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은 생명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에요”
도파민은 흔히 ‘쾌락’이나 ‘중독’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로 소비되지만, 정지숙은 그 의미를 조심스레 뒤집는다. “도파민은 생명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에요. 지나치면 문제가 되지만, 본질적으로는 우리가 살아 있는 이유 중 하나죠.” 작가는 이 내면의 작동을 ‘농장’이라는 이미지로 치환했다. 오는 16일까지 부산 중구 갤러리 플레이리스트에서 열고 있는 정지숙 개인전 ‘Dopamine Farm’(도파민 농장)에서다.“농부가 밭을 가꾸듯, 우리 안의 감정과 생각, 감각도 길러야 하잖아요. 그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는 도파민을 씨앗처럼, 내면의 에너지를 자라나게 하는 촉매로 비유한다. 이러한 개념은 작품 전반의 질감, 색, 형태로 이어진다. 흐물거리고 꿈틀거리는 듯한 조각들은 마치 생명이 생성되는 찰나를 포착한 듯하며, 감각적 표면은 감정의 순환과 생동감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이번 전시에는 흙뿐 아니라 폼클레이, 시바툴, 발포우레탄, 에폭시, 아크릴 등 다양한 재료가 사용됐다. “흙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질감이 있었어요. 재료마다 감정의 결이 다르기 때문에, 매번 그 조합을 새로 실험하죠.” 유약의 매끄러운 표면 대신 거칠고 생생한 질감을 남기는 것도 그의 의도다. 이러한 재료적 탐구는 생명력의 불완전성과 성장의 순간적 긴장감을 동시에 담아낸다.색채는 전시에 또 다른 활력을 더한다. 화사한 색, 경쾌한 리듬, 유기적 형태가 얽히며 내면의 에너지를 시각화한다. “색은 감각을 드러내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이에요. 생동감과 몰입의 감정을 표현하다 보면 자연스레 색이 강렬해지죠.” 작가의 조형 언어에서 색과 질감은 단순한 미적 수단이 아니라, 감정의 물리적 흔적이다.전시장 한편에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작품도 마련돼 있다. 코인을 넣어 얻은 재료를 관객이 작품에 부착하며, 작품은 전시 기간 계속 변화한다. “도파민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즐거움이잖아요. 참여자들이 느끼는 작은 즐거움이 모여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 자체가 주제와 닮았어요.”1987년생의 작가는 국민대에서 도자공예(2012)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도예과를 졸업(2014)했다. 입체와 회화를 넘나드는 31점의 신작을 전시한다. 정지숙은 “내 속의 생동감이 과하지 않게 생성되어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이어질 때, 그것이야말로 건강한 도파민의 작동”이라고 말한다. 갤러리 플레이리스트는 부산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두 곳에서 운영 중이다. 관람 시간은 수·목요일은 오전 11시~오후 5시, 금·토요일은 오전 11시~오후 6시. 공휴일과 일~화요일은 휴관.
단백질은 지금보다 더 먹고 탄수화물은 덜 먹어야
단백질 섭취는 늘리되 탄수화물은 덜 먹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이 수정됐다. 5일 보건복지부의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르면 단백질 적정 비율은 기존 7~20%에서 10~20%로 늘렸다. 반면 탄수화물 적정 비율은 55~65%에서 50~65%로 줄였다. 지방 적정 비율은 15~30%로 유지됐다. 이번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은 영양소 41종을 얼마나 먹으면 적정한지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국가영양관리법에 근거해 2015년 제정됐다. 개정은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다. 보건복지부는 한국영양학회와 함께 3개년에 걸쳐 국내외 집단연구를 실시했으며, 147인의 제·개정 위원회를 구성해 영양소별 기준안을 마련하고 워크숍과 공청회 등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했다. 비타민 유사 영양소 ‘콜린’ 적정 섭취 기준은 이번에 새로 마련됐다. 콜린은 결핍 시 간 기능 이상, 인지기능 저하, 태아 신경관 형성 및 신경계 발달 이상 등을 유발하는 만큼 해외 사례를 반영해 충분 섭취량과 상한 섭취량을 설정했다. 한국인 식단에서 콜린은 백미·국수·빵 등 곡류와 달걀, 육류, 어패류 등 다양한 식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섭취된다. 한국인의 평균 콜린 섭취량은 약 595mg/일로, 제시된 충분섭취량과 비교할 때 대체로 충분한 수준이다. 하지만 일부 개인에서는 충분섭취량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돼 주의를 요한다. 당류는 덜 먹어야 하는 필요성에 따라 섭취 기준 문구가 수정됐다. 총 당류 섭취 기준은 20% 이내로, 첨가당 섭취 기준은 10% 이내로 제한되며 ‘가당 음료 섭취는 가능한 줄인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비타민 B군 ‘니아신’은 니코틴산과 니코틴아미드로 구성된다. 치료 목적이나 보충제로 고용량 섭취하는 경우 홍조, 간독성 등의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다. 니코틴산 상한치는 변동 없으나 보충제에 많이 사용되는 니코틴아미드의 경우에는 1000mg NE/일에서 850mg NE/일로 하향 조정됐다. 자료는 복지부와 영양학회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윤여진 기자
다제내성 결핵 접촉자도 진단 시 6개월간 본인 부담 없이 치료
올해부터 다제내성 결핵환자와 접촉한 이들 중 잠복결핵감염으로 진단됐을 경우 6개월 간 본인 부담 없이 레보플록사신 치료제로 치료받을 수 있게 됐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2026 국가결핵관리지침’ 개정에 따른 것으로, 다제내성 결핵환자 접촉자에 대해서도 잠복결핵감염 단계에서 치료를 권고하도록 기준을 보완한 것이다. 지침 개정은 세계보건기구의 강력 권고에 따라결핵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반영됐다. 다제내성 결핵이란 결핵 치료에 핵심이 되는 약제인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에 동시에 내성이 있는 결핵균으로 발생하는 결핵으로, 감수성 결핵보다 치료가 어렵고 부작용 발생 빈도가 높다. 잠복결핵감염은 결핵균에 감염돼 체내에 소수의 살아있는 균이 존재하나 임상적으로는 결핵 증상이 없고, 균이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으며 결핵으로 발병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그동안 일반 결핵환자 접촉자는 고액의 비용과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한 질환 진료 시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금액을 경감시켜주는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제도’ 대상으로 본인 부담 없이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다제내성 결핵환자의 접촉자는 일반 결핵환자 접촉자와 달리 국내외 지침에서 권고되는 잠복결핵감염 치료법이 없어 2년간 흉부 방사선 검사를 통해 결핵 발병 여부만을 추적 관찰해 왔다. 질병청 임승관 청장은 “다제내성 결핵환자와 접촉한 경우 보건소 또는 의료기관 안내에 따라 검사받고, 치료가 필요하다면의료진과 상담 후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여진 기자
2027년부터 50세 이상 국가건강검진 흉부 엑스레이
그동안 20세 이상 적용됐던 국가건강검진 ‘흉부 방사선(엑스레이) 검사’가 50세 이상으로 대폭 축소된다. 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 3차 국가건강검진위원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국가건강검진 흉부 방사선 검사 개선방안’이 심의됐다. 폐결핵을 발견할 목적으로 시행돼 온 흉부 엑스레이는 폐결핵 유병률이 0.04%에 불과한 데 반해 검진 비용(1426억 원)이 전체 검진 비용의 21%에 달해 그동안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복지부는 20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연령별 결핵 발병률 등을 고려해 50세 이상 대상으로 실시하기로 하고, 20∼49세의 경우 고위험 직업군에 한해 한시적으로 검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고위험 직업군은 감염병 관리 취약 사업장 근무 직종과 호흡기 유해인자 취급 직종 등 70개 직종이다. 개편된 검사 기준은 검진 대상자 데이터 구축, 관련 고시 개정 등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27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윤여진 기자
주 150분 1년 이상 운동 우울 위험 ↓
주 150분 이상 운동을 1년 이상 꾸준히 하면 우울증을 겪을 우려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 사업에 참여한 40∼82세 성인 1만 9112명을 대상으로 운동을 한 집단과 전혀 하지 않은 집단을 비교한 결과 운동을 한 이들의 우울 증상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스포츠 활동을 한 집단은 비운동 집단보다 우울 증상 위험이 4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도는 근력 운동을 하면 40%, 유산소 운동을 하면 41% 각각 낮아졌다. 걷기 운동을 했을 경우엔 우울 증상 위험도가 19% 내려갔다. 우울 증상 위험 예방 효과는 운동 종류와 관계 없이 주당 150분 이상, 최소 1년 이상 꾸준히 지속했을 때 더욱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스포츠 활동의 경우 주당 150분 이상, 1년 이상 하면 우울 증상 위험도가 최대 57%까지 떨어졌다. 걷기 운동만 주 150분 이상 1년 이상 하면 위험도는 31% 낮아졌다. 하지만 운동 지속 기간이 1년 미만이면 위험도 감소 효과가 유의미하지 않았다. 윤여진 기자
“정확한 응급처치와 미세수술 시스템 필수” [절단·베임·찔림 응급처치법]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절단, 베임, 찔림 사고가 최근 3년간 매년 1만건 이상 보고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사업장에서의 절단, 베임, 찔림 사고가 2021년 1만 85건, 2022년 1만 514건, 2023년 1만 328건으로 집계됐다. 직장 뿐만 아니라 가정이나 야외 레저활동 과정에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손가락 절단 사고는 응급수술 및 이송 시간에 따라 기능 회복 가능성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전문 치료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부산 경남 울산에서 유일하게 수지접합 전문병원으로 지정돼 있는 서부산센텀병원 서영석 병원장은 “정확한 응급처치가 이송 이후의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 아울러 수부외상 전문의와 고난도 미세수술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수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응급처지가 치료 성패 좌우 공단지역을 끼고 있는 산업현장에서는 절단 사고가 흔하다.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했을 때 초기 대응이 잘못되면 이후 응급실에서의 치료도 함께 늦어지게 된다. 지난해 8월 말 70대 남성이 나무를 자르는 전동 가위에 오른쪽 두 번째 손가락이 절단돼 급히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미세접합 수술이 불가능해 인근에 있는 서부산센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경황이 없었던 환자는 절단된 수지를 챙기지 못한 채 내원했다가 뒤늦게 보호자가 사고현장으로 돌아가 절단된 수지를 갖고 왔다. 우여곡절 끝에 밤늦게 응급으로 미세접합 수술이 진행됐다. 사고가 발생하고 수술이 5시간이나 지체된 것이다. 하지만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귀중한 손가락을 살릴 수 있었다. 응급 처치와 함께 수술을 담당할 의료진의 전문성도 중요하다. 수지 절단과 복합 손상이 일어날 경우 고난도 미세수술을 할 수 있는 수부외상 전문의가 필수다. 지난해 4월 부산 강서구의 한 작업장에서 40대 근로자가 기계톱에 왼쪽 1, 3, 4번 수지가 완전히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119가 출동했고 사고현장에서는 절단된 수지를 챙겨 수지접합 전문병원으로 이송했다. 내원 후 즉각적인 절단부위 확인과 혈류 및 조직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응급 처치가 이루어졌다. 수술은 3시간 가량 진행됐다. 혈관과 신경, 뼈를 잇는 수술 끝에 3개 손가락을 모두 살릴 수 있었다. 수술 이후에도 기능회복을 위한 전문 재활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다. 서 병원장은 “절단수지 재접합술은 혈관과 신경을 mm단위로 연결하는 고도의 미세수술로, 전문 의료진과 전담팀, 장비가 갖춰져야 안정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절단 부위를 얼음에 직접 닿게 보관하거나 과도하게 씻는 등의 잘못된 초기 처치는 조직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응급조치 산업체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안전교육과 응급조치 훈련을 시행하고 있지만 응급상황이 닥치면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절단, 베임, 찔림 사고에 따라 응급처치는 조금씩 차이가 난다. 절단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출혈이 있으면 팔을 심장보다 높게 유지한 상태로 압박지혈을 실시한다. 그리고 절단된 수지를 보존하기 위해 깨끗한 거즈로 감싸 밀폐한 후에 얼음물과 함께 간접 냉각을 시킨다. 오염물 제거할 때는 흐르는 물만 사용하고 비누나 소독약은 사용하지 않는다. 수지접합 전문의가 있는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시키고 응급수술에 대비해 음식이나 음료 섭취는 금지한다. 베임 사고가 발생하면 먼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이나 쇼크 징후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외부 출혈이 있으면 멸균 거즈로 강한 직접 압박을 시행하고, 필요 시 압박 드레싱으로 지혈을 유지한다. 출혈이 조절된 후에는 생리식염수로 상처를 충분히 세척하여 이물질과 오염을 제거한다. 응급실에서는 상처의 깊이와 방향을 평가하고 혈관·신경·힘줄 손상 여부에 따라 봉합 또는 추가 처치를 결정한다. 치료 과정에서 파상풍 예방주사 여부를 확인하고, 감염 위험이 높으면 항생제를 투여한다. 못이나 바늘, 칼, 유리처럼 끝이 뾰족한 물체에 찔려 생긴 상처가 자상이다. 육안으로는 상처가 작아 보여도 피부 안쪽의 조직 손상이 깊을 수가 있다. 상처에 칼이나 날카로운 물체가 박혀 있는 경우에는 절대로 제거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한다. 외부 출혈이 있으면 멸균 거즈로 강한 직접 압박을 시행하고, 사지 출혈 시에는 필요하면 지혈대를 사용한다. 상처를 임의로 깊게 씻거나 벌리지 않고 멸균 드레싱으로 덮어 오염과 추가 출혈을 방지한다. 응급실에서는 상처 주변의 혈관, 신경, 힘줄의 손상 여부와 내부 장기에 이상이 없는지를 평가하게 된다. 필요할 경우에는 CT 등 영상검사를 시행하고, 조직이나 장기 손상이 발견되면 수술적 치료를 진행한다. 자상 환자의 경우에도 베임 사고 때와 같이 파상풍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감염 위험이 높을 경우 항생제를 투여한다. 서 병원장은 “절단 손상처럼 시간이 치료 성패를 좌우하는 중증 수부외상 환자는 빠른 의사결정과 즉각적인 수술이 아주 중요하다. 수부외상 사고는 예고 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전문의 상주와 24시간 수술 시스템이 환자의 골든타임 확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바이러스와 공생하는 박쥐의 비밀 [질병과 건강 이야기]
사스, 메르스, 에볼라, 코로나19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모두가 21세기에 등장한 신종 감염병이다. 그것 말고도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이 감염병들은 모두 박쥐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박쥐를 ‘질병의 근원’이라고 부른다. 약 5000만 년 전에 현재의 모습으로 진화한 박쥐는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바이러스와 공생해왔고, 어떤 종은 좁은 공간에 수백만 마리씩 떼로 모여 사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박쥐는 포유류 중에서 설치류와 더불어 가장 많은 종을 가진 엄청난 생존왕이다. 이런 박쥐의 생태적인 특징으로 해서 어떤 바이러스든 한 번 박쥐의 몸에 적응하면 오래 살아남을 수가 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박쥐는 이 많은 바이러스를 몸에 지니고도 멀쩡히 살아간다는 것이다. 박쥐가 바이러스와 공생하는 비밀은 박쥐의 독특한 면역 능력과 함께 비행할 때의 체온 상승에 있다. 박쥐가 하늘을 날 때 체온이 무려 40도까지 치솟는다. 이 정도로 높은 온도에서는 바이러스와 같은 많은 병원성 미생물들이 죽거나 최소한 증식을 멈춘다. 그래서 박쥐가 몸 안에 그 많은 바이러스를 갖고 있으면서도 병에 걸리지 않고 바이러스와 공존할 수가 있는 것이다. 사실 열로 병을 다스리는 것은 우리 몸이 자연적으로 하는 일이다. 누구나 감기나 폐렴에 걸리면 열이 나지 않는가? 항생제가 없던 시절에는 황당한 발열법으로 감염병을 치료한 적도 있었다. 20세기 초 오스트리아의 정신과 의사 바그너 야우레크는 신경매독에 걸린 사람들이 열병을 앓은 후 매독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보고 매독 환자에게 일부러 말라리아를 감염시키기도 했다. 이 치료법은 매독균이 고온에 약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인데, 기이하게도 이 치료법을 제시한 공로로 야우레크는 노벨상을 받기까지 했다. 체온이 올라가면 병원균이 억제되는 것 말고도 중요한 이득이 하나 더 있다. 면역력이 좋아지는 것이다. 우리 몸의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이 50% 증가하고,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이 30% 감소한다. 온돌방에 앉아있거나, 온천물에 몸을 담그거나, 가볍게 조깅만 해도 우리 몸의 방어력이 좋아진다. 우리가 박쥐에 대해서 갖고 있는 선입견처럼 박쥐가 나쁘기만 할까?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위기로 다가온 신종 감염병 중 많은 것들이 박쥐에서 기원한 것은 맞다. 하지만 이것은 박쥐가 위험한 존재라서가 아니라, 인간이 박쥐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박쥐를 날것으로 잡아먹으면서 박쥐가 인간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에 생긴 부작용일 뿐이다. 사실 박쥐는 인간에게 아주 유익한 동물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바나나나 망고 같은 열대 과일들, 그리고 데킬라를 만드는 용설란도 박쥐가 꽃가루를 옮겨야 자란다. 박쥐는 비행할 때 생기는 열을 무기로 삼아서 수많은 바이러스를 몸에 품고도 건강하게 살아간다. 이 사실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 하루에 한 번 땀을 흘리자. 그 단순한 습관 하나가 당신 몸의 방어력을 키운다.
부산시향, 3년 만에 신년음악회 연다
부산시립교향악단이 3년 만에 신년음악회를 무대에 올린다. 부산시향은 오는 15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2026 신년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붉은 말의 해, 병오년 새해를 깨우는 흥겨운 무대로 경쾌함과 우아함, 뜨거운 열정과 화려함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경쾌하고 역동적인 스네어 드럼으로 시작되는 로시니의 오페라 ‘도둑 까치’ 서곡, 19세기 후반을 빛낸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사테의 ‘카르멘 판타지’, ‘왈츠의 왕’이라는 별명을 지닌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황제 왈츠’와 ‘광란 폴카’, 디아길레프의 위촉으로 춤곡을 의도하고 쓰였으나 훌륭한 연주곡으로 남게 된 라벨의 ‘라 발스’를 연주할 예정이다. 지휘는 백승현 부산시향 부지휘자가 맡는다. 백승현은 서울예술고와 서울대를 거쳐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음악대학 대학원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와 합창 지휘 석사를 각각 취득하였으며, 데트몰트 시립극장 오케스트라,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를 포함한 국내외 유수의 교향악단을 지휘했다. 고전음악뿐 아니라 각종 음악 분야에 관심이 많은 백승현 지휘자는 TIMF 앙상블, 서울모던앙상블, 앙상블 위로 등에서 강석희, 백병동을 포함한 유수의 현대 창작 음악을 지휘했다. 부산대, 덕성여대 등에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으며, 2023년부터 부산시향 부지휘자 겸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 수석지휘자로서 더욱 왕성하게 음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협연자로는 2010년생 바이올리니스트 김현서가 무대에 오른다. 김현서는 2025년 프레미오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3위와 청중상, 최연소 결선 진출자상을 수상하였으며, 2024년 잔 바티스타 비오티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최연소 2위 및 청중상을 수상했다. 2021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김현서는 KBS교향악단, 경기필하모닉 등 유수의 교향악단과 협연했으며 2018년 한국예술영재교육원에 입학해 2021년부터 3년 연속 영재원장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25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중이며 현재 이지혜, 박상민을 사사하고 있다. 15일오후 7시 30분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입장권 1만~3만 원. 예매는 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도파민은 흔히 ‘쾌락’이나 ‘중독’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로 소비되지만, 정지숙은 그 의미를 조심스레 뒤집는다. “도파민은 생명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에요. 지나치면 문제가 되지만, 본질적으로는 우리가 살아 있는 이유 중 하나죠.” 작가는 이 내면의 작동을 ‘농장’이라는 이미지로 치환했다. 오는 16일까지 부산 중구 갤러리 플레이리스트에서 열고 있는 정지숙 개인전 ‘Dopamine Farm’(도파민 농장)에서다. “농부가 밭을 가꾸듯, 우리 안의 감정과 생각, 감각도 길러야 하잖아요. 그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는 도파민을 씨앗처럼, 내면의 에너지를 자라나게 하는 촉매로 비유한다. 이러한 개념은 작품 전반의 질감, 색, 형태로 이어진다. 흐물거리고 꿈틀거리는 듯한 조각들은 마치 생명이 생성되는 찰나를 포착한 듯하며, 감각적 표면은 감정의 순환과 생동감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는 흙뿐 아니라 폼클레이, 시바툴, 발포우레탄, 에폭시, 아크릴 등 다양한 재료가 사용됐다. “흙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질감이 있었어요. 재료마다 감정의 결이 다르기 때문에, 매번 그 조합을 새로 실험하죠.” 유약의 매끄러운 표면 대신 거칠고 생생한 질감을 남기는 것도 그의 의도다. 이러한 재료적 탐구는 생명력의 불완전성과 성장의 순간적 긴장감을 동시에 담아낸다. 색채는 전시에 또 다른 활력을 더한다. 화사한 색, 경쾌한 리듬, 유기적 형태가 얽히며 내면의 에너지를 시각화한다. “색은 감각을 드러내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이에요. 생동감과 몰입의 감정을 표현하다 보면 자연스레 색이 강렬해지죠.” 작가의 조형 언어에서 색과 질감은 단순한 미적 수단이 아니라, 감정의 물리적 흔적이다. 전시장 한편에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작품도 마련돼 있다. 코인을 넣어 얻은 재료를 관객이 작품에 부착하며, 작품은 전시 기간 계속 변화한다. “도파민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즐거움이잖아요. 참여자들이 느끼는 작은 즐거움이 모여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 자체가 주제와 닮았어요.” 1987년생의 작가는 국민대에서 도자공예(2012)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도예과를 졸업(2014)했다. 입체와 회화를 넘나드는 31점의 신작을 전시한다. 정지숙은 “내 속의 생동감이 과하지 않게 생성되어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이어질 때, 그것이야말로 건강한 도파민의 작동”이라고 말한다. 갤러리 플레이리스트는 부산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두 곳에서 운영 중이다. 관람 시간은 수·목요일은 오전 11시~오후 5시, 금·토요일은 오전 11시~오후 6시. 공휴일과 일~화요일은 휴관.
수도권-비수도권 인구격차 첫 100만 명 넘어…부산 주민등록 인구 324만 명
美, 베네수엘라 마두로 전격 체포·압송
민주 지지층 85% ‘전재수 지지’, 국힘 지지층은 68%만 ‘박형준 지지’ [6·3 지방선거 여론조사]
희망 교육감 후보 성향은? 진보 39.3%·보수 36.7% '팽팽' [6·3 지방선거 여론조사]
"'하나의 중국' 존중" 이 대통령, 국빈 방중…5일 시진핑과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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