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바다에 기대어 가족을 지켜낸 ‘부산 아지매’ 이야기
2025년의 끝자락, 거친 파도 소리 속에서도 가족을 위해 묵묵히 삶을 지탱해 온 부산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안방극장을 찾는다. KBS부산은 오는 30일 오후 7시 40분 휴먼 다큐멘터리 ‘바다와 함께 살아왔다: 아지매’를 방송한다.‘바다와 함께 살아왔다: 아지매’는 평생을 바다와 시장, 항구에서 보내며 자식들을 키워낸 여성들의 삶을 내밀하게 들여다본다. 자갈치 시장의 좌판, 수리조선소가 있는 깡깡이마을의 쇠 깎는 소리, 영도 앞바다의 물질…. 드세고 억척스럽다고만 여겨졌던 ‘부산 아지매’들의 일상은, 사실 가족을 먹이고 입히기 위한 치열하고도 숭고한 사랑의 과정이었다.다큐멘터리는 거창한 역사를 이야기하는 대신, 사람의 체온과 목소리에 집중한다. 카메라는 투박한 장갑 속에 감춰진 굽은 손가락과 찬 바람을 맞으며 깊게 패인 주름을 따뜻한 시선으로 어루만진다. 그들에게 바다는 고단한 일터이기도 했지만,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고 시집·장가 보낼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생명줄’이자 삶의 동반자였다.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은 평생을 의지해 온 삶의 현장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그곳에서 가족을 지켜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던 건 ‘엄마’라는 무거운 책임감 때문이었지만, 그 세월을 견디며 마침내 웃음 짓는 그녀들의 모습에서 시청자들도 큰 위로를 얻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25년의 끝자락, 거친 파도 소리 속에서도 가족을 위해 묵묵히 삶을 지탱해 온 부산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안방극장을 찾는다. KBS부산은 오는 30일 오후 7시 40분 휴먼 다큐멘터리 ‘바다와 함께 살아왔다: 아지매’를 방송한다. ‘바다와 함께 살아왔다: 아지매’는 평생을 바다와 시장, 항구에서 보내며 자식들을 키워낸 여성들의 삶을 내밀하게 들여다본다. 자갈치 시장의 좌판, 수리조선소가 있는 깡깡이마을의 쇠 깎는 소리, 영도 앞바다의 물질…. 드세고 억척스럽다고만 여겨졌던 ‘부산 아지매’들의 일상은, 사실 가족을 먹이고 입히기 위한 치열하고도 숭고한 사랑의 과정이었다. 다큐멘터리는 거창한 역사를 이야기하는 대신, 사람의 체온과 목소리에 집중한다. 카메라는 투박한 장갑 속에 감춰진 굽은 손가락과 찬 바람을 맞으며 깊게 패인 주름을 따뜻한 시선으로 어루만진다. 그들에게 바다는 고단한 일터이기도 했지만,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고 시집·장가 보낼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생명줄’이자 삶의 동반자였다.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은 평생을 의지해 온 삶의 현장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그곳에서 가족을 지켜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던 건 ‘엄마’라는 무거운 책임감 때문이었지만, 그 세월을 견디며 마침내 웃음 짓는 그녀들의 모습에서 시청자들도 큰 위로를 얻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콘서트홀 ‘아듀 2025 송년 콘서트’
부산 지역 최초의 클래식 음악 전용 공연장인 부산콘서트홀의 성공적인 개관을 축하하고 이를 뒷받침한 부산 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무대가 마련됐다. 클래식부산은 오는 31일 오후 부산 연지동 부산콘서트홀에서 ‘아듀(ADIEU) 2025 송년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부산콘서트홀 개관 첫 해를 시민들과 함께 마무리하는 송년 감사 콘서트로, 전석 무료 초대 형식으로 진행한다. 이날 공연은 클래식부산이 운영 중인 ‘2025 오페라 전문인력 육성 사업’에 참여하는 오케스트라와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성악가·연주자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지역 예술 인재 육성과 전문 인력 양성의 취지를 함께 담았다. 김광현 음악감독의 지휘로 ‘2025 클래식부산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며, 소프라노 김소율, 테너 이태흠, 첼리스트 홍승아가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또 부산콘서트홀을 상징하는 파이프오르간을 박준호의 연주로 선보인다. 웅장하고 깊이 있는 파이프오르간의 음색을 통해 부산콘서트홀만의 공간적 매력과 음향적 특색을 시민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여기에 손지현 아나운서의 해설이 더해져,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이해를 돕고 관객과의 거리감을 줄임으로써 시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프로그램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모음곡과 차이콥스키의 발레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을 비롯해, 시민들에게 익숙한 오페라 아리아와 영화음악 등 연말 분위기에 어울리는 명곡들로 꾸며진다. 공연은 중간 휴식(인터미션) 없이 약 80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클래식부산 박민정 대표는 “부산콘서트홀 개관 첫해를 시민과 함께 마무리하는 의미 있는 무대로 꾸밀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민의 일상에서 클래식을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공연과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31일 수요일 오후 2시 부산콘서트홀. 전석 무료. 자세한 내용은 부산콘서트홀 홈페이지(classicbusan.busan.go.kr)를 참조하면 된다.
부산영상위, AI 영화 제작 전문가 양성한다
부산영상위원회(부산영상위)가 인공지능(AI) 기반 영화·영상 전문가 양성에 본격 뛰어들기로 했다. 부산영상위는 사업을 시행할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관련 사업비를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했다. 부산영상위는 지난 2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 컨퍼런스홀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2026년도 주요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예산을 의결했다. 부산영상위의 내년도 예산은 2개의 영화펀드 출자금 6억 원을 포함해 104억 5000만 원이다. 2025년 예산은 98억 1600만 원이었다. 이날 총회에서는 사회 전반에 확산하고 있는 기술 환경 변화에 발맞춘 ‘AI 기반 영화·영상 제작 인재 양성’을 2026년 주요 사업 중 하나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AI 교육 정책과 기획을 총괄하는 조직인 가칭 ‘AI정보화팀’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AI 기반 영화·영상 제작 인재 양성’ 사업은 부산지역 영화·영상산업 종사자들의 AI 제작 실무 역량 향상을 목표로 추진한다. 부산영상위는 이를 위해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와 영상후반작업시설, 아시아영화학교, 영상산업센터 등 기존 운영 중인 인프라와 협업 체계를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부산영상위는 이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지역의 영상 창작 생태계를 인공지능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AX 전환을 촉진, 인근 산업군과의 네트워킹을 통한 협업 기반을 구축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촬영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주요 업무계획에 포함했다. 총 3억 원 규모의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사업은 대상 작품 범위를 순제작비 20억 원 이상에서 10억 원 이상으로 완화했다. 또 최소 7회차 이상 촬영해야 지원받을 수 있다는 조건도 5회차 이상으로 변경했다. 작품당 최대 지원 금액은 기존 4000만 원에서 6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최대 4000만 원의 현물지원이 제공되는 기장군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사업이 내년에 처음 시행된다. 이 사업은 제작비 10억 원 이상 작품을 기장군 지역에서 2회차 이상 촬영하는 조건으로 지원되며, 기장군비 9300만 원이 편성됐다. 한국과 아세안 국가의 차세대 영화 인재를 육성하는 FLY 사업의 두 번째 라운드도 2026년 시작된다. 부산영상위의 대표적인 국제 협력 사업인 FLY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진행한 첫 번째 라운드 동안 28편의 단편영화 제작과 309명의 영화인을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편, 부산영상위는 이날 총회 보고자료를 통해 2025년 한 해 동안 모두 85편의 영화·영상물 촬영을 부산에 유치했다고 밝혔다. ‘굿뉴스’ 등 장편영화 11편과 드라마 ‘태풍상사’ ‘모범택시3’ 등 영상물 74편이다. 해외 작품의 촬영은 일본 영화사 도에이가 제작한 ‘3mm의 사랑’과 넷플릭스 드라마 ‘엑스오키티3’, 디즈니 다큐멘터리 ‘리미트리스: 지금, 더 건강하게’ 등 10편에 이른다. 부산영상위 강성규 운영위원장은 “2026년에는 촬영 유치와 지역 창작자 지원이라는 기존 핵심 기능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AI 기반 제작 환경 구축과 국제 협력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12월 29일 월요일(음력 11월 10일)
2025년 12월 29일 월요일 박청화 철학원 (음력11월10일) 051-863-8306 ◎-大吉 ○-吉 △-平 X-凶 쥐 96년생 지혜와 재능을 발휘하니 성과가 있는 날. 84년생 금전 지출이 있어도 자신을 위한 투자라 생각하라. 72년생 신변이 밝고 화려해지며 활동적이 되는 날. 60년생 자기 과신을 경계하고 상대에 겸손하게 맞출 줄 알아야. 48년생 많은 사람들 앞에서 존경과 신임을 얻을 수도. 36년생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답을 얻을 듯. 금전-◎ 애정-△ 건강-◎ 소 97년생 눈앞의 즐거움에 끌려 안이한 생각을 할 수도. 85년생 서서히 진행되는 일이 더 알찬 결과를 낼 듯. 73년생 행동부터 앞서지 말고 충분히 생각하고 나서 움직임이. 61년생 일의 내용을 정확히 알아내면 대응책이 보일 수도. 49년생 상황이 순탄하니 입가에 절로 웃음이 생긴다. 37년생 귀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듯. 금전-○ 애정-○ 건강-△ 범 98년생 처음에는 좋아도 점점 기대에 벗어날 수 있으니 주의. 86년생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74년생 공을 두 배로 들여야 인정받을 수 있을 듯. 62년생 일을 벌이는 것보다 지금의 일을 잘 끌고 나가야. 50년생 해답을 밖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 내 안에서 찾아야. 38년생 배려의 마음으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함이. 금전-△ 애정-△ 건강-○ 토끼 99년생 자신의 의욕적인 모습이 높이 평가될 수도. 87년생 새것이 생기고 잉태되는 운세라 즐거움도 함께. 75년생 시간을 적절히 잘 활용해야 자신의 일을 할 수 있을 듯. 63년생 불리한 상황이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51년생 작은 실수는 눈감아주는 아량을 베풀어 봄도. 39년생 참으면 오히려 병이 되니 할 말은 하라. 금전-△ 애정-○ 건강-△ 용 00년생 좋은 인연을 만날 수도 있으니 만남을 거절하지 말 것. 88년생 충동적으로 분야 밖의 일에 관여하기 쉬우니 본업에 충실해야. 76년생 인맥을 통한 기회를 이용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듯. 64년생 옛것을 버리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것이. 52년생 매사에 공평한 눈으로 판단해야. 40년생 좋은 정보를 얻을 듯. 금전-◎ 애정-○ 건강-△ 뱀 01년생 사소한 실수도 남의 눈에 쉽게 띄니 항상 되짚어 봄이. 89년생 엎질러진 물은 빨리 수습하라. 77년생 남의 일에 참견하면 좋은 뜻도 오해가 생길 수도. 65년생 자기 고집만 내세우면 상대방이 싫어할 듯. 53년생 예정 밖의 일은 손대지 않는 것이 좋을 듯. 41년생 무리하지 않는 방법이 제일 좋은 대책. 금전-○ 애정-△ 건강-◎ 말 02년생 마음만 조급하다고 해결되지 않으니 경험자에게 조언을. 90년생 여기 저기 바쁘게 뛰어 보지만 허사가 되기 쉬울 듯. 78년생 믿음으로 기다리는 느긋한 여유를 보여라. 66년생 주위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야. 54년생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 42년생 생각은 있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우선 휴식을. 금전-△ 애정-△ 건강-△ 양 03년생 충동적인 생각이나 즉흥적인 행동은 피해야. 91년생 열심히 일한 만큼 대가 보상이 따르는 날. 79년생 낡은 관습에 빠지지 말고 새로운 일을 생각해 봄이. 67년생 들어올 금전이 회수되지 않으니 금전 융통에 어려움이. 55년생 마음에 여러 가지 혼란도 연기처럼 사라질 듯. 43년생 가벼운 산책으로 컨디션을 조절해 보아라. 금전-△ 애정-△ 건강-○ 원숭이 04년생 구하는 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얻는 것이 좋을 듯. 92년생 남과 같은 생각으로는 목표에 도달하기 힘드니 한걸음 앞을 내다봐야. 80년생 전진하기보다 뒤돌아 자기반성을 해봄이 좋을 듯. 68년생 교제 범위가 넓어져 모임으로 바빠질 듯. 56년생 때로는 적과도 손을 잡을 줄 알아야. 44년생 원행을 해도 무리는 없을 듯. 금전-○ 애정-○ 건강-△ 닭 05년생 감성을 연마하면 내일의 활력이 될 수도. 93년생 분수를 알고 목표를 세워나가야 좋을 듯. 81년생 마음으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도 보여라. 69년생 물러나 다시 한 번 점검해야 방향을 잃지 않을 듯. 57년생 중요한 일일수록 시간적 여유를 갖고 해결해야. 45년생 감언에 넘어가기 쉬우니 냉정히 판단해야. 금전-○ 애정-△ 건강-X 개 06년생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해 보아라. 94년생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주관대로 행동하라. 82년생 지나간 것에 연연해하면 나중에 또 후회하게 되니. 70년생 주변의 변동으로 여러 가지 변화의 양상이 커질 듯. 58년생 지나친 간섭은 주위와 융화되기 어려우니 주의해야. 46년생 수면시간이나 식생활을 충분히 고려해야. 금전-△ 애정-△ 건강-○ 돼지 95년생 예민한 감각으로 개성을 살려보면 좋을 듯. 83년생 분주하기만 하고 실속 없는 하루다. 71년생 기분도 밝아지고 적극적으로 나가는 날이 될 듯. 59년생 남을 도와주려고 한 일이 도리어 피해를 주는 결과가. 47년생 불필요한 것은 소비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35년생 이웃이나 지인과의 교제가 행운을 부를 수도. 금전-○ 애정-△ 건강-△
BIFF 프로그래머 출신 이수원 전남대 교수 별세
2006년부터 10여 년간 부산국제영화제(BIFF) 비아시아권 영화 담당 프로그래머로 일하며 유명 외국 배우를 초청하는 등 유럽 영화를 국내에 소개한 이수원 전남대 불어불문학과 교수가 27일 오후 3시 35분께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54세.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 선일여고와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학부 시절부터 프랑스문화원의 예술영화관을 드나들며 프랑스 영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 파리3대학에서 '1942년부터 1948년까지 자크 투르뇌르 작품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가시성'이라는 논문으로 영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2006년부터 부산국제영화제 선정위원회에 합류해 비아시아권 영화를 선정하는 월드영화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프랑스 영화뿐만 아니라 칸·베를린·베니스 등 유럽의 주요 영화제 수상작을 BIFF에 소개했다. 줄리엣 비노쉬, 잔 모로, 이자벨 위페르, 소피 마르소가 BIFF에 참석한 배경에도 고인의 노력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고인은 또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를 심사위원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2019년부터 전남대 불문과 교수로 재직했다. 2015∼2016년에 열린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한불 상호교류의 해' 행사에서는 영화 전문위원을 맡아 한국 영화를 프랑스에 소개했다. 유족은 언니 이채원씨와 동생 이기훈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7호실, 발인 29일 오전 9시30분. 02-2258-5963.
조선 선비의 사랑과 상실의 기록
성리학의 시대인 조선의 선비는 흔히 절제와 체면의 문화 속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걸 미덕으로 삼았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는 가문의 번성을 위해 지인을 냉정하게 내치거나 예법을 깐깐하게 따지는 양반의 모습이 흔하게 등장한다. 그러나 이들이 남긴 기록을 보면, 그들 역시 모든 감정을 느끼는 인간이었다. 가족·지인의 죽음에 선비가 남긴 애도문에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슬픔과 그리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격정적으로 감정을 폭발시키기도 한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깊이 울었고, 슬픔 앞에서 한 인간으로 무너졌다. <이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구나>는 조선 선비가 남긴 44편의 애도문을 현대에 맞게 해석한 책이다. 각각의 기록에는 저마다 울림과 여운이 깊다. 어떤 글은 조용히 눈물을 머금은 듯 담담하지만, 또 다른 글은 마음을 쏟아 내며 절규한다. 책의 제목은 명종부터 인조까지 관리로 출사했던 현곡 조위한의 글에 나오는 문장이다. 강원도 간성으로 발령이 난 그는 아픈 아들을 두고 가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아비의 이런 마음을 안 아들은 자신은 괜찮다고 웃으며 배웅했다. 그런데 간성에 도착하자마자 아들의 부음을 듣고 통곡하며 서둘러 집에 도착했지만, 이미 아들은 염이 끝난 상태였다. 조위한은 “아아 슬프다. 다시는 이 세상에서 네 모습과 네 목소리를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단 말이냐. 네가 책 읽던 소리가 귓가에 선명하게 들리는 것 같고, 마당을 지나던 네 모습이 눈앞에 선연하다. 하지만 이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음에 눈물이 끝도 없이 흐른다”라는 애도문을 남겼다. 시대와 신분을 초월해 부모가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는 마음의 무게는 동일한 것이다. 추사체를 만든 그림·글씨의 대가 김정희도 제주에서 유배 중 부인의 부고를 듣고 밀려오는 슬픔을 이렇게 기록했다. “아아, 산과 바다도 내 마음을 흔들지 못했는데, 한낱 아내의 죽음에 가슴이 무너졌다.” 이 짧은 고백 속에는 유배지 제주의 바람보다 더 차가운 슬픔이 서려 있다. 그가 평생 견고하게 쌓아 올린 ‘선비의 자존심’은 이렇게 무너진다. 벽오 이시발은 문신으로서 드물게 전장을 누비며 임진왜란, 정유재란, 이괄의 난 등 나라의 위기 속에서 공을 세운 무장형 관료였다. 평생 나라를 위해 한 몸을 바치며 강단 있고 냉철한 인물로 기억된다. 하지만 그 역시 측실 덕수 이씨가 세상을 떠나자 비통함이 가득한 한 편의 제문을 남겼다. 덕수 이씨는 신사임당의 손녀이자 율곡 이이의 조카딸로 이시발은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반했다고 한다. 평생 객지를 떠돌았던 이시발을 묵묵히 따라다니며 보살폈고, 병든 몸으로도 남편을 돌보았다. 남편이 사신을 맞이하러 떠난 사이 그녀가 홀로 눈을 감았고, 임금의 명을 거역할 수 없었던 이시발은 임종조차 지키지 못했다. 심지어 장례도 타인에게 맡겼다. 제문에는 그 죄책감과 이별의 참담함이 녹아 있다. “아름답던 그대의 얼굴을 이제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되었네. 그대 목소리, 그대 얼굴이 아른거려서 애달프기가 한이 없네. 언제나 잊을 수 있겠는가. 이제 오직 바라기를 꿈속에서라도 그대를 한 번씩 만났으면 싶네. 죽으면 서로 만날 수 있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대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그대는 떠났으나 나는 아직도 그대를 향해 산다.” 이 세상에서 사라졌지만, 우리는 죽은 이를 부르며 오늘도 살아간다는 사실이 느껴지는 글이다. 윤선도는 아들을 떠나보낸 후 “눈물이 수저에 흘러내린다”라며 슬픔이 가득 찬 일상을 표현했다. 18년이라는 긴 유배형을 산 정약용은 천주교인으로 셋째 형은 사형당했고, 둘째 형은 유배지에서 죽었다. 여섯 명의 자식을 홍역, 천연두 등 질병으로 먼저 보내며 그때마다 추도문을 썼다. 아무리 배움과 철학이 쌓여도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운명의 장난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아픔을 드러낸다. 이 책은 과거의 글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를 잃는 순간, 우리가 어떻게 슬픔을 견디고 살아갈 힘을 얻는지 말한다. 수백 년 전 선비가 남긴 애도문에서 우리는 슬픔과 공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신정일 지음/에이콘/396쪽/2만 3000원.
커피·빵·과일에 뿌리면 단맛이? 소금의 두 얼굴
최근 SNS를 중심으로 ‘소금 커피’가 새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빵에 소금을 뿌린 ‘소금빵’ 인기도 여전하다. 이들 음식에 소금을 조금 넣으면 단맛이 강해진다는 이야기인데, 수박에 소금을 뿌려 먹으면 더 달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사실 이는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니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실제 미국 필라델피아 모넬 화학 감각 센터는 소금의 짠맛이 쓴맛을 덜 인지하게 만들어 전반적인 풍미를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확인한 바 있다. 소금은 우리 몸에서 체액의 균형을 유지하고 신경 자극을 전달하며, 근육을 수축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액량과 혈압을 조절하고, 영양소의 흡수와 수송을 돕는 등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영양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2000mg(소금 5g) 미만으로 권장하고 있다. 문제는 소금 섭취량이 권장량을 크게 웃도는 데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9년 한국인 1일 나트륨 섭취량은 4645mg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소금 과다 섭취 위험성이 부각되고 저염식단이 널리 알려지면서 1일 섭취량은 2023년 3136mg으로 크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WHO 권장량의 1.5배를 넘긴 수치다. 특히 30~40대 남성의 경우 하루 평균 6000mg 이상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라면 한 봉지에는 2000mg 이상의 나트륨이 들어있어 한 끼만으로도 하루 권장량을 모두 채우게 되는 셈이다. 소금의 과도한 섭취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염분을 많이 섭취할수록 위암 발병 위험도를 2~5배 정도 높인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위의 점막 상피세포 손상을 촉진하여 위염을 일으키고, 위산 감소로 인해 헬리코박터균 침입이 쉬워지면서 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두통 발생을 비롯한 자가면역 질환, 천식 악화, 골다공증과도 연관이 있으며, 체내에서 칼슘 배설을 증가시켜 뼈 건강을 해쳐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더욱 위험하다. 해외 연구에서도 증명된다. 핀란드 국립보건복지연구소는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고혈압과 관상동맥성 심장질환, 뇌졸중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무조건 소금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적정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나트륨 함유량이 높은 김치와 국물 섭취를 줄이고, 국이나 찌개는 건더기만 먹고 국물은 남기는 것이 좋다. 음식을 조리할 때는 소금 대신 식초, 후추, 생강, 마늘 등 천연 향신료를 활용하면 나트륨 섭취를 줄이면서 풍미 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외식할 때는 ‘싱겁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칼륨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나트륨 배출에 도움이 된다. 식약처는 “소금이나 장류 대신 멸치가루 등을 쓰고 햄·소시지는 끓는 물에 데쳐서 사용하는 등 일상에서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 관심과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해낼 수 없을거야”… 자신 믿지 못하는 가면 증후군
미셸 오바마, 엠마 왓슨, 나탈리 포트만…. 이들의 공통점은 성공한 유명인이라는 점 외에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며 불안해하는 이른바 ‘임포스터 증후군(가면 증후군)을 고백했다는 데 있다. 하지만 가면증후군은 성공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앞둔 연말,인사고과에 일희일비하는 일반 직장인들도 겪을 수 있는 심리적 현상이기도 하다. □직장인 70% 시달린 경험 가면 증후군은 성공의 원인이 외부에 있다고 느끼며 자신의 성취를 의심하는 동시에 자신의 성과에 대해 주변인을 속이고 있다고 느끼는 불안 상태를 뜻한다. 1978년 미국 임상심리학자 폴린 R. 클랜스와 수잔 A. 임스의 논문을 통해 처음 개념화됐으며, 성공을 경험한 유명인들에게 특히 흔하다. 폴린 클랜스의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출세한 사람의 약 70%가 이러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언급됐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서도 많이 발견된다. 실제 업무관리 플랫폼기업 아사나가 세계 지식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2%가 가면 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지식 노동자 10명 중 6명 이상은 자신의 성과를 과소평가하고, 자신의 성공이 운이나 외부 요인 때문이라고 여기는 현상을 겪는 것이. 직장인 70% 이상이 적어도 한 번은 이 증후군을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연구 초반엔 높은 성취를 이룬 여성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발생률이 남녀 모두 비슷한 비율인 것으로 밝혀졌다. 신입 사원은 물론 학생, 연구원, 부모 등 다양한 계층으로 확산된 셈이다. 가면 증후군이 위험한 이유는 스스로 힘들게 이룬 성공에 대해 자격이 없다고 느끼면서 도전을 주저하는 것도 모자라 자기 파괴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면 증후군을 경험한 교육학자 밸러리 영은 저서 <우리는 왜 성공할수록 불안해할까>를 통해 “자기 억제, 미루기, 자기파괴적 행동하기 등의 여러 보호기제들은 가면 감정을 완화해주지는 않는다”며 “자신에게 갖는 핵심적인 부정적 신념인 ‘파괴적 신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신은 물론 신체에도 악영향 가면 증후군은 성공이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공포, 타인만큼 유능하지 않다는 공포 등이 맞물리면서 범불안장애, 자신감 결여, 우울, 좌절 등의 정신건강 문제를 동반할 수 있다. 텍사스 오스틴대 케빈 코클리 교수의 상담심리학 학술지 게재 연구에 따르면, 가면 증후군은 소수집단이 겪고 있는 차별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고 이로 인해 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도 있다. 신체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불안은 두통, 소화불량, 수면장애 등 다양한 신체 증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면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자신의 ‘진짜 모습’이 드러날까 두려워 과로하게 되고, 불가능에 가까운 높은 기준을 설정해 ‘번아웃’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들은 칭찬을 불편해하고 성공을 외면하거나 실수에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자신을 주변과 끊임없이 비교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가 활성화되면서 가면 증후군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아사나는 2022 업무 구조 지수 보고서를 통해 팬데믹 이후 세계 지식 근로자의 절반 가까이(47%)가 가면 증후군 감정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타인과의 연결감이 약해지면서 고립감을 느끼고, 성공을 축하할 기회가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자신의 감정 인정, 극복 첫걸음 전문가들은 가면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을 첫걸음으로 삼았다. 자신과 같은 불안을 남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증세가 많이 나아진다고 했다. 밸러리 영은 성취 목록을 작성해보고 성공을 이뤄낸 것은 ‘자기 자신’임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할 것을 조언했다. 자신이 이룬 크고 작은 성취 목록을 작성하고 성취 옆에 행운, 타이밍, 인맥 성격이 담당했을 역할을 적어본다. 이 같은 요소들을 활용하기 위해 자신이 했던 구체적인 행동들을 적으면서 이 모든 성취는 온전히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는 식이다. 밸러리 영은 또 자신이 주로 해당하는 능력 유형을 확인한 뒤 자신감을 가장 크게 북돋을 만한 현실적인 규정을 선택해 실천해보는 것도 제안했다. 실패, 실수, 비판을 개인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받아들일 필요도 있다.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밸러리 영이 제안하는 ‘될 때까지 되는 척하기’는 허풍이나 허세라기보다는 자신감을 쌓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일을 못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능력에 큰 자신감을 갖는 반면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결과를 더 겸손하게 예측하고 평가를 더 정확히 내리는 경향이 있다. 목표를 위해 더 많이 행동할수록 더 많은 성공을 거둔다는 데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내가 못할 일은 없다’는 것이다. 밸러리 영은 “스스로의 성공에 조력자나 다른 요인이 있었다면 감사하게 생각하되, 자신의 노력을 평가 절하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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