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장 선거에 ‘국힘 후보’ 현수막이 사라졌다…왜?
얼굴·정책 홍보 대신 상대 비방
네거티브 난무에 시민들 ‘눈살’
경남 진주시 대안동 한 선거운동용 현수막 게시대 모습. 국민의힘 한경호 후보 현수막이 사라지고 무소속 조규일 후보 비방 현수막이 설치됐다. 김현우 기자
6·3 지방선거가 반환점을 돈 가운데 경남 진주시에서 국민의힘 후보자 현수막이 대거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를 국민의힘 공천에서 배제되자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조규일 후보를 향한 비방 현수막이 채웠다.
29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최근 진주 지역 곳곳에 무소속 조규일 후보를 비방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앞서 국민의힘 경남도당·진주행정감시센터 등이 주장한 조 후보와 측근 A 씨, 시청 공무원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된 내용이다. 여기에 조 후보 공천 배제가 당연하다는 것과 조 후보 사퇴 요구 등 내용도 섞였다.
해당 현수막은 국민의힘 한경호 후보 측이 게시했다. 기존 후보와 정당, 정책 홍보 현수막을 떼고 조 후보를 저격하는 메시지로 바꾼 것이다.
공직선거법 제67조에 따르면 후보자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해당 선거구 안의 읍면동 수의 2배 이내로만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다. 진주시 읍면동은 총 30곳으로 총 60개를 게시할 수 있다. 개수가 제한된 탓에 기존 현수막 중 절반을 비방 현수막으로 바꾼 것이다.
문제는 상대 후보를 견제하느라 정작 본인 홍보 기회를 상실했다는 점이다. 해당 현수막에는 한 후보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없이 상대 후보에 대한 비난만 담겼다. 선거운동용 현수막이 대거 설치된 장소에는 한 후보 얼굴과 기호가 적힌 현수막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조 후보 측도 반박 현수막으로 바꾸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새 현수막에는 “부친상, 장인상, 딸 결혼식도 알리지 않았고 경조사비도 받지 않았다. 시청 직원, 사업자들로부터 1원, 1푼도 받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후보와는 달리 얼굴과 기호는 표시했지만 정책 메시지는 사라졌다.
조 후보 측 관계자는 “확인도 안 된 내용인 데다, 의혹 자체가 후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내용이다. 정책 경쟁이 돼야 할 지방선거가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변질돼 유감”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책은 사라지고 상대 흠집 내기만 남은 모습이 볼썽사납다는 지적이다.
진주시 충무공동에 사는 박창훈 씨는 “현수막에 후보자 얼굴과 정당 번호가 없는 건 처음 본다. 한경호 후보는 정치 신인이라고 알고 있는데 (현수막이 없어져) 오히려 더 불리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 올해 유독 진주시장 선거가 혼탁한 것 같다. 시민으로서 굉장히 아쉽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