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바람, 소리로 여는 새로운 공간-‘스페이스 다’ 개관 기획전
부산 사하구 다산로 12-4(다대동) 일대는 과거 홍티마을(현재 무지개공단으로 홍티포구 일대)의 서쪽 끝단 구역에 포함된다. 윤경혜 대표와 박태홍 목공예가가 운영하는 (주)한디자인그룹이 지난해 이곳으로 사무실을 이전한 데 이어 2층 공간을 ‘스페이스 다(SPACE-DA, 空間-多)’라는 이름을 내건 전시장으로 탈바꿈시켰다.부산의 설치미술가인 김경화, 정만영, 안재국이 한디자인그룹 초대로 지난 3일부터 한 달간 ‘숨, 바람, 소리’ 3인 기획전을 열고 있다. ‘무지개 홍(虹)’에 고개를 뜻하는 우리말 ‘언덕 치(峙)’가 합쳐진 옛 홍티마을 포구에서 열리는 기획전이다. 낙동강 하구라는 특정 장소를 배경으로, 사라져가는 생명, 이동과 노동의 기억, 인간과 자연의 연결 구조를 시각·청각·공간적 경험으로 풀어낸다. 공간의 첫 소개를 기념하는 장소 선언적 전시로는 안성맞춤이다.다만, 내비게이션 주소를 찍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일대가 공장지대여서 살짝 당황할 수 있다. 전혀 전시 공간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한디자인그룹 1층의 육중한 철문을 밀고 들어선 뒤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면 딴 세상이다.1층 입구서부터 눈길을 사로잡은 건 안재국의 ‘공간유희’(2025) 작업이다. 길이 30m에 달하는 이 작품은 지름 3㎜ 낚싯줄을 엮어 그물 형태로 만든 조형물이다. 지난해 중구 동광동 한성1918에서 열린 ‘2025 기후 위기 탄소중립 with 비치코밍’(이하 한성1918 비치코밍) 기획 전시에서 선보였던 작품이다. 설치 공간이 달라지니 또 다른 느낌이다. 해양 생물을 연상시키는 형태는 인간과 자연을 잇는 연결의 세포, 생명의 원형과 태생의 시간을 상상하게 만든다. 노동 집약적 대형 조형물인 만큼 작업 과정도 지난했던 것 같다. “30m를 완성하려면 하루에 1m씩 한 달을 꼬박 매달려야 해요. 하루 종일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서 낚싯줄 엮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깜빡깜빡 졸기도 해서 의자에 앉은 채 넘어지기도 하고….” 안 작가는 웃으며 말했지만, 원양어선 그물 작업이나 진배없겠다 싶었다.2층 공간에 올라서면 어디선가 ‘쏴 쏴-’ 파도 소리가 메아리친다. 한쪽 벽면을 차지한 대형 모니터에는 진우도 풍경이 펼쳐진다. 그 앞엔 낙동강 하류 모래톱과 황포돛배·소금배의 이야기를 사운드로 풀어낸 정만영의 ‘바람아 불어라’(2025, 나무와 앰프, 스피커, 컴퓨터 등)가 설치돼 있다. 지난해 가을 스페이스 원지에서 열린 부산판화가협회의 ‘판의 경계, 경계의 포구’ 전시와 한성1918 비치코밍 기획전에서도 만났지만, ‘스페이스 다’ 3인전으로 다시 뭉치니 반갑다. 이 작품은 관람객이 직접 노를 저어 바람을 일으키는 순간, 스피커를 통해 파도 소리가 거세게 울려 퍼지도록 만들어졌다. 체험형 사운드 설치 작업을 선보여 온 정 작가는 “소리는 과거의 노동과 이동의 흔적을 현재의 공간으로 불러오며 관람객을 시간의 흐름 속으로 이끈다”고 설명한다.옆에 있던 김경화 작가가 거들었다. “한성1918 비치코밍 전시 때 정 작가 작품이 낙동강 지역의 깃대종과 멸종위기종을 주제로 작업한 제 작품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2025, 천과 실) 바로 옆에 있었는데, 파도 소리에 섞여서 간간이 들리는 새소리가 진짜 좋았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새소리는 옆자리 김 작가 작품을 배려해 정 작가가 뒤늦게 추가한 것이었다. “부산에서 활동을 오래 같이하다 보니 자기 작품뿐 아니라 옆 사람 작품도 챙기게 되나 봐요.”김 작가의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지름 400㎝에 달하는 대형 구 작업으로, 낙동강의 대표적인 깃대종인 고니류(큰고니 등)와 대모잠자리를 비롯해 남생이, 수달, 상괭이, 반달곰, 큰오색딱따구리, 노랑부리저어새, 매, 먹황새, 동백나무, 변산바람꽃 등 다양한 동식물로 구성됐다. 작가는 생태 기록을 넘어, 인간의 시선에서 밀려난 생명을 조형 언어로 호출하며 사라짐과 기억 공존의 윤리를 질문한다. 김 작가는 이 작업 후에 낙동강에 날아온 큰고니 지킴이를 자처했고, 얼마 전에는 ‘큰고니 환송제’에도 참여했다. 작업이 작업으로만 끝나지 않았다.김 작가 작업도 ‘노가다’의 연속이다. “지구 생명 덩어리처럼 여겨지는 큰 구 하나를 만드는 데 두 달 반 정도 걸렸어요. 무명천을 염색한 뒤 동식물 모양을 하나하나 만들어서 오리고 붙이고 일일이 박음질을 했지요. 앞뒤를 다 볼 수 있도록, 안감까지 총 4번의 그림을 그렸어요. 작품 앞면만 보지 말고 이면도 꼭 봐주세요. 그림자까지 보면 더 좋고요.”세 사람이 전시를 통해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세 사람만으로 이뤄진 전시는 처음이다. ‘스페이스 다’를 실제 운영할 박태홍 작가의 선택(pick)인 셈이다. 박 작가는 “연 2~3회 환경 관련 설치전과 다양한 인문학 강좌와 음악회 개최를 계획 중”이라며 “서부산권에서 주목받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시는 4월 3일까지.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토·일요일 휴관). 문의 051-262-4177.
'왕사남' 1000만 영화 등극… OTT에 밀린 극장가 ‘활짝’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역대 국내 개봉작 중 34번째로 탄생한 1000만 영화로, 국내 개봉작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건 2년 만이다. ‘왕과 사는 남자’는 1000만 돌파에 그치지 않고 1100만 관객을 넘기는 등 연일 흥행 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계에선 코로나 팬데믹 여파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붐’으로 침체기를 겪던 국내 극장가가 ‘왕사남 효과’로 다시금 활력이 생길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8일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영화 ‘왕과 사는 남자’ 누적 관객이 지난 6일 오후 6시 30분 기준 1000만 명을 넘겼다. ‘왕과 사는 남자’는 극장 개봉 31일 만에 빠른 속도로 1000만 영화를 기록했다. 8일 기준으로 ‘왕과 사는 남자’는 누적 관객 1117만 명을 기록했다. 7일 하루에만 75만 4000여 명(매출액 점유율 80.4%)이 관람했다. 이 영화는 개봉 33일째 1100만 명을 넘기며 1100만 명 관객 달성 기준 ‘파묘’(2024·40일), ‘서울의 봄’(2023·36일), ‘광해, 왕이 된 남자’(2012·48일)보다 빠른 속도로 관객을 모았다. ‘왕과 사는 남자’는 역대 국내 개봉작 가운데 34번째로 탄생한 1000만 영화다. 극장 관객이 전체적으로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국내 개봉작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건 2년 만이다. 지난해에는 1000만 영화가 없었고, 2024년 개봉한 ‘파묘’(관객 수 1191만 명)와 ‘범죄도시 4’(1150만 명)가 각각 1000만 고지를 넘긴 바 있다. 지난해에는 연말 애니메이션 열풍을 일으킨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가 770만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폐위된 단종 이홍위(박지훈 분)가 유배지인 강원도 영월 광천골에서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인생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는 이야기를 담았다. 유배자를 감시하는 촌장 엄흥도(유해진)가 이홍위와 교감하는 모습 등이 관객들의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며 감동을 안겼다. 장 감독은 데뷔 24년 만에 1000만 영화 감독 대열에 참여했다. 장 감독은 2002년 ‘라이터를 켜라’로 데뷔한 이후 24년 만에 첫 1000만 감독이 됐다. 유해진은 ‘왕과 사는 남자’로 ‘왕의 남자’(2005)와 ‘베테랑’(2015), ‘택시운전사’(2017), ‘파묘’(2024)에 이어 다섯 편의 1000만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됐다. 박지훈은 첫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1000만 영화를 달성했고, 유지태는 배우 인생 첫 1000만 영화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사극 장르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건 ‘왕의 남자’(2005)와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명량’(2014)에 이어 네 번째다. 영화계는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돌풍에 극장가 활성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올해 관객 수가 반등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예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지난해 영화관 관객 수는 1억 608만 8000명가량으로 2024년(1억 2312만 5000명)보다 13.8% 줄어 2년 연속 감소했다. 영화 관계자들은 이번 ‘왕과 사는 남자’ 흥행이 영화관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을 확인해줬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OTT의 활성화 등으로 예전보다 영화관을 찾지 않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지만,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관객들이 극장에 몰릴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번 흥행으로 극장에 대한 수요가 확인된 만큼, 영화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는 선순환에 대한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2년 만에 탄생한 1000만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침체기에 빠진 극장가에 관객을 불러 모을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개봉할 영화들도 ‘왕사남 효과’를 받게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부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 포럼 참가자 모집
국가유산청은 오는 7월 대한민국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앞서 세계유산 분야의 미래 인재와 현장관리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2026 세계유산 청년전문가 포럼(Young Professionals Forum)’과 ‘제8차 세계유산 현장관리자 포럼(Site Managers’ Forum)’ 참가자를 공개 모집한다. 청년전문가 포럼은 세계유산 관련 분야의 청년전문가 30명(국내 참가자 3명)을 선발하며, 현장관리자 포럼은 총 100명의 국내·외 현장관리자(각 세계유산별로 1명 이하, 국내 참가자는 국내 세계유산 개수만큼인 17명 선발 예정)를 선발한다. 청년전문가 포럼은 국가유산청,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가 공동 주관하며, 7월 13일부터 7월 21일까지 ‘세계유산, 공동체, 교육: 변화의 주체로서 청년 역량 강화’를 주제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창덕궁, 종묘, 수원화성, 경주역사유적지구 등 대한민국의 세계유산을 탐방하고, 국내·외 전문가와 함께 하는 토의와 발표를 통해 세계유산의 보호와 지역 공동체 협력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실천방안을 모색하며 차세대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게 된다. 현장관리자 포럼은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국제문화유산보존복원연구센터(ICCROM, 이크롬),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아이유씨엔)이 공동 주관하며, 7월 16일부터 7월 23일까지 ‘연결과 소통: 세계유산 관리를 위한 참여적 접근’을 주제로 진행된다. 반구천의 암각화와 가야고분군 등 대한민국의 세계유산 관리 현장을 답사하고, 지속가능한 보존·관리 전략을 구상하는 국제적 논의를 진행한다. 참가를 희망하는 내·외국인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 신청서를 제출하면 되며, 최종 발표는 4월 말 전자 우편을 통해 개별 통보될 예정이다.
오스트리아 대표 명문 악단, 부산 관객과 첫 만남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명문 악단이 처음으로 부산 관객과 만난다. 세계 정상급 연주자로 자리 잡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협연자로 나서 클래식 팬들의 관심이 모인다. 8일 부산콘서트홀(클래식부산)에 따르면 오는 14일 부산콘서트홀에서 ‘양인모&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린다.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가 부산에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41년 창단된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명문 악단이다. 매 시즌 모차르트 작품을 가장 많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모차르트 해석에 있어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번 공연은 악단의 상임지휘자인 로베르트 곤잘레스-몬하스가 지휘한다. 그는 스웨덴 오케스트라 달라신포니에탄에서 4년간 수석지휘자를 지낸 뒤 명예지휘자로 임명될 만큼 최근 주목받는 지휘자다. 고전 레퍼토리에서 균형감 있는 해석과 세련된 음악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협연자로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무대에 오른다. 그는 2015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으로 이름을 알린 뒤 2022년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도 우승하며 세계적인 연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평론가들은 그의 연주에 대해 매끄러운 기교와 따뜻하고 섬세한 음색이 돋보인다고 평가한다. 양인모는 스트레튼 소사이어티의 후원을 받아 1743년 제작된 과르네리 델 제수 ‘카로두스(Carrodus)’ 바이올린을 사용하고 있다. 약 300년 된 이 악기의 가치는 약 2000만 달러(약 29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연 프로그램은 모차르트와 베토벤 작품으로 꾸며진다. 공연은 모차르트 극음악 ‘타모스, 이집트의 왕’ 중 일부 곡으로 문을 연다. 이어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 61’이 연주되며, 마지막으로 모차르트 교향곡 제41번 C장조 ‘주피터’가 무대를 장식한다. ‘주피터’는 모차르트의 마지막 교향곡이자 고전주의 교향곡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마지막 악장에서 다섯 개의 주제가 대위법적으로 결합되며 장대한 음악적 절정을 이룬다.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관계자는 “한국에서 공연할 때마다 관객들의 열정과 호기심, 높은 이해도를 느낄 수 있었다”며 “오는 14일 공연이 부산 관객에게 특별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은 14일 오후 5시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R석 14만 원, S석 11만 원, A석 7만 원, B석 5만 원이며 학생석은 1만 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부산콘서트홀 홈페이지(classicbusan.busan.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노드’ 주제로 열리는 15번째 BAMA 4월 2~5일 개최
2026년 국내 대형 국제아트페어의 첫 신호탄이 될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가 내달 부산에서 열린다. (사)부산화랑협회는 지난 5일 오후 웨스틴조선 부산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올 4월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2026BAMA 제15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15주년을 맞는 2026BAMA는 ‘노드’(Node): 연결과 확장의 마디’를 주제로 정하고, 8개국 13개 외국 갤러리를 비롯해 모두 136개 갤러리가 참여해 400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부산화랑협회 채민정 회장은 “부산 최초의 아트페어로, 지난해만 해도 12만 명 이상의 관람객과 210억 원 이상의 판매액을 올리면서 부산의 상징적인 대표 아트페어로 성장했다”며 “올해 BAMA는 단순한 판매 중심의 아트페어에서 벗어나 지난 15년간의 기록을 자산화하고 청년 작가 등 미래 세대를 연결하는 새로운 예술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주제 ‘노드: 연결과 확장의 마디’ 올해 BAMA가 제시한 핵심 키워드인 ‘노드’는 네트워크 구조에서 서로 다른 흐름이 만나는 연결 지점을 의미한다. BAMA는 이 개념을 바탕으로 작가와 갤러리, 컬렉터와 관람객, 지역성과 글로벌 미술 시장이 교차하는 새로운 예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한다. ‘노드’를 전시 주제로 확정한 것과 관련, BAMA 기획이사 배미애 리앤배 대표는 “BAMA는 이번 주제를 통해 아트페어가 단순히 작품을 거래하는 장소를 넘어, 전 세계의 예술 에너지가 응집되고 다시 새로운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글로벌 예술의 거점’이 되겠다는 비전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올해 BAMA에서는 ‘노드’라는 주제에 걸맞게 다양한 가치가 교차하는 지점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역 미술의 로컬리티와 세계 미술의 글로벌리티가 만나는 지점을 탐구하며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비롯해 최첨단 미디어 아트에 이르기까지 동시대 미술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이 하나의 ‘마디’ 안에서 어우러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6BAMA 참여 갤러리는 지난해(132개)보다 약간 늘었다. 해외에서는 미국 프랑스 독일 조지아 말레이시아 대만 등 8개국 13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국내에서는 이화익갤러리, 금산갤러리, 신라갤러리, 갤러리 위, 갤러리 가이아 등 수도권 갤러리 외에 갤러리아트숲, 갤러리 이듬, 갤러리 조이, 갤러리 포, 갤러리 화인, 데이트갤러리, 리앤배, 모아미 갤러리, 모제이갤러리, 뮤즈세움 갤러리, 산목&휘갤러리, 성원아트 갤러리, 어썸갤러리, 이웰갤러리, 채스아트센터, 피카소화랑 등 부울경 갤러리가 이름을 올렸다. ■청년·설치 조각·아카이브 등 특별전 2026BAMA 특별전인 기획 프로그램도 상당히 공을 들였다. △2030 청년 작가전 ‘생동하는 노드: 2030의 맥박’ △조각·입체 설치 프로젝트 ‘노드: 공간의 교차’ △BAMA 15주년 아카이브전 ‘BAMA 15: 리 커넥팅 더 퓨처(Re-connecting the Future)’ △아트토크 프로그램 ‘BAMA+NODE’ △도슨트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지난해 처음 시도한 ‘프리뷰 전시’는 올해 열지 않는다. ‘생동하는 노드: 2030의 맥박’은 국내 2030 청년 작가를 집중 조명하는 전시로, 이들 청년 작가들을 새로운 예술 생태계를 잇는 ‘새로운 마디’(New Node)로 정의했다. 공모전과 부산화랑협회 추천 등으로 선정된 작가는 강동윤, 김소형, 김희영, 백나원, 안영주, 원몬, 유재희, 이민걸, 이성은, 이소정, 이은우, 이현도, 정미나, 천지민, 최설지, 한수연, 황정원 등 부산·울산·경남에서 활동하는 17명(가나다 순)이다. 조각·입체 설치 프로젝트 ‘노드: 공간의 교차’는 부스 중심의 평면적 전시에서 벗어나 전시장 통로와 유휴 공간을 활용해 조각과 설치 작품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관람객의 동선 속에서 작품을 마주하도록 설계해 공간의 흐름을 깨우는 역동적인 ‘예술적 마디’(Node)를 선보인다. 참여 작가는 노동식, 이성은, 이후창, 정희욱, 최은정 등 5명이다. 솜, 섬유, 유리와 스테인리스, 돌, 레진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공간을 연출한다. BAMA 15주년 아카이브전은 2012년부터 시작된 BAMA의 주요 전시 기록과 작가, 화랑의 역사를 조망하는 아카이브 전시로 구성된다. 관람객이 직접 미래의 BAMA에 대한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참여형 공간도 마련된다. 미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아트토크 프로그램도 열린다. 제1세션은 ‘아카이브 노드: 기록이 쌓여 길이 되다’(모더레이터 주연화 홍익대 교수, 아마노 타로 도쿄 오페라시티 아트갤러리 수석 큐레이터, 김영애 이안아트컨설팅 대표), 제2세션은 ‘퓨처 노드: 새로운 15년을 잇는 연결점’(모더레이터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 이대형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 예술감독, 김승호 동아대 교수)이다. BAMA 티켓 예매는 지난 4일 시작했으며, 내달 1일까지 사전 예매할 경우 성인 1만 6000원, 청소년·어린이 1만 2000원, VVIP 8만 원으로 할인된다. VIP·언론 프리뷰는 4월 2일 오후 3~8시, 일반 오픈은 4월 3~5일이다. 문의 051-754-7405.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3월 9일(음 1월 21일)
◎-大吉 ○-吉 △-平 X-凶 쥐 96년생 노력에 따라 얻는 수확도 크니 열심히 뛰어라. 84년생 때로는 속마음을 감추고 가면을 써야 할 때도 있다. 72년생 새로운 계획을 구상하나 현실은 갑갑한 운세. 60년생 정신적인 일을 구하는 데는 길한 모양. 48년생 강한 기운 속에서 자신이 작아짐을 느낄 듯. 36년생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하루가 될 듯. 금전-△ 애정-△ 건강-X 소 97년생 친구와 함께 도모해야 성과가 있을 듯. 85년생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니. 73년생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거래가 전개될 수 있는 상태. 61년생 힘든 일도 지나가고 만사 대길할 듯. 49년생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니 보이지 않는 것도 구해야. 37년생 문단속을 잘하고 물건을 분실하지 않도록 주의. 금전-△ 애정-△ 건강-△ 범 98년생 느낌만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은 금물. 86년생 손발이 척척 맞아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74년생 예전과 다른 양상으로 새롭게 시작되는 하루가. 62년생 기대했던 금전 출입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모양. 50년생 밝은 태양이 빛나고 주변을 따뜻하게 만드는 상. 38년생 식복이 있고 재물이 모이니 기쁜 하루. 금전-◎ 애정-○ 건강-○ 토끼 99년생 주위의 시선을 집중케 하는 능력을 보여 줄 듯. 87년생 차분한 마음으로 연구한 결과가 성과를 얻으니. 75년생 양쪽의 의견을 조율해서 원만하게 이어주는 역할을 할 듯. 63년생 타인과의 협의를 통한 활동이 왕성할 듯. 51년생 이쪽에서 먼저 연락해야 길한 모양. 39년생 지혜나 덕을 갖춘 군자의 모습을 보여야. 금전-○ 애정-○ 건강-△ 용 00년생 두드리고 구함을 게을리하지 마라. 88년생 안하무인의 교만한 기운이 나중에 후회를 초래할 듯. 76년생 은밀한 뒷거래는 잘 성사되는 행운이. 64년생 옛 일은 잊고 새로운 미래를 위해 에너지를 써라. 52년생 건강상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니 건강에 신경을 써야. 40년생 아랫사람의 장점을 칭찬해 주어라. 금전-○ 애정-△ 건강-△ 뱀 01년생 당당한 자세로 임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듯. 89년생 감정만으로 밀어붙이면 망신이 따를 수도. 77년생 소신대로 밀고 나가되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65년생 누적되었던 피로 때문에 건강이 악화될 수 있으니 주의. 53년생 욕심부리면 손해 보는 일진. 41년생 대가를 바라지 않고 타인을 도와주도록 하라. 금전-△ 애정-△ 건강-△ 말 02년생 일을 더 벌려도 좋은 시기이다. 90년생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78년생 뜻이 현실적으로 펼쳐지니 운용 관리를 잘해야. 66년생 얻는 만큼 잃는 것도 있으니 오십보 백보. 54년생 피곤하고 힘은 들지만 금전의 실속이 따를 듯. 42년생 작은 이득을 놓고 수많은 사람이 나누는 운. 금전-◎ 애정-○ 건강-◎ 양 03년생 부족한 금전의 융통이 채워질 듯. 91년생 재물 운은 좋으나 지나친 기대는 무리. 79년생 배우자의 도움이 필요한 시점으로 서로의 배려가 필요할 듯. 67년생 일이 잘 풀린다고 마음 놓아선 안 되니. 55년생 승패 운에는 불리한 모양. 관재수가 발생할 수도. 43년생 몸과 마음이 쉬 지치기 쉬우니 적당한 휴식을 갖도록. 금전-○ 애정-○ 건강-△ 원숭이 04년생 대인 관계를 개선시키는 데에는 노력을 기울여야. 92년생 정신적인 역량을 동원하여 자신 안에 내재된 힘을 믿어야. 80년생 일을 한꺼번에 처리하기엔 역부족이. 68년생 자기 하기 나름으로 대접받는다. 56년생 현물의 시세가 떨어져서 만족할 수 없을 듯. 44년생 기쁜 소식이 있고 여러 가지로 좋은 양상이 따를 듯. 금전-△ 애정-X 건강-△ 닭 05년생 한 번 참는 것이 시비와 구설을 피해갈 듯. 93년생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으로 행동해야 유리하니. 81년생 힘들게 고생해도 알아주는 이가 없으니. 69년생 금전의 보상과 대가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듯. 57년생 모든 것이 내 것은 아니니 집착을 버려라. 45년생 정신적인 면과 물질적인 면이 다 채워질 듯. 금전-△ 애정-△ 건강-△ 개 06년생 힘들게 진행한 일에 성과가 좋으니. 94년생 스스로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나보다 못한 사람을 따라가는 양상. 82년생 주변의 인심을 얻어 주도권을 잡으니. 70년생 비밀은 드러내지 말고 포장해 두어야. 58년생 간단한 일이라도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아라. 46년생 잘 먹은 음식이 보약보다 나을 수도. 금전-○ 애정-◎ 건강-○ 돼지 07년생 계획대로 되지 않고 뜻밖의 활동을 해야 할 수도. 95년생 새로운 변화를 구하지만 현실은 따라주지 않으니. 83년생 피곤함이 몰려서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 하루. 71년생 정신적으로 타인의 배려와 보살핌을 받으면 도움이 될 듯. 59년생 결정의 순간에 귀인의 도움이 있을 듯. 47년생 현실적으로 금전과 건강이 충족될 듯. 금전-○ 애정-○ 건강-○
무대 위 ‘벵갈호랑이’를 진짜로 만드는 ‘3인 1조’의 몸과 호흡
무대 위 벵갈호랑이 ‘리차드 파커’가 모습을 드러낼 때, 관객은 가죽과 금속, 로프와 막대기로 된 ‘퍼핏’(puppet, 인형)임을 알면서도 숨을 죽인다. 그 생동감 뒤에는 15㎏ 퍼핏을 3인 1조로 조종하는 아홉 명의 퍼핏티어가 있다. “하루 종일 호랑이 생각만 했어요.” 박재춘·김예진·임우영 팀의 ‘헤드’ 퍼핏티어 박재춘의 말처럼, 이들은 체력과 호흡을 갈아 넣어 ‘가짜’를 진짜로 만든다. 정교하게 디자인된 퍼핏에 숨을 불어넣는 이들은 소년 ‘파이’ 역의 배우 박정민, 박강현과 더불어 공연을 이끄는 또 하나의 핵심축이다. 이들은 리차드 파커를 비롯해 오랑우탄, 얼룩말 등 다양한 동물을 연기한다. 지난 7일 개막해 오는 15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라이프 오브 파이’ 한국 초연(부산일보 3월 2일 자 13면 보도) 부산 공연에 앞서 퍼핏티어 3인과 국내 퍼핏 디렉터 겸 협력 무브먼트를 맡은 정명필 감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들은 한국 공연계에선 아직은 낯선 이름인 ‘퍼핏티어’라는 직업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다. ■세 팀 호랑이 각각 다른 개성 ‘라이프 오브 파이’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에는 세 팀의 퍼핏티어가 있다. 무대에 오르는 호랑이는 한 마리지만, 그때마다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머리·심장·다리를 맡은 세 명의 호흡이다. 박재춘은 “한 팀은 디테일한 움직임 개발에 강하고, 다른 한 팀은 무대 장악력이 강력하며, 우리 팀은 에너지가 강한, 감각적인 팀”이라며 웃었다. 세 팀 모두 3인 1조 구조는 같지만, 리차드 파커의 기질과 호흡, 무게감 표현 방식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공연마다 관객이 보고 듣는 호랑이의 숨소리와 걸음걸이가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다. 현재 세 팀의 조합은 오디션과 워크숍을 거쳐 만들어졌다. 퍼핏 디렉터 겸 협력 무브먼트를 맡은 케이트 로우셀과 정명필 등은 지원자 9명(기존 퍼핏티어 4명, 무용·연극 등 신규 5명)의 성향을 지켜보며 조합을 바꿔가며 ‘머리·심장·다리’를 나눴다. 처음에는 파트 구분 없이 서로 자리를 바꿔가며 모든 팀 조합을 테스트했고, 그 과정에서 성향이 맞는 사람끼리 팀이 굳어졌다고 한다. “우리 팀은 끝나고도 ‘심장’과 ‘다리’가 으르렁거릴 정도로 에너지가 세요.” 박재춘의 말이다. 정 감독도 “호랑이 울음소리조차 팀마다 다르다”며 세 마리의 개성을 강조했다. ■오디션부터 ‘텐 투 텐’ 연습 오디션은 체력 훈련과 협동 워크숍이었다. 동물 자세로 버티기, 종이인형으로 팀 스토리 짜기 등 사흘간 지원자들의 본능을 끌어냈다. “체력이 안 되면 무게감을 표현 못 해요.” 정 감독의 지적처럼, 리차드 파커 한 마리는 약 15kg. 그중 머리만 5kg 정도다. 그걸 들고 버텨야 한다. 연습은 ‘텐 투 텐’이었다. 콜 타임은 오전 10시였지만, 퍼핏티어들은 한 시간 먼저 나와 몸을 풀고, 전날 장면을 복기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특히 케이트의 지침은 명쾌했다.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동물적인 감각으로 생각하라.” 세 퍼핏티어는 퍼핏 없이 먼저 몸으로 호랑이를 만들며, 자유롭게 걸어 뛰며 호흡을 맞췄다. 영상 분석과 피드백, 즉흥 동작을 반복해 ‘반사적인 지각 반응’을 익혔다. 시야는 제한적이다. 심장을 맡은 김예진은 “땅이 제일 잘 보이고, 리차드 파커 머리를 보려면 고개를 들었을 때 목 근육이 움직이는 감각으로 방향을 읽는다”고 말한다. 다리를 맡은 임우영은 “호랑이 머리도, 파이도 잘 안 보인다”며 “심장 쪽과 헤드를 맡은 동료의 발과 손 움직임만이 유일한 신호”라고 설명한다. 그만큼 세 사람의 호흡과 신뢰가 곧 호랑이의 생명이다. 박재춘은 “에너지 교류가 없으면 안 된다”며 세 사람의 믿음을 꼽았다. ■무대 위에서 달라진 몸과 감각 서울 공연 3개월 만에 이들의 몸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푸시업 하나도 힘들어하던 임우영은 “이제는 무릎을 떼고 2~4개까지는 거뜬히 한다”며 웃는다. 몸 전체의 코어가 발달하면서, 조금만 눌러 봐도 서로의 몸이 “딴딴하게 느껴질 정도”로 변했다는 게 동료들의 증언이다. 신체 감각도 예민해졌다. 호랑이 안에서 서로의 숨을 죽이며 호흡을 맞추다 보니, 옆에서 나는 작은 소리에도 즉각 반응하게 되었다. 김예진은 이를 “동물적인 감각이 생긴 것 같다”고 표현한다. 무대 위에서의 감정 감각도 변한다. 그날그날 컨디션과 에너지 상태를 몸으로 먼저 알아차리는 것이다. 이처럼 무대 위에서 쌓인 믿음과 감각이 커질수록, 호랑이의 눈빛과 숨, 움직임은 더 섬세해진다. 세 사람은 좋아하는 장면도 각자 다르다. 파이가 배 위로 올라오려 할 때 처음 으르렁대는 장면, 파이에게 기대 누워 있는 장면, 밤하늘의 별이 뜨는 장면 등이다. 특히 별 장면에서 별 퍼핏을 맡기도 하는 김예진은 “별빛이 관객 얼굴에 스쳐 지나가는 걸 보고, 무대와 객석이 한 공간에서 같은 별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다. ■퍼핏티어, 공연계의 새 위치 정 감독에게도 ‘라이프 오브 파이’는 특별하다. “저도 책과 영화를 봤지만, 이 공연의 장점은 장면 장면이 영화처럼 느껴지면서도, 무대 위 모든 배우가 퍼핏티어가 되는 순간들이 많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배의 잔해를 옮기고, 리프트 각도를 바꾸고, 조명과 영상이 틀어지며 배가 회전하는 장면에서, 배우들은 몸으로 배와 파도를 만들어낸다. 퍼핏티어 9명뿐 아니라 전 출연진이 퍼핏과 함께 움직이는 구조다. 정 감독은 “퍼핏티어라는 호칭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쓰인 건 3년 남짓”이라고 짚는다. 이전에는 인형극 연출이나 배우로 뭉뚱그려졌던 역할이, 이번 작품을 계기로 캐스팅 보드에 다른 배우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커튼콜에서도 동료 배우들이 “박수는 퍼핏티어가 더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무게감 있는 포지션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라이프 오브 파이’가 인형극·퍼핏 장르에 하나의 획을 그은 작품”이라고 말한다. 세 사람이 함께 조종하는 리얼리즘 퍼핏을, 이만큼 정교하게, 이만큼 주목받는 규모로 선보인 사례는 국내에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국내 인형극계는 이 작품 전과 후로 나뉠 것”이라고까지 표현한다. ■나에게 퍼핏이란… 인터뷰의 마지막 질문은 세 퍼핏티어에게 “나에게 퍼핏이란 무엇인가”였다. 박재춘은 “공연을 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꿈꾸는 그림과 환상을 구현해 줄 수 있는 매개체”라고 답했다. 사물에 손이 닿는 순간 어떤 것이든 살아나 움직일 수 있고, 무대에 올려졌을 때 배우의 몸과는 또 다른 믿음을 관객에게 줄 수 있다는 점에 매료돼 20년 가까이 ‘인형인’으로 살아왔다. 임우영은 “호흡”이라고 했다. 퍼핏에 숨을 불어 넣고, 자기 호흡과 퍼핏의 호흡을 계속 맞춰야만 퍼핏이 살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퍼핏을 처음 만난 김예진은 “나 아닌 다른 존재를 숨 쉬게 하는 작업”이라고 정의했다. 자신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다른 존재를 통해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경험이 처음이자 강렬했기 때문이다. 무대 위에서 이들은 드러나지 않는다. 가면과 구조물에 가려지고, 커튼콜에서도 호랑이가 더 많은 환호를 받는다. 그럼에도 이들은 말한다. “관객이 호랑이를 진짜라고 믿고 숨을 함께 쉬어주는 순간, 퍼핏티어는 사라져도 좋다”고.
지역의 음식, 풍토,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이자카야’
2010년대 중반부터 한국에 일본식 술집 이자카야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일본 특유의 인테리어, 다양한 안주’를 장점으로 빠르게 확산했고, 고급 요리를 표방한 곳부터 특이한 주류를 판매하거나 한국요리와 접목한 퓨전 요리 등 차별화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원조인 일본의 이자카야는 어떤 곳일까. ‘이자카야 덕후’ ‘이자카야의 신’으로 불리는 저자는 무려 40년간 일본 전역의 이자카야를 탐방하며 이를 담은 책을 여러 권 출간했다. 물론 저자는 광고 디자이너, 미학자, 저술가라는 공식 직업은 있다. <일본 이자카야 유산>은 동일본 편과 서일본 편 2권이 한 세트로 출간됐다. 저자가 정한 엄격한 기준에 따라 선별된 일본 전역 26곳의 이자카야를 소개한다. 그렇다고 맛집 소개 책은 아니다. 사실 음식에 관한 이야기는 책에서 아주 조금 등장한다. 이자카야 명점(명품 상점)을 통해 일본 장인이 가진 철학, 공간의 호흡, 사람 관계를 말하고 있다. 저자는 “유산이란 현재 그 가치를 보호하지 않으면 사라질 위험이 있는 것을 뜻한다. 오랜 역사를 통해 만들어진 것은 쉽게 재현할 수 없기에 그만큼 가치가 있는 것이다. 책 제목을 <이자카야 유산>이라고 정한 건 보호해야 할 문화적, 역사적 가치로서 이자카야를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책은 이자카야에 관한 저자의 정의부터 시작한다. ‘하루 일을 마치고 친구 혹은 동료와 편하게 한 잔 술을 하거나 그냥 주인 얼굴 보러 가서 혼자 술을 기울이며 마음이 편해지는 장소이다. 그곳이 몇 대에 걸쳐 이어져 온 가게라면 그 편안함은 더욱 깊어진다. 오래 이어져 왔다는 것은 값싸고 맛있는 안주가 있고, 언제나 변함없이 양심적인 장사를 해왔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이자카야는 단순한 술집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시간과 마음이 머무는 자리이다’. 2권 460쪽에 담긴 내용은 저자가 ‘명점’으로 선정한 각 이자카야가 이 같은 정의를 어떻게 풀어내는지에 관한 소개하는 글이다. 저자는 손님이 단골로 술집을 찾는 이유가 맛있는 술과 안주가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건물이 주는 편안함의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자카야의 ‘이’는 일본어로 편안함을 뜻하는 단어이며, 자기 자리로 해석되기도 한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건물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긍정할 수 있는 장소라는 말이다. ‘명점’으로 선택한 저자의 기준은 3가지이다. ‘창업 시기가 오래되었고 옛 모습 그대로의 건물일 것’ ‘대대로 변함없이 이자카야를 이어오고 있을 것’ ‘오래된 점포이면서도 서민들의 가게로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1868년에서 1939년 사이에 창업되었고, 현재 주인이 3대째 이상, 서민이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는 가격과 명물 안주와 술이 있다는 뜻이다. 옛 모습 그대로를 중요하게 생각한 이유는 이자카야의 가치는 훌륭한 건축이 아니라 집도 도구도 오래된 것을 얼마나 소중히 쓰며 이어오고 있는지를 통해 그 가게의 깊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광고 제작 디자이너로 일하며 유명한 광고제에서 여러 번 상을 받았다. 이 같은 재능은 책 곳곳에서 빛난다. 저자가 직접 그린 도면과 일러스트, 감각적인 사진은 오래된 가게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사라지고 있는 것들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고, 기억으로 남기려 했고, 이는 곧 ‘공기까지 기록한 책’을 만들고 싶었다는 저자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한국판은 특별히 세 가지 부록을 첨부했다. 책에 수록된 가게 위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형 지도와 뒷면에 각 이지카야 주소, 연락처, 특색 등을 수록했다. 일본 안주 메뉴 북은 이자카야에서 주문할 때 유용한 기본 안주와 메뉴 표현을 정리한 소책자이다. 두 가지 부록을 담을 수 있는 포켓형 봉투 세트까지 준비했다. 책을 읽는 내내 ‘당장이라도 여기 가보고 싶다’는 유혹에 빠져 최저가 항공권을 찾느라 바빴다. 오타 가즈히코 지음/이은주 옮김/안목/권당 230쪽/2권 세트 5만 5000원.
영화 '왕과 사는 남자' 1000만 관객 돌파…2년 만에 역대 34번째
조선 단종의 최후를 그려낸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한 달여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배급사 쇼박스는 '왕과 사는 남자' 누적 관객이 개봉 31일째인 6일 오후 6시 30분 기준 관객 수 1000만명을 넘겼다고 밝혔다. 역대 국내 개봉작 가운데 34번째로 탄생한 천만 영화다. 극장 관객이 전체적으로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국내 개봉작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건 2년 만이다. 사극 장르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건 '왕의 남자'(2005)와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명량'(2014)에 이어 네 번째다. '왕과 사는 남자'는 폐위된 단종 이홍위(박지훈 분)가 유배지인 강원도 영월 광천골에서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인생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는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았다. 유배자를 보호하고 감시할 책무를 부여받은 촌장 엄흥도(유해진)가 이홍위와 신분과 나이를 뛰어넘어 교감해가는 모습이 세대를 아우른 관객들의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며 감동을 안겼다. 주연 배우인 유해진과 박지훈뿐만 아니라 한명회 역을 소화한 유지태와 궁녀 매화 역의 전미도도 몰입을 이끄는 연기로 호평받았다. 12세 이상 관람가인 '왕과 사는 남자'는 온 가족이 함께 볼 만한 감동적인 서사로 설 연휴와 삼일절 연휴 내내 국내 박스오피스를 장악했다. 개봉 5일 차에 100만명, 12일 차에 2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개봉 14일 차였던 설 당일(2월 17일)에 300만명, 15일 차에 4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빠른 속도로 관객을 끌어모았다. 삼일절에는 하루에만 81만7000여 명이 관람하며 개봉 이후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고 개봉 31일 만에 1000만명을 넘어섰다. 장항준 감독은 1000만 돌파를 앞두고 배급사 쇼박스를 통해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상황에 저와 가족들 모두 기쁘면서도 조심스럽다"며 "많은 분께 축하 연락을 받아 감사한 마음"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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