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키·루·미나미 총출동…부산, 스트리트댄스 열기로 달군다
아이키, 블랙큐, 기린장, 미나미, 루…. 스트리트 댄스 팬이라면 누구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대한민국의 정상급 댄서이자 안무가가 한자리에 모인다. 내달 9~10일 이틀 동안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릴 2026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10일 경연) 부문 심사를 위해서다. 이들 심사위원은 결선 심사가 진행되는 도중, 4분 남짓의 저지 쇼도 각자 펼친다.부산시가 주최하고, (사)청년문화진흥협회·부산일보사·영화의전당이 공동 주관하는 ‘2026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은 이번 주말 ‘오프라인 예선전’을 시작으로 화려하게 문을 연다. 올해로 4회를 맞는 부산 대표 ‘청년문화축제’인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 예선전은 25~26일 이틀 동안 수영구 광안리 밀락더마켓에서 개최된다.올해 페스티벌은 지난해보다 한층 더 전문적이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오프라인 예선전’의 도입이다. 대회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관람객이 댄서들의 열기를 더 많이 느낄 수 있게 하겠다는 부산시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메인 행사는 △월드 스트리트 일대일(1:1) 댄스 배틀(개인전) △월드 스트리트 이대이(2:2) 댄스 배틀(팀전)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단체) △주니어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단체) 등 4개 부문으로 열린다. 프리스타일로 진행될 2:2 배틀은 올해 신설됐으며, 1:1 배틀은 왁킹, 힙합, 프리스타일 등 3개 부문으로 경연을 치른다. 1:1 배틀과 2:2 배틀은 예선전의 경우, 현장 접수도 진행한다.또한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은 더 많은 경연 참가와 장거리 참가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하고, 오는 30일까지 온라인 예선을 신청할 경우, 기존 7팀(오프라인 예선전을 통해 선정) 외에 3팀을 추가 선발할 예정이다.올해 대회 총상금 규모는 3500만 원으로,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 1위 1000만 원 △2:2 배틀 우승팀 300만 원 △1:1 배틀 부문별 1위 200만 원 등이 지급된다.부문별 심사위원도 눈길을 끈다.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 결선에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 준우승 팀 ‘훅’(HOOK)의 리더 아이키를 비롯해 ‘어때’(EO-DDAE) 크루 멤버 블랙큐, 힙합·R&B 코레오그래퍼 기린 장,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우승한 ‘오사카 오죠 갱’의 루와 미나미 등이 보인다. 1:1 배틀에는 누띵의 시저(C-zer), 지난해 우승팀 ‘한야’의 이로(이상 힙합), 제이팍, 제이왁(이상 왁킹), 왁씨(마네퀸), 팝핀디에스가, 2:2 배틀에는 파이어박, 웅(이상 프리스타일)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주니어 챔피언십’ 결선은 무드독, 알렉스, 영빈이 미래의 댄서들을 심사한다. 이 밖에 해쉬는 주니어 챔피언십과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 예선 심사를 맡고, ‘한야’ 리더 무릎(1:1 배틀 결선 힙합)은 이로와 함께 1년 만에 심사위원이 되어 다시 부산을 찾는다.일반 관객을 위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강화했다. 개막식 오프닝 스테이지는 부산 출신 댄서(AOP, 그루비)들의 31인의 메가크루 공연과 부산 출신 래퍼로 쇼미더머니 5·12에 출연한 래퍼 정상수, 2025 청년가요제 우승팀 ‘마켓 그루비’가 장식한다. 올해 신설된 DJ 클럽파티 ‘바이브 온 스테이지’(Vibe On Stage)에서는 ‘고등래퍼2’ 준우승자 빈첸과 이로한이 특별공연을 선보이며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릴 예정이다.이 외에도 △글로벌 K-POP 댄스 오디션 △댄스 워크숍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준비된다. 또한 △스텝업 랜덤플레이댄스 △그라피티 퍼포먼스 △포토존 △펌프 존 △포토박스(인생네컷) △부산시 소통 캐릭터 ‘부기 이벤트’ △댄스 토크쇼(팀H 수민, 제이팍) 등은 별도의 신청 없이 현장에서 바로 즐길 수 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열기는 이어진다. 8~9월 중 부산 지역 내 스튜디오에서 사후 프로그램인 ‘챔피언 클래스’를 신설, 운영할 예정이다.
적막할까 주저했더니 "까르르~" 젊은 웃음소리 거리에 가득 [전북 전주 한옥마을 체험]
전북 전주시는 오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곳의 조화는 절묘하다. 시각과 미각의 조화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눈으로 보고 입으로 즐기는 전주는 고유의 멋과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일년 내내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특히 도심 한옥마을 체험은 가장 한국적인 정취를 맛볼 수 있어 국내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900여 채 국내 최대 규모의 전통 한옥촌 전주 한옥마을은 전주시 풍남동 일대에 900여 채의 한옥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통 한옥촌이다. 전국에서 유일한 도심 한옥촌이다. 1910년 조성되기 시작한 이곳은 우리나라 근대 주거문화 발달과정의 중요한 공간이다. 특히 이곳에 가면 조선 태조의 초상화가 있는 경기전과 한옥마을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오목대 등 중요 문화재 20여 개와 각종 문화 시설을 만날 수 있다. 전주 한옥마을의 아침은 정갈했다. 시원한 아침 공기가 한옥의 마루와 기와를 감싸며 마치 과거로 돌아간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관광객들이 찾지 않은 이른 아침의 적막함이 편안했다. 얼마를 걸었을까. 고요와 평온함은 한 무리의 관광객들로 깨졌다. 전세버스에서 내린 수십 명의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한옥마을은 금세 활기로 가득했다. 어차피 평온함이 깨진 마당에 이들과 함께 한옥마을을 걸었다. 한옥마을을 걸으며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한복 체험관이다. 한옥마을 곳곳에 마련된 한복 체험관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종류도 다양했다. 한국 고유 의상인 한복에서부터 7080 추억의 교복, 개화기 경성 의복 등이 갖춰져 있어 골라 입는 재미가 있다. 입어 보지 못한 경성 의복에 눈길이 갔으나 용기를 내지 못했다. 젊은 층과 외국인들은 아름답고 화려한 한복에 관심이 많았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젊은 중국인 관광객들은 한옥마을을 배경으로 연신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한복을 처음 입었다는 중국 여성 천지안(23) 씨는 “한복은 보는 것보다 입을 때가 더 아름다운 것 같다.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그는 한복을 입고 각종 문화시설을 방문하면 할인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활짝 웃었다.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이 넘쳐 나면서 한옥마을은 더욱 활기찼다. 한옥마을을 둘러보기 전에 ‘전주 한옥마을역사관’을 방문하길 추천한다. 한옥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이곳은 한옥마을의 역사와 변천 과정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옛 창작예술공간의 한옥 2개 동을 리모델링해 2018년에 개관했다. 이곳에서는 한옥마을의 역사를 연표 형식으로 정리해 한옥마을의 변천사를 알 수 있고, 내부에 설치된 사진과 모니터 등을 통해 한옥마을의 과거·현재 모습, 한옥마을에 얽힌 일화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조선 태조 초상화가 있는 경기전과 전동성당 한옥마을을 걷다 보면 경기전을 만날 수 있다. 경기전은 조선왕조를 연 태조의 초상화가 있는 곳으로, 국보 제317호인 어진(초상화)을 봉안하고 제사를 지낸다. 태종 10년(1410년) 지어진 경기전은 선조 30년(1597년) 정유재란 때 소실됐으나 광해군 6년(1614년) 중건됐다. 경기전은 어느 누구든 말에서 내려야 한다는 ‘하마비’, 붉은 색칠을 한 ‘홍살문’, 외신문, 내신문 그리고 어진을 모신 ‘정전’(보물 제1578호)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경기전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 봉안과 함께 전주사고(史庫)가 설치돼 있어 의미를 더한다. 정전 내부는 공사 중이어서 들어갈 수 없었지만, 단정하고 절제된 건축미가 인상적이었다. 정전을 왼쪽으로 두고 걷다 보면 우거진 수목들이 나타난다. 경기전의 또다른 매력이다. 경기전은 소나무, 대나무, 매화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즐비하다. 마치 숲 속에 온 듯 하다. 이들은 경기전의 고풍스러운 모습과 어우러져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수목들은 지나면 어진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어진박물관은 태조 어진을 비롯해 현존하는 조선 왕조 초상화가 모셔진 곳이다. 조선왕조의 왕들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왕이 행차할 때 사용했던 가마와 의장물, 왕의 의복과 관련 자료들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 마련된 체험 공간은 인기다. 얼굴인식 AI를 활용해 원하는 어진을 골라서 촬영하면 나만의 어진이 완성된다. QR 코드를 찍으면 핸드폰으로 전송돼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다. 외국인 관람객들이 자신의 어진을 만들며 신기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디지털 컬러링도 인기다. 태블릿에서 원하는 반차도(조선시대 국가 의례에서 관원·시위·의장·가마 등을 품계·신분에 따라 차례대로 배치한 그림) 캐릭터를 골라 색칠하면 벽면에 설치된 대형 파노라마 화면에 내가 만든 캐릭터가 등장해 움직인다. 역사와 전시,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경기전의 균형감이 돋보인다. 경기전을 나오면 맞은 편에 커다란 건물이 눈에 들어 온다. 전동성당이다. 낮은 건물들이 즐비한 한옥마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전동성당은 조선시대 천주교도의 순교터에 세워졌다. 정조 15년(1791)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 순조 원년(1801)에 호남 첫 사도 유항검(아우구스티노)과 윤지헌(프란치스코) 등이 이곳에서 박해를 받고 죽어갔다. 이들의 순교의 뜻을 기리고자 1891년(고종 28)에 프랑스 보두네(Baudenet) 신부가 부지를 매입하고 1908년 성당 건립에 착수해 1914년 완공했다. 회색과 붉은색 벽돌을 이용해 지은 건물은 서울의 명동성당과 비슷하다. 전동성당은 초기 천주교 성당 중에서 매우 아름다운 건물로 손꼽힌다. 비잔틴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을 혼합한 건물로 국내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의 하나다. 아쉽게 성당 측 사정으로 내부는 들어가지 못했다. ■한옥에서의 하룻밤과 먹거리 한옥이 궁금해 하루밤을 묵었다. 겉모습이 아닌 속을 보고 느끼고 싶었다. 한옥의 지붕선이 아름다웠다. 지붕자락이 살짝 하늘로 향해 있어 미소 같다. 내부는 크게 안채와 사랑채로 나눠져 있다. 무엇보다 한옥의 특징은 요즘 볼 수 없는 온돌방이다. 방 밖의 아궁이에서 불을 때면 아궁이 안쪽의 구들이 데워지는 원리다. 어릴 적 아궁이 화력에 못 이겨 장판이 시커멓게 타 버린 외할머니 댁이 생각났다. 온돌방의 따뜻함은 일상의 피로를 한 방에 날려버릴 정도로 화끈했다. 한옥마을에는 한옥생활체험관이 따로 마련돼 있어 직접 온돌방 체험을 할 수 있다. 유기 그릇에 나오는 전통 한식도 추천한다. 한옥마을 야경도 볼 만하다. 해 질 녘 태조로를 밝히는 천사초롱과 한옥 담장을 비추는 조명들이 한옥의 정취를 한껏 더한다. 여유가 있다면 한옥마을 인근의 전라감영도 추천한다. 조선시대 교도소로 쓰였던 전라감영은 현재 화려한 야간 조명으로 새로은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옥마을에서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전주 하면 비빔밥의 고장. 전통 비빔밥 한 그릇에 피로를 푼다. 전주 최초의 빵집에서 만든 수제 초코파이도 인기다. 길거리 음식점도 인산인해를 이룬다. 오징어 튀김과 만두집, 길거리 바게트 판매점 등은 SNS를 타고 유명세를 탄 지 오래다. 전주 한옥마을은 맛과 멋 모두에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글·사진=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이 주의 새 책] 숨은 어린이 찾기 外
■숨은 어린이 찾기 작가가 어린이를 이해하기 위해 길잡이로 삼았던 50권의 그림책과 그 세계를 통과하며 길어 올린 빛나는 사유를 담은 신작 에세이. 고전과 신간, 창작과 논픽션, 국내외 작품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기쁨과 슬픔, 관계와 용기, 그리고 다양성이라는 삶의 본질적인 가치들을 오늘날의 현실 위로 끌어올려 헤아린다. 김소영 지음/창비/256쪽/1만 6800원. ■창작자를 위한 그리스 신화 해부도감 천지 창조부터 오디세이아에 이르는 가장 유명한 신화 속 이야기의 줄거리를 삽화와 도해로 소개한다.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리스 신화의 지형도가 그려질 것이다. 들어보기는 했지만 정확히 무슨 얘긴지는 아리송했다면 이 책을 통해 그리스 신화를 가장 빠르고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엑스날리지 지음/김단비 옮김/곰출판/160쪽/1만 8000원. ■하버드 식사 혁명 탄수화물을 줄이고 고기를 덜 먹는다고 건강한 식사라고 말할 수 없다. 채소를 아무리 먹어도 열량을 당분이 높은 빵으로 대체한다면 이 역시 건강하지 않다. 극단적인 방법이나 목표를 세우지 말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식사를 조금씩 수정해 나가며 식사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법을 전한다. 하마야 리쿠타 지음/오시연 옮김/부키/212쪽/1만 7800원. ■삶의 지혜를 동여맨 페페 에스코바의 편지 브라질 출신의 저명한 언론인 페페 에스코바가 갓 태어난 손자 ‘아이얀’에게 애정을 담아 쓴 편지다. 저자는 손자가 세상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열다섯 살이 될 2030년에 이 글을 읽어보기를 바라며, 자신이 평생에 걸쳐 축적한 지적 유산과 생존의 지혜, 문화·철학적 경험을 기록했다. 페페 에스코바 지음/조영학 옮김/시대의 창/128쪽/1만 6000원. ■그림이 있는 국화 옆에서 두 거장의 절묘하고 아름다운 만남. 미당 서정주 시인의 시 46편과 수화 김환기 화백의 그림 43점이 어우러진 특별한 시화집. 문학과 미술의 진정한 ‘한국적’ 면모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이다. 서정주의 시에 황주리 작가의 그림이 더한 <그림이 있는 질마재 신화>를 잇는 두 번째 기획 시리즈이다. 서정주 글/김환기 그림/은행나무출판사/136쪽/2만 원. ■우리는 왜 할일을 미루는 걸까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내면의 저항과 지연의 메커니즘을 명쾌하게 파헤친다. 무수한 자기계발서나 빤한 조언을 전한 심리학 서적과 달리 인간 존재의 깊은 층위에 자리한 회피와 열망의 역설을 날카롭게 드러내 우리를 중요한 결단의 순간으로 밀어붙인다. 사이먼 메이 저자 지음/박다솜 옮김/문학동네/240쪽/2만 원.
무지카비바가 전하는 현악의 깊은 울림
미국과 독일, 러시아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무지카비바 챔버앙상블이 부산에서 공연을 연다. 무지카비바 챔버앙상블은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 부산콘서트홀 챔버홀에서 제38회 정기연주회 ‘오래된 풍경의 기억을 열다’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무지카비바 챔버앙상블은 1998년 바이올리니스트 박경희를 중심으로 결성된 그룹이다. 챔버오케스트라등 다양한 구성의 앙상블로 파워풀한 연주로 정평이 나 있다. 한·러 수교 25주년기념 초청음악회, 광복 70주년 기념 몽골필하모닉초청음악회 등 다양한 무대에서 관객과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공연의 핵심은 이탈리아의 신고전주의 작곡가 쇼스타코비치 탄생 120주년 기념이다. 이를 위해 그의 현악사중주 8번을 현악오케스트라로 버전으로 재해석한 연주한다. 쇼스타코비치가 자신의 삶을 회고하며 처절한 서사성을 보여주는 곡을 무지카비바 챔버앙상블이 독창적인 21세기 음악 언어로 표현하여 들려줄 예정이다. 이 외에도 영국의 작곡가인 존 루터, 이탈리아 작곡가 오토리노 레스피기 등의 곡이 연주된다. 공연 당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박경희와 우소라, 윤희원, 정현진 등과 첼리스트 전명희, 심어라, 조동문, 비올리스트 박주연, 강수이, 김민영 등이 무대에 오른다. 대부분 부산을 연고로 왕성한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무지카비바 챔버앙상블 관계자는 “음악을 통해 정서적으로 건강하고 긍정적인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자 한다”며 “첼리스트 전명희의 해설과 함께 봄 내음이 가득한 저녁, 현악 앙상블이 지닌 깊이와 의미를 새겨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 시간은 100분(인터미션 15분 포함). 좌석 가격은 전석 2만 원으로 학생은 1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공연 예매는 부산콘서트홀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공연 문의는 010-9336-2687.
아이키, 블랙큐, 기린장, 미나미, 루…. 스트리트 댄스 팬이라면 누구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대한민국의 정상급 댄서이자 안무가가 한자리에 모인다. 내달 9~10일 이틀 동안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릴 2026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10일 경연) 부문 심사를 위해서다. 이들 심사위원은 결선 심사가 진행되는 도중, 4분 남짓의 저지 쇼도 각자 펼친다. 부산시가 주최하고, (사)청년문화진흥협회·부산일보사·영화의전당이 공동 주관하는 ‘2026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은 이번 주말 ‘오프라인 예선전’을 시작으로 화려하게 문을 연다. 올해로 4회를 맞는 부산 대표 ‘청년문화축제’인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 예선전은 25~26일 이틀 동안 수영구 광안리 밀락더마켓에서 개최된다. 올해 페스티벌은 지난해보다 한층 더 전문적이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오프라인 예선전’의 도입이다. 대회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관람객이 댄서들의 열기를 더 많이 느낄 수 있게 하겠다는 부산시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메인 행사는 △월드 스트리트 일대일(1:1) 댄스 배틀(개인전) △월드 스트리트 이대이(2:2) 댄스 배틀(팀전)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단체) △주니어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단체) 등 4개 부문으로 열린다. 프리스타일로 진행될 2:2 배틀은 올해 신설됐으며, 1:1 배틀은 왁킹, 힙합, 프리스타일 등 3개 부문으로 경연을 치른다. 1:1 배틀과 2:2 배틀은 예선전의 경우, 현장 접수도 진행한다. 또한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은 더 많은 경연 참가와 장거리 참가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하고, 오는 30일까지 온라인 예선을 신청할 경우, 기존 7팀(오프라인 예선전을 통해 선정) 외에 3팀을 추가 선발할 예정이다. 올해 대회 총상금 규모는 3500만 원으로,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 1위 1000만 원 △2:2 배틀 우승팀 300만 원 △1:1 배틀 부문별 1위 200만 원 등이 지급된다. 부문별 심사위원도 눈길을 끈다.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 결선에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 준우승 팀 ‘훅’(HOOK)의 리더 아이키를 비롯해 ‘어때’(EO-DDAE) 크루 멤버 블랙큐, 힙합·R&B 코레오그래퍼 기린 장,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우승한 ‘오사카 오죠 갱’의 루와 미나미 등이 보인다. 1:1 배틀에는 누띵의 시저(C-zer), 지난해 우승팀 ‘한야’의 이로(이상 힙합), 제이팍, 제이왁(이상 왁킹), 왁씨(마네퀸), 팝핀디에스가, 2:2 배틀에는 파이어박, 웅(이상 프리스타일)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주니어 챔피언십’ 결선은 무드독, 알렉스, 영빈이 미래의 댄서들을 심사한다. 이 밖에 해쉬는 주니어 챔피언십과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 예선 심사를 맡고, ‘한야’ 리더 무릎(1:1 배틀 결선 힙합)은 이로와 함께 1년 만에 심사위원이 되어 다시 부산을 찾는다. 일반 관객을 위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강화했다. 개막식 오프닝 스테이지는 부산 출신 댄서(AOP, 그루비)들의 31인의 메가크루 공연과 부산 출신 래퍼로 쇼미더머니 5·12에 출연한 래퍼 정상수, 2025 청년가요제 우승팀 ‘마켓 그루비’가 장식한다. 올해 신설된 DJ 클럽파티 ‘바이브 온 스테이지’(Vibe On Stage)에서는 ‘고등래퍼2’ 준우승자 빈첸과 이로한이 특별공연을 선보이며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 외에도 △글로벌 K-POP 댄스 오디션 △댄스 워크숍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준비된다. 또한 △스텝업 랜덤플레이댄스 △그라피티 퍼포먼스 △포토존 △펌프 존 △포토박스(인생네컷) △부산시 소통 캐릭터 ‘부기 이벤트’ △댄스 토크쇼(팀H 수민, 제이팍) 등은 별도의 신청 없이 현장에서 바로 즐길 수 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열기는 이어진다. 8~9월 중 부산 지역 내 스튜디오에서 사후 프로그램인 ‘챔피언 클래스’를 신설, 운영할 예정이다.
[잠깐 읽기] 디지털 시대, 유령이 된 사람들
스마트폰과 함께 아침을 열고 밤을 닫는다. 화상회의나 온라인 일정관리로 업무는 물론이요, 쇼핑은 온라인, 여가는 유튜브다. 모르는 이름, 지명, 정보 앞에서는 고민없이 챗지피티를 켠다. 스크린에는 실시간으로 원하던 답이 쏟아진다. 지난해 유튜브는 근 10년간 유지해 온 인기 영상 리스트를 없애고 개인 맞춤 추천을 전면에 내세웠다. 더더욱 손 갈 일 없게 우리의 필요를 먼저 감지하고 움직이겠다는 의도다. 이처럼 입안의 혀처럼 움직이는 맞춤형 비서는 찾기도 어렵다. 내 손 안의 개인 비서에 우리는 저항할 도리 없이 감사하며 따라간다. 책은 이러한 디지털 기술을 ‘유령’이라 부른다. 그림자도 형체도 없이 조용한 조수로 인간을 보조한다. 유령에게 하루를 온전히 맡기는 일상. 저자는 유령을 따라가다가 우리가 바로 그 유령이 됐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유령화는 시공간의 실종이다. 챗지피티에 묻는 순간 답이 나오는 ‘실시간’은 시간을 압축했고, 한자리에 앉아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좌식화’는 공간과 거리를 삭제했다. 기술은 우리 대신 가보고, 느끼고, 노동한 값을 전달한다. 기술이 일상을 점령했다는 이야기야 새로울 것 없지만, 단지 기술 중독이 아니라 기술에 일상을 넘겨버리는 과정이라는 일침은 서늘하다. 감각하고 감정하는 인간의 일이 귀찮음과 함께 자취를 감추는 동안 눈치를 못 챘다면, 이제 잃은 것을 되찾을 때가 됐다는 호소. 스마트폰을 쓰는 모든 사람이 뜨끔할 얘기다. 에릭 사댕 지음/박지민 옮김/김영사/1만 8800원.
[잠깐읽기]중독 유행 시대 속 동앗줄, 중독 해설서
“언제 시간이 이렇게 됐지?” 무언가에 몰입해 시간 가는 줄도 몰랐던 적이 있을 것이다. 포르노, 스마트폰, 도박, 게임, 설탕 등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쾌락을 쫓는 중독 말고도 최근에는 마라톤 중독, 탄수화물 중독 등 다양한 중독 증상이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정말로 중독 대유행 시대다. 오늘날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자극이 범람하는 시대에 살고 있고, 이 때문에 가장 중독에 빠지기 쉬운 위험에 맞닥뜨리고 있다. 덴마크의 과학자 겸 이 책의 저자인 니클라스 브렌보르는 중독을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도덕적 실패로 규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대 산업과 그 속에서 탄생하여 끊임없이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우리 도파민 시스템을 얼마나 정교하게 공략하는지 조명한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자극을 아득히 웃도는 이러한 ‘초자극’들은 우리를 속수무책으로 중독자로 만든다. 그런 지점을 파고든 저자의 핵심이 섬뜩한 책의 제목에 담겨 있다. 이 책은 동물행동학, 뇌과학 등으로 인간이 왜 이토록 중독에 취약한 지를 풀어낸다. 동식물 등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현상이나 일상 속 구체적 사례로 중독의 원리를 설명한다. 그러면서 의지만으로 중독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무모하고 위험한 지를 경고한다. 저자는 우리 일상을 점령한 중독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독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라고 설명한다. 우리가 링에 오르기 전 싸울 상대방이 누군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게 이 책이다. 번번이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이 중독 해설서 한 권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김성훈 옮김/위즈덤하우스/364쪽/2만 1000원.
작은 디테일 집요하게 다듬는 일본의 DNA
최근 몇 년간 한국인의 일본 관광은 가히 ‘역대급’이다. 한국인 해외여행객 10명 중 3명 이상의 목적지가 일본이었다. 일본을 찾는 전 세계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인은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환율이나 유가의 영향도 있겠지만 개인의 취향과 미식, 쇼핑 등 실용적인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층이 일본 여행의 주축이 되면서 생긴 변화로 읽힌다. 일본에 가서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 한번 돌이켜보자. 일본에서는 뭔가 작은 디테일이 사람을 잡아끄는 듯한 이상한 느낌을 경험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다다미 위의 인문학>은 다다미, 란도셀(책가방), 자판기, 이자카야, 기모노, 게다, 노포, 오타쿠, 만화, 빠찡코, 혼욕 등 사소한 세계를 파고든다. 때로는 작은 습관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 일본의 생활 문화는 이상하리만큼 압축적인데, 이 책은 차분하게 작은 세계의 두께를 들여다본다. 일본의 된장은 200종이 넘는다. 각 지역마다 자기 생존 방식에 맞는 발효 방식을 독자적으로 진화시킨 것이다. 한국은 갈수록 획일화되고 평준화되는데, 왜 일본은 지역 DNA가 생활 단위로 남아 있을까. 저자는 일본이 하나의 섬나라가 아니라 바다로 연결되고 산맥으로 분절된 거대한 생태계로 본다. 자연 지형이 만든 거대한 분산형 연합체로 상상하는 순간 일본이라는 퍼즐이 풀리기 시작한다. 에도 막부는 중앙집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대한 연방 국가였다는 것이다. 식문화는 대중적이면서도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다. 일본에서 면 요리를 먹을 때 소리를 내는 것은 전혀 예의에 어긋나지 않고, 오히려 맛있게 먹는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일본 사람들은 면을 후루룩 들이마실 때 공기를 함께 빨아들인다. 그래야 면발이 식지 않고 국물의 향과 온도를 입과 코로 동시에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라멘 장인들조차 “면은 소리로 먹는 음식이다”라고 인정한다. 일본인들은 작은 세계를 깊게 파는 성향이 있다. 종이접기에서 다도, 칼 세공, 장난감 로봇까지 작은 디테일을 집요하게 다듬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다. 이 DNA가 만화에도 그대로 스며들었다. 우주 전쟁 같은 거대한 이야기조차 머리카락 한 가닥까지 세밀하게 그린다. 일본인들은 만화와 애니로 내면의 우주를 빚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이든 만화로 하면 덜 부담스럽고, 더 솔직해진다. 그래서 일본인에게 만화는 소설, 철학서, 일기, 예능 프로그램을 한데 섞은 만능도구 같은 매체다. ‘촌마게’는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잘 이해되지 않는 사무라이의 헤어스타일이다. 전국시대 이전까지 일본 남성 머리는 다양했는데, 무사 계급이 힘을 갖기 시작하며 머리 모양이 군율의 징표가 되었다. 정수리를 시원하게 밀고, 남은 머리카락을 묶어 말아 올린 ‘마게(상투)’는 실용적이었다. 정수리를 비우면 투구 안이 덜 뜨거웠고, 머리를 단단히 묶어두면 갑옷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촌마게는 일종의 충성 맹세였다. 머리를 깎거나 ‘마게’를 유지하지 않으면 무사의 자격을 박탈했다. 일본의 작은 세계를 들여다보다가 문득 한국의 생활 문화를 떠올리게 되었다.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작은 행동들도 어떤 사회적 선택의 결과이자 역사의 흔적을 품고 있지 않을까. 정광제 지음/타임라인/328쪽/1만 9000원.
[이상훈의 시그니처 문화공간 이야기]도시를 걷는 미술관 아로스(ARos)가 만든 감각의 풍경
덴마크 유틀란트 반도의 동쪽 해안에 자리한 오르후스(Aarhus)는 수도 코펜하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미튈란 지방의 항구도시다. 항구를 기반으로 성장한 이 도시는 산업의 기억 위에 예술과 디자인을 덧입히며 스스로를 북유럽의 문화 도시로 재정의해 왔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아로스 오르후스 미술관(ARoS Aarhus Art Museum)이 있다. ‘아로스(ARoS)’라는 이름은 고대 노르드어 ‘Á(강)’와 ‘ós(하구)’에서 비롯된다. 직역하면 ‘강이 바다로 흘러드는 곳’, 곧 도시의 기원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미술관은 이름에서부터 도시의 시간과 장소성을 끌어온다. 과거의 지명을 현재의 문화 공간으로 전환하는 이 명명 방식은, 건축이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도시의 기억을 재구성하는 장치임을 드러낸다. 2004년 개관한 이 미술관은 덴마크 건축사무소 슈미트 하머 라센의 설계로 완성되었다. 외관은 절제된 직육면체지만, 내부는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중앙의 거대한 아트리움과 이를 따라 이어지는 나선형 동선은 관람자를 위로 끌어올린다. 이 수직적 흐름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하나의 서사다. 관람자는 작품을 보면서 동시에 건축을 경험한다. 이 미술관을 세계적 명소로 만든 결정적 요소는 옥상에 설치된 “당신이 걷는 무지개 풍경(Your Rainbow Panorama)”이다. 덴마크 출신의 현대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이 설계한 이 원형 보행 구조물은 도시를 무지개의 스펙트럼으로 재구성한다. 관람자는 같은 풍경을 전혀 다른 색채로 경험하며, 익숙한 도시를 낯설게 다시 보게 된다. 이는 단순한 전망대가 아니라 도시 인식 자체를 전환하는 장치다. 소장품 역시 이 건축적 경험과 긴밀하게 맞물린다. 18세기 덴마크 회화에서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컬렉션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북유럽 현대 미술과 대형 설치 작업에 강점을 보인다. 작품은 전시되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함께 작동하며, 미술관은 보관의 장소를 넘어 경험의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결국 이 미술관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미술관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더 많은 작품을 모으는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인가. 아로스는 그 답을 하나로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건축과 예술, 도시를 하나의 순환 속에 놓는다. 관람자는 그 안을 걸으며 시선과 감각을 갱신한다. 오늘날 많은 도시가 상징적 건축을 원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형태가 아니라 관계다. 건축이 도시와 어떻게 연결되고, 사람의 경험을 어떻게 바꾸는가에 달려 있다. 이곳에서 건축은 배경이 아니라, 도시를 다시 보게 만드는 하나의 시선이 된다.
"지금부터가 시작"… 피 마르는 지역 건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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