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광장] 작은 배려로 모두가 따뜻한 사회
며칠 전 광안리 산책 중에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 들어가 커피와 크루아상을 주문했다. 테이블에 앉아 기다리다 직원의 픽업 호출을 받아 주문한 음료를 받으러 갔다. 직원이 나이프, 포크와 함께 커피와 빵이 담겨 있는 쟁반을 내밀기에, “몸이 좀 불편한데 빵을 대신 썰어줄 수 있습니까?”라고 정중하게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 “컷팅은 해드리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사실 나는 뇌졸중 후유증으로 편마비를 앓고 있다. 온전한 한 손으로 쟁반을 받아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손목에 지팡이를 어렵게 걸치고, 위태롭게 겨우 테이블로 돌아왔다. 역시 한 손으로 빵을 통째로 들고 빵 부스러기를 흘려가며 입으로 베어 먹었다. 그 직원은 매장 매뉴얼대로 응대했을 뿐이지만, 장애를 갖고 있는 입장에서는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에도 노약자·장애인 좌석이 만석이라 지팡이를 짚고 서 있는 일이 많다. 장애가 있지만 편의를 양보받기 어려운 세상 같다. 작은 것이라도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가지는 따뜻한 사회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조승민· 부산 수영구 광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