이후 양국은 지난해 11월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MOU 이행을 위한 법안이 한국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 자로 관세 인하 조치를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한국 국회에 대미투자특별법안이 제출되자 미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1일 자로 한국산 자동차 등 관세를 15%로 소급 인하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지난해 관세 협상에서 상호관세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같은 품목별 관세 압박이 실제로 더 크게 작용했다"며 "우리나라가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것도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가 엮여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상호관세의 법적 근거에 제동을 건 것이지 트럼프 행정부의 다른 관세 부과 권한까지 제한한 것은 아니다. 자동차나 반도체 같은 핵심산업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 지난해 관세 협상 당시의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플랜 B'를 통한 관세 정책의 연속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는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법원이 행정부에 불리하게 판결해도 다른 법적 수단을 활용해 관세를 계속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체 수단으로는 이미 사용 중인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확대를 비롯해 무역법 301조와 122조, 관세법 338조 등이 거론된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이미 조사가 사실상 거의 완료된 품목관세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며 "미국 정부가 상호관세가 사라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더 강력한 대체 관세를 도입할 수 있어 새로운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무기로 한국에 신속한 대미투자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점도 기존 합의를 되돌리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특히 일본이 예상보다 빠르게 첫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확정하면서 한국으로서는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장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과 전반적인 한미 간 협상 분위기를 보면, 이번 대법원 판결로 미국 정부의 압박 수위가 다소 완화되더라도 이미 합의된 투자에 대해 재논의가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 이후 이어질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로 끝이 아니다. 대법원 판결만으로는 부족하고, 미국 정부가 내놓을 상응 조치를 종합적으로 지켜봐야 한다"며 "현재 시나리오별로 다양한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국내 수출 기업들은 그간 납부한 관세에 대해 환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다만, 우리 기업들이 즉각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조 실장은 "관세 환급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최종적으로 (수출자와 수입자) 누가 관세를 부담했는지를 입증해야 하고 절차도 까다롭다. 단순히 '우리가 낸 돈이니 다 돌려받는다'는 식의 일반화는 착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실장은 관세 주무 부처인 세관국경보호국(CBP)이 구체적인 환급 절차를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실제 환급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주영 산업연구원 경제안보·통상연구실장은 “이미 수많은 기업이 환급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CBP를 상대로 선제적 소송을 제기했다”며 기업별 소송을 통한 환급 가능성을 언급했다. 관세 환급 소송은 미국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가 지난해 12월 가장 먼저 제기했고, 이후 줄소송이 잇따르면서 지금까지 세계 1000여 개 기업이 소송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위법 판결’로 제동 결린 美상호관세…한국 경제엔 ‘또다른 불확실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 무역국에 무차별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으면서 당장 우리 경제에도 또다른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한국산 제품에 관세를 25%로 올리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역시 법적 근거를 잃게 됐다. 그간 '트럼프 관세'로 롤러코스터를 탔던 우리 경제로서는 긍정적인 파급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인 범위에 그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품목관세를 비롯한 '대체 카드'를 꺼내 든다는 입장이다. 반도체나 자동차 등에 품목별 관세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우리 경제로서는 또다른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다. 우리 경제가 의존하고 있는 주력 수출품목들에 높은 품목관세가 적용된다면, 무효화된 상호관세와 동등한 수준이거나 더 강한 관세 압박도 가능해진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한 10%의 '글로벌 관세' 부과에 서명했다. 글로벌 관세는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것으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이라는 연방대법원 판결로 더 이상 징수할 수 없게 된 10%의 기본관세(상호관세의 일부로 포함)를 대체한다. 무엇보다 한국 실물경제 뿐만 아니라 외환·금융시장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왔던 대미투자 합의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 일본 등 대규모 대미투자를 약속했던 나라들이 그 당위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그간의 합의들이 조정될 여지가 생긴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국 정부로부터 3500억 달러(약 505조 원)의 대미투자 '약속'을 끌어낸 관세 압박 자체의 법적 근거가 흔들린다는 점에서 대미투자 이행에도 논리적 모순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상호관세 자체가 무효가 된 상황에서 무역 합의를 기존대로 유지하는 것은 우리로서도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쓸 수 있는 통상 카드가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합의한 룰을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미투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는 우리 조선업에도 돌파구로 꼽혔다는 점에서 대미투자의 전면 무효화가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대법원 판결 직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모든 국가가 그들의 합의를 지키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촉구하겠다"며 무역합의 무효화 기대감을 차단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새롭게 적용된 체제에 맞게 움직여왔는데, 다른 체제에 맞춰서 움직여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며 "무역정책의 또다른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다.
산업장관 “‘미 상호관세 위법판결’에도 대미 수출여건, 큰 틀서 유지될 것”
통상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부가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대응해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하고 총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21일 오전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소관부서 국·과장, 주미·주일 대사관 상무관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판결의 영향과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앞서 미국 현지시간으로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미국 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및 펜타닐 관세가 모두 위법·무효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로 현재 한국에 부과된 15%의 상호관세도 무효가 됐다. 다만, IEEPA가 아닌 무역확장법 등의 법률에 근거해 부과되고 있는 자동차·철강에 대한 품목관세 등은 이번 판결과 무관하게 유지된다. 산업부는 그간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판결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해 왔다. 특히 미 행정부가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에 따른 글로벌 10% 관세 부과 포고령을 발표한 만큼, 산업부는 미측의 향후 조치 내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면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미 관세합의 이행 관련 그간 미측과 긴밀히 진행해 온 우호적 협의를 지속해 나가는 동시에 오는 23일에는 산업부 장관 주재로 국내 업종별 영향 점검 및 대응전략 논의를 위한 민관 합동 대책회의도 개최한다. 한편 이번 판결에서 명확한 언급이 없는 상호관세 환급에 대해서는 향후 미측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경제단체·협회 등과 협업해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이유로 한국에 대한 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인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미국의 관보 게재 등 실제 관세 인상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만큼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유예하기 위한 대미 투자 속도전에 나선 상태다. 김 장관은 "이번 판결로 대미 수출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으나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된 대미 수출 여건은 큰 틀에서 유지될 것"이라며 "정부는 이번 판결 내용과 미 행정부의 후속 조치, 그리고 주요국 동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익에 가장 부합한 방향으로 총력 대응하고, 우리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전문가들 “관세 재협의?…먼저 나서다간 역풍불 것”
통상 전문가들은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린데 대해 한국 정부와 기업은 관세 재협의나 환급을 내세우기보다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상호관세는 무효가 됐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당장 이를 대체할 신규 관세에 서명한데다, 다른 방식으로도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커 우리나라가 섣불리 목소리를 높이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1일 “이번 판결로 한미 통상 협상 결과와 합의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가 가장 큰 관심 사안일 것”이라면서 “지금 우리가 주도적으로 뭔가 하려다가는 상당한 부작용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1심과 2심을 거치며 대법원 판결도 어느 정도 예상됐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플랜B를 철저히 가동하는 상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무역법 122조뿐만 아니라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관세법 338조 등을 거론하며 앞으로 더 많은 관세를 거두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어느 나라 정부이건 지금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정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만능키처럼 써온 것에 대법원이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게 우리로선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오히려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 “자동차와 철강은 상호관세가 아닌 품목 관세 적용을 받아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반도체도 품목관세를 적용할 수 있다”며 “이것만으로도 미국은 한국에 충분한 지렛대로 쓸 수 있어 당장 투자 협정을 변경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 정부가 먼저 나서서 재협상을 거론하는 것은 상당히 성급하고 적절하지 않은 대응”이라며 “다른 국가들의 움직임 등을 보고 조율하면서 대응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무역법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관세 정책의 방향 자체가 크게 바뀌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세 환급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장상식 원장은 “법리적으로는 관세 환급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감안할 때 자동 환급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민 교수도 “관세를 낸 기업들은 이를 하루라도 빨리 돌려받으려 여러 조치를 취하려 할 텐데, 상당히 복잡한 절차와 실무 작업 필요하다”며 “여기에 미국이 새로운 관세를 들고 나왔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익 관점에서 대미 투자를 신속히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허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법적 리스크 때문에 한미 투자 협상 결과를 빨리 기정사실로 하고 싶었던 것”이라며 “우리로서는 지금까지 미국과 약속했던 것들은 충실히 이행하려는 자세가 향후 트럼프 2기 3년 기간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격호 장녀'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 별세…향년 85세
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이 21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신 의장은 이날 오후 자녀들이 함께 한 가운데 별세했다고 롯데재단은 전했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이다. 신 의장은 지난 1942년 신격호 명예회장과 1951년 작고한 노순화 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신 의장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등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대부분 매각해 그룹 경영권과는 거리를 두고 재단 활동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의장은 1970년대 호텔롯데에 입사했으며, 지난 2008년에는 롯데쇼핑 사장으로 승진해 롯데백화점과 면세점 사업을 이끌었다. 지난 2009년부터는 롯데삼동복지재단과 롯데복지재단, 롯데장학재단 등의 이사장을 잇달아 역임하며 사회 공헌 사업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롯데재단은 "신 의장이 사회공헌 사업에 큰 힘을 쏟았다"며 "특히 청년 인재 육성과 소외계층 지원, 그리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고향인 울산 지역 돕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슬하에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포함해 1남 3녀를 뒀다. 장례는 장 이사장이 상주를 맡아 장례식장에서 '롯데재단장'으로 사흘간 치르며, 장지는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한남공원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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