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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은 생명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에요”

“도파민은 생명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에요”

도파민은 흔히 ‘쾌락’이나 ‘중독’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로 소비되지만, 정지숙은 그 의미를 조심스레 뒤집는다. “도파민은 생명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에요. 지나치면 문제가 되지만, 본질적으로는 우리가 살아 있는 이유 중 하나죠.” 작가는 이 내면의 작동을 ‘농장’이라는 이미지로 치환했다. 오는 16일까지 부산 중구 갤러리 플레이리스트에서 열고 있는 정지숙 개인전 ‘Dopamine Farm’(도파민 농장)에서다.“농부가 밭을 가꾸듯, 우리 안의 감정과 생각, 감각도 길러야 하잖아요. 그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는 도파민을 씨앗처럼, 내면의 에너지를 자라나게 하는 촉매로 비유한다. 이러한 개념은 작품 전반의 질감, 색, 형태로 이어진다. 흐물거리고 꿈틀거리는 듯한 조각들은 마치 생명이 생성되는 찰나를 포착한 듯하며, 감각적 표면은 감정의 순환과 생동감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이번 전시에는 흙뿐 아니라 폼클레이, 시바툴, 발포우레탄, 에폭시, 아크릴 등 다양한 재료가 사용됐다. “흙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질감이 있었어요. 재료마다 감정의 결이 다르기 때문에, 매번 그 조합을 새로 실험하죠.” 유약의 매끄러운 표면 대신 거칠고 생생한 질감을 남기는 것도 그의 의도다. 이러한 재료적 탐구는 생명력의 불완전성과 성장의 순간적 긴장감을 동시에 담아낸다.색채는 전시에 또 다른 활력을 더한다. 화사한 색, 경쾌한 리듬, 유기적 형태가 얽히며 내면의 에너지를 시각화한다. “색은 감각을 드러내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이에요. 생동감과 몰입의 감정을 표현하다 보면 자연스레 색이 강렬해지죠.” 작가의 조형 언어에서 색과 질감은 단순한 미적 수단이 아니라, 감정의 물리적 흔적이다.전시장 한편에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작품도 마련돼 있다. 코인을 넣어 얻은 재료를 관객이 작품에 부착하며, 작품은 전시 기간 계속 변화한다. “도파민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즐거움이잖아요. 참여자들이 느끼는 작은 즐거움이 모여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 자체가 주제와 닮았어요.”1987년생의 작가는 국민대에서 도자공예(2012)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도예과를 졸업(2014)했다. 입체와 회화를 넘나드는 31점의 신작을 전시한다. 정지숙은 “내 속의 생동감이 과하지 않게 생성되어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이어질 때, 그것이야말로 건강한 도파민의 작동”이라고 말한다. 갤러리 플레이리스트는 부산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두 곳에서 운영 중이다. 관람 시간은 수·목요일은 오전 11시~오후 5시, 금·토요일은 오전 11시~오후 6시. 공휴일과 일~화요일은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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