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재판소원법 강행, 野 대통령 오찬 보이콧…정국 급랭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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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李 오찬 1시간 전 불참 통보
與 주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 대응 '보이콧'
청와대 "협치 취지 살릴 기회 놓쳐 깊은 아쉬움"
국민의힘, 민주당 입법 독주 맹비난…"국민에게 재앙"
정청래 "대통령에 대한 무례는 국민에 대한 무례"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비서실장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비서실장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연합뉴스

12일 예정됐던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오찬 회동이 돌연 무산됐다. 민주당이 야당 반대에도 일방적으로 재판소원법과 대법관 증원법을 일방 처리하자 장 대표가 항의성으로 ‘오찬 불참’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국민의힘이 대통령 오찬 보이콧으로 정면 대응하면서 정국이 한층 급격하게 얼어붙는 모양새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이 오찬 참석에 대한 재고를 요청해 지도부와 논의한 뒤 참석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12시로 예정된 오찬 1시간 전인 오전 11시께 국민의힘은 청와대에 장 대표의 오찬 불참을 통보했다. 이날 계획된 이 대통령과 정 대표, 장 대표 간 오찬은 5개월 만의 회동 일정이었다. 다만 장 대표의 항의성 불참 통보로 대통령과 양당 대표 간 오찬이 당일 무산된 셈이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예정됐던 여야 정당 대표 오찬 회동이 장동혁 대표의 갑작스러운 불참 의사 전달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며 “그런 점에서 취지를 살릴 기회를 놓쳤다는 것에 깊은 아쉬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그러면서 “그럼에도 청와대는 국민 삶을 개선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상호 존중과 책임 있는 대화를 통해 협치의 길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홍 수석은 회동 무산에 대한 이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서는 “특별한 말씀은 없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박준태 당 대표 비서실장이 장 대표의 오찬 불참을 알려왔고, 이 과정에서 박 실장은 전날 법사위 상황을 들며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고 한다. 야당의 반대에도 민주당이 재판소원법과 대법관 증원법을 일방 처리한 점을 불참 배경으로 짚은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수를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민주당 주도로 의결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들 개정안은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결과를 뒤집기 위한 것”이라고 반발하며 표결 직전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기존 헌법소원심판 청구 대상에서 제외됐던 법원 재판을 심판 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원 재판의 경우,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청구가 접수되면 헌재 선고 전까지 해당 판결의 효력은 정지할 수 있는 근거도 담겼다.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대법관 수를 기존 14명에서 12명 늘린 26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맹비난했다. 장 대표는 “전날 여당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법률과 대법관 증원 법률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며 조희대 대법원장도 그 결과가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는 중대한 문제라고 밝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청래 대표가 이 대통령 위해 준비한 설 명절 선물이 국민에겐 재앙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 대표는 “한 손으로 등 뒤에 칼을 숨기고 한 손으로 악수를 청하는 것에 응할 수 없다”며 “오찬 회동이 잡힌 다음에 이런 악법을 통과시킨 것은 이재명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곤경에 빠뜨리기 위한 것이냐”고 정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장 대표의 ‘청와대 오찬’ 불참 결정에 이어, 국민의힘은 이날 여야가 합의했던 국회 본회의에도 불참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의 대통령 오찬 불참에 대해 “대통령에게 무례한 것은 대통령을 뽑아준 국민에 대한 무례”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청와대 오찬 한 시간 전에 장 대표가 취소를 했다”며 “이게 무슨 결례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의힘의 본회의 보이콧에 대해 “설 명절을 앞두고 국민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했는데 일방적 취소 결정으로 그렇게 못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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