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으로 피어난 ‘부산형 메세나’의 시작
‘부산메세나 신년 음악회’ 성황리에 끝나
부울경 시민·기업·예술인 음악으로 연대
1900석 전석 매진… 클래식 초보도 환호
말러 전문가 임헌정 지휘자 해설도 인기
지난 8일 오후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린 2026 부산메세나 신년 음악회에서 울산시립교향악단 지휘와 해설을 맡은 임헌정 지휘자. 부산메세나협회 제공
지난 8일 오후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린 ‘2026 부산메세나 신년 음악회’가 성황리에 끝이 났다. 시야 제한석(사석) 일부를 제외한 1900석이 가득 찼다. 부산메세나협회 제공
부산메세나협회가 올해 처음으로 마련한 ‘2026 부산메세나 신년 음악회’는 음악을 통해 부산·울산·경남을 문화로 연결하고, 기업·예술·시민이 함께한 사회공헌형 문화 행사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일 오후 7시 30분 부산콘서트홀에서 음악회를 개최하면서, 울산시립교향악단이 오케스트라 연주를 맡았고, 관객은 부산 시민이 대부분이었지만 경남서도 일부 참석했다.
객석은 시야 제한석(사석) 일부를 제외한 1900석이 가득 찼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오케스트라 뒤편 합창석엔 부산의 모 성인 합창단과 소년소녀 합창단이 나와서 앙코르로 준비한 오케스트라 버전의 ‘고향의 봄’을 다 함께 부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관람 요청이 잇따르면서 합창단 출연 계획을 포기하고, 합창석까지 일반에 개방했다.
공연장을 찾은 이들 가운데는 “생전 처음 본 클래식 공연”이라고 말하거나 “이렇게 럭셔리한 공연은 처음”이라고 소감을 밝혀 ‘사회 공헌형’ 문화 행사의 취지를 반영했다. 공연장 초대 관객 절반 이상은 사회복지기관, 부울경 꿈의오케스트라, 청소년 단체, 소방·교통 등 공공·사회 서비스직 종사자였다. 그리고 시민 대상 온라인 사전 예매자와 부산메세나협회 참여 기업 임직원도 포함했다.
부산메세나협회 백정호(동성케미컬 회장) 회장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삶에 기쁨을 더하는 음악의 힘은 새해의 시작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닌다”며 “부산메세나협회는 문화와 예술을 통해 나눔과 연대의 가치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백 회장은 또 “이번 첫 신년 음악회를 면밀히 검토한 후 ‘부산형 메세나 연대의 상징’으로 정례화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지휘를 맡은 임헌정(충남도립교향악단 예술감독) 지휘자도 객석 관객 성향을 고려해 말러 교향곡 1번 해설을 병행하며 연주(지휘)를 시작했다. 그는 1999년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약 4년간 국내 처음으로 말러 시리즈(전곡 연주)를 시도한 시절을 언급하며 “그때 이후 20여 년 만에 가장 말을 많이 한다”면서 곡 해설을 이어 갔다. 특히 서양 음악사에서 가장 유명한 도입부 중 하나라며 ‘라-미’로 떨어지는 ‘완전 4도 하행’을 설명할 땐 객석 반응이 신경 쓰였던지 “재미없나요? 계속해도 될까요?”라며 반복적으로 물어 객석에선 되레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민속 춤곡 ‘렌들러’가 나오는 대목 등 악장별 주요 모티브도 일일이 시범 연주를 해 보임으로써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음악회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곡 설명에도 불구하고 1악장이 끝나자마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자 임 지휘자는 급하게 다시 마이크를 잡고 ‘악장 간 박수’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그는 처음 클래식 공연장을 찾은 관객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던지 “오늘은 즐거운 신년 음악회니까 박수를 치고 싶으면 마음껏 쳐도 되지만, 참았다가 한꺼번에 치는 방법도 있다”는 말로 우회적으로 악장 간 박수 자제를 유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2악장이 끝난 뒤 또다시 일부 관객들이 박수를 쳤으며, 연주가 계속되자 곧바로 멈췄고, 3악장과 4악장은 거의 이어지는 듯 지휘를 이어 가서 더 이상 중간박수는 나오지 않았다. 공연은 마지막까지 유쾌했고, 앙코르곡 ‘고향의 봄’은 관객 합창까지 더해지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무리됐다. 유능한 지휘자의 유연한 리드로, 부울경의 시민·기업·예술인도 모처럼 음악으로 한마음이 된 날이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