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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면 미끌미끌 ‘스쿨존 내리막 길’… 사고 나야 손볼까

비 오면 미끌미끌 ‘스쿨존 내리막 길’… 사고 나야 손볼까

어린이보호구역이 포함된 부산 북구 만덕동의 한 경사로에서 통학버스가 미끄러지는 인명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제대로 정비되지 않고 있다. 관할 지자체는 사고 발생 지점 앞 도로만 정비한 채 추가 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다. 인근 주민들과 운전자들은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어린이보호구역 도로의 미끄럼 방지를 위한 전면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27일 오전 9시 부산 북구 만덕동 도시철도 3호선 만덕역 4번 출구. 〈부산일보〉 취재진이 왕복 4차로인 상학로를 조금 걸어 올라가자 지난 3월 사고가 발생했던 약국 앞 삼거리가 눈에 들어왔다. 삼거리 앞으로는 시내버스와 승용차 등 많은 차량들이 통행하고 있었다.지난 3월 이 곳에서는 내리막길을 달리던 25인승 유치원 통학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지는 사고(부산닷컴 3월 13일 보도)가 발생했다. 통학버스는 빗길에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신호 대기 중이던 승합차를 들이박았고, 승합차가 앞서 있던 또 다른 차량을 추돌했다. 사고 당시 통학버스에는 4명이 타고 있었다. 이 사고로 5명이 병원에 옮겨졌고, 8명도 현장에서 응급 조치를 받았다.사고 이후 내리막 구간 약 80m에 깔려 있던 붉은색 포장 도로는 현재 검은색 아스팔트로 새롭게 포장돼 있었다. 북구청은 사고 발생 한 달여 만인 지난달 중순 도로 재포장 공사를 시작해 지난 12일 완공했다. 공사에는 5400만 원이 들었다.상학로는 평소 비가 오는 날이면 차로 표면이 미끄러워 아이들을 태우는 통학버스 기사들에게는 ‘마의 구간’으로 불린다. 특히 내리막 경사인 어린이보호구역에 깔린 붉은색 도로 포장 구간은 기사들에게 부담이 큰 구간이었다.매일 이 구간을 운전하는 한 통학버스 기사는 “비가 내리는 날이면 스쿨존 포장길 내리막을 운전할 때마다 전전긍긍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북구청에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상학로 내 차로를 정비해달라는 민원이 5건 접수될 만큼 주민 신고가 잇따랐다.대부분 스쿨존 내 차로 포장은 마찰력이 높은 특수 페인트나 아스콘 재질을 사용해 차량 미끄러짐을 최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스콘·특수 페인트의 내구연한이 6개월~1년 정도로 짧고, 내구연한이 지난 뒤에는 마찰력이 떨어져 수막현상이 발생해 되레 차량 빗길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한 스쿨존 시공 업체 관계자는 “스쿨존 내 미끄럼방지 도로 포장은 주기적인 유지·보수가 중요하다”며 “특히 경사로 구간은 마찰력이 조금만 떨어져도 사고 위험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북구청은 상학로에서 인명 피해가 있는 사고까지 발생했지만, 상학로 차로 정비에 미온적으로 대응해 빈축을 사고 있다. 통학버스 운전자들은 사고 이후에야 도로 재포장에 나선 구청의 안전 대응이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한다. 상학초등학교에서부터 만덕역까지 650여m인 상학로 내리막길에는 지난 3월 사고가 발생한 지점 외에도 회전교차로 1곳을 포함해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 많다. 하지만 해당 구간 도로에 대한 예방 정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4년째 이 구간을 운행 중인 한 운전자는 “사고 이전에는 구청에서 예산이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는데 실제 사고가 발생한 뒤에야 공사가 진행됐다”며 “약국 앞 구간뿐 아니라 회전교차로부터 상학초등학교, 만덕중학교까지 이어지는 스쿨존 구간도 도로 상태가 비슷해 추가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북구청은 스쿨존 포장 방식이 전국적으로 사용되는 시설이며 이번 재포장 공사는 노후화에 따른 정비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구청 최성욱 건설과장은 “스쿨존 포장은 교통안전 기준과 표준 실험 등을 거쳐 사용되는 시설물”이라며 “객관적으로 특정 재질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최 과장은 “포장 노후화나 민원이 접수되면 현장 상황과 예산 등을 살펴우선순위를 정해 추가 정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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