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9~30일 지선 사전투표, 초접전 부울경 운명 가른다
'깜깜이 선거' 상황… PK 지역 향배 촉각
대의민주주의 유권자 힘 투표로 완성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부산 연제구청에서 사전투표소 설비 모의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오늘부터 이틀간 전국에서 실시된다. 동시에 본 투표일인 다음 달 3일까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이른바 ‘깜깜이 선거’ 국면도 시작됐다. 이번 지선은 향후 4년간 부울경 정치 지형의 흐름을 가를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여야 모두 사전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특히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광역단체장 선거는 물론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선까지 초접전 양상이 이어지고 있어 어느 진영 지지층이 얼마나 결집해 움직이느냐에 따라 본 투표 흐름까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전투표가 전체 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사전투표는 한때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조직 동원력이 높은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사전투표가 특정 정치 성향의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적 투표 방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존 공식도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2014년 지선 당시 11.49%였던 전국 사전투표율은 2018년 20.14%, 2022년 20.62%로 상승했다. 이번 6·3 지선을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가 실시한 1차 전화면접식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9.4%가 사전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18년과 2022년 지선 전체투표율의 절반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제는 어느 정당도 사전투표를 외면할 수 없는 구조가 된 셈이다.
부울경은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중앙당과 시도당 모두 PK를 초접전 지역으로 분류한 만큼 여야가 사전투표를 앞두고 총력전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부산일보〉 여론조사에서도 부산의 20·30대에서 국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수 진영의 청년층 기반이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실제 투표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힘이 과거 일부 보수층의 부정선거 음모론과 선을 그으며 “사전투표도 본투표와 똑같은 한 표”라고 독려하는 배경이다. 민주당 역시 “사전투표 꼭 해주기 바란다”며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결국 양당 모두 사전투표를 본선 승부의 기선 제압 무대로 보고 있단 얘기다.
이번 사전투표는 조직력 경쟁인 동시에 누가 더 많은 무당층과 부동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느냐의 승부다. 이제 유권자는 여론조사 수치에서 벗어나 후보의 자질과 지역의 미래를 차분히 판단할 시간과 마주했다. 이번 PK 선거 역시 특정 정당의 일방 우세로 끝날지, 초박빙 접전 끝에 새로운 정치 지형을 만들지는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대의민주주의에서 유권자의 힘은 결국 투표로 완성된다는 점이다. 사전투표는 투표율을 높이는 중요한 디딤돌이다. 초접전 양상의 부울경 승부 역시 사전투표가 가를 가능성이 높다. 이제 남은 것은 유권자의 선택이다. 물론 선관위도 더 이상의 불신 논란이 없도록 투·개표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