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부산국악원서 차리는 설날 한 상
국립부산국악원(원장 이정엽)이 오는 17일 오후 3시 연악당에서 여는 2026 병오년 설맞이 ‘설날音食(음식)’ 공연은 제목부터 독특하다.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밥이나 국 따위를 뜻하는 ‘음식’(飮食)에서 음을 빌렸지만, 전통음악(sound)과 음식(food)의 만남을 시도한 ‘설날音食’(Sound & Food)이기 때문이다. 부산국악원 관계자는 “무대에서는 음식 영상과 음식 모형을 관객에게 보여 드리지만, 외부 홀에 실제 음식이 전시돼 있으며, 공연을 보고 나오면 전통차와 ‘행복 떡’을 나눠 드릴 예정”이라고 전했다.공연은 새해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다채로운 우리 음악과 춤으로 구성된다. 이번 공연은 부산국악원 국악연주단뿐 아니라, 지역의 대표적인 전통예술 단체들이 대거 참여한다.새해의 복을 기원하며 차린 바다 음식을 소재로 동해안별신굿 중 ‘성주굿’(장구 박범태, 징 정연락, 쇠 손정진)으로 막을 연다. 무녀는 김동연 동해안별신굿 전승교육사가 맡는다. 이어서 부산국악원 성악단 부수석인 김미진과 이은혜 단원이 흥겨운 민요 ‘떡타령’(장구 윤승환)을 노래하고, 부산의 알싸한 밥상이 떠오르는 판소리 심청가 중 ‘방아타령’(북 윤승환)은 부산국악원 소리꾼 정윤형이 맡는다. 또한 삶의 희로애락이 담긴 술을 나누는 정을 표현한 12가사 ‘권주가’(대금 구슬)는 성악단 이희재 악장이 나서고, 이진희 기악단 악장이 한량으로 출연한다. 마지막 무대는 다 함께 차리는 우리 모두의 밥상 순서로, ‘쾌지나칭칭소리’ 김귀엽 구덕망깨소리 보유자의 ‘복맞이’ 노래와 부산농악보존회(강신일 부산농악 상쇠 보유자 외 5명)의 신명 나는 연주에 맞춰 추는 ‘금회북춤’(무용단 서한솔 외 7명)이 펼쳐진다.이번 공연은 ‘입말 음식’(SPOKEN RECIPE) 연구가이자 작가인 하미현 아티스트가 연출과 사회를 맡아 2024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설 명절의 의미와 그 속에 담긴 삶의 이야기를 무대 예술로 승화시킬 예정이다. 부산국악원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컬처의 흐름 속에서 우리 전통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되새기고자 기획됐다”면서 “경상도 지역의 구전 음식 이야기와 전통 가락을 한 상 가득 차려낸 잔치처럼 펼칠 예정”이라고 전했다.부산국악원 로비에는 ‘설날음식音食’ 한 상 차림이 전시돼 공연의 기억을 시각적으로 다시 한번 음미할 수 있도록 한다. 야외 마당에서는 투호 던지기, 전통 악기 체험, 페이스 페인팅, 추억의 달고나 만들기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전통놀이와 체험 행사가 열린다.공연 관람료는 S석 2만 원, A석 1만 원이며, 48개월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예매는 국립부산국악원 누리집(홈페이지) 또는 전화(051-811-0114)로 가능하다. 특히 새해맞이 특별 이벤트로 한복을 입고 오거나 말띠 해에 출생한 관람객에게는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문의 051-811-0114.
“설 명절 많이 먹어 배 아픈 줄 알았는데…” 단순 복통 아닐 수도
기름진 식사와 과음이 잇따르는 명절 연휴, 소화불량으로 소화제를 먹는 일이 다반사다. 하지만 약을 먹어도 복통이 호전되지 않고 구토 증상까지 나타난다면 단순 위염이 아닌 ‘급성췌장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14일 대동병원에 따르면 급성췌장염은 담석에 의한 담췌관 폐쇄, 과도한 음주, 고중성지방혈증 등 다양한 원인으로 췌관이 막히거나 췌장액 흐름에 이상이 생기면서 급성 염증이 유발되는 질환이다. 명치 부위의 극심한 통증이 수 시간 이상 이어지거나 통증이 등 쪽으로 퍼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통증은 갑작스럽게 시작돼 점차 악화되는데, 똑바로 누운 자세에서 통증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상체를 앞으로 숙이거나 웅크리면 통증이 다소 완화되기도 한다. 반복적인 구토, 오심, 미열, 식은땀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경미한 췌장염은 췌장이 붓는 정도에 그치지만 심한 경우 췌장액이 췌장막 밖으로 새어 나가면서 주변 조직을 손상시킨다. 흘러나온 췌장액이 가성낭종(물주머니)를 형성하거나 출혈, 감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평가와 치료가 중요하다. 알코올성 췌장염은 과음 후 수 시간에서 다음 날 사이, 담석성 췌장염은 기름진 식사 이후 수 시간 내, 특히 밤이나 새벽 시간대에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급성췌장염의 85~90%는 보존적 치료 후 호전되지만 일부는 중증으로 진행되거나 가성낭종 출혈, 농양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때는 의료진 판단하에 외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대동병원 내과 김재한(내과 전문의) 과장은 “명절 기간 과식과 음주로 인해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대부분 위염이나 장염과 같은 비교적 경미한 질환”이라면서도 “명치 부위 심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구토가 반복될 경우에는 신속히 의료기관에 방문해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급성췌장염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과음을 피하는 것이다. 단기간 연속적으로 술을 먹는 것을 삼가고 갑작스럽게 폭음하지 않아야 한다. 급성췌장염 병력이 있는 경우 금주가 원칙이다. 기름진 음식의 과도한 섭취는 췌장 효소 분비를 증가시켜 췌장에 부담을 주므로 고지방은 적정량 나눠 섭취하며 늦은 시간 과식하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 김 과장은 “무리한 과식이나 과도한 음주보다는 절제와 균형을 선택하는 것이 급성췌장염을 비롯한 다양한 소화기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기본적인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해운대 온천서 묵은 때 빼고, 새해 광 내자
예전에는 설을 앞두고 가족들이 함께 목욕탕에 가서 묵은때를 밀었다.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한다는 의미였다. 얼마 전 오랜만에 목욕탕을 찾았다. 해운대문화원이 최근 발간한 <Go Go 해운대온천> 덕분이었다. 해운대 온천 대중탕 10곳을 찾아가 즐긴 체험기를 읽다 보니 목욕탕을 향해 몸이 먼저 반응했다. 이 책을 바탕으로 직접 방문하거나 자료 조사를 추가해 해운대 온천 대중탕의 특징을 비교해 봤다. 할매탕, 해운대온천센터, 클럽디 오아시스, 스파랜드, 송도탕, 힐스파, 해운온천, 베니키아 호텔, 해운대온천 족욕탕까지 9곳의 이야기다. 해운대에는 바다 말고, 온천도 있었다! ■두 지붕 한 가족 할매탕&해운대온천센터 1935년에 영업을 시작해 90년 전통을 자랑하는 ‘할매탕’부터 먼저 방문해야 할 것 같았다.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2023년에 리모델링해서 깨끗하다. 직원들이 수시로 물 온도를 체크하는 모습도 믿음이 간다. 해운대 온천은 식염천이라더니 역시나 물맛이 약간 짭짤하다. 초창기에 유독 할머니들이 많이 찾아 할매탕이라고 이름이 붙었단다. 온천수의 치유 효과가 뛰어나다는 이야기에 할머니들이 아픈 부위(?)만 탕에 담그는 진풍경이 펼쳐졌다나…. 여탕은 잘 모르겠지만 남탕(할매탕에도 남탕이 있다!)에는 멋쟁이 할배들이 눈에 띄었다. 이웃한 해운대온천센터는 2006년에 문을 열었다. 낡은 할매탕을 허물고 그 자리에 세운 대규모 온천 시설이 해운대온천센터다. 지하 2층, 지상 7층의 대형 건물이다. 4층은 매표소와 여탕, 5층은 남탕, 7층은 헬스장이 운영되고 있다. 해운대온천센터는 여자 남자 사우나 각각 500평으로 규모가 크고 시설도 좋다. 저온탕, 고온탕, 열탕, 냉탕2, 냉각탕1, 폭포수, 소금벽돌사우나, 황토사우나, 암염사우나, 원적외선 조사대 등을 갖추고 있다. 열탕은 온천수 원탕이라 펄펄 끓는다. 해운대온천센터는 해운대 다른 온천 시설에 비해 몇 배 더 깊은 심도인 지하 954m에서 섭씨 63도의 온천수를 하루 평균 1500톤 자체 생산하고 있다. 알고 보니 옛날 향수를 그리워하는 분들을 위해 바로 옆에 별관 형태로 만든 시설이 지금의 할매탕이라고 했다. 고로 할매탕과 해운대온천센터는 두 지붕 한 가족인 셈이다. ■클럽디 오아시스 청수당 해운대 엘시티에 위치한 대규모 스파 및 워터파크인 ‘클럽디 오아시스’는 해운대 온천의 신흥 강자다. 사막 같은 도시에서 오아시스를 꿈꾼다는 의미를 담았다. 2024년에는 부산 최초의 ‘국민보양온천’으로 지정됐다. 온도나 성분이 우수하고 주변 환경이 양호해 건강 증진에 적합하다고 인정된 온천이란 의미다. 클럽 디오아시스는 4층 워터파크, 5층 실내외 온천탕, 6층 찜질방과 스파로 구성되어 있다. 목욕탕 개념인 5층은 탕 5개 (해, 운, 목, 지, 금)와 야외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스파를 즐길 수 있는 노천탕 테마 구역인 청수당이 있다. 뜨끈한 온천탕에 앉아 하늘과 맞닿은 바다를 감상하는 맛이 일품이다. 혹한의 추위가 몰려온 날, 겨울비가 내리는 날, 특히 청수당의 매력은 극대화된다. 일차 목욕을 마쳤다면 다채로운 찜질방 구경을 다닐 차례다. 찜질방은 소금방, 맥반석방, 히노끼방, 면역공방 등 특색 있는 방으로 꾸며져 있다. 야자 매트를 깔아 자연친화적인 느낌의 소금방은 적당히 따뜻해 휴식하기에 좋다. 스파 이용 시간 5시간이 생각보다 금방 지나간다. ■센텀 스파랜드 스파랜드에서는 두 종류의 온천수가 나온다. 염화칼슘온천은 피부를 매끄럽게, 해운대 온천의 전형적인 염화나트륨온천은 혈액순환과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2005년 10곳을 뚫어도 나오기 힘들다는 온천수가 두 번의 굴착공사에서, 그것도 각기 다른 온천수가 터져 나오자 ‘신의 축복이 내렸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스파랜드는 2300여 평의 면적에 18개의 온천욕탕과 13개의 찜질 시설을 자랑한다. 스파랜드 온천은 염화칼슘온천탕, 염화나트륨온천탕, 바데풀(마사지나 지압 효과와 같은 기능을 동시에 갖춘 물놀이시설), 미냉탕, 급냉탕, 핀란드사우나를 갖추고 있다. 스파랜드의 찜질방은 마치 세계의 찜질 문화와 최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한 것 같다. 심해나 우주에 머무는 듯한 환상적인 느낌의 웨이브드림룸, 몸 전체로 소리를 느끼며 휴식하는 바디사운드룸, 전자를 발생시켜 몸을 이완시키는 SEV룸 등이 있다. 터키의 고대 욕장을 재현해 대리석에서 증기욕을 체험하는 하맘룸에서는 시간 여행 기분까지 든다. 2층에 위치한 릴렉스룸의 해먹방에는 마치 누에고치처럼 사람들이 공중에 매달려 평화롭게 휴식하고 있다. 기본 이용 시간은 4시간이며, 식음료 1만 원 이상 사용 시 6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부산 여행을 왔다면 클럽디 오아시스, 20~30대라면 스파랜드를 추천한다. ■전망 좋은 베스타부터 족욕탕까지 일제강점기 해운대는 송림과 백사장, 그리고 온천 여관들이 띄엄띄엄 자리 잡은 한적한 휴양지였다. 그 흔적이 해운대 온천지구의 역사를 간직한 ‘송도탕’의 이름에 남아 있다. 송도탕은 소나무 송(松), 파도 도(濤)를 쓴다. 송도탕 이름은 일제강점기 부산의 관광지로 유명했던 온천 숙박시설 송도각에서 따왔다. 동래별장과 쌍벽을 이룰 만큼 유명했던 송도각은 1960년에 불에 타 전소했다. 그 자리를 1970년 대중탕인 송도탕이 이어받았다. 현재 건물은 1997년에 다시 지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곳 냉탕은 다른 곳에 비해 길이가 길고 넓다. 냉탕 물은 장산에서 내려오는 청정수 그대로다. 물도 더 미끈미끈하고 깨끗한 느낌이다. 달맞이언덕에는 통유리를 통해 해운대 앞바다와 오륙도, 광안대교까지 보이는 바다 조망으로 유명한 ‘힐스파’가 있다. 2023년 리모델링을 마치고 이름을 베스타에서 힐스파로 바꿔 재개장했다. 해운대 온천지구의 다른 온천하고 달리 물에서 짭짤한 맛은 느껴지지 않는다. 심층 암반수의 성격이 강해 미네랄은 풍부하지만, 염화나트륨 비중이 낮아 짠맛이 나지 않는 것이다. 소금기 특유의 끈적임이 없어 선호하는 분도 많다. 힐스파는 24시간 찜질방을 운영(최대 10시간 이용 가능)하고 수면실도 있다. 혼자 부산 여행을 왔거나,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객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어 보인다. ‘해운온천’은 오래된 단골이 많은 온천탕이다. 소박하고 정겨운 동네 목욕탕의 분위기를 띠고 있지만 수질만큼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 있다. 해운온천 앞에는 시 소유 1호 온천공이 있다. 과거에는 이곳에서 용출된 온천수를 해운대 곳곳의 온천탕과 숙박시설에 보냈다. 지금은 각 온천마다 자기 온천공을 뚫어 쓰는 경우가 많아 과거보다는 인근 업장에 보내는 온천수 양이 적다. 고온탕은 천연온천 100%. 저온탕은 온천수와 수돗물이 적절하게 섞여 있다. 이전에는 해운장·해용장 등 온천여관이 있었던 곳이고, 오래된 옛 사진을 보면 해운각이 있었던 곳으로 보인다. 베니키아호텔 해운대 대중탕은 예전에 서울온천으로 알려진 곳이다. 바닷가에서 3분 거리에 있어 여름철 피서객들은 해수욕을 즐기고 이곳에서 온천을 한다. 자체 온천공이 있어 62도의 온천수를 사우나와 전 객실에 공급한다. 서울온천을 2016년 재개발해 베니키아호텔 내 사우나로 재개장하며 온천 규모가 축소되었다. 해운대 해수욕장 관광 안내소 바로 옆에는 해운대온천 족욕탕이 있다. 족욕탕 운영시간은 4~10월 13시~18시, 11월~3월 12시~17시다. 요즘 같은 한겨울에도 족욕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따뜻한 온천물에 족욕을 하고 나면 체온이 올라가 덜 춥게 느껴진다. 언제 봐도 시원한 바다와 따뜻한 온천, 해운대가 새삼 더 좋게 느껴진다. 해운대문화원 최수기 원장은 “국내 유일의 임해 온천인 해운대 온천을 해운대 관광의 중심으로 육성해야 한다. 해운대 온천 체험을 위한 스탬프 투어를 구성하고, 외국인 때밀기 체험 등 외국인 대상 콘텐츠 개발도 필요하다. 해운대 구민이 온천을 피부로 실감하도록 입장료 할인과 지역 상권 할인 쿠폰으로 온천을 일상 속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해운대 온천 역사와 특징
해운대온천의 역사는 신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 제51대 진성여왕이 어린 시절 천연두를 앓았는데, 해운대 온천에서 목욕하고 씻은 듯이 나았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는 구남온천(龜南溫泉)으로 불렸다. 피부병과 나병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전국에서 모여들었다고 한다. 구남온천의 흔적은 지금도 구남로라는 지명으로 남아 있다. 근대식 온천으로의 개발은 일본인이 주도했다. 1897년 의사 출신 일본인 와다노 시게미즈가 해운대에서 최초의 근대식 온천을 개발했다. 해운대 온천은 1920년대 전차 노선이 해운대까지 연장되면서 대중적인 온천 단지로 급부상했다. 1934년에는 동해남부선이 개통하며 일본인과 국내 관광객이 몰리는 근대 관광 단지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해운대온천은 해저 암반의 지하수다. 수백만 년 전 동해 깊은 곳이 갈라지고 그 영향으로 생긴 좁은 틈을 따라 올라온 마그마의 열에 데워진 온천수다. 식염(염화나트륨) 성분이 함유된 알칼리성 단순 식염천(食鹽泉)으로 약간 짭짤한 맛이 있다. 동래온천과 태종대온천도 식염천이다. 수소이온 농도는 pH 7.7이고, 수온은 섭씨 45~63도를 유지하고 있다. 라듐이 다량 함유되어 만성 류머티즘, 관절염, 신경통, 말초 혈액 순환 장애, 요통, 근육통, 피부병,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에 효험이 있다. 입욕 시 비누 거품이 잘 일지 않을 정도로 염도가 강하지만 온천욕을 마치고 나서 몸이 가볍고 피부가 매우 매끄러운 것이 특징이다. 하루 4750톤의 온천수가 생산되며, 연간 60만 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다.
해수부 이전한 동구 수정동 '낭만 맛집'이 반짝인다
부산 동구 수정동(水晶洞)은 조선 시대에 두모포였다. 두모포에 설치되었던 왜관이 이전하면서 고관 또는 구관(舊館)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고관이라는 이름의 흔적은 지금까지 남아 있다. 수정동이라는 지명은 일제 강점기에 처음 사용되었다. 맑은 샘이 솟아나는 곳, 혹은 수정산 일대에서 수정이 나와서 그렇게 불렀다는 설도 있다.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하며 수정동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설날을 앞두고 수정동을 오랫동안 지켜온 맛집들을 찾아가 그동안 쌓아둔 이야기를 들었다. 수정동 터줏대감들은 한결같이 잘 익어서 나는 향기가 흘러넘쳤다. 수정동에 자리 잡은 유일한 시장인 수정전통시장의 역사는 196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 이후 부산진역을 통해 전국 각지의 보따리상들이 모이면서 상권을 형성했다. 2005년 부산진역이 문을 닫으며 활력이 위축되었지만, 시장 곳곳에 다양한 음식점들이 여전히 성업 중이다. 수정시장은 우선 머릿고기 수육을 파는 돼지국밥집 거리가 형성되어 있고, 저렴한 활어횟집도 많다는 특색이 있다. 숙이수육, 종합식육점, 거창수육, 88수육, 하동수육, 진주수육, 욱이수육, 수정수육, 손가네수육 등 수육집이 9곳이나 된다. 머릿고기는 돼지의 머리 부위에서 얻은 살코기다. 보통 돼지국밥, 순대국밥과 곁들여 먹거나 수육 형태로 즐긴다. 머릿고기는 부위별로 식감이 다양해서 마니아층이 두껍다. 돼지머리 하나에서도 여러 세부 부위가 나온다. 볼살은 쫄깃 담백하고, 항정살(뒷덜미)은 기름지고 고소하다. 콧살과 귀 살에는 연골이 포함되어 씹는 재미가 있다. 식감이 부드러운 혀에서는 독특한 풍미가 난다. 아쉬운 점은 대부분의 가게가 수육 배달만 하고 이제는 돼지국밥 식당 장사를 접었다는 사실이다. 여전히 식당을 이어가고 있는 ‘88수육’에 들어가 봤다. 마침 노부부 손님이 식사 중인데 꼭꼭 씹어먹으라며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머릿고기 돼지국밥을 찾아 송도에서 ‘역부러’ 여기까지 찾아왔단다. 8000원짜리 돼지국밥에 든 고기양이 엄청나다. 예전 시골 장터에서 이같은 투박한 스타일의 돼지국밥을 먹었을 것 같다. 허름하고 테이블도 3개뿐이지만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유명인들도 많이 다녀갔다. 1989년에 문을 열어 올해로 37년째다. 김석순 대표는 “돼지 머릿고기하고 뼈하고 같이 삶아서 내는 국물 자체가 고소하다. 우리 집과 비교하면 뼈만 삶는 일반 돼지국밥 국물은 싱겁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수정시장에는 천일횟집, 틈새횟집, 동해횟집, 해풍횟집, 물금횟집, 큰바다횟집 등 횟집이 6곳이나 된다. 한결같이 가성비와 푸짐한 양을 자랑한다. 이 가운데 수정동에 자리 잡은 지 25년째의 ‘해풍횟집’은 여름에는 물회, 겨울에는 우럭탕으로도 이름이 났다. 박성태 대표는 고등학교 때 일식 조리사 자격증을 따서 시작한 요리 경력이 45년에 달한다. 언양에서 태어났지만 20년 넘게 장사한 수정동이 고향보다 더 친숙한 곳이 되었다고 했다. 물회는 여름에만 먹는다는 생각은 편견이었다. 따뜻한 실내에서 먹는 겨울 물회는 별미였다. 곁들여 나온 지리탕은 얼마나 진하고 감칠맛이 좋은지 모른다. 고춧가루 푼 매운탕은 텁텁한 맛이 나서 물회와는 덜 어울린다. 박 대표의 칼솜씨가 좋은 건 일찍부터 알았지만, 손님을 대하는 마음은 이날 처음 듣게 됐다. 그는 어느 날 “그동안 손님 덕분에 먹고 살았다. 비록 허름하고 가게도 작지만 찾아오는 우리 손님들에게 최고로 맛있게 대접하자”라고 각성했단다. 또 박 대표는 자신의 흰머리를 누구에게도 보인 적이 없다고 했다. 요리사가 깨끗해야 손님들도 기분 좋다는 배려의 마음이었다. 요즘 부산을 대표하는 양대 음식이 돼지국밥과 함께 밀면이다. 수정동 일대에서는 가장 전통이 있었던 수정밀면이 폐업하고, 장수밀면도 업주가 바뀌는 변화가 있었다. 그 사이에 막내 격이었던 ‘진역밀면’이 수정동의 밀면 대표 주자로 올라섰다. 진역밀면이 수정동에 자리 잡은 지는 만 6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호텔 요리사 출신의 김희관 대표는 횟집과 이자카야 경력까지 포함하면 수정동에서 16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을 보냈다. 횟집은 장사가 잘되었는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지며 박살이 나버렸단다. 그 뒤에 시작한 이자카야도 괜찮았는데 김 대표 아들의 요리 고등학교 진학이 업종 전환의 계기가 되었다. 자식에게 술집을 물려줄 수 없다는 고집으로 찾은 아이템이 밀면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겨울이 짧아지니 밀면으로 정면 승부를 걸어도 앞으로는 괜찮겠다는 생각이었다. 진역밀면이라는 상호의 영향인지 몰라도 요즘 같은 한겨울에도 칼국수보다 밀면이 더 많이 나간다. 김 대표는 “만두피, 만두소, 칼국수면, 밀면 등 단무지만 빼고 여기서 직접 다 만든다는 게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잠깐 둘러본 주방은 호텔 요리사 출신이 일하는 공간답게 넓고 깨끗했다. 진역밀면은 쫄깃한 면발과 감칠맛 나는 육수, 매콤달콤한 양념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는 평가가 많다. 수정동에는 만두 마니아라면 반드시 찾아가야 하는 만두의 성지가 있다. 33년 전통의 ‘명당만두’다. 경남여중·경남여고에 다니며 만두를 즐겨 먹던 소녀 단골들은 성인이 되어 명절에 고향에 왔다가 지금도 명당만두가 그대로 있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단다. 남편 백형진 대표는 만두피만 빚고, 아내 김귀심 씨는 만두소만 만든다. 대한민국 어디 가도 만두피에 대해서만큼은 자부심을 가진다는 백 대표의 손바닥에는 두터운 굳은살이 훈장처럼 박혀있다. 아내 김 씨가 몸이 아프기라도 하면 아예 가게 문을 닫는다. 백 대표의 성격을 알 수 있는 일화가 있다. 가게 초창기에 부부는 많이 싸웠다고 했다. 반죽이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드는 날에는 백 대표는 쓰레기통에 반죽을 갖다 버리고 장사를 쉬었다. 어느 날 김 씨가 아깝다고 반죽을 다시 주워 온 적이 있었다. 성격이 유별나다는 백 대표가 반죽에 연탄째를 섞어서 다시 갖다 버렸단다. 백 대표는 하루도 빠짐없이 오전 6시에 가게에 나와 정화수 떠 놓고 촛불 켜서 기도를 드린다. “어제 하루도 잘 살았고 오늘 하루도 고맙게 잘 살겠다고….” 명당만두의 만두를 집어 먹다, ‘음식은 정성’이란 말을 실감했다. 백 대표는 13년째 수정전통시장 상인회 회장도 맡고 있다. ‘SINCE 1983.’ 수정동에는 동구청이 인정한 4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할매곱창’이 있다. 경남여고 밑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하다 지난해에 지금 자리로 이전했다. 깔끔해져서 보기는 좋은데 노포 감성이 사라져 살짝 아쉽다. 오랜 단골 중에는 옛날의 안방이 그립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겨울에 온돌방에 앉아 뜨끈한 곱창전골과 소주 한잔하는 맛이 있었다. 특히 부산일보 기자들이 애용하는 식당으로 한 중앙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오래 가는 비결은 역시나 재료에 있는 것 같다. 곱창은 국내산을 쓰고, 집에서 직접 짠 참기름으로 음식을 만든다. 전골이지만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다. 가게에는 여러 연예인의 사진과 사인이 걸려 있다. 영화배우 허성태가 이 집 사위라는 소문이 파다한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소문이다. 할매곱창에서 20년 넘게 도와준 이수일 대표의 친구 딸이 허성태의 부인이다. 수정동에는 올해로 40년이 되어가는 중국집 ‘북경’도 빼놓을 수 없다. 오랜만에 북경에 들러 탕수육과 이과두주를 시켰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 탕수육은 ‘겉바속촉’ 그 자체였다. 이과두주는 도수가 높으면서도 저렴해 중국에서는 서민의 술로 불린다. 이과두주를 처음 배운 곳이 수정동 ‘북경’이었다. 화교였던 이전 사장님은 해마를 넣은 해마주도 담가 맛을 보여주곤 했다. 90년대에 서빙하던 청년이 지금의 왕극량 대표다. 어느새 머리 희끗희끗한 중년 아저씨가 되어 있었다. 예전에 2층 방에 죽치고 앉아 카드 돌리던 선배 중에는 이제 세상에 없는 분도 계신다. 오랜만에 찾은 북경에서 추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부산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부산의 중국집에서는 간짜장에 계란 후라이도 올려준다. 새로 개발한 2만 5000원 실속 코스가 반응이 좋다고 한다. 소개는 맨 뒤로 밀렸지만, 수정동의 손맛 하면 남해 출신의 ‘수미식당’ 이순자 대표를 첫손에 꼽지 않을 수 없다. 점심에는 미역국 순두부 시락국 등을 파는 밥집이다. 조물조물 무쳐낸 반찬이 하나같이 맛깔나다. 저녁에는 생선회를 비롯한 해산물 위주의 안주로 부담 없이 한잔하기에 좋은 선술집으로 변신한다. 고향의 맛을 잊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곳이자, 부산이 아직 낯선 분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집이다. 일전에 언론인 출신 소설가 선배가 수미식당을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모신 적이 있었다. 흥이 돋은 이 선배가 갑자기 노래를 시작했는데 노래도 잘 불렀지만, 사장님의 젓가락 장단이 아주 일품이었다. 부산의 축소판, 수정동은 부산의 낭만이 강처럼 흐르는 곳이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이상훈의 시그니처 문화공간 이야기] 초현실주의의 거대한 무대… 피게레스 달리 극장미술관
스페인 카탈루냐 북부의 작은 도시 피게레스(Figueres)는 미술사에서 가장 기이하고도 매혹적인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달리 극장미술관(Teatre-Museu Dalí)이다. 이곳은 단순히 초현실주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모아둔 미술관이 아니라 건물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설치미술이자, 달리라는 인물의 정신세계를 압축해 놓은 공간이다. 이름에서와 같이 처음 용도는 19세기에 지어진 시립 극장이었다. 스페인 내전으로 파괴된 건물을 1960년대에 달리가 구입해서 직접 복원 및 개조해 자신의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고, 1974년 개관 이후, 달리 극장미술관은 그의 작품을 가장 방대하게 소장한 공간이자, 그가 생전에 직접 기획한 유일한 미술관으로 남았다. 달리가 태어나고 자란 도시 피게레스는 바르셀로나에서 북쪽으로 150km 기차로 2시간. 역에서 내려 도시를 걷다 보면, 붉은 외벽 위에 빵 모양 장식이 줄지어 얹히고, 거대한 달걀이 옥상에 올라간 기묘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이 외관은 이미 달리적 상상력의 선언이다. 빵은 생존과 욕망을, 달걀은 탄생과 가능성을 상징한다. 그는 일상적 사물을 낯설게 변형함으로써 현실의 경계를 허물고, 관람객의 무의식을 자극한다. 입구를 지나 중앙의 유리 돔 아래에 서면, 마치 거대한 무대 위에 올라선 배우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이 공간은 과거 극장의 무대 자리다. 달리는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큰 초현실주의적 오브제’로 만들고자 했다. 실제로 내부는 회화, 조각, 홀로그램, 입체 설치, 광학적 착시 작품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관람객은 전통적 의미의 전시 감상이 아니라 하나의 체험적 여행을 하게 된다. 또한 미술관에는 ‘기억의 지속’으로 대표되는 녹아내리는 시계 이미지의 변주들, 종교적, 과학적 상징이 뒤섞인 후기 작품들, 그리고 갈라(Gala)를 향한 집요한 헌정이 가득하다. 달리에게 갈라는 연인이자 뮤즈, 그리고 예술적 동력의 원천이었다. 미술관 곳곳에서 반복되는 그녀의 초상은 개인적 사랑과 예술적 집착이 어떻게 신화로 승화되는지를 증언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공간이 단순히 과거를 보존하는 장소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달리는 자신의 무덤을 이 미술관 중앙 무대 아래에 두었다. 그는 말 그대로 자신의 예술 세계 한가운데에 잠들어 있다. 관람객은 그 위를 걸으며 작품을 감상한다. 삶과 죽음,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이 설정은, 그 자체로 마지막 퍼포먼스와도 같다. 달리 극장미술관은 전시 공간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연극적 장치다. 관람객은 관찰자가 아니라 참여자가 되고, 작품은 벽에 걸린 이미지가 아니라 공간 전체를 장악한 사건이 된다. 초현실주의가 꿈과 무의식, 우연과 상징을 통해 이성의 질서를 전복하려 했던 시도라면, 이 미술관은 그 사상을 건축공간으로 실현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닷새간 이어지는 설 연휴… 볼만한 TV는
설 연휴 안방극장이 비교적 차분한 편성으로 시청자들을 맞는다. 예년처럼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승부수를 던지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포맷과 완성도 높은 특집으로 명절을 채우는 흐름이다. 웃음과 흥, 감동과 성찰을 고루 담은 프로그램들이 연휴 내내 이어지며,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장르별 차림표를 완성했다. ■전국 특산물·한식 이야기…‘맛’으로 여는 명절 명절 밥상처럼 다채로운 먹거리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전국 각지 특산물이 맞붙는 MBC ‘전국1등’이 설 연휴 시청자를 찾는다. 문세윤과 김대호, 박하선이 출연해 지역 대표 먹거리를 두고 대결을 펼친다. 각 지역의 특산물을 직접 맛보고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단순한 시식 예능을 넘어, 지역의 풍경과 사람, 이야기를 함께 전한다. 명절에 어울리는 넉넉한 분위기 속에서 지역성을 조명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 총 3부작으로 첫 방송은 오는 16일 오후 8시 10분이다. 이후 2월 23일 오후 9시, 3월 2일 오후 9시에 2회와 3회가 전파를 탄다. 한식의 가치를 짚는 다큐멘터리 MBC ‘밥상의 발견’도 설 특집으로 편성됐다. 한국의 장(醬) 문화와 사찰음식, 제철 해산물을 중심으로 한식의 특징을 ‘더하기·빼기·제로’라는 키워드로 설명한다. 배우 장근석이 진행을 맡고 선재 스님과 윤남노, 파브리, 데이비드 리 등 요리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단순히 음식 조리법을 넘어 음식에 담긴 철학과 삶의 태도를 함께 짚는다. 한식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그 본질을 다시 돌아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첫 방송을 했고, 설 당일인 17일 2부가 방송된다. 오는 24일엔 마지막 방송인 3부가 공개될 예정이다. 요리 다큐 MBC ‘셰프의 DNA’는 배우 류수영과 벨기에 입양아 출신 셰프 애진 허이스가 전북 정읍에서 ‘손맛 한 상’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지역 특산물과 전통 음식을 바탕으로 메뉴를 개발하며 한식의 깊이를 체험한다. 애진 허이스 셰프가 한식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되짚는 과정과, 류수영이 보조 셰프로 함께하며 보여주는 재미가 더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읍에서 완성된 한 상이 다시 해외로 이어지는 구조는 한식의 확장성을 보여준다. 오는 16일 오전 8시 20분 방송된다. ■노래로 흥 더하는 명절…콘서트와 트롯 무대 설 연휴에는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 무대도 풍성하다. SBS ‘설 특집 콘서트 성시경’이 연휴인 오는 14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처음처럼’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좋을 텐데’ ‘거리에서’ ‘너의 모든 순간’ 등 데뷔 25주년을 맞은 성시경의 대표곡들이 안방을 채운다. 가수 화사와의 듀엣 무대도 공개돼 또 다른 색깔을 더한다. 가수 이찬원의 진행으로 꾸며지는 KBS2 ‘2026 복 터지는 트롯대잔치’는 송가인, 박서진, 박지현 등이 출연해 흥겨운 무대를 선보인다. 관객과 호흡하는 ‘쌍방향’ 형식을 표방하며 명절 특유의 들뜬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트롯이라는 장르가 세대를 연결하는 매개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는 무대다. 설 당일인 오는 17일 오후 7시 40분에 볼 수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채웠던 아이유의 공연 실황 ‘슈퍼 스테이지 아이유 콘서트: 더 위닝’도 MBC에서 설 특집으로 편성됐다. 대형 공연장의 스케일과 현장감을 안방으로 옮긴다. 오는 17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삶과 자연을 비추는 다큐·의미 있는 질문 연휴 기간에는 사람과 자연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도 안방에서 볼 수 있다. KBS1 ‘글로벌 한인기행-김영철이 간다’는 해외에서 자리를 잡은 한인들의 삶을 따라가며 성공과 자긍심의 의미를 짚는다. 2부작 프로그램으로, 오는 17일과 18일 방송된다. 설 당일 방송하는 1부는 오는 17일 오후 9시 30분, 2부는 오는 18일 9시 30분에 각각 전파를 탄다. 평균 연령 78세 할머니들의 우정을 담은 ‘메주꽃 필 무렵’은 ‘메주할매’ 삼총사의 유쾌하고 따뜻한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평생 자식 뒷바라지에 헌신해 온 할머니들의 변치 않는 우정을 통해 명절의 의미와 가족의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오는 17일 오후 7시 40분 KBS1에서 방송된다. 인간의 내면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도 있다. EBS가 오는 13일 밤 12시 50분 ‘증발된 사람들’을 방송한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 사회에서 자발적으로 사라지는 이른바 ‘조하쓰’ 현상을 따라가며, 새로운 삶을 선택한 사람들을 비춘다. 이 과정에서 고독과 책임, 관계의 의미를 되짚고, 남겨진 사람들의 감정을 함께 짚으며 인간의 존재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이외에도 EBS ‘공룡 대탐험: 1억 6천만 년의 모험’은 최신 촬영기법과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생명의 시간을 보여준다. 공룡 트리케라톱스 화석 등을 통해 밝혀진 고생물학 이야기를 소개하는 방송으로 총 6부작으로 구성됐다. 인간의 삶을 넘어 자연의 질서를 조망하는 프로그램이다. 오는 16일 오후 9시 55분 방송된다.
사극·첩보·휴먼 '한국영화 3파전'에 애니 가세… '장르 뷔페' 따로 없네
설 연휴를 앞두고 극장가가 푸짐한 한 상을 준비했다. 올해는 한국 영화 기대작 3편이 스크린에 출격해 관객의 선택을 기다린다. 사극과 첩보 액션, 휴먼 드라마가 각기 다른 색깔로 스크린에 포진해 눈길을 끈다. 여기에 장기 흥행작과 애니메이션까지 더해져 이번 명절 연휴 극장가는 ‘장르 뷔페’에 가까운 풍경을 펼친다. 가장 먼저 문을 연 작품은 4일 개봉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다.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유배된 어린 선왕 단종과 그를 맞이한 촌장 엄흥도의 관계를 중심에 둔다. 계유정난 이후의 역사적 맥락을 배경으로 삼되 인물 간 교감과 일상에 초점을 맞췄다. 유해진이 촌장 역을, 박지훈이 단종 이홍위를 맡았고 유지태, 전미도가 출연한다. 화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인물 간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주목한다. 왕과 촌장이라는 신분 차이를 넘어 형성되는 교감이 중심 축이다. 사극 장르의 무게감과 인간적 정서를 결합해 명절 극장을 찾은 가족 단위 관객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엔 두 편이 동시에 출격했다. 영화 ‘휴민트’는 ‘베테랑’, ‘밀수’, ‘모가디슈’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다. 류 감독이 ‘베를린’(2013)과 ‘모가디슈’(2021)에 이어 선보이는 해외 로케이션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남북한 첩보 요원과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히는 과정을 그린다. 약 3개월간 라트비아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 등이 출연한다. 해외 공간을 활용한 연출과 추격 장면이 긴장감을 형성한다. 같은 날 개봉한 ‘넘버원’은 김태용 감독의 휴먼 드라마다. 엄마의 음식을 먹을 때마다 줄어드는 숫자를 보게 된 아들 하민이, 그 숫자가 0이 되면 엄마 은실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최우식과 장혜진이 영화 ‘기생충’ 이후 다시 한번 모자 호흡을 맞춘다.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가족과 시간의 유한성을 소재로 삼았다. 눈에 띄는 건 부산 영도구와 동구 등 부산 곳곳에서 촬영이 진행된 점이다. 바다와 오래된 주택가 풍경이 극의 배경으로 활용돼 일상적인 공간에 정서를 입힌다. 김태용 감독과 장혜진 배우 모두 부산 출신인 데다 부산에서 오랜 시간 촬영해 ‘부산 영화’로 불린다. 박스오피스에서 역주행해 장기 흥행을 이어가는 작품도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개봉한 ‘신의 악단’은 개봉 초반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입소문을 타고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넘어섰다. 북한을 배경으로 가짜 찬양단을 만든 인물의 변화를 그린 종교 영화다. 음악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귀여운 캐릭터가 총출동한 애니메이션도 어린이 관객을 기다린다. 12일에는 ‘바다 탐험대 옥토넛 어보브 앤 비욘드 : 육지생물 구조작전’이 스크린에 올랐다. 바니클과 콰지 등 귀여운 캐릭터들이 위험에 빠진 동물들을 구조하며 자연과 공존의 메시지를 전한다. 13일 개봉한 ‘아웃 오브 네스트’는 사랑스러운 삐약이 공주·왕자와 소년 아서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로, 아기자기한 캐릭터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인도네시아 애니메이션 ‘점보’는 덩치 큰 소년 돈과 신비로운 친구 메리가 영혼의 세계로 향하는 판타지 어드벤처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따뜻한 분위기가 어린이 관객을 겨냥한다. 최근 극장가는 개봉 첫 주 성적만으로 흥행을 단정하기 어려운 흐름을 보인다. 업계는 연휴 이후 평일까지 관객을 유지하는 ‘지속력’을 주요 변수로 본다. 장르를 달리한 작품들이 나란히 배치된 이번 설 연휴 극장가가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된다.
설 연휴 복천박물관 ‘소망 복주머니’ 행사
부산 복천박물관은 2026년 설 연휴 기간(2월 14일~18일)에 ‘알록달록, 나만의 소망 복주머니’ 꾸미기를 연다. 관람객이 직접 복주머니를 꾸미고 새해 소망을 적어 '소망 트리'에 걸며 에 걸며 전통의 의미를 되새기고 가족 간 유대감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먼저 제공된 도안에 색칠 도구, 사인펜, 스티커 등을 활용하여 복주머니를 직접 꾸민 후, 뒷면에 새해의 목표나 바라는 소망을 정성껏 작성하고 박물관 내 마련된 '소망 트리'에 달며 한 해의 복을 기원한다. 성현주 복천박물관장은 “복주머니를 꾸미며 한국 세시풍속을 체험하는 이번 행사는 설 연휴 기간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자율형 프로그램”이라며 “관람객이 전통문화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새해 희망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복천박물관 인스타그램(@museum_bokcheon)을 참고하거나 전화(051-550-0332)로 문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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