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1차장 “윤 대통령이 ‘싹 다 잡아들이라’ 했다”…국회 정보위원장 면담서 밝혀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고 본인에게 직접 지시했고 방첩사령부가 구체적인 체포 대상 명단도 전달했다고 6일 밝혔다.홍 1차장은 이날 국회에서 신성범 정보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배석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면담에는 조태용 국정원장도 동석했다. 김 의원이 전한 바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직후 홍 1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비상계엄 발표한 것 봤느냐”라며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방첩사령부를 도와서 지원하라.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우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담화문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공세 및 예산 단독 처리 등을 거론하며 “빠른 시간 내에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국가를 정상화 시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홍 1차장은 윤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전달하면서 “뭘 도와주면 되냐”고 하자 여 사령관이 “일단 국회는 경찰을 통해 봉쇄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여 사령관은 그러면서 “체포조가 나가 있는데 소재 파악이 안 된다”며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검거를 위한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체포 대상자 명단은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박찬대 원내대표·김민석 수석최고위원·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유튜버 김어준씨, 김명수 전 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김민웅 촛불승리전환행동 상임대표, 노총위원장 등이라고 홍 1차장은 전했다. 그러면서 여 사령관은 “1차·2차로 축차적으로 검거해 방첩사 내 시설에 구금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홍 1차장은 “미친 X이구나”,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곧이어 조태용 국정원장과 1·2·3차장, 기조실장 등이 모여 회의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대통령이 방첩사와 잘 협조하라고 얘기했다”, “한동훈, 이재명을 잡으려고 한다”는 보고가 나오자 조 원장은 “내일 아침에 얘기하자”고 답했다고 홍 1차장은 전했다.홍 1차장은 또 전날 오후 4시께 조 원장으로부터 대통령의 ‘즉시 경질’ 지시를 전달받아 본인이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이튿날인 이날 오전 자신의 이임식을 마친 직후 조 원장이 사직서를 반려했다고 전했다. 홍 1차장은 “용산에서는 ‘1차장 때문에 1차 비상계엄이 실패했다’면서 대통령이 노발대발하면서 경질하라고 했다는 얘기를 복수의 출처에서 들었다”며 “사직서 반려는 입막음용”이라고 주장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여당 소속 시도지사 “윤 대통령, 거국 내각 구성하고 물러나야”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들은 6일 “윤석열 대통령은 책임총리가 이끄는 비상 거국 내각을 구성하고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 시도지사협의회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회의를 마친 뒤 입장문을 내고 “오늘의 정치 상황에 대해 참회하는 마음으로 사과드린다. 그러나 대통령의 탄핵만은 피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임기 단축 개헌 등 향후 정치 일정을 분명히 밝혀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혼란한 상황이지만 극단적 대립을 자제하고 국정을 수습하면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며 “지금부터 집권 여당의 책임을 다하겠다. 혼란과 무질서를 수습하고 국민 여러분의 자부심을 회복하는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번 입장문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김진태 강원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김태흠 충남지사, 이철우 경북지사, 박완수 경남지사가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앞에서 시민단체-경찰 대치...탄핵 반대 당론 후폭풍
탄핵 시계가 빠르게 움직이는 가운데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한 국민의힘에 대한 시민 반발이 거세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앞에서 시민단체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건물에 진입하려 하자 경찰이 이를 저지하는 등 30분가량 대치하는 일이 발생했다. 윤석열정권 퇴진 비상부산행동(이하 비상부산행동)은 6일 오후 2시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원은 윤석열 탄핵에 동참하라”고 외쳤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60여 명이 모였다. 비상부산행동은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한 것은 내란죄 공범을 자처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윤석열 탄핵에 동참하지 않거나 반대를 행사하는 국회의원이 있다면 그는 분명 윤석열의 내란 범죄를 지지하고 찬동하는 자”이라며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위대한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라”고 요구했다. 이대로 마무리될 것처럼 보였던 기자회견은 시민단체와 경찰 대치로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날 비상부산행동은 국민의힘 부산시당 당직자에게 기자회견문을 전달하고 철수할 예정이었으나 경찰 10여 명이 건물 입구를 봉쇄하며 대치 상태가 지속됐다. 비상부산행동 단체원이 “정문을 막는 법적 근거가 무엇이냐”고 외치는 등 현장에서는 한때 고성이 오갔다. 정문을 가로막는 경찰 이름을 묻는 회원도 있었다. 또한 국민의힘 부산시당사를 향해 “국민의힘 부산시당 당직자는 정문으로 내려와서 시민의 뜻을 받아라”고 외쳤다. 대치는 30분가량 이어졌고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민단체는 기자회견문을 구겨서 국민의힘 부산시당사에 던지고서 철수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7시 서면에서도 정권 퇴진 운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우원식 의장, 긴급 담화 "국민 민주주의 반드시 지켜낼 것"
우원식 국회의장은 6일 "국회가 반드시 국회를 사수하고 국민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긴급 담화문 발표를 통해 "대한민국은 국민이 지켜온 나라다. 대한민국이 전쟁과 분단, 독재라는 근현대사 비극을 딛고 선진국에 진입한 힘은 온전히 국민에게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이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는 국민 자긍심에 큰 상처를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2의 비상계엄은 있을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총칼로 파괴할 수 없다는 게 12월 3일 밤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 의장은 "만에 하나 또 한 번 계엄선포라는 오판이 있다면 의장과 의원들은 모든 것을 걸고 막아내겠다"며 "국회를 사수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고 역설했다. 우 의장은 군과 경찰을 향해서도 협조를 당부했다. 이어 "4일 새벽 군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에 따라 즉각 철수한 것은 성숙한 군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며 "군은 국민의 군대이고 경찰은 국민을 지켜야 한다. 부당한 명령에는 응하지 않는 제복 시민으로서 명예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마지막으로 "국민은 국회를 믿고 차분히 상황을 주시해달라"며 "국회가 가장 앞에서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尹 최측근’ 이복현 “계엄 사태 충격 받아”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6일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오후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사전에 어떤 것도 통보받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사 출신인 그는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돼왔다. 이 원장은 또 "탄핵이나 정권 교체, 정치적 불안정 상황과는 상관없이 '밸류업 프로그램'은 지속될 것"이라며 "정치적 성향과는 관계없이 모두가 이 프로그램(밸류업)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비상계엄 사태 및 탄핵 정국을 맞아 동력을 잃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치적 이슈와 별개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계속 추진될 정책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증시 충격을 대비하기 위한 10조 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와 관련해서는 "아직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 사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추가 시장 혼란 시 다른 조치와 비상 계획들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원장은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MBK파트너스에 대해서도 시장과 정부에 산업에 대한 장기비전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 원장은 "MBK파트너스가 주주들에게 기업 유지에 대한 장기 비전을 설득할 수 있다면, 임시주총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에 대해 사모펀드의 기존 투자 지평을 넘는 장기 비전을 갖고 있다고 시장이나 당국을 설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려아연 같은 사업은 20년 이상의 시간 고려가 필요하지만, 사모펀드는 최대 10년 기한으로 움직인다"며 "MBK파트너스는 정부는 물론 산업계와 투자자들에게 한국의 제조 생태계에 중요한 산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엄군, 선관위 통합선거인명부 시스템 서버 촬영”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6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계엄군이 경기도 과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들어가 선거 시스템의 핵심인 통합선거인명부 시스템 서버를 촬영했다”고 밝혔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등은 이날 국회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선관위 안팎의 CCTV를 확인한 결과 비상계엄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의 주장에 따라 치밀하게 기획되고 실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단서들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당은 계엄군이 나온 CCTV 영상도 공개했다. 의원들은 회견에서 “계엄군의 선관위 장악 목적은 선관위 전산 서버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선관위로 진입한 계엄군 10명 중 6명은 곧바로 2층 전산실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관위 직원에게 신분과 소속을 밝히지 않은 이들은 선거 시 사전투표 명부를 관리하는 시스템인 통합명부시스템 서버와 보안장비가 구축된 서버, 통합스토리지 서버를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계엄군이 통합선거인명부 시스템 서버를 촬영한 것은 누가 봐도 상식적이지 않다”며 “오랫동안 극우 보수 음모론자들이 주장한 ‘22대 총선 부정선거’ 궤변을 떠올리는 게 무리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의심은 전산실 내부를 장시간 둘러보는 계엄군이 계속 누군가와 통화하는 장면에서 더 굳어진다”며 “이 통화는 계엄군의 선관위 침탈 목적을 입증할 중요한 장면이므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계엄군이 처음 선관위에 도착한 시각은 애초 선관위가 공개한 3일 오후 10시 33분보다 2분 이른 10시 31분이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처음에는 선관위 외곽 CCTV의 시각을 근거로 10시 33분이라고 언론에 공개했지만, 더 정확한 내부의 CCTV에 표시되는 시각을 확인한 결과 10시 31분이 맞는다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라는 것이다. 의원들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가 종료된 10시 29분 이후 불과 2분 만에 계엄군이 선관위 전산실에 진입한 것”이라며 “위헌·불법적인 계엄 선언이 특별한 목적을 갖고 사전에 계획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 “수방사령관, 특전사령관, 방첩사령관 직무정지 위해 분리파견”(종합)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때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투입한 계엄군 사령관들에 대한 직무정지 결정이 내려졌다. 국방부는 6일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현 상황 관련 주요 직위자인 수도방위사령관 이진우, 특수전사령관 곽종근, 국군방첩사령관 여인형(이상 육군 중장) 등 3명의 직무정지를 위한 분리파견을 오늘부로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분리파견 부대는 이진우 중장은 지상작전사령부, 곽종근 중장은 수도군단이며 여인형 중장은 국방부로 대기조치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국방부는 주요 직위자 직무대리로는 수방사령관에 육군 중장 김호복, 특전사령관에 육군 소장 박성제, 방첩사령관에 육군 소장 이경민을 지정했다.
이재명 "尹 정신상태 위험…이해못할 짓 벌일 수도" 외신 인터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계엄 사태를 촉발한 윤석열 대통령의 '정신상태'에 강한 의구심을 표하면서 윤 대통령이 국방과 안보 등의 문제에서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벌일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대표는 6일 미국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계엄 사건에서 더 위험한 부분은 그가 그것(계엄 선포)을 했다는 사실보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일을 하기로 결정한 대통령의 정신상태"라면서 "그는 안보·국방·경제·외교 문제에서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이미 대통령으로서 가지는 권위를 사실상 상실해 국정을 운영할 수가 없는데도 위기를 모면하려 다른 극단적인 조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대통령실에 윤 대통령의 정신상태가 어떤지 질의하자 대통령실이 대통령은 국정을 수행하고 결정을 내리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7일 오후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윤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과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여당에서 최소 8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가결되는 탄핵소추안 통과 가능성은 "유동적"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대표는 여당이 국민감정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탄핵에 대한 국민적 지지로 인해 여당도 결국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이날 프랑스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도 "윤 대통령의 지극히 비이성적이고 충동적이며 불합리한 결정을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윤 대통령의 행위를 "박테리아에 의한 갑작스러운 열병"에 비유했다. 또 "한국의 민주주의는 강력하고, 국민은 용감하고 현명하다"면서 "이는 이 부조리한 군사쿠데타 기도가 그렇게 빨리 실패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의 민주주의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탄핵당할 때까지 그가 또다시 문민통치의 전복을 시도할 위험이 있다면서 혼란에 빠진 나라가 "또 다른 계엄 시도"에 취약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오늘 밤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지난 3일 그랬던 것처럼 모두 국회 본회의장에서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군과 경찰이 (비상계엄) 재시도를 주저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윤 대통령은 허점을 이용해 다시 시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안 표결 전에 사임할 것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마무리될 것이라며 "그가 직을 유지하는 모든 순간에 그의 죄와 책임은 더 커진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현재 상황은 우리나라나 민주주의에 뿌리는 내린 문제가 아니라 완벽하게 작동하는 시스템에 우연히 침투한 바이러스와 같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면서 "적절하고 신속한 치료를 통해 우리는 회복하고 그 과정을 통해 국가와 민주주의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경태, 尹대통령 탄핵에 與의원 중 첫 공개 찬성
당내에서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고 있는 국민의힘 조경태(6선·부산 사하을) 의원이 6일 여당 의원 중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그 행위 자체가 위헌적이고 불법적"이라며 "대통령의 직무 정지를 빨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이라도 본회의를 열어 탄핵 표결해야 한다는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며 "하루라도 빨리 시간을 더 단축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 직무 정지를 통해 국민의 편에 서느냐, 비상계엄을 내렸던 세력의 부역자가 되느냐의 선택은 정치인들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부디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모두 국민의 편에 서는 정치인이 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반차 쓰고 송년회 취소하고… ‘불금’에도 더 커진 부산 “대통령 퇴진” 함성
“퇴근하고 가면 시간이 빠듯해서 아껴놨던 반차를 썼어요. 이번 주가 고비라고 생각하고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시위에 참석할 겁니다.” 6일 오후 7시께 부산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백화점 근처 하트 조형물 앞에서 열린 ‘군사반란 계엄 폭거 내란범죄자 윤석열 즉각 퇴진 부산시민대회’에 참여한 직장인 안 모(37·금정구) 씨는 이렇게 말했다. 3일째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이날은 주말을 앞둔 금요일 밤임에도 평일보다 더 많은 부산 시민들이 모였다. 안 씨는 “다른 지도자들도 행여나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 국민이 직접 끌어내려 정당한 처벌을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송년회를 취소하고 집회에 참석했다는 전병호(50·금정구) 씨도 목소리를 높였다. 전 씨는 “국민에게 총을 들이대는 모습을 보니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과 군대에 간 조카 생각이 났다”며 “한 나라의 수장이 힘들게 군생활하는 군인들을 동원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는 모습을 보니 더는 못 참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면 사거리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주말을 앞두고 서면에 모였다. 주최 측인 ‘윤석열 정권퇴진 비상부산행동’은 오늘 5000여명 이상의 시민들이 모였다고 밝혔다. 5일엔 주최 측 추산 3500여 명의 시민들이 이곳에 모였는데, 더 많은 시민들이 결집한 것이다. 우연히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도 ‘윤석열 퇴진’ 손팻말을 나눠주는 부스에 방문해 잠시 같이 집회에 참여했다. 한 시민은 가져온 핫팩을 참가자들에게 나눠주며 응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9살 자녀와 함께 집회에 참여한 김민지(45·동구) 씨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대한민국을 물려주고 싶은 마음에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며 “대통령은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면서 정작 하는 행동은 본인의 안위를 지키기 위한 결정뿐이다. 국민의 목소리는 바로 대통령 퇴진이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퇴진을 외치던 조 모(26·동구) 씨는 “평소 금요일엔 ‘핫플’을 탐방하는 게 취미인데 오늘은 친구와 서면 집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가 가짜뉴스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답답한 마음을 담아 국회까지 들리도록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고 말했다. 사거리를 꽉 채운 시민들은 쥬디스태화백화점옆 골목길을 지나 대오를 나눠 행진하다 동보프라자에서 다시 한 열로 합쳐졌다. 이어 서면로터리, NC백화점을 거쳐 쥬디스태화로 돌아와 행진을 마쳤다. 시민들 모두 주최 측의 통제에 따라 통행 방해가 되지 않게 집회를 진행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윤석열 정권퇴진 비상부산행동은 오는 주말에는 오후 5시에 이곳에서 시국 집회와 거리 행진을 이어갈 계획이다.
'노벨문학상' 한강 "계엄상황에 충격…무력의 과거로 돌아가지 않길"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강 작가는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을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강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롬 노벨박물관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 관련 질의를 받고 5·18 광주화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자신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집필하기 위해 당시 계엄 상황을 공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바라건대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2024년 겨울의 상황이 다른 점은 모든 상황이 생중계돼서 모두가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맨몸으로 장갑차 앞에서 멈추려고 애를 쓰셨던 분들도 보았고, 맨손으로 무장한 군인들을 껴안으면서 제지하려고 하는 모습도 보았고, 총을 들고 다가오는 군인들 앞에서 버텨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았다"고 언급했다. 또 "젊은 경찰분들, 군인 분들의 태도도 인상 깊었다"면서 "아마 많은 분이 느끼셨을 것 같은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판단하려고 하고, 내적 충돌을 느끼면서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떠올렸다. 한강은 "그런(계엄) 명령 내린 사람들 입장에서는 소극적인 것이었겠지만 보편적인 가치의 관점에서 본다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고통을 느끼면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던 적극적인 행위였다고 생각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한강은 이날 10대 청소년 유해도서 지정 논란이 있던 자신의 소설 '채식주의자'에 대해 "이 책의 운명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그러나 이 소설에 유해도서라는 낙인을 찍고, 도서관에서 폐기하는 것이 책을 쓴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일이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채식주의자'는 2019년 스페인에서 고등학생들이 주는 상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스페인의) 고등학교 문학 도서 선생님들이 추천 도서 목록을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읽히고. 학생들이 오랜 시간 토론해서 그 책이 선정됐다"고 부연했다. 그는 문학의 역할에 대해서는 "문학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고, 또 그런 과정에서 자기 내면에 깊게 파고들어 가는 행위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런 행위들을 반복하면서 어떤 내적인 힘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한강은 한국에서 '제2의 한강'을 배출하기 위한 여건을 묻는 말에는 "어릴 때부터 최소한 문학작품을 학교에서 서너권 읽고 토론하고 다각도로 이야기 나누고 문학작품을 읽는 근육 같은 것을 기를 수 있게"하는 교육이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독자가 작가인 것은 아니지만, 모든 작가는 열렬한 독자라고 하지 않느냐"며 "일단은 좋은 독자들이 깊게 읽고 흥미롭게 읽는 것을 재미있어하는 독자들이 많이 나오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월10일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 당시 한림원은 그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사유를 밝혔다.
날짜 지난 재료 쓰고 이물 보고 안하고…부산 김치 제조업소 7곳 적발
김치 제조 과정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재료를 쓰거나 이물이 나왔는데도 보고하지 않는 등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부산 김치 제조·식재료 가공 업소 7곳이 적발됐다. 부산시는 지난달 18일부터 22일까지 16개 구·군과 합동으로 부산 내 김치류 제조업소 등 180곳을 점검해 7곳을 적발했다고 6일 밝혔다. 시는 김장철을 맞아 김장용 식재료 사전 안전 관리를 위해 고춧가루, 젓갈류, 김치류 제조업소 등을 점검했다. 김장 식재료를 취급하는 식품제조가공업 147곳 중 78곳(고춧가루 22곳, 김치 18곳, 액젓 등 젓갈류 23곳, 절인배추 2곳, 다진마늘 등 재료 취급 13곳)과 즉석판매제조가공업 102곳이 이번 점검 대상이었다. 점검 결과, 식품위생법 중 소비기한 경과 제품 사용 1곳, 보고대상 이물 미보고 1곳, 품목제조 보고 미변경 2곳, 자가품질검사 미실시 2곳, 종사자 건강진단 미실시 1곳이었다. 시는 소비기한 경과 제품을 사용한 업체에 대해 영업정지 15일, 보고대상 이물 미보고 업체에 대해 과태료 300만 원 부과 등 행정 처분을 내렸다. 시는 김장용 배추를 비롯한 농산물과 수산물, 가공식품 등 식재료 30건을 수거해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는데,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또 식재료 30건 중 9건에 대해서는 방사능 검출 여부 검사도 추가로 실시했는데, 역시 적합 판정이 나왔다. 부산시 이소라 시민건강국장은 “계절·시기별로 맞춤형 집중 지도점검을 통해 위생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며 “식품취급업소 관계자의 꼼꼼한 식품 안전 관리와 철저한 위생 관리에 철저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논술치러 서울 가야하는데”…철도 파업에 KTX 68%만 운행
철도노조의 파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6일 오후 3시 기준 열차 운행률은 평상시 대비 68.8%로 나왔다. 6일부터는 지방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몰리는 금요일이고 7~8일은 주말이어서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데, 철도 파업으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출근대상자 2만 3983명 중 파업참가자는 6555명으로 파업참가율은 27.2%”이라며 “이는 지난해 파업 때 둘째 날 파업참가율 42.9%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열차운행 현황은 파업영향으로 감축 운행돼 평시대비 68.8% 운행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KTX 68.1% △여객열차(KTX·새마을·무궁화호 포함) 58.4% △화물열차 20.6% △수도권전철 75.1%다. 화물열차 운행률이 낮은 것은 화물열차 인력을 여객열차 쪽으로 우선 배치하기 때문이다. 이날 낮 12시 55분 창원중앙역에서 출발하는 KTX를 타고 서울에 갈 계획이었던 김진화(62) 씨는 미리 표를 예약했지만, 열차 운행이 중지되면서 난감한 상황이 됐다. 그는 “내일 서울에서 친지 자녀 결혼식이 있어 하루 일찍 올라가려고 표를 예매했었는데 취소됐다”며 “다른 표라도 있나 싶어 현장에 왔지만 전부 매진이거나 운행이 중지돼 고속버스라도 빨리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역 대합실도 열차 탑승을 기다리는 시민들과 예매창구에서 차표를 구하려는 시민들이 뒤섞여 붐볐다. 이날 부산 본가로 향한다는 임신부 김모(32) 씨는 “오전 10시 44분 KTX를 미리 예매했는데, 확실히 열차 운행 횟수가 줄어들다 보니 온라인 예매가 평소보다 어려웠다”며 “코레일 앱 이용자가 많은지 먹통이 되기 일쑤다”고 밝혔다. 수험생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불안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지방에 산다는 한 수험생은 “2차 논술을 기차 타고 가려고 예매했는데, 철도 파업으로 중지 문자가 왔다”며 “코레일 앱도 이용자가 몰려 다른 기차를 예매할 수 있는 창이 뜨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토부 백원국 2차관은 이날 서울역을 찾아 열차운행 현황 및 코레일 파업 상황 등을 점검했다. 백 차관은 비상수송대책을 보고 받고 “철도노조가 이틀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어 국민 불편이 큰 상황”이라며 “오늘 새벽 서울교통공사 노사간 극적인 합의가 된 것처럼 철도노조도 누적되는 국민 불편을 감안해 조속히 철도현장 업에 복귀해달라”라고 말했다. 백 차관은 “주중보다 주말에는 KTX 등 장거리 철도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국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비상수송대책 이행에 만전을 기하고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안전확보와 혼잡도 관리에 나설달라”라고 말했다.
민주당,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내란죄 혐의 고발
더불어민주당이 6일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를 내란죄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은 "추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주도한 내란 행위의 공범"이라며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한 내란 실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법률위원회는 이날 오후 추 원내대표를 내란죄 혐의로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법률위는 "추 원내대표는 국민이 부여한 국회의원으로서의 권한과 의무를 몰각하고, 국회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저지함으로써 내란죄에 가담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추 원내대표는 헌정질서가 무너질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당사로 유인, 혼란을 부추기고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표결 시간을 연기하도록 요청했다"며 "이는 명백하게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을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 법률위는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을 방해한 추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주도한 내란의 핵심 공범"이라며 "민주당은 국가수사본부에 윤 대통령이 주도한 내란에 가담한 추 원내대표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울산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 참여율 23%…116개교 급식 차질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의 전국 동시 총파업으로 울산지역 일부 학교에서도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 6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울산 유·초·중·고교와 특수학교에 근무하는 학비연대 조합원 4584명 중 1054명(23%)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파업으로 울산지역 학교 259곳 중 116곳(44.7%)에서 급식이 중단됐다. 이 중 87개 학교는 빵과 우유 등 대체식을 지급했고, 18개 학교는 학생들에게 개인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다. 나머지 11개 학교는 단축 수업 등 학사 일정을 조정해 급식하지 않았다. 지역 초등학교 121개교 280개 돌봄교실은 모두 정상 운영했다. 전체 돌봄전담사 277명 중 파업 참가자는 27명(9.75%) 정도였다. 유치원 방과후과정도 100% 정상 운영했다.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67명 중 55명(82%)이 시간제 전담사로, 원장과 원감 등 여유 인력을 활용해 돌봄 공백을 막았다. 시교육청은 파업 종료까지 대응 상황실을 운영해 각 학교 파업 참가 현황을 살피고 노동 관련 법규 준수 여부를 점검한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교육부, 17개 시도교육청과의 임금 교섭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자 이날 총파업에 돌입했다.
부산 학교 비정규직 파업 참가율 7.7%…초중고 10곳 중 1곳가량 급식 중단
6일 부산 지역 초중고 10곳 중 1곳 가량이 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파업에 참가한 교육공무직 공무원의 비율은 7.7%로 파악됐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6일 진행 중인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으로 부산 초중고 664개 학교 중 69개 학교에서 급식이 중단된 것으로 6일 오전 파악됐다. 이들 학교에는 빵과 우유, 떡, 과일 등 대체식이 제공됐고 희망자는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다.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는 총 1만 2398명 중 956명으로 7.7%를 기록했다. 파업에 참가한 학교는 664개 교 중 247개 교(37.1%)로 확인됐다. 보살핌 늘봄교실은 299개 학교 911개 교실 중 4개 학교 6개 교실만 운영하지 않는다. 전국학비노조는 6일 임금체계 개편과 기본급·근속 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언론 단체도 나섰다… “국힘, 윤석열 탄핵 거부하면 공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의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11개 언론 현업단체가 여당인 국민의힘을 상대로 “윤석열 탄핵 거부하면 당신들도 공범”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6일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 현업단체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기자협회와 언론노조는 물론 방송기자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아나운서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영상편집기자협회, 한국편집기자협회, 한국피디(PD)연합회 등 사실상 국내 모든 언론 현업단체가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12월3일 밤, 윤석열은 위헌·위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계엄의 탈을 쓴 명백한 친위 쿠데타이자 내란이었다”며 “다행히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했고, 계엄군을 철수했으나 여전히 계엄의 망령이 한국 사회의 목을 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은 내란을 획책한 범죄자들이 장악, 통제, 처단하려던 최우선 목표 중 하나였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발표된 계엄사령부의 포고령 중 제 3항에는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고 적혀 있었다”며 “그날 밤 계엄군이 국회와 시민을 진압하는데 성공했더라면 이미 모든 언론사들이 윤석열 쿠데타를 구국의 결단으로 칭송하는 계엄 선무방송으로 전락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윤석열 내란범 일당이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은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지난 비상계엄 선포가 단순히 경고용이었다는 망언을 내뱉고 있다”며 “언제 2차 계엄을 선포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윤석열 탄핵’을 당론으로 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헌법적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소명이자 기치로 삼는 우리 현업 언론인들은 반헌법적 내란수괴와 그 공범들과는 공존할 수 없다”며 “윤석열과 함께하는 자들은 곧 민주주의의 적이자 언론자유의 적으로 간주한다. 국민의힘과 소속 의원들이 윤석열을 끌어내림으로써 헌법 가치에 합치하는 공당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농식품부 장관 “계엄선포 알았으면 참석하지 않았을 것”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데 대해 “국민께 송구하다”고 말했다.송 장관은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업무점검회의 후 취재진들에게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안타깝고 침통한 마음”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그는 당시 국무회의가 계엄을 선포하기 위한 국무회의인 줄은 알지 못했다면서 “알았으면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송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해 “혼란스러웠고 아주 깊이 우려했으며, 동의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자리가) 찬성이냐, 반대냐를 묻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송 장관은 회의에서 일방적으로 의견을 듣기만 했냐는 질문에는 즉답하지 않았다.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이 계엄에 동의했다면 내란 모의에 참여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송 장관은 2차 비상계엄 선포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당연히 반대”라며 “혹시 그런 일이 생긴다면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송 장관은 계엄 선포 당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울산에서 열린 ‘국민통합 김장행사’와 중앙지방정책협의회에 참석했다. 송 장관은 오후 9시 30분쯤 김포공항에 내려 대통령실 연락을 받고 오후 10시 10분쯤 국무회의 도중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지난 4일 새벽 열린 계엄 해제 국무회의에도 참석했다.송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이후 인천공항 면세점 신선농산물 입점 행사, 우리쌀 우리술 K-라이스 페스타 등 행사 참석 일정을 잇따라 취소하고 세종청사에 머물렀다.
檢, 12·3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구성…수사 본격화
검찰이 12·3 비상계엄 사태 사건 수사를 위한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이 임박한 가운데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향후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대검찰청은 6일 박세현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12·3 비상계엄 사태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특별수사본부 차장검사는 김종우 서울남부지검 2차장이 맡으며 이찬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장과 최순호 형사3부장이 1개 팀을 각각 맡는다. 특수본의 전체 수사인력 파견 규모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대검은 “특수본을 구성해 비상계엄 관련 사건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 때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한 적 있다. 당시 대검은 검사 30여 명을 투입했다. 검찰이 특수본을 구성한 것은 이번 사태가 엄중하다고 판단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검찰은 지난 4일 노동당·녹색당·정의당이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 등을 형법상 내란죄 등 혐의로 고발하자 사건을 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5일 전격 면직되자 즉시 김 전 장관을 출국금지했다.검찰은 특수본 수사 인력 규모가 확정되는 대로 고발 내용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조만간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 비상계엄 헌법소원·검사탄핵 주심 지정
헌법재판소는 12·3 비상계엄 사태의 위헌성에 대한 헌법소원을 심리할 주심 재판관을 지정했다. 아울러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의 주심 재판관도 지정해 검토 절차에 착수했다.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재판관)은 6일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비상계엄 헌법소원과 관련해 “헌법소원 사건이 접수됐기 때문에 주심 재판관을 지정했고,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과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에 대해서도 “주심 재판관이 지정됐고, 변론 준비 절차에 회부하고 수명 재판관(변론에 앞서 쟁점 정리를 담당하는 재판관) 2명도 지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문 권한대행은 현 상황과 관련해서는 “정국이 혼란스러울수록 헌법이 작동돼야 하고, 헌법이 작동되는 것은 헌법재판소가 기능을 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앞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은 4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헌재에 청구한 바 있다.
부산서 전봇대 들이받고 멈춰 선 차량… 운전자 행방 묘연
부산에서 한 차량이 전봇대를 들이받고 멈춰 섰다. 차량 운전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6일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10분께 부산 수영구 망미동 부산병무청 인근 도로에서 승용차가 전봇대를 들이받은 후 멈춰 서 있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앞부분이 파손된 승용차를 발견했을 때 운전자는 사라진 뒤였다.경찰은 주변 폐쇄회로TV(CCTV)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운전자를 40대 남성 A 씨로 특정하고 거주지를 방문했다. 그러나 A 씨는 그곳에 없었다.경찰은 “아직 A 씨를 찾지 못했으며 현재 추적을 계속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열차 취소 문자 늦게 봐” 발동동 매진·취소… 시민 표 구하기 진땀
전국철도노동조합이 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부산을 오가는 열차가 평시 대비 70%로 줄어들었다. 파업 첫날부터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께 부산역 대합실 입구에는 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 중지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철도 노조 파업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평소보다 한산한 대합실에서는 뒤늦게 열차 운행 중지를 확인한 일부 시민이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예매 창구에서 차표를 구하려던 시민 한승문(63) 씨는 “대전의 아들 집에 가려고 표를 끊어놨는데 열차가 취소됐다는 문자를 늦게 보고 왔다”며 “다른 시간대라도 표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는데 KTX도, 일반 열차도 매진이라 저녁 늦게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약속이 늘어나는 연말, 열차의 운행 감축으로 부산을 오가는 기차표가 줄어들면서 불편이 더 컸다. 박 모(48) 씨는 “서울에 사는 딸을 보러 KTX를 예매하려는데 거의 마비 상태”라며 “가려던 주말에는 표가 대부분 매진이라 날짜를 좀 미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현(48) 씨도 전날 예매한 열차 운행이 중지된다는 알림을 받고 새로운 열차편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이 씨는 “이번 주말 부산~수원 왕복표를 끊어놨는데 돌아오는 기차가 운행 중지됐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주말 표는 매진이 돼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레일 부산경남 파업 대책 상황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부산역 운행률은 KTX 70.6%, 일반 열차 65.8%, 동해선 68.3%다. 부산역 기준, 평시 대비 KTX는 136회에서 96회, 무궁화·누리로·새마을 등 일반 열차는 114회에서 75회, 동해선은 104회에서 71회로 감소해 운영되고 있다. 코레일은 평시 대비 운행률 목표를 KTX 67%로 잡고 열차를 운영할 계획이다. 전체 열차의 평균 운행률은 평소의 70.1%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파업 기간 중 승차권 환불과 취소, 변경에 따른 위약금은 모두 면제되고 운행 중지된 승차권은 자동 반환 처리된다. 철도노조는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정상화, 안전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코레일과 협상을 벌였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날 지난해 9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총파업에 나섰다. 한편 비상계엄 사태 이후 민주노총이 결의한 총파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철도노조 파업을 시작으로 오는 11일에 무기한 전면 파업을 앞둔 금속노조도 이날부터 부분 파업 대열에 동참했다. 현재까지 현대차지부와 한국GM 노조가 5~6일 주야 각 2시간 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했고 기아차지부도 이 기간 간부들이 2시간씩 파업에 들어간다. 6일에는 서울교통공사노조가 서울시청 앞에서 ‘12·6 총파업 승리 결의 조합원 총회’를 연다. 사측과의 교섭이 최종 결렬되면 이들 또한 이날 첫차 운행 시점부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비스연맹은 ‘집단 임금교섭 승리’ ‘윤석열 퇴진’ 등을 요구하며 서울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대회를 연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도 전국 곳곳에서 총파업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과 교육공무직본부가 포함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이날 하루 총파업을 한다.
비상계엄 해제됐지만… ‘비상등’ 켜진 관광업계
지난 3일 밤부터 이어진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관광업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6시간 만에 비상계엄이 해제됐지만 계엄 선포로 인한 ‘후폭풍’은 계속 이어지는 모양새다. 부산관광공사는 지난 4일 사장 주재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관광업계 동향 파악에 나섰다고 5일 밝혔다. 부산은 특히 일본, 중국, 대만에서 오는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관광객이 가장 많은 만큼, 해당 국가 현지 여행사를 위주로 파악에 나섰다. 공사에 따르면 중국 현지의 여행사를 중심으로는 취소 문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의 경우에도 일부 여행사를 중심으로는 단체 여행 취소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홍콩 여행사에서는 관광 목적지를 한국 대신 일본으로 변경하는 문의들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 등에서도 일정 변경을 고려 중인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부산·경남 지역에서 의전 수송을 전문적으로 하는 투어 업체도 피해를 입었다. 지난 4일 저녁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자를 수송하는 일정이 예약돼 있었으나, 비상계엄 여파로 이날 일정이 취소된 것이다. 이 업체는 이날 그리스에 본사를 둔 한 업체와도 화상 미팅이 예정돼 있었으나, 계엄 여파로 화상 미팅 일정이 연기됐다. 스타엘 장영철 대표는 “비상계엄이 그리 쉽게 선포되는 것이 아닌 만큼 외국에서 이번 사태를 더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전국적으로도 여행 취소가 잇따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하루 빨리 안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광업계는 이번 사태로 인해 한국이 쌓아올린 이미지가 큰 타격을 입은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관광산업의 경우 국가의 이미지가 가장 중요한데,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하는 등의 모습을 통해 치안 강국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지역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은 치안이 안전한 국가라는 이미지가 높은데 이번 계엄으로 인해서 그동안 어렵게 쌓아 올린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졌다”면서 “이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는 그동안의 노력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우려했다. 부산관광공사는 비상계엄 해제 이후로도 상황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할 예정이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관광업계는 코로나19라는 큰 어려움도 잘 이겨내 온 만큼 이번 사태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부산관광공사도 지원할 수 있는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사실이 해외에 알려지면서 한국이 여행 위험국가로 지정되기도 했다. 앞서 영국 외무부는 한국 여행에 대한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미국 국무부는 계엄 해제 후에도 잠재적 혼란이 예상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한국 방문을 고려해 달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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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을 들으면 수산물 경매가 이뤄지는 위판장이 주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 이면에 숨겨진 공간들 역시 이색적이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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