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부산국악원서 차리는 설날 한 상
국립부산국악원(원장 이정엽)이 오는 17일 오후 3시 연악당에서 여는 2026 병오년 설맞이 ‘설날音食(음식)’ 공연은 제목부터 독특하다.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밥이나 국 따위를 뜻하는 ‘음식’(飮食)에서 음을 빌렸지만, 전통음악(sound)과 음식(food)의 만남을 시도한 ‘설날音食’(Sound & Food)이기 때문이다. 부산국악원 관계자는 “무대에서는 음식 영상과 음식 모형을 관객에게 보여 드리지만, 외부 홀에 실제 음식이 전시돼 있으며, 공연을 보고 나오면 전통차와 ‘행복 떡’을 나눠 드릴 예정”이라고 전했다.공연은 새해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다채로운 우리 음악과 춤으로 구성된다. 이번 공연은 부산국악원 국악연주단뿐 아니라, 지역의 대표적인 전통예술 단체들이 대거 참여한다.새해의 복을 기원하며 차린 바다 음식을 소재로 동해안별신굿 중 ‘성주굿’(장구 박범태, 징 정연락, 쇠 손정진)으로 막을 연다. 무녀는 김동연 동해안별신굿 전승교육사가 맡는다. 이어서 부산국악원 성악단 부수석인 김미진과 이은혜 단원이 흥겨운 민요 ‘떡타령’(장구 윤승환)을 노래하고, 부산의 알싸한 밥상이 떠오르는 판소리 심청가 중 ‘방아타령’(북 윤승환)은 부산국악원 소리꾼 정윤형이 맡는다. 또한 삶의 희로애락이 담긴 술을 나누는 정을 표현한 12가사 ‘권주가’(대금 구슬)는 성악단 이희재 악장이 나서고, 이진희 기악단 악장이 한량으로 출연한다. 마지막 무대는 다 함께 차리는 우리 모두의 밥상 순서로, ‘쾌지나칭칭소리’ 김귀엽 구덕망깨소리 보유자의 ‘복맞이’ 노래와 부산농악보존회(강신일 부산농악 상쇠 보유자 외 5명)의 신명 나는 연주에 맞춰 추는 ‘금회북춤’(무용단 서한솔 외 7명)이 펼쳐진다.이번 공연은 ‘입말 음식’(SPOKEN RECIPE) 연구가이자 작가인 하미현 아티스트가 연출과 사회를 맡아 2024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설 명절의 의미와 그 속에 담긴 삶의 이야기를 무대 예술로 승화시킬 예정이다. 부산국악원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컬처의 흐름 속에서 우리 전통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되새기고자 기획됐다”면서 “경상도 지역의 구전 음식 이야기와 전통 가락을 한 상 가득 차려낸 잔치처럼 펼칠 예정”이라고 전했다.부산국악원 로비에는 ‘설날음식音食’ 한 상 차림이 전시돼 공연의 기억을 시각적으로 다시 한번 음미할 수 있도록 한다. 야외 마당에서는 투호 던지기, 전통 악기 체험, 페이스 페인팅, 추억의 달고나 만들기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전통놀이와 체험 행사가 열린다.공연 관람료는 S석 2만 원, A석 1만 원이며, 48개월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예매는 국립부산국악원 누리집(홈페이지) 또는 전화(051-811-0114)로 가능하다. 특히 새해맞이 특별 이벤트로 한복을 입고 오거나 말띠 해에 출생한 관람객에게는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문의 051-811-0114.
[이상훈의 시그니처 문화공간 이야기] 초현실주의의 거대한 무대… 피게레스 달리 극장미술관
스페인 카탈루냐 북부의 작은 도시 피게레스(Figueres)는 미술사에서 가장 기이하고도 매혹적인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달리 극장미술관(Teatre-Museu Dalí)이다. 이곳은 단순히 초현실주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모아둔 미술관이 아니라 건물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설치미술이자, 달리라는 인물의 정신세계를 압축해 놓은 공간이다. 이름에서와 같이 처음 용도는 19세기에 지어진 시립 극장이었다. 스페인 내전으로 파괴된 건물을 1960년대에 달리가 구입해서 직접 복원 및 개조해 자신의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고, 1974년 개관 이후, 달리 극장미술관은 그의 작품을 가장 방대하게 소장한 공간이자, 그가 생전에 직접 기획한 유일한 미술관으로 남았다. 달리가 태어나고 자란 도시 피게레스는 바르셀로나에서 북쪽으로 150km 기차로 2시간. 역에서 내려 도시를 걷다 보면, 붉은 외벽 위에 빵 모양 장식이 줄지어 얹히고, 거대한 달걀이 옥상에 올라간 기묘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이 외관은 이미 달리적 상상력의 선언이다. 빵은 생존과 욕망을, 달걀은 탄생과 가능성을 상징한다. 그는 일상적 사물을 낯설게 변형함으로써 현실의 경계를 허물고, 관람객의 무의식을 자극한다. 입구를 지나 중앙의 유리 돔 아래에 서면, 마치 거대한 무대 위에 올라선 배우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이 공간은 과거 극장의 무대 자리다. 달리는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큰 초현실주의적 오브제’로 만들고자 했다. 실제로 내부는 회화, 조각, 홀로그램, 입체 설치, 광학적 착시 작품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관람객은 전통적 의미의 전시 감상이 아니라 하나의 체험적 여행을 하게 된다. 또한 미술관에는 ‘기억의 지속’으로 대표되는 녹아내리는 시계 이미지의 변주들, 종교적, 과학적 상징이 뒤섞인 후기 작품들, 그리고 갈라(Gala)를 향한 집요한 헌정이 가득하다. 달리에게 갈라는 연인이자 뮤즈, 그리고 예술적 동력의 원천이었다. 미술관 곳곳에서 반복되는 그녀의 초상은 개인적 사랑과 예술적 집착이 어떻게 신화로 승화되는지를 증언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공간이 단순히 과거를 보존하는 장소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달리는 자신의 무덤을 이 미술관 중앙 무대 아래에 두었다. 그는 말 그대로 자신의 예술 세계 한가운데에 잠들어 있다. 관람객은 그 위를 걸으며 작품을 감상한다. 삶과 죽음,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이 설정은, 그 자체로 마지막 퍼포먼스와도 같다. 달리 극장미술관은 전시 공간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연극적 장치다. 관람객은 관찰자가 아니라 참여자가 되고, 작품은 벽에 걸린 이미지가 아니라 공간 전체를 장악한 사건이 된다. 초현실주의가 꿈과 무의식, 우연과 상징을 통해 이성의 질서를 전복하려 했던 시도라면, 이 미술관은 그 사상을 건축공간으로 실현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닷새간 이어지는 설 연휴… 볼만한 TV는
설 연휴 안방극장이 비교적 차분한 편성으로 시청자들을 맞는다. 예년처럼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승부수를 던지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포맷과 완성도 높은 특집으로 명절을 채우는 흐름이다. 웃음과 흥, 감동과 성찰을 고루 담은 프로그램들이 연휴 내내 이어지며,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장르별 차림표를 완성했다. ■전국 특산물·한식 이야기…‘맛’으로 여는 명절 명절 밥상처럼 다채로운 먹거리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전국 각지 특산물이 맞붙는 MBC ‘전국1등’이 설 연휴 시청자를 찾는다. 문세윤과 김대호, 박하선이 출연해 지역 대표 먹거리를 두고 대결을 펼친다. 각 지역의 특산물을 직접 맛보고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단순한 시식 예능을 넘어, 지역의 풍경과 사람, 이야기를 함께 전한다. 명절에 어울리는 넉넉한 분위기 속에서 지역성을 조명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 총 3부작으로 첫 방송은 오는 16일 오후 8시 10분이다. 이후 2월 23일 오후 9시, 3월 2일 오후 9시에 2회와 3회가 전파를 탄다. 한식의 가치를 짚는 다큐멘터리 MBC ‘밥상의 발견’도 설 특집으로 편성됐다. 한국의 장(醬) 문화와 사찰음식, 제철 해산물을 중심으로 한식의 특징을 ‘더하기·빼기·제로’라는 키워드로 설명한다. 배우 장근석이 진행을 맡고 선재 스님과 윤남노, 파브리, 데이비드 리 등 요리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단순히 음식 조리법을 넘어 음식에 담긴 철학과 삶의 태도를 함께 짚는다. 한식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그 본질을 다시 돌아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첫 방송을 했고, 설 당일인 17일 2부가 방송된다. 오는 24일엔 마지막 방송인 3부가 공개될 예정이다. 요리 다큐 MBC ‘셰프의 DNA’는 배우 류수영과 벨기에 입양아 출신 셰프 애진 허이스가 전북 정읍에서 ‘손맛 한 상’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지역 특산물과 전통 음식을 바탕으로 메뉴를 개발하며 한식의 깊이를 체험한다. 애진 허이스 셰프가 한식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되짚는 과정과, 류수영이 보조 셰프로 함께하며 보여주는 재미가 더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읍에서 완성된 한 상이 다시 해외로 이어지는 구조는 한식의 확장성을 보여준다. 오는 16일 오전 8시 20분 방송된다. ■노래로 흥 더하는 명절…콘서트와 트롯 무대 설 연휴에는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 무대도 풍성하다. SBS ‘설 특집 콘서트 성시경’이 연휴인 오는 14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처음처럼’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좋을 텐데’ ‘거리에서’ ‘너의 모든 순간’ 등 데뷔 25주년을 맞은 성시경의 대표곡들이 안방을 채운다. 가수 화사와의 듀엣 무대도 공개돼 또 다른 색깔을 더한다. 가수 이찬원의 진행으로 꾸며지는 KBS2 ‘2026 복 터지는 트롯대잔치’는 송가인, 박서진, 박지현 등이 출연해 흥겨운 무대를 선보인다. 관객과 호흡하는 ‘쌍방향’ 형식을 표방하며 명절 특유의 들뜬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트롯이라는 장르가 세대를 연결하는 매개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는 무대다. 설 당일인 오는 17일 오후 7시 40분에 볼 수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채웠던 아이유의 공연 실황 ‘슈퍼 스테이지 아이유 콘서트: 더 위닝’도 MBC에서 설 특집으로 편성됐다. 대형 공연장의 스케일과 현장감을 안방으로 옮긴다. 오는 17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삶과 자연을 비추는 다큐·의미 있는 질문 연휴 기간에는 사람과 자연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도 안방에서 볼 수 있다. KBS1 ‘글로벌 한인기행-김영철이 간다’는 해외에서 자리를 잡은 한인들의 삶을 따라가며 성공과 자긍심의 의미를 짚는다. 2부작 프로그램으로, 오는 17일과 18일 방송된다. 설 당일 방송하는 1부는 오는 17일 오후 9시 30분, 2부는 오는 18일 9시 30분에 각각 전파를 탄다. 평균 연령 78세 할머니들의 우정을 담은 ‘메주꽃 필 무렵’은 ‘메주할매’ 삼총사의 유쾌하고 따뜻한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평생 자식 뒷바라지에 헌신해 온 할머니들의 변치 않는 우정을 통해 명절의 의미와 가족의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오는 17일 오후 7시 40분 KBS1에서 방송된다. 인간의 내면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도 있다. EBS가 오는 13일 밤 12시 50분 ‘증발된 사람들’을 방송한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 사회에서 자발적으로 사라지는 이른바 ‘조하쓰’ 현상을 따라가며, 새로운 삶을 선택한 사람들을 비춘다. 이 과정에서 고독과 책임, 관계의 의미를 되짚고, 남겨진 사람들의 감정을 함께 짚으며 인간의 존재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이외에도 EBS ‘공룡 대탐험: 1억 6천만 년의 모험’은 최신 촬영기법과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생명의 시간을 보여준다. 공룡 트리케라톱스 화석 등을 통해 밝혀진 고생물학 이야기를 소개하는 방송으로 총 6부작으로 구성됐다. 인간의 삶을 넘어 자연의 질서를 조망하는 프로그램이다. 오는 16일 오후 9시 55분 방송된다.
사극·첩보·휴먼 '한국영화 3파전'에 애니 가세… '장르 뷔페' 따로 없네
설 연휴를 앞두고 극장가가 푸짐한 한 상을 준비했다. 올해는 한국 영화 기대작 3편이 스크린에 출격해 관객의 선택을 기다린다. 사극과 첩보 액션, 휴먼 드라마가 각기 다른 색깔로 스크린에 포진해 눈길을 끈다. 여기에 장기 흥행작과 애니메이션까지 더해져 이번 명절 연휴 극장가는 ‘장르 뷔페’에 가까운 풍경을 펼친다. 가장 먼저 문을 연 작품은 4일 개봉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다.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유배된 어린 선왕 단종과 그를 맞이한 촌장 엄흥도의 관계를 중심에 둔다. 계유정난 이후의 역사적 맥락을 배경으로 삼되 인물 간 교감과 일상에 초점을 맞췄다. 유해진이 촌장 역을, 박지훈이 단종 이홍위를 맡았고 유지태, 전미도가 출연한다. 화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인물 간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주목한다. 왕과 촌장이라는 신분 차이를 넘어 형성되는 교감이 중심 축이다. 사극 장르의 무게감과 인간적 정서를 결합해 명절 극장을 찾은 가족 단위 관객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엔 두 편이 동시에 출격했다. 영화 ‘휴민트’는 ‘베테랑’, ‘밀수’, ‘모가디슈’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다. 류 감독이 ‘베를린’(2013)과 ‘모가디슈’(2021)에 이어 선보이는 해외 로케이션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남북한 첩보 요원과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히는 과정을 그린다. 약 3개월간 라트비아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 등이 출연한다. 해외 공간을 활용한 연출과 추격 장면이 긴장감을 형성한다. 같은 날 개봉한 ‘넘버원’은 김태용 감독의 휴먼 드라마다. 엄마의 음식을 먹을 때마다 줄어드는 숫자를 보게 된 아들 하민이, 그 숫자가 0이 되면 엄마 은실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최우식과 장혜진이 영화 ‘기생충’ 이후 다시 한번 모자 호흡을 맞춘다.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가족과 시간의 유한성을 소재로 삼았다. 눈에 띄는 건 부산 영도구와 동구 등 부산 곳곳에서 촬영이 진행된 점이다. 바다와 오래된 주택가 풍경이 극의 배경으로 활용돼 일상적인 공간에 정서를 입힌다. 김태용 감독과 장혜진 배우 모두 부산 출신인 데다 부산에서 오랜 시간 촬영해 ‘부산 영화’로 불린다. 박스오피스에서 역주행해 장기 흥행을 이어가는 작품도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개봉한 ‘신의 악단’은 개봉 초반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입소문을 타고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넘어섰다. 북한을 배경으로 가짜 찬양단을 만든 인물의 변화를 그린 종교 영화다. 음악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귀여운 캐릭터가 총출동한 애니메이션도 어린이 관객을 기다린다. 12일에는 ‘바다 탐험대 옥토넛 어보브 앤 비욘드 : 육지생물 구조작전’이 스크린에 올랐다. 바니클과 콰지 등 귀여운 캐릭터들이 위험에 빠진 동물들을 구조하며 자연과 공존의 메시지를 전한다. 13일 개봉한 ‘아웃 오브 네스트’는 사랑스러운 삐약이 공주·왕자와 소년 아서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로, 아기자기한 캐릭터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인도네시아 애니메이션 ‘점보’는 덩치 큰 소년 돈과 신비로운 친구 메리가 영혼의 세계로 향하는 판타지 어드벤처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따뜻한 분위기가 어린이 관객을 겨냥한다. 최근 극장가는 개봉 첫 주 성적만으로 흥행을 단정하기 어려운 흐름을 보인다. 업계는 연휴 이후 평일까지 관객을 유지하는 ‘지속력’을 주요 변수로 본다. 장르를 달리한 작품들이 나란히 배치된 이번 설 연휴 극장가가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된다.
설 연휴 복천박물관 ‘소망 복주머니’ 행사
부산 복천박물관은 2026년 설 연휴 기간(2월 14일~18일)에 ‘알록달록, 나만의 소망 복주머니’ 꾸미기를 연다. 관람객이 직접 복주머니를 꾸미고 새해 소망을 적어 '소망 트리'에 걸며 에 걸며 전통의 의미를 되새기고 가족 간 유대감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먼저 제공된 도안에 색칠 도구, 사인펜, 스티커 등을 활용하여 복주머니를 직접 꾸민 후, 뒷면에 새해의 목표나 바라는 소망을 정성껏 작성하고 박물관 내 마련된 '소망 트리'에 달며 한 해의 복을 기원한다. 성현주 복천박물관장은 “복주머니를 꾸미며 한국 세시풍속을 체험하는 이번 행사는 설 연휴 기간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자율형 프로그램”이라며 “관람객이 전통문화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새해 희망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복천박물관 인스타그램(@museum_bokcheon)을 참고하거나 전화(051-550-0332)로 문의할 수 있다.
설 연휴에 OTT 콘텐츠는 어때요?
평소 보고 싶었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를 보면서 설 연휴를 즐기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 수 있겠다. 연휴를 앞두고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웨이브가 장르 색이 분명한 신작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선택지를 넓혔다. 색다른 재미를 찾는다면 시리즈 정주행이나 다큐멘터리 몰아보기도 방법이다. 먼저 넷플릭스는 미스터리 드라마 ‘레이디 두아’를 13일 공개한다. 작품은 가짜일지라도 명품이 되고 싶었던 여자 ‘사라킴’과 그의 욕망을 추적하는 남자 ‘무경’의 이야기를 그린다. 신혜선과 이준혁은 드라마 ‘비밀의 숲’ 이후 8년 만에 다시 만났다. 디즈니플러스는 미스터리 스릴러 ‘블러디 플라워’를 순차 공개 중이다. 지난 4일과 11일 1~4화를 선보였고,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5·6화를 공개한다. 모든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연쇄살인범을 둘러싼 인물들의 심리전을 다룬 8부작이다. 려운, 성동일, 금새록 등이 출연한다. 명절 음식이 부담스럽다면 웨이브 푸드 리얼리티 ‘공양간의 셰프들’이 색다른 선택지다. 사찰음식 명장 스님 6인이 공양을 준비하고 나누는 과정을 담았다. 선재 스님과 정관 스님을 비롯해 계호·적문·대안·우관 스님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통 장을 주제로 한 요리 과정과 음식에 담긴 철학을 차분히 풀어낸다. 총 4부작으로 13일 전편 공개된다. 신작이 아니더라도 연휴 동안 볼 만한 콘텐츠를 찾는다면 이 작품에 주목해보는 것도 좋겠다. 일본 장수 예능을 담은 넷플릭스 예능 ‘나의 첫 심부름’은 난생 처음 혼자 심부름에 나서는 아이들의 모습을 따라간다. 아이들의 귀엽고 소박한 일상을 지켜보는 재미가 크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은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인근 바다를 배경으로 한다. 한 남성이 1년간 문어와 교감하며 변화를 겪는 과정을 담았다. 바다 생태계와 인간의 관계를 조용히 들여다본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고양이는 건드리지 마라: 인터넷 킬러 사냥’은 온라인에 올라온 고양이 학대 영상을 단서로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다. 네티즌 수사대의 집단 추적이 국제 수사로 이어지는 과정을 재구성했다. 인터넷 공간에서 범죄를 소비하고 추적하는 우리의 모습을 되짚게 한다.
최휘영 장관 “BTS 광화문 공연 고마운 일…암표 대책 세울 것”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방탄소년단의 복귀 무대가 광화문이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열리는 것은 뜻깊고 감사한 일입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2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취임 6개월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다음 달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 공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 전통문화의 핵심을 해외에 선보일 기회”라며 “공연이 멋지게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안전 대책을 철저히 마련하겠다고 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찾는 관람객도 불편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설명이다. 암표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전의 공연에서 암표 문제가 발생한 만큼 문체부에서도 인지하고 있다. 불쾌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올가을 시행 예정인 관련 암표 관련 법안도 언급하며 장기적인 제도 대응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날 간담회는 문체부 장관 취임 6개월을 돌아보고 향후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최 장관은 “무거운 책임감과 절박함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큰 방향을 다시 잡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취임 초 “K컬처가 정점을 지나 내려갈 길만 남은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했던 그는 “지금은 위기는 맞지만, 다시 일어설 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비관보다는 가능성을 말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최 장관은 “관점도 자세도 접근 방식도 모두 바꿔야 한다”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더 빠르게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문화산업에 대한 재정 확충 의지도 강조했다. 최 장관은 문화예술이 미래 성장 산업이자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동력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예산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 구체적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추가 재정 확보 기회가 생길 경우 핵심 분야에 적시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는 2027년 예산안 역시 전략적으로 배치하겠다고 했다. 문화 접근성 확대 정책에도 속도를 낸다. 통합문화이용권과 청년예술패스를 넓히고, ‘문화가 있는 날’을 4월 1일부터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서 매주 수요일로 확대한다. 그는 “수요일이면 문화가 있는 날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도록 하겠다”며 “기존 할인 구조가 그대로 반복되는 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화가 있는 날의 내용과 형식을 재설계해 수요일마다 문화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채우겠다”고 강조했다. 국립예술단체 지방 이전과 관련해선 서울예술단의 광주 이전 원칙을 유지하되 세부 사항은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예술단의 정체성을 먼저 분명히 해야 한다”며 이전 시기와 형태, 기능 범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 정부에서 추진된 공공기관 통폐합 및 지방 이전 문제와도 맞물려 있어 종합적인 점검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돔 공연장 건립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입지와 비용, 적합성을 신중히 따질 수밖에 없다”며 “지방 선거를 앞두고 여러 후보가 돔 공연장 건립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지방 선거 이전엔 입지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영화 산업 회복 방안으로는 ‘구독형 영화관람권’ 도입을 검토 중이다. 그는 이를 ‘극장 발견 프로젝트’라고 표현하며 “관객이 한 번이라도 극장을 찾으면 이후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령층이나 가족 단위 등 대상에 맞춘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설계해 잠재 관객을 극장으로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게임 산업에 대해서는 경쟁 심화와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을 과제로 제시했다. 투자와 근로 환경, 제도 개선 등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는 게 최 장관의 설명이다. 최 장관은 “게임진흥원 설립과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 재정비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정 욕구 버려야 비로소 진정한 자신 만날 수 있다
주위를 보면 개성이 강하고 주관이 뚜렷한 사람들이 있다. 개인적으론 이들의 삶이 멋있다고 생각한다. 간혹 부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들로서는 피곤한 삶에 시달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세상이 그들을 쉽게 내버려두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비난하거나, 엉뚱하다는 꼬리표를 붙여 밀어내려고 한다. 또 쉽사리 정상과 비정상, 혹은 평균이라는 틀을 정하고 선을 벗어나지 않는지 평가하거나 통제하려 한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은 사회가 정한 기준에 맞춰 살아간다. 그래야 사회생활이 더 편하고 쉽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삶을 살다 보면 ‘자기’가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SNS에서는 남과 비교하느라 쉽게 주눅 들고, 학교나 직장에서는 눈치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삼킨다. 가족 간에도 비슷한 경우가 적지 않다. 기대와 주어진 역할로 인해 자기 삶을 방치하기 십상이다. 이렇게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다 보면 삶의 주도권은 어느새 타인에게 넘어가고, 정작 자신은 자기 인생의 관객에 머물게 된다. ‘자기 주도’는 학습할 때만 필요한 게 아니다. 삶에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의 심리학자 웨인 다이어가 쓴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는 이 질문에 마침한 방법을 제시하려는 책이다. 책은 1978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뒤 전 세계에서 300만 부 이상 판매됐다고 한다. 출판사는 이 책이 50년 가까이 사랑받고 있는 이유를 ‘추상적인 위로나 관념적인 조언이 아니라 독자가 당장 실행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책은 총 10장에 걸쳐 인간이 흔들리는 원인을 진단하고, 사고의 전환을 거쳐 행동의 변화로 발전하는 단계로 나아간다. 첫 장에서는 ‘끌려다니는 것도 습관’이라며 자유는 저절로 주어지는 환경이 아니라, 직접 쟁취해야 할 권리임을 말한다. 이어 겸손이라는 ‘자기 검열’과 흘러간 과거에 저당 잡힌 사고의 해악성과 구체적인 탈출 방법을 제시한다. 중반부에서는 비교와 인정 욕구를 다룬다. 부당한 요구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법, 타인이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는 심리적 거리 두기 등 현실적 대안도 제공한다. 특히 사회가 규정한 정상이라는 기준이 얼마나 허구인지 까발리며, 모두에게 이해받으려는 인정 욕구를 버릴 때 얻게 되는 당당한 자아를 보여준다. “아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전부 이해하는 남편은 없다.” 5장 ‘이해받으려 하지 마라’에 나오는 내용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당신의 모든 걸 이해해 주길 바란다면 그 바람은 실망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라며 “실망은 곧 당신의 마음을 약하게 만든다”고 조언한다. 책을 읽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다가도 덜컥 ‘무인도에서 혼자 사는 것도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내용도 만나게 된다. 가령 ‘해명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마라’거나, ‘책임을 상대에게 넘겨라’, 혹은 ‘인간관계에 연연하지 마라’는 조언은 인간이 사회적 동물임을 부정하지 않는 한 쉽사리 수긍하기 힘들지 싶다. 한편으론, 아직 남의 시선에서 벗어날 준비가 덜 돼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책의 마지막 10장에 나오는 ‘100가지 행동 리스트’를 다시 찬찬히 읽어 봐야겠다. 웨인 다이어 지음/장원철 옮김/북모먼트/344쪽/2만 2000원.
[잠깐 읽기] 건강 수명 연장의 핵심 '면역'
면역계는 인간의 가장 소중한 보호막이다. 하지만 제대로 조절되지 않으면 놀랄 만큼 파괴적일 수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면역유전학 분야 권위자인 존 트라우즈데일은 <면역 수업>에서 다양한 비유를 통해 면역의 개념을 설명한다. 바이러스 차단 소프트웨어나 군대에 빗대 면역을 풀어내는가 하면, 타투의 원리나 고양이 알레르기처럼 일상에서 궁금해할 만한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한다. 이를 통해 면역의 중요성은 체감하지만 그 실체에 대해선 막연하기만 했던 독자들에게 면역을 균형 있게 다루는 일이 건강 수명 연장의 핵심임을 일깨워 준다. 저자는 이 책이 대중 과학서와 교과서 사이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자에 따르면 면역은 특정 기관이나 일부 면역세포에 국한된 기능이 아니라 피부와 점막, 장내 미생물을 포함한 인체 전 영역이 참여하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다. 이 네트워크는 신경계와 신진대사, 생식 기능 등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특히 뇌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통증 회복뿐 아니라 스트레스, 기분까지 함께 조절한다. 저자는 이런 관점에서 노화와 암, 우울증,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비만 등 현대인이 직면한 여러 건강 문제를 면역계의 잠재력이라는 관점에서 들여다 본다. 면역은 고정된 체계가 아니라 삶의 환경과 경험 속에서 끊임없이 형성되고 변화하는 복합적인 시스템이다. 저자는 식단과 위생, 수면, 에너지 대사처럼 반복되는 생활 방식이 면역에 어떤 구조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으로 짚는다. 존 트라우즈데일 지음/김주희 옮김/판미동/596쪽/3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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