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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양수도 부산 공약, 권한과 산업 육성이 핵심이다
2000년 말 당시 안상영 부산시장은 부산이 나아갈 방향으로 ‘해양수도 부산’을 선포했다. 이 선언은 정부 예산 협의 과정에서부터 부산만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 취지였다. 부산이 해양수도로서 위상을 가지기 위해서는 해양 관련 정책과 예산의 결정 권한을 중앙정부로부터 부여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해양수도 선언 이후 25년 가까이 흘렀지만, 법적 의미의 해양수도는 아직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촉구 공약은 대선 때마다 되풀이됐지만 좌절됐고, 행정과 재정에서 권한을 갖는 해양자치권 확보도 이루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6·3 대선을 계기로 진정한 해양수도 부산으로 나아가는 것이 절실하다. 해양수도 부산과 관련해 대선 후보들의 공약과 입장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해사법원 신설, HMM 부산 이전, 북극항로 개척 등을 먼저 발표하며 해양수도 공약 주도권 선점에 나섰다. 그러나 HMM 본사 이전과 관련해 서울 사무직 중심의 민주노총 소속 HMM육상노조가 고객 응대와 물류 효율성 저하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북극항로 개척 공약 발표도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통과와 산은법 개정이라는 지역 현안을 외면했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해사법원 신설 관련해서도 부산과 인천 두 곳에 해사법원을 모두 설치하는 공약을 내놓아 실효성에 의문을 낳기도 했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6·3 대선 후보들은 해양수도 부산 육성에 대해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사안에 따라 입장을 달리했다. 해양수산부 이전과 관련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업무 효율성 저하’와 ‘실질적 기능 재배치’를 내세우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HMM 이전과 관련 김문수 후보는 ‘해양 발전 시너지 효과’를 이유로 찬성을, 이준석 후보는 ‘기업의 자발적 이전 유도’를 이유로 반대했다. 두 후보는 부산이 해양과 금융 두 축으로 발전하고, 해양수도로서 기능하기 위한 법적 기반이 되는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에 대해 찬성했고, 해사법원을 부산과 인천 두 곳에 모두 설치하는 ‘양원제’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부산은 세계 2위 환적항만, 세계 1위 조선산업벨트, 국내 최대 수산물 거래소 등을 보유한 해양산업의 중심지다. 이를 바탕으로 부산은 실질적인 해양주권을 갖고 해양 관련 신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해양수도로 나아가야 한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인 해수부 이전, 해사법원 신설, HMM 부산 이전, 북극항로 개척,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 등은 모두 해양수도 부산을 위한 선결 과제들이다. 대선 후보들이 이 공약들을 단순히 표심을 얻기 위해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해양수도 부산 실현을 위한 진정성을 보여주고, 공약 실행을 위해 구체적인 로드맵과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사설] 전공의 추가 모집 의료 현장 정상화 계기로 만들어야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 여파로 의료 현장을 떠난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 6개 단체가 건의한 전공의 추가 모집 방안을 정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 수련병원들은 이달 말까지 자율적으로 추가 모집 신청을 받는다. 부산에서도 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인제대부산백병원 등 상급종합병원들이 600여 명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게재했다. 정부가 특혜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이번 조치를 강행한 것은 의료 공백 상황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사직 전공의들은 이번 조치를 마지막 기회로 받아들이고 수련병원으로 돌아오는 것이 마땅하다. 사직 전공의들이 어느 정도 복귀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최근 실시한 사직 전공의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794명 중 약 61%인 2924명이 복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즉시 복귀하겠다는 응답자는 719명(15%)에 불과했다. 2205명(46%)은 특정 조건이 수용되면 복귀하겠다고 답했다. 전공의들이 내건 복귀 조건은 5월 복귀 시 정상 수련으로 인정, 입대한 사직 전공의 제대 후 복귀 보장,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재논의 등이다. 정부의 전격적인 조치에도 불구하고 사직 전공의 절반에 가까운 46%의 복귀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공의 복귀가 늦어지면 전문의 수급 차질 등 각종 부작용이 우려되고 그 피해는 또 국민에게 돌아간다.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의정 갈등으로 국민들은 그동안 큰 불편을 감수했다. 전공의들의 사직으로 의료 시스템도 붕괴 위기에 놓였다. 수련병원을 떠난 대다수 전공의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도 미미한 복귀율을 보였다. 20일 기준 전국 수련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는 1672명으로 전체의 12.4%에 불과한 상황이다.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 중 42.6%에 해당하는 8305명에 대한 유급도 확정됐다. 대규모 유급으로 의대 교육은 당분간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의정 갈등을 야기한 의대 증원 문제도 지난달 사실상 원점으로 회귀한 마당이다. 전공의들도 이젠 현장에서 의료대란을 해소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대한의학회 등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추가 모집을 계기로 수련 현장으로 조속히 복귀해 환자 곁에서 성장과 배움을 이어가 달라”라며 “복무 중인 사직 전공의에 대해서는 병역 의무 종료 후 기존 수련병원으로의 복귀가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정부도 “구체화가 필요한 의료개혁 과제에 대해서는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한 의정 갈등으로 의료 시스템은 치명상을 입었다. 국민들은 극심한 불편과 고통을 감수했지만 지역 의료와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의료 개혁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젠 더 이상 명분이 없다. 사직 전공의들의 빠른 복귀를 촉구한다.
[사설] 가덕신공항 적기 개항과 활주로 2본 약속 꼭 지켜야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기본설계안이 정부 기준을 어겼지만 국토교통부는 한 달 가까이 명확한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시 역시 실질적 대안 없이 ‘공사 입찰 즉각 재공고'를 요구하며 소극적 대응에 머물고 있다. 중앙정부의 책임 회피, 부산시의 무기력, 시공사의 무성의가 맞물리며 적기 개항 약속이 흔들리고 있다. 때문에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후보자의 입과 행동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 6·3 대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그 중심에 가덕신공항 적기 개항과 활주로 2본 건설이라는 부산의 절박한 염원이 있다. 가덕신공항은 국토 균형발전을 실현하려는 국가 전략이자 부산의 미래를 여는 대전환점이다. 24시간 운항 가능한 해양·항공 복합 허브로서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기회다. 그러나 지금은 이 중요한 기회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에 시민들의 시선은 대선 후보들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6·3 대선후보 3인은 ‘차질 없는 가덕신공항 적기 개항’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각론은 좀 다르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2029년 개항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활주로 2본 건설과 거점 항공사 육성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두 후보 모두 가덕신공항을 국가 산업 전략의 핵심 인프라로 보고 강한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여전히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공약집에는 ‘차질 없는 추진’이라는 원론만 담겼을 뿐 2029년 개항이나 활주로 2본 확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없다. 이는 부산 시민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당내에서는 장기화에 대비한 2본 건설 검토 움직임도 있지만, 후보 차원에서 구체화하지 않는 한 부산 시민의 신뢰를 얻긴 어렵다. 특히 이 후보의 가덕신공항 적기 개항에 대한 답변 회피는 핵심 지역 공약에 대한 소극적 태도로 비칠 수밖에 없다. 누구든 차기 대통령이 된다면, 적기 개항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하며 활주로 2본 건설도 중장기 과제가 아닌 구체적 계획으로 포함돼야 한다. 가덕신공항은 더 이상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는 정치적 사업이어선 안 된다. 이 공항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서려는 국가의 공간 전략이고 부산 시민의 절박한 미래 계획이다. 어떤 정권도 어떤 관료도 이를 뒤엎을 권리는 없다. 시민이 바라는 것은 단순한 공항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국가의 약속 이행이다. 2029년 개항과 활주로 2본, 거점 항공사 육성은 부산과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이제 공은 정치권에 넘어갔다. 대선 후보들에게 묻는다. 당신이 꿈꾸는 대한민국에 부산은 어떤 모습인가. 적기 개항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고, 활주로 2본은 ‘검토’가 아닌 ‘실행’이다. 새 대통령은 이 점을 분명히 알고 출발해야 한다.
한 표의 의미
선거 때만 되면 유권자들은 매우 피곤하다. 수많은 후보들이 너도나도 자신을 뽑아 달라며 성가신 요청을 해대는가 하면 온갖 여론조사 기관의 전화에 시달리는 일도 다반사다. 여태껏 인간이 만들어낸 체제 중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합리적이라 여겨지는 자유민주주의. 그 체제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제도를 향유하려면 유권자로서 이 정도는 견뎌야 한다고 할지도 모른다.하지만 온갖 정치 교과서와 논객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후보자의 공약을 꼼꼼히 잘 파악해 비교한 뒤 제대로 된 결정을 해야 하는 입장에 처하면 ‘유권자 노릇’ 하기란 이만저만 힘든 일이 아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가 바로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묻기 위해 2016년 실시한 국민투표다. 국민투표는 후보자를 고르는 선거와는 다르지만 유권자에게 무언가를 결정하도록 하는 측면에서는 동일하다.당시 영국 캐머런 총리가 국민투표를 실시하자 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이런 투표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 반발했다. 본인이 세계적인 석학임에도 도킨스는 자신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이 그런 결정을 하기 위한 경제학이나 정치학적 배경 지식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결정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나는 이번 국민투표에 투표할 자격이 없었다’는 제목으로 그가 시사 잡지 〈뉴 스테이츠먼〉에 기고한 다음 내용은 그가 유권자의 투표 행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차라리 아인슈타인이 대수 계산을 제대로 했는지 전 국민 투표를 실시하거나, 비행기 조종사가 어느 활주로에 착륙해야 할지 승객들이 투표하게 하는 게 나았을 것이다.”현대사회가 발전할수록 선거와 투표는 더 많은 결정을 유권자에게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도킨스가 지적했듯이 유권자에게는 그런 결정을 하는 데 필요한 전문성이 결여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유발 하라리 같은 역사학자는 '선거는 이성보다는 느낌에 호소하는 제도'라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이성의 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나 느낌은 모두가 가지고 있기에 1인 1표가 성립한다는 논리다. 많은 선거에서 호불호를 일으키려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건 그런 이유에서인지도 모른다.조기대선이 이제 10여 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 대선도 유권자들에게 어려운 결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매한가지다. 그러나 모두에게 1표씩 공평하게 부여되는 한 유권자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느낌으로라도 모든 유권자가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이상윤 논설위원 nuru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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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손기정과 일장기, 보스턴마라톤
마라톤 영웅 고(故) 손기정 선생의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출전과 우승 소식을 담은 ‘조선중앙일보 원본 신문’ 1936년 8월 10, 13, 14일 자 발행분 3점이 지난달 14일 경매에 나와 화제가 됐다. 손기정 선생은 한국 마라톤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선구자다. 손기정은 일제강점기인 1912년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태어나 소학교 시절 때부터 마라톤을 시작했다. 손기정은 1932년 동아일보 주최 경영마라톤대회, 1933년 고려육상경기회 주최 제3회 15마일 크로스컨트리경주대회 등 각종 국내 대회에 출전해 우승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했고 일제강점기 시기 한국인 신분으로 일본인들을 이겨 일본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이때 같이 선발전에 출전한 한국인 마라톤 선수 남승룡도 국가대표로 뽑혔다. 일제는 한국인이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을 막으려고 베를린 현지에서 2차 선발전을 진행하는 등 몽니를 부렸으나 손기정과 남승룡은 빼어난 실력으로 일본 선수들을 다시 한번 눌렀다. 손기정은 1936년 8월 9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2시간29분19초로 골인해 당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따냈다. 남승룡은 2시간31분42초로 결승선을 끊어 은메달을 딴 영국의 어니 하퍼와 불과 19초 차이로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인으로서 따낸 자랑스러운 올림픽 금메달과 동메달이었지만 한국은 일제 치하 지배를 받았기에 때문에 이 두 선수의 가슴엔 일장기가 박혀있었다. 당시 남승룡은 시상대에서 고개를 푹 숙였고, 손기정은 월계수로 가슴의 일장기를 가렸다. 동아일보는 신문 지면에 손기정의 가슴에 박혀있던 일장기를 지우고 사진을 게재하는 이른 바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일제로부터 무기한 정간을 당하기도 했다. 나라의 주권이 상실된 상태에서 이 두 선수는 한국인의 뿌리와 절개를 잊지 않았다. 손기정은 한국인의 모습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선 오직 올림픽 무대 금메달 획득이 정답이라 생각하며 뛰었고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서도 ‘조선’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특히 남승룡은 동메달을 획득하였음에도 자신의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가리지 못한 사실을 부끄러워 했으며, 남달리 조국을 위한 신념이 강했던 그는 대회가 있을 때마다 각국의 기자들에게 자신이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임을 눈물로 호소함으로써 또 다른 독립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남승룡은 손기정 못지않은 마라톤 실력을 발휘하며 1932년 제8회 조선신궁경기대회 1위, 1933년 제20회 일본육상경기선수권대회 2위 등의 빛난 업적을 이뤘다. 남승룡의 조카 남청웅씨는 “남승룡 선생은 양정고등보통학교 시절 서울에서 고향인 순천까지 하루에 200리(80㎞)에서 250리(100㎞)를 5일간 뛰고, 부모님의 심부름을 하기 위해 여수까지도 뛰는 등 달리기를 항상 생활화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손기정과 남승룡의 뒤를 이어 한국 마라톤을 빛낸 선수는 바로 서윤복이었다. 서윤복은 1947년 4월 19일 보스턴국제마라톤대회에서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국제 대회에서 2시간25분39초의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감격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국민 영웅’ 손기정은 마라톤 감독을 맡아 서윤복의 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남승룡은 코치이자 페이스 메이커로 서윤복의 우승을 돕기 위해 35세 나이를 잊은 채 대회를 완주해 12위를 차지했다. 서윤복은 당시 최강으로 평가받았던 일본과 미국 선수들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1947년은 해방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으로, 서윤복의 우승은 단순한 스포츠 승리를 넘어 국가적 자존심을 회복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지금까지도 보스턴마라톤은 세계 최고 권위의 마라톤대회 중 하나로 꼽힌다. 그의 우승이 더욱 값진 것으로 평가받았던 이유는 당시 한국은 해방 후 혼란기였고, 훈련 환경이나 지원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서윤복은 개인적인 노력과 투혼으로 세계 정상에 오른 것이다. 서윤복은 경기 후 “달리는 내내 조국과 민족을 생각했다”며 “일제 때 손기정 선수가 일장기를 달고 뛰어야 했던 아픔을 생각하며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결심으로 뛰었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서윤복의 보스턴마라톤 우승 이후 한국 마라톤의 전통은 황영조, 이봉주 등으로 이어졌는데, 현재 한국의 최고 기록은 2000년 도쿄국제마라톤에서 이봉주가 세운 2시간7분20초로 25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즉, 2000년 이후 한국 마라톤은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 마라톤의 부흥을 위해 정부와 체육계의 장기적이고 대대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구모룡 칼럼] 떨어져 갈라진 종이 울릴 때
지난달의 산불은 도처에서 무서운 기세로 타올랐다. 엄청난 산림을 태우고 민가와 축사를 덮쳤다.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치고 삶의 터전을 잃었다. 주변부 주민의 안위가 소멸하는 극한 상황을 보여주었다. 산사나 암자도 불길을 피할 수 없긴 마찬가지였다. 수목과 동물 등의 뭇 생명체와 집과 가게와 사찰이 한꺼번에 잿더미가 되었다. 이러한 비참의 국면에서 내게 유독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고 뇌리를 맴도는 이미지가 있었다. 바로 잔해 위에 덩그렇게 내려앉은 고운사의 범종이다. 고운사는 경북 의성에 있으며 681년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주지하듯이 의상은 멀고 먼 서역으로부터 전해져 당나라의 장안에서 번역돼 들어온 〈화엄경〉을 요약해 〈법성게〉를 만들어 전파한 고승이다. 불교학에 어두운 만큼 그 세세한 내력을 알 길이 없으나, 온갖 꽃들이 만발할 화엄의 도량이 상당 부분 폐허가 되고 종루가 불타면서 추락한 종의 모습이 가슴을 때렸다. 새로운 생태적 재앙 ‘메가파이어’ 그 잿더미 속 떨어져 갈라진 종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얼굴 봐 인간의 욕망과 자본 중심의 문명 자연의 질서 배반하며 파국 초래 은총의 빛 회복 사회로 나아가야 사월 초파일에 여러 불자가 떨어져 갈라진 범종을 둘러싸고 두 손을 모은 광경을 볼 수 있었다. 한시바삐 복원돼 심금을 울릴 종소리를 듣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한 표정이다. 따져 생각하면 붓다의 은총을 땅바닥에 떨어뜨린 이는 결국 대중이다. 실수로 저질러진 산불이라고 하지만 이토록 무섭게 타오른 연유도 인간이 기후를 붕괴한 데서 찾아야 한다. 이제 산불은 사람이 통제할 수 있거나 자연의 순환하는 현상으로 치부할 수 없는 양상에 이르렀다는 진단이 크다. 기후 위기와 함께 이전과 다르게 그 규모에서 본질 자체가 심각하게 변화한 양상이 되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생태철학자 조엘 자스크는 그의 책 〈숲이 불탈 때〉에서 이 새로운 생태적 재앙을 ‘메가파이어’로 지칭한다. 이미 그린란드, 미국 캘리포니아, 그리스, 호주, 캐나다, 스페인 등 세계 도처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인 메가파이어는 매우 극단적인 현상이며 인간의 힘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인간의 ‘나쁜 삶의 기술’이라는 중력이 파국을 부르고 있다는 생각이다. 유독 떨어져 갈라진 종에 더욱 눈길을 둔 까닭은 자연과 신의 은총을 배반하는 인간의 욕망이라는 중력 때문이다. 제국 문화와 자본주의적 경제가 공포가 되었다. 이 대목에서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가 쓴 〈성탄절에 종소리를 들었네〉라는 시편을 또한 상기하게 된다. 그도 남북전쟁으로 불에 타 쓰러진 교회의 잔해 위에 떨어진 종을 보면서 참혹한 인간의 비극을 외면하는 신의 존재를 부정한다. 집이 불타면서 아내가 죽자, 그의 비애와 우울은 더욱 깊어지는데 전쟁에서 부상을 입고 생환한 장남이 치유되는 과정과 더불어 서서히 그는 영혼의 종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우연히 그의 생애를 다룬 영화 〈나는 종소리를 들었네〉를 볼 수 있었다. 전쟁과 재앙을 겪으면서 사람은 시몬 베유가 말한 ‘중력의 비극’에 그만 쉽게 사로잡히고 만다. 우리 또한 이처럼 은총의 빛을 외면하고 난파하는 맹목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잔해 위에 떨어져 갈라진 고운사의 범종에서 나 자신을 포함해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얼굴을 본다. 어쩌다 은총을 잃고 무례하고 품위 없으며 저급하게 되었을까? 말의 바른 의미를 왜곡하고 다른 이에게 거짓을 씌우며 배척하고 공격하는 현상이 일반화되었을까? 물론 권력은 오랜 역사 속에서 사슴을 말이라고 우기는 폭력을 행사해 왔다. 근대 독일에서 히틀러의 등장으로 1920년대의 10년 안에 사회가 급작스럽게 변화하며 평범한 사람들이 공격을 당하거나 서로 미워해 제대로 삶을 영위할 수 없는 사태를 직면한 역사적 사실이 있다. 편을 가르고 다른 한편에 낙인을 찍거나 악마화하는 현실이 되었다. 물론 우리 사회를 이와 같은 최악의 예외에 견줄 수는 없다. 하지만 사회적 분노를 감추느라 우울한 사람들이 하나둘이 아닌 형국이 되었는데 지난 6개월의 사태가 이를 더욱 심화했다. 마치 떨어지거나 갈라져 소리를 낼 수 없는 종처럼 우리 사회는 서로를 잇고 만나고 대화하는 장소를 상실한 듯하다. 절차적 정당성을 잃은 권력이 폭력으로 변질되면서 붕괴했다. 다시 근본을 살려 종탑을 재건하고 삼천리강산에 종을 울려야 한다. 자유, 민주주의, 법치주의 등의 말이 왜곡되거나 잘못 구축된 시스템과 엘리트주의 체제의 민낯이 드러난 모순된 현실을 개조해야 한다. 모든 국민이 분노와 우울, 증오와 혐오에서 놓여나 평화와 희망의 주권을 추구하는 과정이 요긴하다. 드론으로 내려다본 산불 현장은 너무 참혹해 바로 보기 힘들 지경이다. 그렇지만 긴 겨울을 지나고 더딘 봄을 겪으면서 매화 피고 벚꽃 지며 철쭉에 이어 장미가 만발하는 자연을 통해 은총의 종소리를 듣는다. 정치권력이 바뀌는 일이 곧 미래를 보장하는 일은 아니다. 장미 대선을 지나서 화엄의 연꽃이 제대로 우리 사회의 광명이 되기를 기원한다.
[김경진의 기록으로 그림 읽기] 아름다움을 진정으로 알면 허세나 소문을 쫓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람치고 박수근(1914~1965)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이 세상을 떠난 뒤 얻어진 명성이라 아쉽긴 하지만. ‘만약’은 정말 쓸데없는 말이지만, 그가 돌아와 다시 화가를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미안하지만 어려울 것 같다. 세상을 떠난 지 60년이나 흘렀지만, 여전히 미술은 인정받기 어려운 세상인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면 머리는 감옥’이라는 이 저잣거리 표현은 빈곤은 정신(머리)을 먹을 것(생계)에만 집중시킨다는 뜻이다. 박수근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7살 때 가세가 기울어 보통학교 졸업이 끝이었다. 당연히 미술 전문교육을 받지 못했다. 지난 회에 소개한 일본 에도시대 오카다 코린과 달리 피에르 부르디외가 주창한 문화자본을 한 푼도 가지지 못했다. 6·25전쟁 때 빈 몸으로 월남한 박수근은 일 년여 동안 미군 피엑스에서 초상화를 그려 생계를 이어갔다. 당시 최빈국이던 한국에서 창조 정신이 절대적인 화가를 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로 일반인 정신(머리)으로는 전해 이해하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그러나 그 시절에도 좋은 작가는 많았다. 박수근도 이 부류에 속하는 작가였다. 아니 오히려 그 누구보다 자신과 가족을 위해 더 열심히 창조 활동을 했다. 하루하루를 직장인처럼 그림 그리는 일에 매달린 것은 오카다 코린처럼 달리 다른 방도도 재주도 없었기 때문이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미군 병사의 초상화를 그려주고 번 돈으로 구한 작은 판잣집 마루를 화실로 삼아 창작열을 불태웠다. 청량리 위생병원에서 퇴원한 다음 날 1965년 5월 6일 박수근은 이 세상 포도청을 벗어났다. 그냥 주부로 살던 박완서는 그해 10월 ‘박수근 유작전’ 기사를 보고 전시장을 찾았다. 미군 피엑스에서 서로 도우며 어려운 시절을 견딘 인연을 모른 체할 수 없어서였다. 저잣거리 말, 참 인생은 알 수 없다. 여기서 그녀의 숨어있던 창작 욕망을 일깨운 박수근의 ‘나무와 두 여인’을 만난다. 잎사귀 하나 매달지 않은 고목이 아니라 혹독한 삭풍은 견디며 찬란한 봄을 기다리는 ‘나목’으로 본 그녀는 5년 뒤 장편소설로 현상공모에 당선된다. 이후 1993년 발표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라는 자전적 소설로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가 되었다. 박수근 작품이 없었다면 박완서는 목구멍 포도청에 매달려 살았을지 모른다. 예술 하면 밥 빌어 먹는다는 야단으로 천대하던 시절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오히려, 미군 병사들과 예술을 사랑하는 미국인들은 박수근 그림을 알아보고 수집해 간 시절이기도 했다. 만약 박수근이 지금으로 다시 돌아온다면 미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여전히 너무 적다고 단념할 것이 뻔하다. 부산현대미술관 학예실장
[김필남의 영화세상] 재난 앞에서
가까운 미래, 일본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유타’와 ‘코우’는 인생의 절반을 함께 보낸 친구다. 교내 음악 연구 동아리를 만들 정도로 음악을 좋아하는 두 사람은 늘 붙어 다니며 소소한 사고나 장난을 치며 무료한 일상을 보낸다. 그런데 무슨 일을 해도 함께라면 두렵지 않던 둘의 관계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아직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유타와 달리 코우는 일본 사회의 부조리한 시스템을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의 생각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모든 교과과정을 이수하고 이제 졸업식만 남은 교실의 풍경은 나른하다. 대학 발표를 기다리거나, 취업을 생각하는 등 아이들은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고민하거나 결정을 끝낸 상황이다. 그 무엇도 확실하지 않은 미래, 아이들은 불확실 속에서 위태롭지만 한편으로는 자유로워 보인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은 영화 ‘해피엔드’의 오프닝 시퀀스에서도 잘 포착된다. 소동을 일으키고 도망가는 아이들의 모습, 그 옆으로 빨간 점멸등이 꺼질 듯 말 듯 깜박인다. 언제 꺼질지 몰라 불안하기 짝이 없는 불빛이지만 어쩐지 지켜보고 싶은 빛이다. 영화는 유타와 코우, 그들이 속해 있는 음악 동아리 친구인 야타, 밍, 톰과의 우정을 통해 진행되고 있기에 학원청춘물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히 우정이나 관계의 변화로 설명할 수 없다. 이는 오프닝 이후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테크노 음악을 듣기 위해 클럽을 찾은 아이들은 교복을 입고서 당당히 출입을 요구한다. 미성년자는 출입할 수 없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는 아이들은 관계자 전용 구역으로 몰래 들어가 음악을 듣는다. 하지만 유타와 코우가 음악을 듣는 시간은 짧다. 불법 단속을 나온 경찰에게 붙잡히고 말기 때문이다. 경찰은 일본인인 유타에게는 집으로 귀가하라며 훈방 처리하지만, 재일조선인인 코우에게는 체류 허가서를 요구한다. 아버지의 아버지가 일본에 살았음에도 여전히 일본의 국민이 될 수 없는 코우는 매 순간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유령 같은 존재인 것이다. 이는 비단 코우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만 출신이지만 중국어를 못하는 밍과 졸업 후 미국인 아버지가 있는 미국으로 가려는 톰도 차별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네오 소라 감독의 ‘해피엔드’는 아이들의 시선에서 차별과 혐오, 폭력의 세계로 외연을 확장한다. 특히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 유타와 코우가 교장의 슈퍼카를 망가뜨리는 장난을 치자, 분노한 교장은 학생들의 안전을 명목으로 AI 감시 시스템을 도입한다. AI는 교내 곳곳을 훑으며 교칙을 위반한 학생들에게 벌점을 부여한다. 처음엔 AI를 재미있는 놀이쯤으로 생각하던 아이들은 대학 입시에 영향을 미치는 벌점을 받지 않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검열하기에 이른다. 코우도 국가 장학금 수령을 박탈당할까 봐 불안하다. 기술 발전이 삶의 편리함을 가져왔을지 모르지만, 인간의 삶을 과연 행복하게 하는지 묻게 하는 장면에 이르면 이 영화가 그리는 세계가 우정이 아니라 재난으로 점철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상에서 갑작스레 일어나는 지진, AI 감시하에 통제와 검열이라는 재난, 차별과 혐오를 키우는 사회적 재난까지 연이어 터진다. 이 재난 앞에서 인간은 저항하거나 투항하거나 몸을 숨긴다. 아이들도 AI 감시 시스템이라는 재난을 마주하며 투쟁하거나 침묵한다. 영화는 터질 듯 터지지 않는 재난 앞에서 그 어떤 해결책도 대안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이 재난이 아이들의 세계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알린다. 졸업식을 마친 아이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길을 향해 걸어간다. 드디어 육교 앞에 선 유타와 코우는 헤어짐이 아쉬워 머뭇거리고, 지키지 못할 말을 늘어놓지만 돌아보지는 않는다. 꺼질 듯 꺼지지 않는 점멸등처럼 약한 빛을 내며 멀어지는 두 사람을 보며, 그들의 해피엔딩을 꿈꿔본다.
'여행 유튜버' 생태계 [키워드로 트렌드 읽기]
지난 2022년 5월을 전후로 대한민국이 사실상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으면서 억눌렸던 여행 관련 수요가 큰 회복세를 보였다. 이에 맞춰 방송가에서는 해외 여행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 제작이 다시 활발해졌다. 특히 과거처럼 연예인들이 유명 관광지를 방문해 감탄하는 장면만 보여주기보단, 낯선 해외 지역을 찾아 현지 주민들과 밀착해 살아보거나 실제 생활을 간접 체험하는 모습까지 함께 담아내는 형태로 진화했다. 여기에 이미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빠니보틀, 곽튜브, 원지의하루 같은 ‘여행 유튜버’ 출연이 두드러진다. 현재 방영 중인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지구마불 세계여행’ 등에서 이들은 선배 여행자로서 현지인과의 소통을 도와주며 꾸미지 않은 여행의 현실감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한다. 일반 시청자 입장에서는 여행에 공감하고 몰입할만한 지점을 찾아내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로나19 유행 이전부터 활동하면서 이른바 ‘1세대 여행 유튜버’로 불려온 이들은 지금은 각자 243만, 208만, 1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업계 큰손’이다. 사실상 ‘인플루언서’로서 현실 공간의 일거수일투족까지 종종 화제가 된다. 이들의 캐릭터에 주목한 타 방송사에서는 여행이 아닌 서바이벌 프로그램 참가자나 버라이어티 쇼 출연자로 이들을 섭외하는 등 요즘은 ‘연반인(연예인+일반인)’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인기 유튜버의 수익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로는 이들을 ‘롤 모델’ 삼아 여행 글쓰기가 아닌 브이로그 제작으로 방향을 튼 사람들도 우후죽순 늘어났다. 기술 발전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진 뒤로는 “한국에서만 여행 유튜버가 1만여 명”이라는 농담도 돈다. 이런 ‘레드오션’ 생태계에서 단기간에 1만 명의 구독자를 모으는 일은 결코 쉽지 않지만, 최근 구독자 60만 명을 넘어선 ‘서재로36‘의 콘텐츠는 소위 ‘폼 미쳤다(퍼포먼스가 좋다)’는 말이 나올만큼 인상적이다. 영상을 보기 전에는 먼저 시선을 끄는 다소 자극적인 섬네일(대표 이미지)에 걱정이 들지만, 막상 보고 있으면 다큐멘터리처럼 잔잔한 분위기 속에 여행 자체를 즐기는 사람의 개성이 은은하게 묻어나는 반전이 있다. 다른 유튜버들이 잘 다루지 않는 극한 지역에 가거나 홍콩, 일본, 몰디브 같은 잘 알려진 여행지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독특한 주제 선정도 특징이다. 주소지에서 활동명을 따온 서재로36은 2023년 초 세계일주를 시작한 뒤 약 1년 만에 10만 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이어 지난해 2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알려진 아프리카 중부 ‘부룬디’를 방문한 영상이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을 타면서 본격적인 성장세에 올랐고, 최근 1년 사이에 구독자 50만 명을 더 끌어모았다.
[기고] 계속되는 산불을 걱정한다
올해 들어 발생한 대형 산불에 속이 타들어 간다. 피해 지역의 주민들을 생각하면 정말 그 참담함을 무슨 말로 위로를 드려야 할지 가슴이 먹먹하다. 날이 갈수록 기상 이변이 극심해지고 사람의 부주의로 인해 실화의 다발적 발생 등 산불 발생의 빈도와 피해 상황이 점점 커지고 산불이 나면 엄청나게 대형화되니 발생 지역은 거의 초토화가 된다. 산과 인접한 지역이 당연히 피해가 클 수밖에 없으며 주로 농가, 어촌, 임업 등에 종사하는 고령층과 서민들이 피해를 입는다. 전 국토의 70%가 산지인 대한민국의 산림 정책이 그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정권에 따라 바뀌는 국토개발계획이 난개발의 원인이며 산, 강, 바다 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치산치수가 되어야 자연을 최대한 유지하는 기조가 가능하다. 개발을 제한하는 그린벨트 지정, 군사상 목적으로 제한구역 설정은 실제 국토 활용의 효율성 면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그 많은 임야에 대한 개발 계획과 유사시 대응 매뉴얼, 활용 방안에 대해 국가는 과연 무슨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지 이번 산불 장기화를 보면서 불안한 마음이 든다. 가뭄과 홍수, 불규칙한 기온 변화 등 예견할 수 없이 돌발적인 기후 변화가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나무를 심으면 이후에도 관리가 수반되어야 숲이 제대로 형성되기에 식목과 육림이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병충해 구제, 천재지변 대처, 간벌 등 체계적인 산림관리를 위해 산림청이 적극 나서야 하며 임업 국가들의 정책과 사업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건의한다. 나무의 종류는 재목이 되는 것, 우리나라 환경에 적응하는지, 생태계 교란종은 아닌지, 병충해에 강한지 등등을 고려해서 나무를 심어야 한다. 간벌 작업, 재선충 제거용으로 잘려진 나무를 그대로 쌓아 두어 산불 발생 시 불쏘시개 역할을 하여 산불이 대형화되는 원인이 된다. 임업을 수익사업으로 활성화하는 방안의 모색도 절실하다. 유실수나 약초, 특용작물, 버섯류 등의 재배지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임야와 민가가 근접거리에 위치해 언제든지 산불의 위험에 노출되는 구조이다. 산지 지형이 험준하지 않아 언제든지 입산이 가능한 점, 입산 허가제가 없어 국립공원을 제외한 산은 취사, 야영을 통제할 수 없는 제도적 허점도 문제이다. 산지의 임도와 관련해 안이한 행정과 산림정책도 개선돼야 한다. 임도 개설과 개간을 할 때 난개발이 되지 않도록 치밀하게 계획하고, 조금 느리더라도 제대로 된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후손에게 물려줄 1번은 자연환경의 보존과 출산이어야 한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물려줄 수 있어야 국가가 유지할 가치를 지닌다. 덧붙여 인구 감소가 더 이상 지속되지 않는 정책으로 국가의 존립이 가능하고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이 된다. 제대로 된 임업정책으로 자연 생태계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과학적 접근도 필요하다. 수천 년, 수백 년에 걸쳐 만들어진 산림이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는 산불의 진화를 위한 장비나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산불이 날 때마다 확인한다. 고랭지를 이용한 특용작물, 약초, 버섯류, 유실수 등의 계획적인 임업을 정책적으로 접근하려면 선결과제는 임도 건설이다. 소방시설의 현대화, 소방 인력의 전문화도 매우 시급한 과제이며 임도는 소방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요건이다. 타버린 잿더미, 홍수가 쓸고 간 자리, 지진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와 상처는 치유하는 데 더할 수 없는 고통과 노력을 감수해야 한다.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재난의 위험 요소들은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해 주기를 바란다. 또 내가 태어난 나라의 자연을 애써 보존하고 발전시켜 후손들에게 제대로 물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학교에서도 반드시 가르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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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친환경 겸비한 BMW ‘뉴 550e x드라이브’ 시승기
“국내 지역으로 휴가 가자” ‘숙박 할인권’ 40만 장 배포
부산 강서구에 ESS 기반 에너지 비즈니스 모델 가능
건설업 종사자 급감… 지역 맞춤형 발주 절실
티웨이항공, 여름특가 프로모션… 최대 20% 할인
스타벅스, 라코스테와 여름 프리퀀시 진행
'미국, 5월 내 의약품 관세 부과 우려…선제 대응전략 필요'
아이티센글로벌, 올해 1분기 영업익 338억 원… 전년 대비 772%↑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5월 22일 목요일(음 4월 25일)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5월 21일 수요일(음 4월 24일)
갈 길 바쁜 30살 BIFF 또 인사 잡음… '소통 없이 성공 없다'
‘탄금’으로 돌아온 조보아 “13년 만에 사극 도전했어요”
[부산 전시] 이번 주에 뭐 볼까?[2025년 5월 19일~ ]
존엄 지키는 죽음은 어떤 모습일까?… ‘터널 속의 새’ 한국 초연
‘문화다양성 주간’ 올해 주제는 초고령사회 문화예술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5월 23일 금요일(음 4월 26일)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5월 25일 일요일(음 4월 28일)
영화감독들이 뽑은 올해 최고배우는 이병헌·김고은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5월 24일 토요일(음 4월 27일)
MBC, 故오요안나 괴롭힘 '가해자 지목' 기상캐스터 계약 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