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 없는 운동회…"경쟁 없는 축제로" vs "공정한 승부도 필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근 부산의 초등학교 운동회 풍경이 사뭇 달라지고 있다. 과거 청군과 백군으로 나뉘어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승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던 모습 대신 10개교 중 1개교꼴로 ‘무승부 운동회’를 연다.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고 학생 간의 위화감을 없앤다는 취지이지만 일각에서는 ‘공정한 경쟁’과 ‘실패를 통한 성장’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26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승패없는 운동회를 실시하거나 결과를 동점으로 만드는 초등학교 현황’를 조사한 결과, 부산 내 초등학교 303개교 중 약 10%인 30개교가 올해 승패없는 운동회를 운영한다고 답했다.운동회에서 승패를 가리지 않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계주나 박 터트리기 등 전통적인 종목을 진행하되 마지막에 ‘응원 점수’를 몰아주어 인위적으로 동점을 만드는 방식과 아예 운동회를 제기차기, 비즈 공예, VR 체험 등 부스 중심의 ‘축제’로 전환하는 방식이다.무승부 운동회를 찬성하는 입장의 핵심 이유는 운동 능력이 부족한 학생의 소외감을 막고 운동 자체를 즐기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운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초등학생들은 발육 속도에 따라 운동 능력 차이가 아주 크다. 그래서 운동회를 하면 운동 능력이 부족한 학생은 소외되거나 무시 당한다”며 “무승부 운동회는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박탈감을 방지하고, 운동 자체를 즐거운 놀이로 인식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들도 아이들이 위축될 것을 우려해 승부없는 운동회를 선호한다.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교육 현장에서 갈등과 경쟁을 회피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동래구의 초등학교 교사는 “계주 선수로 뽑힌 아이는 한 시간 일찍 등교해 연습하고, 혼자서 유튜브로 바통 터치 기술을 공부하는 아이들도 있다”며 “이러한 치열한 노력이 승리나 패배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좀 더 성장한다”고 말했다. 즉, 승패없는 운동회가 아이들에게서 노력의 결과를 확인받을 기회를 앗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해운대구의 초등학교 교사는 “공정한 규칙 속에서 정정당당하게 겨루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며 승자를 축하해 주는 법을 배우는 것 또한 운동회의 본질”이라고 말했다.학생들의 입장도 엇갈린다. 남구의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은 “운동회를 하면 ‘에이스’들만 돋보이는데 개인적으로 운동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잘하지 못하는 편이라 늘 단체 게임을 하면 나 때문에 진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며 “행여나 나 때문에 경기에서 질까봐 걱정인데 이러한 부분이 없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구의 초등학교 6학년 학생 역시 “점수 때문에 친구들이랑 싸울 일이 없어서 운동회가 끝나고 나면 다 같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반대로 해운대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은 “우리 팀이 이기라고 열심히 응원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당연히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응원 점수로 갑자기 동점이 되니 오히려 기분이 더 나빴다”며 “고학년 중에는 어차피 무승부라는 생각에 운동회에서 크게 응원하는 것이 의미없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부산 출생률 반등 이끈 ‘다둥이 가구’
2월 출생아 수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부산의 출생률이 반등한 가운데 ‘다둥이 가구’가 이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부산시와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태어난 부산의 둘째 자녀 수는 4210명이었다. 직전 해보다 185명이 늘어나 4.6% 증가했다. 2.0% 늘어나는 데 그친 전국 평균보다 곱절 이상 높다. 셋째 이상 자녀도 추이가 비슷하다. 셋째 이상 자녀 출생률은 전국적으로 전년대비 5.8%나 줄어들었다. 그러나 부산의 감소율은 2.5% 수준에 그쳤다. 셋째 이상 자녀의 출생 감소 폭도 전국 평균의 절반인 셈이다. 반면 그해 첫째 자녀 출생 수는 전국적으로 전년대비 7765명이 늘어 5.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부산의 첫째 자녀 출생 수는 25명(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이 출생률이 반등을 보인 가운데 특히 부산에서는 첫째보다 둘째와 셋째 자녀 출생이 많았던 것이다. 2010년 초반만 해도 부산의 둘째 출생률은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그러나 이후 줄곧 내리막을 달렸다. 2021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10년 가까이 전국 평균보다 낮거나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그 수치가 2023년을 기점으로 다시 전국 평균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부산 다둥이 가구의 증가는 2023년 이후 변화된 출생 장려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자녀 가구의 기준을 기존 ‘3자녀 이상’에서 ‘2자녀 이상’으로 완화하는 등 양육 혜택을 더하는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전국 최초로 어린이집 3~5세 전면 무상보육을 시행한 데 이어 공공형 무료 키즈카페를 확대한 것도 이 즈음이다. 부산시가 건의해 전국으로 확대된 육아휴직자 대출 원금상환 유예 제도도 체감도 높은 양육 정책으로 꼽힌다. 그 영향으로 올해 부산의 2월 출생아 수는 1318명으로, 7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직전 해인 2025년 2월과 비교하면 172명(15%)이 늘어, 전국 평균 증감률(13.6%)을 앞질렀다.
최근 부산의 초등학교 운동회 풍경이 사뭇 달라지고 있다. 과거 청군과 백군으로 나뉘어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승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던 모습 대신 10개교 중 1개교꼴로 ‘무승부 운동회’를 연다.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고 학생 간의 위화감을 없앤다는 취지이지만 일각에서는 ‘공정한 경쟁’과 ‘실패를 통한 성장’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26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승패없는 운동회를 실시하거나 결과를 동점으로 만드는 초등학교 현황’를 조사한 결과, 부산 내 초등학교 303개교 중 약 10%인 30개교가 올해 승패없는 운동회를 운영한다고 답했다. 운동회에서 승패를 가리지 않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계주나 박 터트리기 등 전통적인 종목을 진행하되 마지막에 ‘응원 점수’를 몰아주어 인위적으로 동점을 만드는 방식과 아예 운동회를 제기차기, 비즈 공예, VR 체험 등 부스 중심의 ‘축제’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무승부 운동회를 찬성하는 입장의 핵심 이유는 운동 능력이 부족한 학생의 소외감을 막고 운동 자체를 즐기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운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초등학생들은 발육 속도에 따라 운동 능력 차이가 아주 크다. 그래서 운동회를 하면 운동 능력이 부족한 학생은 소외되거나 무시 당한다”며 “무승부 운동회는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박탈감을 방지하고, 운동 자체를 즐거운 놀이로 인식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들도 아이들이 위축될 것을 우려해 승부없는 운동회를 선호한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교육 현장에서 갈등과 경쟁을 회피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동래구의 초등학교 교사는 “계주 선수로 뽑힌 아이는 한 시간 일찍 등교해 연습하고, 혼자서 유튜브로 바통 터치 기술을 공부하는 아이들도 있다”며 “이러한 치열한 노력이 승리나 패배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좀 더 성장한다”고 말했다. 즉, 승패없는 운동회가 아이들에게서 노력의 결과를 확인받을 기회를 앗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해운대구의 초등학교 교사는 “공정한 규칙 속에서 정정당당하게 겨루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며 승자를 축하해 주는 법을 배우는 것 또한 운동회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입장도 엇갈린다. 남구의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은 “운동회를 하면 ‘에이스’들만 돋보이는데 개인적으로 운동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잘하지 못하는 편이라 늘 단체 게임을 하면 나 때문에 진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며 “행여나 나 때문에 경기에서 질까봐 걱정인데 이러한 부분이 없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구의 초등학교 6학년 학생 역시 “점수 때문에 친구들이랑 싸울 일이 없어서 운동회가 끝나고 나면 다 같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반대로 해운대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은 “우리 팀이 이기라고 열심히 응원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당연히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응원 점수로 갑자기 동점이 되니 오히려 기분이 더 나빴다”며 “고학년 중에는 어차피 무승부라는 생각에 운동회에서 크게 응원하는 것이 의미없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연제문화체육복합센터’ 몸집 줄인다
1000억 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연제문화체육복합센터’ 건립 사업이 경제성 부족에 발목이 잡혀 결국 올해 착공이 힘들어졌다. 연제구청은 연제문화체육복합센터(이하 센터) 건축 기본계획을 재수립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연제구청은 지난해 말 부산시 지방재정 투자심사에서 재검토를 통보받았다. 기초지자체가 60억 원 이상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을 추진하면 시 지방재정 투심을 통과해야 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낮은 경제적 타당성을 고려해 사업 규모와 추진 방식 등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제구는 서편 주차장 부지 면적 3991㎡에 추진 중인 지하 3층, 지상 4층 센터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 현재는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제구는 오는 7월 해당 사업에 대한 시 지방재정 투자 심사를 다시 신청할 예정이다. 결과는 오는 10월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시 지방재정 투자 심사는 연 3회로 진행되며 매년 1월, 4월, 7월 신청을 받는다. 지방재정 투자 심사는 지방재정법에 따라 일반투자사업 200억 원 이상인 대규모 투자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사전에 검증하는 절차다. 해당 사업은 연제구의 문화·체육시설 인프라 확충을 위해 추진해 왔다. 구청 측은 올해 6월 착공을 목표로 한다고 밝혀왔지만, 일정 연기는 불가피해졌다. 올해 말 시 투자심사를 통과한다고 해도, 설계 공모와 기본·실시설계, 시공사 선정 등 후속 절차가 남아 빨라도 내년 하반기에나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예산이다. 용지보상비 284억 원을 포함해 총 1032억 원이 투입된다. 시의 지적에 따라 사업 규모를 축소한다고 해도, 수백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구비로 충당하기는 쉽지 않다. 연제구의회 권성하 부의장은 “구청 재정이 현재 사업을 하기엔 힘든 상황이다. 약 3~4년 전에는 순수 잉여금이 400억 원 정도 있었지만, 현재는 약 120억 원 정도 남은 상태”라며 “세수 상황이 좋지 않아서 대규모 재정 투입 사업은 현실적으로 매우 위험하다”고 밝혔다. 연제구의 문화시설은 연제문화원 단 한 곳으로 부산 16개 구·군 중 최하위권(15위)이다. 체육시설도 13개에 그쳐 하위권(11위)에 속하고, 공연 시설은 아예 없다. 연제구청은 우선 시 지방재정 투심 통과 후 시비 지원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주석수 연제구청장은 “예산이 과다하다는 시의 지적에 따라 일부 규모를 축소하는 용역을 진행 중이며, 절차가 끝나면 설계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현재 구청사도 좁아서 복잡한 상황인데 센터에 청사 기능도 일부 넣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토뉴스] 아이들 꿈 실은 종이비행기
부산항 개항 150주년과 조선통신사 축제를 기념해 26일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 일원에서 열린 ‘북항 종이비행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다함께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포토뉴스] 부처님 자비의 불빛 밝힌다
지난 25일 경남 창원시가 부처님 오신 날을 한 달 앞두고 시청 앞 광장에 ‘봉축 점등식’을 개최했다. 창원시불교연합회(회장 법안 스님) 등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의 불빛으로 시민들의 마음에 평안을 주고 화합과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창원시 제공
“주한미군기지 철수하라”… 시민단체 55보급창 앞 집회
부산촛불행동은 지난 25일 오후 2시 범일동 55보급창 앞에서 ‘주한미군기지 철수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서 이들은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을 환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촛불행동은 “한국의 전작권은 주한미군사령관을 겸임하는 한미연합사령관이 행사하고 있다“며 “전작권이 외국 군대에 있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국 정부는 전작권이 우리 주권이라고 선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미국의 이란 침공 이후 중동 미군기지가 공격 대상이 된 것을 보면, 북한·중국을 대상으로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하는 주한미군기지도 위험천만한 전쟁의 표적”이라며 “주한미군기지를 철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도소 나온 지 8일 만에 또 사기 행각 …중고 거래 사기로 8억 뜯어낸 남성, 징역 3년
교도소를 출소한 지 8일 만에 중고거래 앱을 이용해 또다시 사기 행각을 벌인 3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현순)는 2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사기)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23년과 2024년 사기죄로 각각 징역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됐다. 2024년 12월 2일 부산교도소에서 출소한 A 씨는 불과 8일 뒤 중고거래 앱에서 특정 피규어를 구매한다는 글을 올린 B 씨에게 접근했다. A 씨는 피규어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대금 30만 원을 보내주면 물품을 보내겠다”고 B 씨를 속였다. 이후에도 “환불해주겠다”, “계좌가 막혀 돈이 필요하다” 등 갖은 팽계를 대며 끝없이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 A 씨는 이미 입금한 돈을 회수하려는 B 씨의 불안한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들어 두 달도 안되는 기간에 8억여 원을 가로챘다. 이 밖에도 A 씨는 지난해 2~7월 구매대행 등의 명목으로 피해자 26명에게서 4300만 원 상당을 추가로 편취했다. 가로챈 돈은 불법 도박과 가상자산 투자 등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상당 기간 경제적 어려움과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이나 현재까지 피해금 상당 부분이 변제되지 못했고, 앞으로 피해 회복 가능성도 높지 않다”며 “누범 기간 중 범행을 반복한 점, 동종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도민체전보다 사람 더 몰린 동네체전… 남해 섬에 무슨 일이?
지난 25일 경남 남해군에서 열린 한 지역 체육대회에 무려 1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남해군 전체 인구의 4분의 1 규모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섬 전체가 들썩였다. 26일 남해군 등에 따르면 25일 오전 남해군 서면 스포츠파크 일원에서 ‘재부남해군향우회 제81회 정기총회 및 제14회 체육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부산에 살고 있는 남해군 향우 1500명을 비롯해 1만 명 이상이 참석했다. 인구 4만 1000명 안팎인 남해군에서 체육대회에 1만 명 이상이 모인 건 이례적인 일이다. 웬만한 대형 축제보다 사람이 더 몰린 것이다. 재부 향우들을 위해 전세버스만 62대가 동원됐으며, 일부 향우는 자가용을 타고 행사장을 찾았다. 전날 미리 남해군을 찾아 숙박한 이도 적지 않다. 이날 행사에는 남해군 전 읍면별 체육회와 주민 등도 대거 참석했다. 개막식에는 화전농악보존회 사물놀이를 필두로 읍면별 팀들이 마치 올림픽처럼 질서정연하게 입장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경남도지사 선거 예비후보인 박완수 현 지사와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을 비롯해 정치권 인사들도 다수 방문해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정치권까지 행사장을 찾은 건 단순히 사람이 많아서가 아니라 이번 행사의 ‘의미’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재부남해군향우회가 만들어진 건 81년 전으로, 전국 향우회 중에서도 손꼽히는 역사를 자랑한다. 해마다 정기총회를 열고 있는데, 지금까지 1~2번을 제외하면 항상 부산에서 행사를 치렀다. 그런데 올해는 지역 소멸을 극복하고 고향 사랑을 실천하는 의미에서 8년 만에 남해를 찾았다. 특히 8년 전에는 1500~2000명 규모였는데, 올해는 그 5배 넘는 인파가 몰릴 정도로 전례없이 큰 규모로 치러졌다. 지역 소멸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향우들이 고향 발전을 위해 한 데 모여 대규모 행사를 치렀다는 점에서 지역을 넘어 정치권까지도 관심을 두게 된 것이다. 박정삼 재부남해군향우회장은 “부산에 살고 있지만 그 뿌리는 남해군이다. 주민들과 향우는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향우들은 고향에서 정겨움을 느낄 수 있고 고향은 향우들이 방문함으로써 더 발전할 수 있다. 남해군을 하나로 묶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도 신이 났다. 많은 인파가 몰리며 짧은 기간 돈이 풀린 것도 있지만 특히 이번 행사를 통해 향우들의 애향심이 커진 게 더 큰 수확이다. 현재 부산에 살고 있는 향우만 35만여 명, 전국적으로는 60만 명이 넘는다. 이들이 고향을 찾아 소비를 이어간다면 지역 경제에 훈풍이 불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한 주민은 “향우라고는 해도 외지에 살다 보니 한때는 남처럼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행사를 통해 공동체 의식이 강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 많은 향우가 지역에서 먹고 자면서 대규모 소비가 이뤄진다면 지역 전반에 활기가 돌 수 있다고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 재부남해군향우회는 지역과 향우 간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해군과 함께 향우회원증을 만들어 향우에게 전달하고 있다. 회원증을 들고 지역 식당이나 시설에 가면 할인을 해주는 제도다. 여기에 정기적으로 지역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 향우회 전체로 행사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들을 하나로 모아 고향 남해에 큰 힘을 불어넣는 성대한 행사를 마련해 준 향우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끈끈한 향우애로 군민과 함께 고향 보물섬 남해 발전을 위해 노력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아직도 힘드냐는 말이 가장 아팠다”… 2차 가해에 다시 무너지는 재난 피해자 일상
“아직도 그렇게 힘드냐, 빨리 잊고 살아라…. 유족에게는 이런 말이 가장 상처가 돼요. 그들이 잊으라고 한다고 딸의 빈자리가 잊어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타인이 위로를 위해 건넨 말을 제가 날 서게 받아들인 것일까 봐 죄책감이 들고 위축되기도 합니다. 재난은 유족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버려요.” 12년 전인 2014년,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김순길 활동가는 혐오 표현과 불필요한 비난으로 재난 피해 유족들이 2차 피해를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난 배상금이나 보상금 규모가 부풀려지며 ‘자식을 팔아먹은 사람들’이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졌을 때,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삶은 다시 무너졌다. 그는 “의견 표명이라는 이유로 2차 가해성 발언이 용인돼서는 안 된다”며 “이는 피해자가 삶과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권리”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아 재난이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당사자 경험을 통해 조명한 강연과 전시가 부산에서 열렸다. 유가족들은 일상 회복을 가로막는 사회적 낙인과 혐오 표현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안문화연대는 지난 21일부터 부산 연제구 효로인디아트홀에서 ‘2026 예술-기억-행동’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다음 달 2일까지 열린다. 지난 25일에는 이곳에서 세월호 참사 유족의 강연이 진행됐다. 단상에 선 김 활동가는 단원고 2학년 9반 진윤희 학생의 어머니다. 김 활동가는 이날 강연에서 스스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재난과 참사가 피해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김 활동가는 많은 재난 유족이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2차 피해를 입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족은 웃어서도, 밝은 옷도 입어서는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며 “사람들의 눈총과 수군거림에 주눅 드는 일이 일상이 되고, 결국 사람을 피해 숨어버리게 된다”며 2차 가해로 피해자의 일상 회복이 더 어려워지는 과정을 설명했다. 김 활동가는 국가가 사고 책임을 외면해 죄책감이 피해자 몫으로 돌아오는 현실도 비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의 국가 책임자 대부분에게 대법원 2023년 무죄를 선고했는데, ‘현장 상황을 잘 몰라 제대로 된 지시를 할 수 없었다’는 이유에서였다”며 “국가에 책임이 없다고 하니 결국 ‘내가 그날 아이를 괜히 수학여행에 보냈나’하는 자책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음 달 2일까지 효로인디아트홀에서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예술 커뮤니티 ‘4·16공방’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퀼트, 양모펠트, 유리공예, 유화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다음 달 2일 오후 3시에는 2층 소극장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장편 극영화 ‘목화솜 피는 날’을 상영한다.
김해 아파트서 불···주민 2명 부상·40여 명 대피
경남 김해시 내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2명이 다치고 40여 명이 대피했다. 26일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10시 56분 김해시 내동의 15층짜리 아파트 1층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40대 남성 A 씨와 50대 남성 B 씨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A 씨는 중상, B 씨는 경상으로 분류됐으나 다행히 두 명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불이 나자 아파트 주민 40여 명이 긴급히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25명이 단순 연기 흡입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약 1시간 만인 오후 11시 50분에 불을 완전히 껐다. 소방서 추산 재산 피해는 1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어린이날에 부산에서 ‘맘바 비밀요원’ 되어볼까?!
부산 최대 규모 어린이날 행사인 ‘부산 어린이날 큰잔치’가 53주년을 맞아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돌아온다. 올해는 어린이들이 마스코트 ‘맘바’의 비밀 기지에 모인 비밀 요원이 돼 각종 임무를 수행하는 콘셉트로 꾸며진다. 부산일보사·부산시·부산시교육청·영화의전당이 함께 주최하는 ‘제53회 부산 어린이날 큰잔치’가 다음 달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다. 어린이날 큰잔치는 매년 수만 명의 부울경 어린이와 가족이 찾는 부산 대표 어린이날 축제다. 올해는 어린이 1만 명과 시민 2만 명 등 3만 명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행사 주제는 ‘맘바의 비밀기지’다. ‘작전명, 어린이 웃음 에너지를 채워라’라는 슬로건처럼 어린이의 웃음이 모여 부산의 행복한 에너지가 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비밀 기지에 웃음 에너지가 떨어지자 어린이 요원들이 ‘맘바’를 도와 각종 훈련을 수행한다는 콘셉트로 구성됐다. 오전 11시 30분에는 구독자 123만 명을 보유한 어린이 인기 유튜버 ‘띠미’와 함께하는 라이브쇼가 열린다. 화면 속에서 보던 유튜버를 현장에서 직접 만나 미니 게임과 이벤트를 함께 즐기는 참여형 무대다. 야외 메인 무대에서는 ‘랜덤 플레이 댄스 with 맘바’를 비롯해 매직 버블쇼, 벌룬쇼, 스페셜 레크리에이션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도 이어진다. 거대한 비눗방울이 쏟아지는 버블쇼는 수년째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어린이들이 직접 무대 주인공이 되는 프로그램도 있다. 오후 1시 30분에 시작되는 ‘꿈의 복면가왕 in 비밀기지’는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가면과 복장을 착용하고 노래 실력을 겨루는 경연 대회다. 예선 심사를 거친 본선 진출자들이 현장 무대에 오른다. 심사를 통해 순위별 시상도 진행된다. 체험 프로그램은 비밀 요원이라는 콘셉트가 강조됐다. ‘특별 훈련소’로 꾸며지는 레이저 서바이벌은 안전한 레이저 장비와 엄폐물을 활용해 팀플레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전 교육과 장비 착용 뒤 참여할 수 있으며, 어린이들이 협동심과 순발력을 함께 기를 수 있다. 비밀 요원 스탬프 투어도 진행된다. 어린이들이 미션 장소 4곳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스탬프를 모으면 맘바의 비밀 요원 자격을 얻는다. 스탬프 개수에 따라 경품도 제공된다. 요원 복장이 준비된 CCTV 콘셉트 포토존에서는 모자와 선글라스 등 소품을 활용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상시 체험 공간도 다양하다. 8초를 정확히 맞히는 ‘8초를 잡아라’, 트램펄린을 활용한 ‘하늘 벽 돌파 작전’ 등 각종 체험형 콘텐츠가 준비돼 있다. 대형 젠가와 윷놀이, 콘홀게임 등을 즐기는 체력 단련실도 운영된다. 맘바 모양 쿠키를 꾸미는 ‘푸드 연구실’과 어린이 플리마켓인 ‘리틀 맘바 마켓’도 열린다. 이 밖에도 만들기 체험 부스와 페이스페인팅, 캐리커처, 보드게임존도 행사장 곳곳에서 운영돼 가족 모두가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와 부산경찰청, 남해지방해양경찰청 등도 체험형 홍보 부스를 마련해 어린이날 행사에 동참한다.
박완수 경남지사 27일 지방선거 출마선언
박완수 경남지사가 27일 국립3·15민주묘지에서 경남도지사 출마선언을 하고 6·3지방선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박 지사는 이날 오전 8시 창원 의창구 팔용동 충혼탑에 참배 후 오전 10시 경남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예비후보에 등록한다. 이어 박 지사는 국립3·15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하고 출마선언을 한다. 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도지사의 직무는 일시 정지되며 선거가 끝난 후 지사직으로 복귀한다. 박 지사는 출마선언에 이어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할 예정이다. 이후 오후에는 경남 농축협 간담회를 시작으로 본격 후보 활동에 돌입한다. 박 지사는 이번 지방선거에 승리할 경우 도지사직으로 복귀해 업무를 이어가지만, 낙선하면 6월 4일 복귀해 6월말까지 잔여 임기를 마친 뒤 도지사직에서 물러난다.
'고유가 시대' 부산 공영주차장 5부제 참여 저조…10곳 중 8곳 참여 안해
정부가 에너지 위기 대응책으로 전국 공영주차장에 차량 5부제를 도입했지만, 부산 지역에서는 시행률이 전국 수준에 크게 못 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외’가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취지도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기준 부산시와 부산 지역 16개 구·군에 따르면 차량 5부제가 시행 중인 공영주차장은 102개소다. 전체 적용 대상 440개소의 약 23%에 해당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중동 전쟁 장기화 등의 여파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전국 공영주차장에서 차량 5부제를 시행해 왔다. 특히 구·군 단위의 공영주차장에서의 차량 5부제 시행률은 13% 수준에 그쳤다. 부산 지역 16개 구·군의 5부제 시행 대상 공영주차장 375개소 중 실제 시행 중인 곳은 50개소에 불과했다. 최근 5부제가 적용되는 공영주차장이 추가됐지만 부산 지역의 시행률은 여전히 전국(30%)에 비해 크게 낮다. 기후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으로 전국 공영주차장 5589개소 가운데 1694개소에서 5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기후부 조사 당시 부산 지역 시행률 역시 18%에 불과했다. 부산 지역 지자체들은 주차장별 주변 환경을 고려해 5부제 적용 예외를 두고 있다. 주차장이 전통시장·관광지 인근에 있거나 교통 혼잡이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부산 한 지자체 관계자는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공장 지대가 많은 지역 특성상 생계형 차량 운전자들의 반발이 우려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대부분 산복도로 주거지 인근 주차장으로 월 정기권 이용 차량 비중이 높아 주거지 주차난 최소화를 위해 적용을 제외했다”고 전했다. 부산교통공사가 운영하는 덕천역 주차장도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이유로 5부제 시행에서 제외됐다. 이에 비해 부산시설공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부산시 공영 주차장의 5부제 시행률(80%)은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주로 도심 내 주요 상업 지역에 위치한 이들 주차장 인근에는 5부제 시행을 강제하기 힘든 민영 주차장이 있어, 5부제 시행에 따른 반발이 적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5부제 예외 허용을 감안해도 부산 지역 시행률이 너무 낮은 것은 문제라고 본다. ‘예외’가 전체 공영주차장 중 상당수이다보니 애초에 제도 설계가 형식적이었고, 에너지 절감이라는 취지도 잘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도로교통공단 최재원 교수는 “5부제의 시행률을 높이는 것은 정책의 신뢰도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며 “지역 여건을 감안하되 도시철도역 인근처럼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한 지역의 공영주차장 등을 대상으로 5부제 적용을 늘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런 지적에 구·군에 5부제 추가 시행을 독려하고 있다. 실제로 부산 지역 5부제 시행 공영주차장 수는 지난 20일 81개소에서 20개소 늘어났다. 하지만 5부제 참여 공영주차장 늘리기는 무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구·군의 공영주차장 상당수는 규모가 작고 대중교통 접근이 어려운 지역 인근 주민들에게 사실상 ‘내 집 주차장’처럼 쓰이는 경우가 많다. 시행에 따른 효과는 작고 저항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 교통혁신과 관계자는 “정부 시책에 부응해 5부제 시행률을 높여야 하지만 부산 지역 지자체 공영주차장 위치와 규모의 특성에 따른 한계도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화물연대 주말 대규모 집회…BGF 교섭은 오리무중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벌어진 파업으로 첫 사망사고를 낳은 ‘진주 CU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주말 사이 사측이 스리슬쩍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게 드러났고, 이에 격분한 화물연대는 대규모 집회와 함께 비상 투쟁 태세에 들어갔다. 26일 화물연대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경남 진주시 정촌면 CU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화물연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9000여 명의 조합원이 운집해 고인의 명예 회복과 편의점 CU의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이날 노조 관계자는 “우리가 곧 숨진 조합원이라는 비상한 각오를 가슴에 새긴다”며 “열사가 쏟아낸 선혈은 45만 화물노동자의 분노로 모였고, 열사의 마지막 외침은 우리가 함께 부르는 진군의 노래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열사가 돌아가신 날 사측이 법원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며 “어렵게 시작된 교섭마저 부정하며 말을 바꾸고 있다”며 목청을 높였다. 화물연대와 BGF로지스는 CU 화물운송 노동자 처우 개선 등을 놓고 교섭을 벌이고 있다. BGF로지스는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물류 자회사다. BGF로지스는 지난 22일 사태 해결을 위해 화물연대와 첫 상견례를 갖고 실무 교섭에 들어갔다. 하지만 교섭 하루 만에 화물연대를 상대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화물연대와 교섭을 ‘긴급협의’라며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뿔난 화물연대는 이번 대규모 주말 집회를 열고 향후 투쟁 방침을 정리한 ‘투쟁지침 1호’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전국의 전체 지역본부 집행위원회를 ‘지역본부 투쟁본부’ 체제로 전환하고 전 조합원은 투쟁 조끼 착용과 근조 리본 부착을 통해 비상 투쟁 태세에 돌입한다는 게 골자다. 특히 위원장 지침이 하달되는 즉시 전 조합원은 모든 현장에서 일을 멈추고 ‘화물연대 비상총회’에 총집결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투쟁 지침에는 ‘전 조직은 내가 열사라는 생각과 다짐으로 반드시 BGF자본과 공권력을 끊어버린다는 각오로 투쟁한다’고 적어 총력 투쟁이나 전면전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화물연대와 BGF 측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교섭 타결은 더욱 안갯속으로 들어가는 형국이다. 양측은 운송료 현실화, 손해배상 및 법적 대응 철회, 사망 조합원 관련 사과와 명예회복 문제, 유가족 보상 등을 중심으로 의견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교섭 테이블에서는 고성이 나올 만큼 신경전을 벌이는 분위기다. 이번 사태는 지난 20일 경남 진주시 정촌면 CU 진주물류센터 앞 도로에서 파업 대체인력인 비조합원 40대 A 씨가 2.5t 화물차를 몰던 중 화물연대 조합원 3명을 치어 1명을 숨지고 2명이 다치면서 불거졌다. 화물연대는 근로계약 시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갖고 있는 경우 교섭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노란봉투법’ 지난 3월 시행되면서 CU 물류의 원청인 BGF리테일에 교섭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BGF로지스는 최근 입장문을 내고 화물연대는 노란봉투법 적용 대상이 아니며 BGF리테일도 사용자가 아니라서 교섭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전국 CU 배송 기사 약 3500명 가운데 화물연대 노조원은 7~8% 수준이라며 현재 편의점 사업과 관련 없는 인원들에 의한 불법파업이 강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6명 사상’ 동일 하청서 또…위험의 외주화 못 끊는 SK에너지
SK에너지 울산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입사 하루 만에 심야 작업 중 지게차에 끼여 중상을 입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고는 지난해 10월 6명의 사상자를 낸 수소 배관 폭발 사고와 같은 업체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중대재해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은 SK에너지의 원·하청 안전관리 체계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26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고는 지난달 4일 오전 2시 36분 울산 남구 SK에너지 공장 내 촉매 교체 작업 현장에서 발생했다. 하청업체 (주)유벡 소속 노동자 A(58) 씨는 지게차의 지겟발(포크)에 폐촉매가 담긴 거대 자루(톤백)의 고리를 거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당시 후진을 시도하던 지게차가 바닥의 방유턱에 걸려 미끄러지며 앞으로 밀려났고, 지겟발에 걸려 있던 톤백이 A 씨를 그대로 밀어붙였다. A 씨는 톤백과 자신의 뒤편에 있던 철골 구조물(하퍼) 사이에 가슴 부위가 압착되는 협착 사고를 당했다. A 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돼 10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회복 중이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노동자 A 씨의 입사일은 사고 전날인 3월 3일로 확인됐다. 현장에 투입된 지 채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신입 노동자가 업무 숙련도가 낮은 상태에서 새벽 심야 작업에 배치된 셈이다. 한 플랜트 노동자는 “이제 막 일을 시작했는데 제대로 된 안전 교육이나 현장 안내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가 더욱 논란이 되는 이유는 해당 업체가 불과 수개월 전 SK에너지에서 대형 인명 사고를 낸 바로 그 업체라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17일 SK에너지 울산 FCC 2공장에서는 수소 제조 공정 정기보수 중 수소 배관이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화재로 (주)유벡 소속 노동자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등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중대재해였다. 같은 하청업체에서 산업재해가 잇따르자, (주)유벡의 안전불감증은 물론 원청인 SK에너지의 하청업체 안전관리 역량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SK에너지는 지난해 10월 사고 직후 ‘산재 근절을 위한 종합안전대책’을 수립, 시행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이번 사고로 해당 대책이 사실상 ‘공염불’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결국 고질적인 ‘위험의 외주화’가 부른 구조적 인재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관별 사고 인지 시점에는 차이가 난다. 행정 조사 권한이 있는 노동 당국은 사고 당일 내부 정보망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현장 조치에 나섰다. 반면 소방이나 경찰 신고가 의무가 아닌 탓에, 경찰은 사고 발생 한 달여가 지난 최근에야 자체 첩보를 통해 경위를 확인했다. 현행법상 일반 산업재해는 발생 1개월 이내에 산업재해조사표를 노동관서에만 제출하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울산 남부경찰서는 기초 사실관계를 살피는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 중이다. 사고 당시 SK에너지 측은 119 신고 대신 사내 구급차를 동원해 A 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대형 사업장의 자체 구급 체계는 현장 지리에 밝은 대원이 즉각 응급 처치를 하고 전담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할 수 있다는 효율성이 장점이다. 반면 외부 기관인 소방이나 경찰에 사고 사실이 공유되지 않아 공적 감시망의 초기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는 단점도 공존한다. 실제로 119 신고 체계는 산업재해 접수 시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관련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지만, 울산소방본부 확인 결과 사고 당일 접수된 신고 내역은 없었다. 이 때문에 자체 구급 체계가 없어 119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은 사고 즉시 경찰과 언론의 감시망에 노출되는 반면, 대기업은 사내 시스템을 일종의 ‘방패’로 삼아 공적 감시망에서 상대적으로 비켜나 있다는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급박한 상황이라 전문자격을 가진 응급대원을 동반한 사내 엠뷸런스로 이송하는 것이 더 빠르다고 판단했다”며 “피해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 등은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사고 직후 “안전 조치 미흡으로 인한 추가 재해 발생 위험이 있다”며 해당 사업장의 ‘지게차 등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사용 작업’에 대해 작업 중지를 권고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현재 노동 당국은 SK에너지와 (주)유벡 법인, 그리고 각 사의 안전관리 책임자 등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다. 특히 노동부는 동일한 업체에서 인명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점을 엄중히 고려해 이번 사안을 수시감독 대상에 포함하기도 했다. 향후 조사에서는 신입 노동자 투입 전 안전교육이 실효성 있게 이뤄졌는지, 방유턱 등 현장 위험 요소를 고려한 구체적 지침을 마련했는지 등 업무상 주의의무 이행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본래 화학물질 누출 방지용 시설인 방유턱이 지게차 작업 현장에서는 오히려 미끄러짐을 유발하는 물리적 장애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노동 당국은 원청인 SK에너지가 하청 노동자에 대해 실질적인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했는지 집중적으로 규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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