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청년에게 돌아온 새해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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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시작과 함께 사회복지사인 나는 행정복지센터 공무원과 함께 10년째 은둔생활을 해온 청년을 만났다. 주변 사람들은 젊은 사람이 왜 게으르게 사는지 모르겠다며 핀잔을 쏟았다. 하지만 그에게 10년은 해가 바뀜을 잊어버린 세월이었다.

“6년 만에 약속을 정했어요.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이제는 잘 모르겠어요.” 게임을 하느라 잠들지 못한 얼굴로, 서른 둘인 그가 우리를 맞이했다. 새벽에 반려견과 앞마당을 거니는 것이 일상의 전부였다. 그에게 필요한 건 사회에서 요구하는 채용공고나 직업재활이 아닌 사람들과 어울려 지낼 수 있는 공동체를 회복하는 일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정신건강과 관련된 복지 서비스도 반드시 함께 필요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고립청년은 54만 명이다. 부산의 고립 청년 비율은 수도권 다음으로 높은 최대 2만 25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송국클럽하우스는 이들을 돕기 위해 2023년부터 메타버스 공간 ‘집 밖의 숲’을 활용한 대면·비대면 복지 서비스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3년간 48명의 고립청년을 만났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비대면 프로그램 90회, 대면 80회를 제공했고, 참여한 청년들은 신체·정신건강(23%)과 자아존중감(22%) 향상 등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에는 해운대구 우수 협력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민간 복지기관과 공공영역이 협력하면 고립된 청년들의 일상을 도울 수 있다.

6년 만에 우리를 만난 청년은 몇 달 전부터 조금씩 용기를 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던 그는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말했다. 피곤한 얼굴로 아직은 사람을 만나는 게 어색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를 도운 실무자들은 모두 말 없이 웃었다. 그의 새해에도 일상의 작은 결심이 깃들길 기대해 본다. 이상석·송국클럽하우스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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