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제조업, 로봇산업으로 재편된다
숱한 재편 시도에도 활로를 뚫지 못한 부산·울산·경남 제조업이 첨단 로봇산업과 만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자동차, 기계, 조선을 비롯한 사실상 모든 분야 제조업이 망라돼 있고, 각 공장에서 매일 생산 데이터가 쌓이는 생생한 현장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테크 기업들도 부울경을 주목하는 상황이다. 바로 동남권이 막 가상세계를 벗어나기 시작한 인공지능(AI)이 물리적 실체와 결합하는 ‘실험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덕분이다.부울경 산업계와 학계는 벌써 각종 로봇에 들어가는 센서, 머신러닝 등을 포함하는 로보틱스, 물리적 실체를 가지게 된 피지컬 AI 등 로봇산업 발아를 위해 뛰기 시작했다.경남대 유남현 컴퓨터공학과 교수팀은 지난해부터 피지컬 AI를 위한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했는데 반년 만에 300TB(테라바이트) 넘게 모았다. 이 작업에는 학계뿐 아니라 CTR, GMB코리아, 화승R&A, KG모빌리티, 신성델타테크, 삼송, 코렌스, 삼현 등 부울경 제조기업들이 참여, 각사의 공정 데이터를 개방하고 있다.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로봇이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움직일지를 가르치는 ‘행동 지침서’가 될 예정이다. 이는 제조업체들이 기존에 불량률이나 생산량 등 ‘결괏값’ 데이터를 뽑아내던 데에서 여러 단계 진화한 수준이다. 지역에서 피지컬 AI에 사용 가능한 고품질 데이터를 뽑아내는 첫 시도이기도 하다.유 교수는 “과거의 데이터가 ‘무엇이 만들어졌는가’를 보여줬다면, 새로운 데이터는 ‘어떤 강도로 볼트를 조여야 하는지’ ‘진동과 열에 따라 나사의 규격이 어떻게 버티는지’ 등 피지컬 AI가 학습할 수 있는 실제 산업현장 프로세스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2026 CES에서 자동차기업인 현대차가 산업 현장 투입을 눈앞에 둔 휴머노이드 로봇을 화려하게 선보이자 이에 자극받은 동남권 제조업 곳곳에서 기존 생산 현장과 로봇을 결합할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이런 변화는 동남권 내부만 감지한 것은 아니다. 로봇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역시 부울경으로 향하고 있다. 이들 빅테크들은 최신 로봇 설계와 알고리즘을 구현할 현장으로 ‘거대한 데이터 창고’인 부울경 제조업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창원컨벤션센터에 열린 ‘피지컬 AI 및 PINN 모델을 위한 데이터 표준화 글로벌 콘퍼런스’에는 애플, 구글, MS, 엔비디아 등이 주도하는 북미 6G 기술 연맹 ‘Next G Alliance(넥스트 G 얼라이언스)’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콘퍼런스에서 미치 청 부의장은 한국과 미국 간의 ‘제조 데이터 상호 운용을 위한 테스트 베드’ 구축을 제안하기도 했다.정부와 지자체도 제조업과 로봇산업의 만남을 새로운 도약 계기로 삼을 정책적 뒷받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별 기업의 노력을 넘어, 부울경 전체를 관통하는 ‘로봇 거점 센터’와 같은 컨트롤 타워와 클러스터 육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부산AI로봇산업협회 송영환 협회장은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를 찾아 지역을 찾는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며 “단순히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첨단 로봇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표준화 작업을 주도할 수 있는 공공 차원의 인프라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故이해찬 전 총리 영결식 엄수… 李대통령 부부 ‘눈물’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영결식이 31일 오전 9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엄수됐다. 대회의실은 영결식 시작 전부터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기 위해 모인 정계 인사들로 가득 찼다. 맨 앞줄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노무현 전 대통령 배우자 권양숙 여사가 유족과 함께 자리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청래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 조승래 사무총장, 박수현 수석대변인과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박지원·김주영·안도걸·문정복·한준호 의원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주호영 국회부의장,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등 야권 인사들도 함께했다. 영결식에서 이 전 총리의 장례위원회 상임집행위원장을 맡은 조정식 대통령실 정무특보가 먼저 “한평생 철저한 공인의 자세로 일관하며 진실한 마음, 성실한 자세, 절실한 심정으로 책임을 다한 민주주의 거목이자 한시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이라며 고인의 약력을 보고했다. 이어 김 총리가 조사를 하고 우 의장, 정 대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각각 추도사를 했다. 김 총리는 “민주주의도 대한민국도 고인에게 빚졌다”며 “고문과 투옥에도 민주주의를 지켰고 민주 세력의 유능함을 보여 후배들 정치진출에 길을 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김 총리가 울먹이며 낭독한 조사를 애통한 표정으로 들었고, 김 여사는 여러 차례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아냈다. 이어진 추모 영상에는 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대선 당시 세종시 유세에서 이 전 총리를 “우리 민주당의 큰 어른”이라고 소개하자 고인이 ‘지금은 이재명’이라는 문구가 적힌 선거 운동복을 입고 손을 흔드는 장면이 담겼다. 정부 출범 후 고인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맡으면서 이 대통령과 함께 손을 잡고 걷거나 행사에 참석한 모습도 소개됐다. 추모 영상이 끝나자 이 대통령은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하고 여러 차례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쳤다. 뒤이어 우 의장은 “이해찬이라는 이름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 그 자체였다”며 “1982년 춘천교도소에서 함께 수감생활을 하던 때 몸은 가두어도 민주주의는 가둘 수 없다는 당신의 말을 앞장서 보여주셨다”고 회고했다. 정 대표는 “이 전 총리님의 일생은 모든 발걸음이 전부 대한민국을 위한 것이었다”며 “올바른 정치의 표상이셨던 이 전 총리님과 동시대에 함께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참 엄하시지만 따뜻했던 분, 민주당의 거목, 이 전 총리님을 오래오래 기억하겠다”고 애도했다. 영결식은 고인의 일생이 담긴 추모 영상 상영에 이어 헌화를 끝으로 종료됐다. 이에 앞서 발인식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으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실과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는 노제를 지냈다. 민주당 당사 노제에는 정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를 포함한 의원 50여 명이 참석했다. 고인은 서초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세종시 은하수공원에 안장된다.
美 연준의장 후보 지명된 케빈 워시, 현직 쿠팡 사외이사
트럼프 정부가 30일(현지 시간)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로 케빈 워시 연준 이사를 지명했다. 워시는 연준 역사상 최연소 이사를 지냈으며 금융업계와 백악관, 싱크탱크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와 월가 안팎에서도 신뢰가 두터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연준의 독립성 위기 논란이 커진 상황에서 월가는 검증된 인물인 워시 전 이사의 연준 의장 후보 지명을 ‘안전한 선택’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스탠퍼드대에서 공공정책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서 인수합병(M&A)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30대 젊은 나이에 부사장 및 상무이사(Executive Director) 자리까지 올랐다. 9·11 테러 직후인 2002년 월가를 떠나 워싱턴으로 향한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정책 특별보좌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2006년 2월 워시를 연준 이사로 임명했을 때, 그는 35세의 젊은 나이였다. 연준 역사상 최연소 이사였다. 경력 부족 등 때문에 임명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금융위기 수습 과정에서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의 최측근 참모 역할을 하면서 도널드 콘 전 연준 부의장, 티머시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 등과 함께 버냉키의 ‘이너서클’ 멤버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연준을 월가 및 워싱턴 정가와 잇는 핵심 가교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주요 통화정책 결정과정에서 버냉키 당시 의장과 견해를 같이했던 워시 전 이사는 2010년 11월 연준이 2차 양적완화(QE) 조치를 결정할 당시 연준 이사회 멤버 가운데 유일하게 양적완화가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수 있다며 비판적인 견해를 표명, 이목을 끌기도 했다. 워시는 2011년 연준 이사직에서 사임한 이후,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석좌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연준 통화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에도 연준 의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제롬 파월 현 의장에게 자리를 내줬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에는 재무장관 후보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차기 연준 의장 후보 지명을 앞두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경제 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경쟁해왔다. 월가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인 해싯 위원장보다 워시가 연준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유지하는 데 더 적합한 후보라고 평가하며 이번 지명을 ‘안전한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쿠팡 모기업인 쿠팡아이앤씨(Inc.·이하 쿠팡)에 따르면 워시는 2019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쿠팡의 이사로 활동해오기도 했다. 쿠팡 이사직 수행에 따른 보상으로 쿠팡 주식도 상당 규모 보유 중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워시 전 이사는 지난해 6월 기준 쿠팡 주식 47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29일 종가 기준으로 이는 약 940만 달러(약 130억 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연준 규정상 연준 이사나 의장은 개별 기업 주식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임명 전 보유 주식들을 처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연준 의장으로 임명되려면 쿠팡 이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워시는 또한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의 상속자 로널드 로더의 사위이기도 하다. 로널드 로더는 세계유대인회 의장을 맡는 등 유대계 커뮤니티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로널드 로더는 트럼프 대통령과 약 60년간 알고 지낸 친구이자, 든든한 정치 자금 후원자로도 꼽힌다. 포브스 추산에 따르면 워시 후보자의 아내인 제인 로더(53)의 재산은 30일 기준 약 27억 달러(약 3조 9000억 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준 의장 지명 결정에는 워시의 경력 이외에도 그의 ‘처가 배경’이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합뉴스·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9개월 만에 국내 첫 구제역 강화서 발생…인천·김포 긴급 예방접종
국내에서 9개월 만에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방역당국은 소독과 방역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31일 관계기관과 지방정부 등이 참여하는 중수본 회의를 열고 구제역 발생 상황과 방역 대책을 점검했다. 전날 인천 강화군의 소 사육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올해 들어 첫 발생 사례다. 중수본은 구제역 발생에 따라 인천과 경기 김포시의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심각'으로 상향했다. 그 외 지역은 '주의' 단계로 높였다. 또 확산 방지를 위해 해당 농장에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파견해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역학 조사를 하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한 강화군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 246마리는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살처분할 계획이다. 구제역은 소, 돼지, 양, 염소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에 감염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해 제1종 가축전염병 중 하나다. 중수본은 농장 간 수평 전파를 막기 위해 인천과 경기 김포의 우제류 농장과 축산 관계시설 종사자, 차량에 대해 48시간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시설과 차량에 대한 일제 소독·세척을 진행한다. 아울러 발생 지역의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광역방제기와 방역차 등 가용한 소독자원 39대를 동원해 인천과 김포의 우제류 농장과 주변 도로를 소독한다. 중수본은 인천과 김포시 내 전체 우제류 농장 1008곳의 9만 2000마리를 대상으로 이날부터 2월 8일까지 긴급 예방접종과 임상검사를 실시한다. 발생 농장에는 중앙기동방역기구 소속 전문가 3명을 파견해 살처분·매몰, 잔존물 처리 등 현장 방역 상황을 관리할 예정이다. 또 방역대와 역학 관련 농장 2188곳과 차량 206대에 대해서는 이동 제한과 소독 방역 조치를 시행한다. 이와 함께 전국 우제류 농장을 대상으로 발생 상황을 전파하고 전화 예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구제역 발생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3월 13일 전남 영암군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4월 13일까지 모두 19건 발생했다. 구제역이 확산해 소고기나 돼지고기의 공급이 감소하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수본은 "이번에 살처분한 246마리는 전체 한우 319만 마리의 0.007%로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밝혔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관계기관과 인천시에서는 긴급 백신접종, 소독 등 방역에 총력 대응해달라"며 "백신 접종 관리가 미흡한 농가들에서 추가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농가들이 구제역에 경각심을 갖고 방역 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상황 전파와 교육·홍보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소, 돼지 등 우제류에 의심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타나면 방역당국에 신속하게 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 내달 6일 '경남 타운홀미팅'…부울경 통합 주목
이재명 대통령은 다음 달 6일 경상남도에서 타운홀미팅을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최근 광역 통합 논의가 이어지는 만큼, 부울경 통합 논의에 이 대통령이 힘을 실을지 이목이 쏠린다.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소식을 알리고 "도민 여러분의 지혜와 경험을 나눠 달라. 경남의 내일을 함께 준비해 가고 싶다"며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제조업이 밀집한 경남의 지리적 특성을 짚고는 "경남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산업 역량을 바탕으로 제조 공정을 혁신하고, 첨단 기술 산업을 확장해 미래 경쟁력을 더욱 키워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하나로 잇는 초광역 교통망과 산업 생태계를 통해 경남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도약할 길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전략에 따라 전국적으로 지방자치단체 간 통합 논의가 활발한 만큼 행사에서 부울경 통합에 관한 논의가 있을지 주목된다.지난 28일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지사는 주민투표와 특별법 제정을 거쳐 2028년까지 행정통합을 완성하되, 정부가 확실한 재정·자치분권을 보장하면 올해 6월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균형발전을 위한 광역 통합 중요성을 강조하며 부울경 통합 논의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심각한 사실 오인과 위법” 김건희 특검 1심 판결에 항소장 제출
김건희 여사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도이치 주가조작 등 무죄’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특검팀은 “각 무죄 부분에 대한 1심 법원의 판단에 심각한 사실오인 및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며 “나머지 유죄 부분에 대한 1심의 형도 지나치게 가벼워 양형부당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 특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지난 28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281만 5000원을 선고했다. 이는 특검팀이 결심 공판에서 구형한 총 징역 15년과 벌금 20억 원, 추징금 9억 4800여만 원에 비해 크게 낮은 형량이다.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자본시장법 위반)과 명태균 씨 여론조사 의혹(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가 주가조작 세력에게 계좌를 맡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들과 공모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명 씨로부터 2억 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이를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명 씨가 김 여사 외에도 여러 사람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배포한 점 등을 고려한 판단이다. 반면 2022년 7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1271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6220만 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받은 행위에 대해서는 알선수재죄가 성립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특검이 2심 판단을 구한 만큼 서울고법에서 법리 오해 등을 판단할 전망이다.
'한동훈 제명' 여진 계속…친한계, 일제히 지도부 때리기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데 따른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은 일제히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지도부 때리기'에 나섰고, 친한계가 다수 포함된 전·현직 원외 당협위원장 24명은 장동혁 대표 사퇴 요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두고 당 내홍이 점차 심화하는 모양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30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장 대표와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최고위원들이 사익을 위해 당 미래를 희생시켰다"며 제명에 찬성한 송언석 원내대표를 향해 "의원들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 장 대표와 함께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에서 장 대표의 '쌍특검' 단식이 한 전 대표 제명을 위한 "빌드업"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의원총회를 요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친한계 의원 16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장동혁 지도부 사퇴를 공개 요구한 바 있다. 초·재선 의원이 주축인 당내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도 "당의 분열을 초래하고 외연 확장의 장벽이 될 것"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친한계가 다수 포함된 전·현직 원외 당협위원장 24명 역시 장 대표 사퇴 요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당내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용태 의원은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거론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이 정도의 정말 기상천외한 일을 하셨을 거라면 적어도 대표에 대한 당원 신임 여부 조사 같은 것을 했어야 정당성을 얻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며 "지방선거를 지금 체제로 치를 수 있느냐 없느냐를 당원들에게 여쭤보는 게 순리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편, 장 대표는 친한계와 소장파를 중심으로 한 이같은 당내 반발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지방선거 모드' 준비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는 다음 달 3일 예비후보 등록 시작에 맞춰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띄워 사고 당협을 정비할 예정이다. 당명과 정강·정책 개정, 부실 당협 정리 등도 속도감 있게 전개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내주 인재영입위원장 발표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등에도 나선다. 당내에서는 이 과정에서 친한계 당협위원장들이 정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한 전 대표 제명 처분에 대한 찬성 여론이 다소 우세한 상황 등을 고려해 정면 돌파 전략을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靑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이 대통령, 창업 활성화 강조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인공지능(AI) 로봇의 노동 현장 투입 이슈와 관련해 “(노동자들이 느끼는) 절박함도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어떻게든 흐름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K자형 성장'으로 대표되는 양극화 극복을 위한 창업 활성화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최근 '아틀라스'라는 AI 로봇을 노동 현장에 투입한다고 하니까 '로봇 설치를 막자'는 운동을 하더라"며 AI 로봇의 노동 현장 투입에 대해 언급했다. 이는 최근 현대자동차그룹 노동조합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현장 투입에 강력히 반대한 사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이를 거론하며 "굴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평생 안전하게 지켜오던 일자리를 24시간 먹지도, 자지도 않는 기계가 대체한다고 하니 얼마나 공포스럽고 불안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이 가진 독특함과 개성, 창의성을 기회로 만들 수 있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활용한 창업으로 이런 상황에 대한 돌파구를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K자형 성장'으로 대표되는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창업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요즘은 양극단이 공존하는 시대다. 오늘도 (주식시장) 전광판이 파란색이냐 빨간색이냐를 쳐다보는 사람이 있지만,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며 "세상은 좋아지는 데 왜 내 삶은 나빠지느냐면서 (주가 상승에 대해) '다 사기다'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80년대에는 평범하게 정년을 보장받고 평범한 인생을 살 수 있었지만, 요즘은 평범함은 존중받지 못한다"며 "K라는 단어가 (K팝처럼) 대한민국의 뛰어남을 상징하는 글자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K자 성장을 얘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일자리 역시 좋은 일자리는 전체의 10∼20%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별로 취직하고 싶지 않은 자리이고, 이런 곳은 외국인 노동자들로 채워진다. 차라리 (여기 취직하느니) 쉬고 말겠다는 얘기도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 대해) 우리 정부에서도 돌파구를 찾아보려 한 것이 창업"이라며 "창업 사회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시작할 때부터 정부가 지원해주고자 하는 것"이라며 "오늘은 고용보다는 창업으로 국가의 중심을 바꾸는 첫날이자 창업을 국가가 책임지는 국가창업 시대 대전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법 선거운동 혐의’ 손현보 목사, 1심 ‘징역형 집행유예’
지난해 대통령 선거와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에게 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30일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손 목사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앞서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손 목사는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정승윤 후보와 연단에 올라 대담을 진행해 정 후보 당선을 도모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달 예배에서는 여러 차례 김석준 후보 낙선 연설을 하는 등 불법 선거 운동을 지속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후보를 비방하고 김문수 후보 지지 영상을 대형 스크린에 송출한 혐의도 있다. 손 목사는 당시 “이재명이 당선되면 히틀러 정권이 될 수도 있다”며 “자유 우파 대통령이 당선돼 이재명은 대선에서 거꾸러지게 하시오”고 발언했다.검찰은 지난해 11월 손 목사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손 목사 측은 자신의 행위가 헌법상 종교의 자유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현행법상 종교단체 혹은 구성원은 직접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손 목사 측은 발언에 대한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선거법 위반을 전제한 공소사실은 부인한다고 주장했다.재판부는 이날 “피고인이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는 내용을 말했고 특정 후보에게 투표하지 말 것을 독려했다”며 “피고인 교회 신도 수와 유튜브 구독자 수 등을 고려할 때 선거에 미칠 영향력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이어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벌금형을 넘는 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을 참작했다”면서도 “다만 같은 범행으로 처벌받은 적이 있으며 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를 받고도 범행을 이어간 점은 죄책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서낙동강 노을이 감싸는 선물 같은 공연 명당 [문화 핫플]
하필 전국적으로 최강 한파가 들이닥친 날이었다. 세찬 강바람까지 맞아 후덜덜거리면서 정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남쪽으로 난 대형 채광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꽁꽁 얼어붙은 몸을 단숨에 녹여주었다. 서부산권 최초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 ‘낙동아트센터’는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의 서낙동강 강변에 자리잡고 있다. 아직은 신도시가 완전히 조성되지 않아 주변이 다소 썰렁했지만 지난 10일 공식적으로 문을 연 이후 3월까지 진행하고 있는 개관 페스티벌의 열기가 뿜어져 나온다. 낙동아트센터의 지상 3층으로 연면적만 9126㎡에 달한다. 1층엔 다목적 홀인 292석의 앙상블 극장과 강의동인 아카데미 1~2실, 접견실, 사무동, 카페테리아가 있다. 2~3층에는 낙동아트센터가 자랑하는 987석의 콘서트홀이 있다. 콘서트홀 뒤편의 숨은 공간에는 리허설룸, 출연자 대기실, 분장실, 조정실, 판넬룸, 전용 화장실, 악기보관실, 무대감독실 등이 자리잡고 있다. 낙동아트센터 측은 다른 공연장과 가장 차별화되는 요소로 음향을 꼽았다. 백세준 무대기술계장은 “‘슈박스형’(신발 상자 모양의 직사각형) 콘서트홀이어서 균형잡힌 소리를 전달할 수 있고, 명료도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또 덴마크산 너도밤나무로 제작한 바닥과 벽면의 마감재는 밀도가 높아 목재 특유의 ‘텅텅’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고 따뜻한 소리를 울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무대의 뒤쪽 벽면에 설치된 공조기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냉난방을 조절하는 공조기는 의외로 소음이 많아 연주자들이나 관객들을 귀를 자극한다. 이 곳의 공조기는 나무로 만들어졌는데 모두 17개다. 각각 다른 높이의 목재를 끼워 넣어 공조시스템에서 새어 나오는 소음을 최소화하고 시각적으로도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한다. 음향에 자신 있는 만큼 낙동아트센터는 ‘녹음에 최적화된’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서의 정체성을 살려 나가겠다고도 했다. 오는 3월 개관페스티벌 마지막 무대에 오르는 독일 쾰른방송오케스트라은 당초 이번 공연의 전 과정을 녹음하겠다고 했다. 다만 아직 녹음장비가 갖춰지지 않고, 인력 문제 때문에 보류했다고 한다. 낙동아트센터는 올해 약 7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전문 녹음장비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콘서트 때 음악을 듣기 좋은 ‘숨은 명당’은 어디인지 물어봤다. 백 계장은 “1층 10~11열을 가운데 좌석을 VIP석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음악 소리가 직접 귀에 들어오는 것 보다는 공연장 내부의 벽면이나 천장 등에 튕겨져서 오는 곳이 듣기에 좋다”면서 2층 2~3열을 추천했다. 앞뒤 좌석 간 간격이 540㎜로 다른 공연장에 비해 넓다. 관객이 앉아 있을 때 다른 관객이 그 앞을 지나갈 수 있을 정도다. 콘서트홀 좌석수를 1000석을 넘기고 싶지 않았냐고 물어봤다. 백 계장은 “2층 객석의 발코니를 앞으로 더 빼낼 경우 1200석도 가능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더욱 풍부하고 따뜻한 음향을 들려드리기 위해서는 규모 보다 품질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낙동아트센터는 음향적으로나, 시각적으로 사석(死席)이 없다는 것이 최적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1층에 자리잡고 있는 앙상블 극장은 콘서트는 물론 연극, 발레, 무용 등이 가능한 다목적 홀이다. 무대 면적이 객석 면적 보다 20% 넓어서 다양한 공연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지난 21일에는 재즈 ‘빅 밴드’ 공연이 열렸다. 피아노, 베이스, 드럼 뿐만 아니라 관악기까지 동원된 큰 공연이었고, 무대 위에서는 재즈 연주와 함께 살사·탱고 등 춤까지 출 수 있어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오는 7월 3일부터 26일까지 ‘제44회 대한민국 연극제’가 부산 전역에서 열린다. 한국연극협회 측은 최근 앙상블 극장을 둘러본 뒤 시설에 만족감을 나타냈고, 일부 연극을 이 곳 무대에 올리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낙동아트센터 측은 연극제 기간 동안 20회 정도의 연극을 앙상블 극장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낙동아트센터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출연자 대기실이다. 기자가 직접 찾아가 보니 마치 호텔 같이 편안하고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공간이었다. 지휘자 대기실을 포함해 모두 5개의 대기실이 출연자들을 위해 마련됐다. 분장, 의상 정리, 휴식이 가능하고 각 대기실 마다 의류관리기까지 비치돼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그렇다고 낙동아트센터가 클래식 애호가들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낙동강변에 자리 잡고 있다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공연을 즐기러 온 관객이 아니더라도 낙동아트센터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3층 서쪽 편에 있는 테라스는 낙동강변으로 지는 해를 지켜볼 수 있는 최적의 스팟이다. 김일택 공연기획계장은 “1층 카페테리아에서 2000원 짜리 커피 한 잔 사서 올라오시면 된다.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오후 5~6시쯤 시작되는 서낙동강의 일몰을 지켜보는 것은 낙동아트센터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극찬했다. 2층에서 3층으로 연결된 계단도 우아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대형 채광창에서 쏟아지는 빛을 받으면서 스커트 처럼 아래로 갈수록 넓게 펼쳐지는 계단은 누구든지 무대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줄 수 있을 것 같다. 낙동아트센터 측은 앞으로 이곳을 젊은 커플들의 웨딩 촬영 장소로 개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경사로의 흰 색 벽면에는 공연장의 역사를 소개하고 정체성을 심어가는 ‘아카이브’이자 ‘갤러리’로 활용할 계획이다. 송필석 관장은 “낙동아트센터는 좋은 공연을 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드리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부산시민이나 강서구민들을 위한 쉼터나 사랑방 같은 역할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넘버원’ 김태용 감독 “따뜻한 밥 한 상 차리는 마음”
“따뜻한 밥 한 상을 차린다는 마음으로 만든 영화입니다.”김태용 감독은 영화 ‘넘버원’을 이렇게 소개했다. 설 연휴 개봉을 앞둔 ‘넘버원’은 최우식과 장혜진이 모자 관계로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일본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김태용 감독은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배우 최우식, 장혜진, 공승연이 함께 했다.이 영화는 어느 날부터 엄마의 음식을 먹을 때마다 하나씩 줄어드는 숫자가 보이기 시작한 아들 하민이 어떤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메가폰을 잡은 김 감독은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은 요즘, 한 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라며 “눈으로 스쳐 지나가기보다 마음에 오래 머무는 영화가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이 작품은 우와노 소라의 소설 ‘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를 원작으로 한다. 김 감독은 제목에 대해 “긴 원작 제목을 그대로 쓰기 어려웠다”며 “‘넘버원’이라는 말에 마지막에 남는 숫자이자, 우리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갖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최우식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아들 하민 역을 맡았다. 그는 김태용 감독과 영화 ‘거인’ 이후 12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최우식은 “두 번째 작업이라 부담감이 있었다”며 “‘거인’으로 좋아해주신 분들이 많았던 만큼 더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1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감독님도 저도 경험이 쌓였고, 현장에서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아는 지점이 많아 수월하게 작업했다”고 덧붙였다.이 작품은 최우식과 장혜진이 영화 ‘기생충’ 이후 7년 만에 다시 만나 화제가 됐다. 최우식은 “‘기생충’에서는 앙상블 중심의 연기였다면, 이번에는 일대일로 교감하며 연기할 수 있었다”며 “이미 친한 상태에서 시작해 훨씬 편했다”고 전했다. 부산 사투리 연기에 대해서는 “처음 도전하는 사투리라 어려움이 있었지만, 감독님과 장혜진 선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장혜진은 점점 아들과 멀어지는 엄마 은실 역을 맡았다. 그는 “(부산 출신이지만)서울 생활이 길어 사투리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며 “현장에서 감독, 제작진과 계속 상의하며 조율했다”고 말했다. 최우식과의 재회에 대해서는 “‘기생충’ 때는 서로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우식이가 찾아와줘서 고마웠던 작품”이라고 말했다.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넘버원’은 관객이 울기까지 기다려주는 영화”라며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서며 어머니에게 전화 한 통 하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 등과 함께 설 연휴 극장가에서 관객과 만난다. 개봉은 오는 2월 11일이다.
극지(極地), 다음 세대에 꽃필 동토의 땅
미국 백악관은 최근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성조기를 든 펭귄과 함께 그린란드 설원 위를 걸어가는 합성 사진 게시물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그린란드를 장악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게 사실 한두 번이 아니다. 트럼프의 위협은 아이러니하게도 북극 그린란드의 인지도를 크게 올렸고, 관광객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부산을 북극항로의 거점 항만으로 육성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에 따라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문제는 이처럼 중요해진 극지이지만 너무나 멀리 떨어져 우리가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마침 최근에 한국극지연구위원회 김예동 위원장이 펴낸 <한 극지 과학자의 회상>이 눈에 띄었다. 서울에서 만난 극지 전문가 김 위원장에게서 들은 남·북극과 북극항로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전한다. 트럼프는 틀렸다. 북극 그린란드에는 펭귄이 살지 않는다. 남극에만 사는 펭귄과 북극에 사는 북극곰이 만날 수 있는 곳은 오직 동물원뿐이다. 우선 남극부터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남극 연구는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활발해졌다. 북반구에서 북극은 남극보다 가까이 있지만 북극에 대한 본격적인 과학 연구 활동은 남극보다 30년이나 늦었다. 한국도 남극 세종기지는 1988년, 북극 다산기지는 2002년으로 설립 시기에 상당한 차이가 난다. 남극은 세상에서 가장 춥고 건조한 곳이다. 북극보다도 훨씬 춥다. 바다에 둘러싸인 대륙 남극, 대륙으로 둘러싸인 바다 북극이라는 차이가 있다. 남극의 평균 얼음 두께가 2㎞나 되는 만년빙 아래는 땅으로 덮인 광활한 대륙이다. 지구 전체 육지 면적의 10%이자 호주의 2배에 해당하는 크기이다. 남극은 겨울철에 영하 90도까지 떨어지며 6개월간 해도 뜨지 않는다. 게다가 해발 3000~4000m의 산맥이 가로지르고 있으니 얼마나 춥겠는가. 지구 전체 담수 60~70%가 얼음 형태로 저장되어, 남극 얼음이 모두 녹으면 해수면이 45~90m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한다. 언뜻 생각하면 얼음과 눈 뿐이라 습도도 높을 것 같지만, 사하라나 고비사막 버금가게 건조한 곳이어서 불도 자주 난다. 한 번 불이 나면 강풍을 타고 잘 꺼지지도 않는다. 40여 개 과학기지에 1000명에 달하는 과학자들이 원주민도 살지 않는 혹독한 남극에 남아 겨울을 보내는 이유가 있다. 남극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크게 주목받고 있다. 현재 지구는 과거 수십만 년 동안에 걸쳐 일어난 기온 변화를 불과 한 세기 만에 겪고 있다. 급격한 기후변화의 답은 지구 역사의 냉동 타임캡슐인 남극대륙에 간직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남극은 남극조약에 의해 자원 채굴이 금지되고, 오직 과학적 연구와 보존을 위해서만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북극 사례를 보듯이 앞으로 풍부한 남극의 지하자원을 염두에 두고 소유권 주장이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특히나 미국은 이미 1982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남극대륙은 과학 연구가 국가 이익 및 외교 정책과 결합된 지구상 유일한 지역이다”라고 강조했을 정도로 일찍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우리도 1992년 세종기지가 위치한 남극 주변 해저에서 국내 연간 천연가스 소비량의 300배에 달하는 가스수화물층을 발견했다. 지구 자전축의 가장 북쪽 끝, 북극점은 바다 위 해빙에 있다. 바닷물이 얼어붙은 해빙은 2~3m 정도의 두께다. 바다에 있다 보니 북극점의 평균기온은 여름철 0도, 겨울철 영하 40도 정도로 남극보다 따뜻하다. 북극해 주변 그린란드, 북유럽, 알래스카, 시베리아 연안을 따라 400만 정도의 인구가 산다. 그중 10%만이 원주민이다. 북극은 군사적으로 예민한 지역이라 오랫동안 개방되지 않았다. 구소련 말기인 1987년 고르바초프의 무르만스크 선언에 따라 북극이 개방되고 민간 연구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북극은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지금 같은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해빙으로 인해 접근이 어렵고, 지구온난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아서였다. 우리에게 북극의 문은 1999년 중국의 도움으로 처음 열린다. 중국이 쇄빙선 설룡호를 처음으로 북극에 보내면서 한국 연구원 1명과 학생 1명을 끼워준 것이다. “북극으로 무슨 배가 다녀요?” 극지 과학자가 해양수산부에 찾아가서 장차 북극항로가 열리게 되기에 북극 진출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면 황당한 소리를 한다면서 무시하던 시절이었다. 한국은 북극 연구에 출발은 늦었지만 2002년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의 니알슨 과학기지촌에 다산기지를 설립하며 남·북극 양쪽에 과학기지를 보유한 세계 8번째 국가가 된다. 2007년에는 오호츠크해에서 ‘불타는 얼음’이라고 불리는 다량의 가스하이드레이트를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기후변화로 북극해 해빙이 급격히 감소하며 육상 및 대륙붕 석유 자원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개발된 석유나 천연가스를 아시아로 수송하는 북극해 항로 개발도 활발해졌다. 이와 관련해 특히 주목받는 지역이 바로 그린란드다. 그린란드는 세계에서 얼음이 제일 빨리 녹으면서 지하에 있던 암석이 노출되고 있다. 트럼프의 속셈은 그린란드 석유에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장 개발이 가능한 그린란드 주변 바다 대륙붕의 석유를 북극해를 통해서 미국 동부로 가지고 갈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극해에는 전 세계 원유 13%, 천연가스 30% 이상이 매장되어 있다고 추정된다. 우리 정부가 북극항로 개발을 국가 주요 정책 어젠다로 선정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은 시의적절해 보인다. 하지만 북극항로가 경제성을 갖추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단순히 항로의 관점에서 보지 말고 좀 더 크게 보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에너지 안보다. 시베리아에서는 천연가스가 많이 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에너지를 거의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에 값싼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는 나라는 러시아다. 북극항로를 통한 천연가스 공급은 쇄빙 LNG선을 이용해 계속 확대되고 있다. 북극항로는 국가적으로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확보 수송할 수 있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우리도 북극해 가스전에 투자해야 하고, 부산항도 이런 시대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예동 위원장은 “극지 문제를 해양이나 과학의 관점으로만 나눠서 볼 게 아니고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면 좋겠다. 남극기지 지원을 위해 공군기나 해군 함정을 이용하면 우리 공군이나 해군이 남극에 가서 훈련하는 거로 생각할 수 있다. 또한 동남아시아의 저개발국 인재도 우리의 극지 연구에 끼워주면 외교를 확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그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극지 연구 결과는 인류의 공통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좁은 한반도에 살던 우리 민족이 극지라고 하는 새로운 과학 영토를 개척한 셈이다. 이 극지는 현재보다 미래이다. 지금 우리가 아니라 미래 세대의 몫이다. 다음 세대에 필 꽃이기에 잘 키워서 미래를 대비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극지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그가 들려준 답이었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에피소드도 있었다. “보트를 타고 바다를 건너가는데 중간에서 엔진이 자꾸 꺼졌다. 배는 막 돌고, 시동은 안 걸려 애를 먹던 중이었다. 그때 갑자기 배 옆에 엄청나게 큰 고래가 나타나 물 위로 뛰어올랐다. 고래 꼬리가 눈앞에서 바다를 펑하고 치는데 어마어마한 감동이 몰려왔다.” 그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강연할 때면 “젊은이들이여, 항상 남이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찾아가라.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두려움을 갖지 마라. 새로운 길을 찾아 열심히 가다 보면 성공은 저절로 다가온다”라고 말한다. 남극·북극, 극지는 이미 내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김예동 위원장은 누구 한국극지연구위원회 김예동 위원장은 1983년 미국 유학 시절 지도교수와 함께 남극 땅을 처음 밟았다. 김 위원장은 흰 얼음과 파란 하늘, 단 두 가지 색깔만 존재하는 신비한 세계에 바로 매료되었다. 지도교수는 “너는 앞으로 평생 남극을 드나들게 될 거야”라고 예언했다. 그는 이 말대로 40년간 20차례 이상 남극을 드나들며 남극대륙을 연구해 오고 있다. 1989년과 1996년 두 차례나 세종기지 월동대장을 지냈고, 남극 장보고기지와 북극 다산기지 건설을 주도했다. 2021년에는 국제 남극연구과학위원회(SCAR)의 첫 아시아인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지난해에는 지질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운암지질학상을 수상했다. 우리나라에 극지과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고 연구 기반을 마련한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남극이나 북극에 가 보셨나요?>를 비롯해 모두 8권의 극지 관련한 책을 출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로드맵은 남극 내륙 깊숙이 들어가 제3기지를 짓고 3000m 아래의 빙하로 과거 기후 변화를 추적해야 완성이 된다. 이미 장보고기지에서 1512km 떨어진 내륙 후보지까지 K-루트를 개척하고, 제3기지를 지을 준비를 마쳤다”라고 말했다.
부산 아파트값 14주 연속 상승…전셋값은 상승폭 확대
부산의 아파트값이 14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고, 전셋값은 상승폭을 점차 키워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0·15 대책 이후 14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는데, 정부가 집값 불안 심리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 넷째 주(1월 26일 기준)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보다 0.0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0월 넷째 주부터 14주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상승폭은 1월 셋째 주(0.06%)보다는 다소 줄었다. 1월 넷째 주에도 이른바 ‘해수동’이라 일컫는 지역의 주거 상급지가 상승을 이끌었다. 해운대구는 전주 대비 0.16% 집값이 상승했고 동래구는 0.14%, 수영구는 0.08% 올랐다. 남구(0.08%)와 금정구(0.07%), 연제구(0.04%), 부산진구(0.04%) 등 상급지와 인접한 구군의 상승세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영도구(-0.19%), 사하구(-0.05%), 강서구(-0.04%) 등 원도심과 서부산 일부 지역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부산의 전셋값은 0.11% 상승하며 전주(0.09%)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금정구(0.21%)는 구서·장전동의 중소형 위주로, 동래구(0.20%)는 안락·사직동 대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올랐다”며 “남구(0.15%)는 용호동과 대연동 선호단지 위주로 전세 가격이 상승했다”고 짚었다. 한편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폭이 3주 연속 확대됐다. 1월 넷째 주 서울의 아파트값은 0.31% 상승해 지난주(0.29%)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지난해 10·15대책 발표 다음인 20일 조사에서 0.50% 오른 이후 14주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마포구는 지난주 0.29%에서 이번주 0.41%로, 성동구는 0.34%에서 0.40%로 각각 오름폭이 확대됐다. 또 노원구의 상승폭이 0.23%에서 0.41%로, 성북구는 0.33%에서 0.42%로 상승폭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매물이 감소한 상황에서 대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강북지역의 상승 거래가 늘어나며 시세가 오른 것으로 본다. 지난주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세제 정상화 발언 이후 정부가 이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도심에 6만 세대의 주택을 추가 공급하기로 해 집값 불안 심리를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SK오션플랜트 매각 다시 안갯속…우선협상 3개월 연장
경남 고성에 사업장을 둔 해상풍력 전문 기업 SK오션플랜트 매각 협상이 다시 안갯속이다. 지난해 9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도 지역 사회 반발에 부딪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자 협상 기한을 또 한 번 연장했다. 벌써 3번째로 지역민은 물론 지자체, 정치권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상황이라 협상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SK오션플랜트는 30일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 지분매각과 관련한 우선협상대상자 협상 기간을 상호 협의에 따라 3개월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시는 2025년 11월 25일 제출한 투자판단 관련 주요경영사항 공시에 대한 정정이다. 회사는 디오션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기존 내용은 유지하면서, 우선협상 기간 종료 시점을 기존 2026년 1월 이내에서 ‘2026년 4월 이내’로 변경했다. 이번 연장은 세 번째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9월 1일 디오션 컨소시엄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하고 같은 해 10월 안으로 본실사,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등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역 사회의 강한 저항과 부정적 여론에 부담을 느낀 핵심 투자사가 발을 빼면서 난항을 겪자 협상 기간을 4주 연장했다. 이후 11월 말 기간 만료가 다가오자, 다시 2개월을 더 연장했다. 다만 이번에는 처분대상 관련 내용이 함께 공시됐다. ‘협의 기간이 도과하더라도 매도인은 2027년 3월 31일까지 대상 주식을 본 거래와 무관한 제3차에 처분하지 않기로 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공시한 기한이 만료되더라도 내년까지는 디오션 컨소시엄과 매각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라는 분석이 나온다. 거래 대상은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SK오션플랜트 경영권 지분 36.98%다. 가격은 4000억 원대 중반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옛 삼강엠앤티를 인수해 이듬해 2월 사명을 SK오션플랜트로 바꿨다. 이후 과감한 투자와 시장 공략으로 명실상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분야 아시아 1위 해상풍력 전문 자회사로 키워냈다. 지난해에는 양촌·용정일반산업단지에 1조 1530억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기지를 건설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기회발전특구’ 지정까지 받아냈다. 하지만 최근 7조 원대 차입금에 따른 부채 압박이 커지자 알짜 자회사인 SK오션플랜트 매각에 나섰다. 문제는 매각 대상이다. 우선협상대상자인 디오션 컨소시엄은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의 측근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신생 사모펀드 디오션자산운용이 주관사다. 디오션 측은 전략적 투자자(SI)인 오성첨단소재와 하나은행 인수금융으로 인수 자금 대부분을 마련할 예정이다. 오성첨단소재는 디스플레이용 필름 제조업체로 신사업 추진 일환으로 컴소시엄에 참가했다.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면 오성첨단소재가 새 최대주주가 된다. 이를 뒤늦게 인지한 지역 사회는 발끈했다. 대기업인 SK그룹 이탈로 인한 상실감과 사모펀드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업 축소와 투자 중단, 고용 위축이 불 보듯 뻔하다는 우려도 컸다. 당혹감을 넘어 배신감마저 느낀 지역민들은 범군민대책위를 꾸리고 매각 저지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여기에 지자체, 상공계는 물론 여야 정치권까지 한목소리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경남도와 고성군 등 지자체에 특구 사업 시행자 변경 승인 권한을 쥐고 있어 지역 여론을 무시하고 최대주주가 바뀌면 변경 승인이 거부되거나 아예 특구지정이 취소될 수도 있다. 디오션 측은 뒤늦게 지역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현재 고성군 주민 반발은 처음 매각 소식이 알려진 이후보다는 누그러진 상태로 전해진다. 반대로 신생 사모펀트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해 단기간에 지역 사회를 설득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나 정치권 입장에선 여론이 중요한데, 지방선거가 코앞이라 확실한 보증이 없다면 기존입장을 번복하기 어렵다”면서 “이번 공시에 추가된 처분대상 내용도 지방선거 전후까지를 염두에 둔 장치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웃 주민 아들 학대·살해’ 공범 40대 여성 징역 25년
부산에서 이웃 주민이 자기 아들을 숨질 때까지 수년간 학대한 범행에 가담한 40대 여성(부산일보 2025년 12월 22일 자 10면 보도)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30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40대 여성 A 씨에게 징역 25년형을 선고했다. A 씨는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이웃에 사는 40대 여성 B 씨와 공모해 B 씨의 10대 자녀 C 군과 D 양 폭행하는 등 상습 학대하고, C 군이 지난해 1월 급성신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C 군이 숨지기 전 A 씨와 B 씨로부터 100차례 넘게 학대를 당했다”며 “이 사실 외에 다른 원인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 따라 C 군이 학대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다는 점이 인정된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A 씨와 B 씨의 통화 내역을 살펴보면 이들이 C 군 사망 전 학대 범행의 도구나 수법, 역할까지 세세하게 모의했다는 점이 명백하게 확인된다”라며 “C 군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상당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A 씨는 사실상 B 씨와 함께 아이들을 공동으로 양육하는 위치에 있으며 B 씨와 함께 장기간 가혹한 신체 학대를 반복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그럼에도 범행을 대부분 부인하고 있어 자신의 범행을 뉘우치고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라고 판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와 B 씨는 C 군과 D 양 신체를 나무 막대기나 회초리 등으로 반복적으로 때리는 등 각종 학대를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한 번에 50~100회 정도 때리다가 100회 넘게 폭행한 적도 있고, C 군과 D 양에게 뜨거운 물을 부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재판부는 A 씨와 B 씨 모두 범행의 주된 행위자로 가담했다고 봤다. 앞서 B 씨는 증인신문에서 A 씨가 자신을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가스라이팅을 이어와 학대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오히려 자신은 B 씨 행위를 자신이 말리기도 했고, C 군 사망 전 학대도 B 씨가 주도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를 모두 배척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9일 결심공판에서 “사회적 격리가 필요하다”라며 A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B 씨는 자기 아들을 학대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5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법원 “공인중개사도 전세사기 피해 손해배상 책임져야”
전세사기 사건에서 공인중개사들이 확인·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피해 금액에 대한 일부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민사17부(맹준영 부장판사)는 수원지역 주택 임차인들이 임대인 및 공인중개사 6명에 대해 신청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임대인은 잔존 보증금 54억 원 전부에 대한 지급을, 공인중개사들은 임대인과 공동해 잔존 보증금 50%에 해당하는 손해배상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인중개사들은 공인중개사법이 요구하는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 의무를 위반하는 과실에 의한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며 “피해자들이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중개대상물 권리관계 등 자료와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임차인(원고) 39명은 이 사건 임대인과 2022년 5월부터 2023년 3월까지 각각 1억∼1억 9000만 원 해당하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임차인들은 “임대인이 임대차 계약 종료 시 보증금을 제대로 반환할 능력이 없었는데도 보증금을 받아 편취했고, 공인중개사들은 법에서 정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주장하며 임대인과 공인중개사들의 공동불법 행위에 따른 임대차보증금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공인중개사들은 “임대인과 전세사기를 공모하지 않았고 원고들에게 중개대상물에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됐다는 사실을 고지했으며,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공동담보 목록을 기재하는 등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할 위험을 알렸으므로 공인중개사법상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공인중개사들이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됐다는 내용만 기재했을 뿐 각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된 다른 구분건물의 부동산등기부에 표시된 선순위 권리가 있는지 확인하는 내용은 기재하지 않았다고 봤다. 또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이 사건 공동저당권 중 일부만 기재됐고, 해당 공동저당권의 피담보채무는 이 사건 건물 전체 가액의 약 30%에 불과해 원고들이 보증금 회수 가능성에 대해 안전하다는 착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른바 ‘수원 일가족 전세사기’ 사건과 관련해 임대인 A 씨는 무자본 갭투자로 경기 수원시 일대에서 피해자 500여 명, 760억 원 규모의 전세사기를 저질러 지난해 9월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년을 확정 선고받았다. 공범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그의 아내와 감정평가사인 아들은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4년을 확정받았다.
부산대병원, 국립대병원 첫 ‘개인정보관리 전문기관’ 됐다
부산대병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개인정보관리 전문기관’으로 지정됐다. 국립대병원으로서는 처음이다. 30일 부산대병원에 따르면 정부는 인공지능(AI) 등의 급속한 발전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개발을 위한 의료데이터 활용 수요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수집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엄격한 요건을 충족한 ‘특수전문기관’에 한해 정보 수집 권한을 부여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이번 지정은 부산대병원 성상민 융합의학기술원장이 개발한 의료 마이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앱 ‘건강BU심’ 서비스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부산대병원은 이를 통해 다른 병원·기관이 제공하는 정보와 사용자의 의료정보를 수집·분석해 독자적인 헬스케어 사업과 연구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성상민 융합의학기술원장은 “AI, 빅데이터, 정보통신 기술을 의료와 융합해 사회 현안을 해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융합의학기술원은 국립대병원으로서 진료를 넘어 연구 기반 수익 창출 거점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해 공장 화재 주불 잡혀···공장 4개 동·소방차 2대 전소
경남 김해시 비철금속 제조공장 화재가 발생한 지 15시간 만에 큰 불이 잡혔다. 30일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6시 52분 김해시 생림면 비철금속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진화 작업을 이틀째 벌이고 있다. 당시 공장 내부에는 알루미늄 약 300t이 적재돼 있었던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한다. 이 때문에 진화 작업에 어려움이 따랐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소방당국은 물과 접촉하면 화학 반응을 일으켜 폭발할 위험이 있는 알루미늄 특성을 고려해 물이 아닌 팽창질석으로 가연성 물질을 덮어 30일 오전 10시 16분 초진했다. 화재 현장에는 팽창질석 85L 용량 286포가 지원됐다. 인력 328명과 차량 98대 등도 이날 오전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공장 4개 동과 소방차 2대가 전소했다. 진화 작업에 나선 소방관 1명이 넘어져 팔 부위에 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소방당국은 현재 중장비 등을 동원해 잔불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소방당국은 앞서 지난 29일 연소 확대가 우려되자 화재 발생 30분 만에 관할 소방서와 인접 소방서 5~6곳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한때 불씨가 공장과 인접한 야산으로 일부 번졌으나 더 이상 확산하지 않으면서 29일 오후 10시 5분에 대응 2단계를, 30일 오전 2시 29분에 1단계를 각각 해제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당시 비철금속제조 공장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며, 신고자는 컨베이어 벨트 부분에서 불꽃이 튀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 후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국 ‘환율 관찰대상국’ …“원화 약세, 기초여건 부합 안해"
미국이 29일(현지시간) 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재차 지정했다. 지난해 말 150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은 한국의 강한 경제 기초여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놨다.미국 재무부는 이날 연방 의회에 보고한 '주요 교역 상대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통화 관행과 거시정책에서 신중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독일, 아일랜드, 스위스, 태국 등 10개국을 관찰 대상국 명단에 올렸다. 태국은 이번에 신규로 지정됐다.한국은 2016년 4월 이후 7년여 만인 지난 2023년 11월 환율관찰 대상국에서 빠졌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인 2024년 11월 다시 환율관찰 대상국에 포함됐다. 이어 지난해 6월 발표된 보고서에서 해당 지위가 유지됐으며, 이번에도 관찰 대상국에서 빠지지 못했다.재무부는 이번 보고서가 2025년 6월까지 4개 분기 동안 상품과 서비스에서 미국의 대외 무역의 약 78%를 차지하는 주요 무역 상대국의 정책을 검토하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미국은 2015년 제정된 무역 촉진법에 따라 자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상위 20개국의 거시경제와 환율 정책을 평가해 일정 기준에 해당하면 심층분석국 또는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평가 기준은 △15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에 해당하는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최소 8개월간 달러를 순매수하고 그 금액이 GDP의 2% 이상 등 3가지다. 이들 3가지 기준 모두에 해당하면 심층분석국으로 지정되며, 2가지만 해당할 경우 관찰 대상국이 된다. 이번엔 심층분석국은 지정되지 않았다.미 재무부는 이번에도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문제를 지정 사유로 들었다.재무부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상당히 증가해 2025년 6월까지 4개 분기 동안 국내총생산(GDP)의 5.9%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4.3%에서 상승한 것"이라며 "이러한 증가는 소득 및 서비스 무역이 크게 변동이 없는 가운데 상품 무역(주로 반도체와 기타 기술 관련 제품)에 의해 거의 전적으로 주도됐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이제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 5년 평균인 5.2%를 넘어선다"고 했다.이어 "한국의 대미 상품·서비스 흑자는 팬데믹 이전 최고치였던 2016년에 기록한 180억 달러의 2배 이상인 520억 달러에 달했다"고 부연했다.이와 함께 재무부 보고서에는 한국의 환율 동향과 관련, "2024년 4분기에는 한국은행이 11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국내 정치적 불안이 시작되면서 원화에 대한 절하 압력이 극심했다"며 "2025년 말 원화는 한국의 강력한 경제 기초여건과 부합하지 않게 추가로 약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재무부는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대체로 대칭적(symmetrical)이었다"며 "당국은 절하와 절상 압력 모두에 대한 급격한 변동을 저지하지 위해 시장에 개입해왔다"고 평가했다.이어 "한국이 2009∼2016년 원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일관된 개입 패턴에서 대체적으로 대칭적 개입 패턴으로 전환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고 덧붙였다.재무부는 한국의 자본시장은 상당한 개방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외환시장 거래시간 확대와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 허용 등 외환시장 제도개선 노력이 외환시장의 회복성과 효율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재무부는 이번 환율보고서부터 전 국가를 대상으로 시장개입 외 자본유출입 및 거시건전성 조치, 정부투자기관 등을 활용한 경쟁적 평가절하 여부도 심층 분석하기 시작했다.재무부는 정부투자기관 평가에서는 국민연금의 외화 매수는 해외투자 다변화 목적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국민연금과 한국은행 간 외환스와프는 2024년 4월 원화 변동성이 확대된 시기에 원화 약세 압력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재정경제부는 보도참고자료에서 "원화 관련 이례적 평가는 지난해 하반기 원화가 일방향 약세로 과도하게 움직인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재무부의 상황 인식을 시사한다"며 "앞으로도 재무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외환시장에 대한 상호 이해와 신뢰를 확대하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보고서에서 "재무부는 무역 상대국들이 외환 개입과 비시장적 정책 및 관행을 통해 통화를 조작해 무역에서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재무부는 중국에 대해선 "이번 보고서에서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 가운데 환율 정책 및 관행에 대한 투명성 부족이 도드라진다"며 "앞으로 중국이 공식·비공식 경로를 통해 위안화 절상에 저항하기 위해 개입했다는 사용 가능한 증거가 제시되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치, 한국 신용등급 'AA-·안정적' 유지…잠재성장률 1.9%로 하향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30일 한국의 국가 등급을 'A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다만, 잠재성장률 추정치는 1%대 후반으로 낮추면서 잠재성장률 제고 노력 없는 정부부채 증가를 경고했다. 지난해 급락한 원화 가치는 올해와 내년에 절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피치는 한국의 장기 외화표시 발행자등급(IDR)을 'AA-'로 유지한다고 이날 밝혔다. 올해 들어 국제 신용평가사의 한국에 대한 첫 국가신용등급 발표이다. 피치는 "한국의 견조한 대외재정 여건, 역동적인 수출 부문, 안정적인 거시경제 성과 등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피치는 2012년 9월부터 한국의 국가등급을 'AA-'로 유지하고 있다. 피치는 이번 발표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강한 민간 소비 등으로 작년 1.0%에서 올해 2.0%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순수출이 기조적인 성장 동력으로 계속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상호 관세 등 미국과의 통상 이슈는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피치는 지난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계엄령 선포·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 국면이 해소됐으며, 국회 다수 의석을 감안할 때 정책 추진 동력이 확보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피치는 이번 평가에서 한국의 잠재 성장률 추정치를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반영한 것이다. 다만, 정부가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성장 저하 압력을 상쇄하기 위해 인공지능(AI)·첨단 산업에 대규모 투자 등 생산성 향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정의 경우 AI·연구개발(R&D)·첨단산업 투자 확대 등으로 올해 예산이 작년 본예산 대비 8.1% 증가하겠지만 경기 회복에 따른 세수 확보로 재정수지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정 적자를 고려할 때, 재정 투자 확대에 따른 잠재 성장률 제고 효과 없이 정부 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향후 국가신용등급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치는 한국의 대외건전성에 관해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에 기반해 GDP 대비 23.3%(AA 국가 평균 17.3%)에 달하는 순대외채권국에 해당하는 등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우리 거주자의 미국 주식 투자 확대에 따른 자본 유출 등으로 지난해 원화가 약세 압력을 받았으나 2026∼2027년에는 원화가 다소 절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피치는 한국의 가계부채비율이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이나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정책 당국이 중기적으로 가계부채 증가율이 명목 GDP 성장률을 상회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 리스크에는 새 정부가 교류 확대, 관계 정상화, 비핵화 등 한반도 긴장감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북·러, 북·중 관계 강화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의 대화 유인 부족 등으로 지정학적 긴장감이 단기적으로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피치 발표에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대내외 건전성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재확인했다"며 "한국 경제의 견조한 대외신인도가 유지되도록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사성, 산업·교통 인프라 모두 갖춰” 부산 중구의회, 해수부 유치 촉구
해양수산부 신청사 입지 선정을 앞두고 부산 중구의회에서 해양수산부 중구 유치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부산 중구의회는 지난 29일 오전에 열린 제31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해양수산부 신청사 중구 유치 결의문’을 채택했다고 30일 밝혔다. 중구의회는 결의문에서 “해양수산부는 해양시대를 이끌어 갈 실질적 컨트롤 타워로서 신청사의 입지 선정이 정책 추진의 시너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라면서 “해양수산부의 신청사 건립 부지 선정이 본격 논의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부산시 행정 중심이었던 역사성과 함께 항만과 가장 가까운 해양 행정 요충지로서 중구가 가장 최적지임을 천명하며 중구 유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구의회는 “중구는 부산항을 비롯한 항만·해양 관련 공공기관과 산업 인프라가 이미 갖추어져 있으며 도시철도와 도로망 등 뛰어난 교통 접근성을 보유한 최적의 입지”라며 “이러한 여건을 고려할 때, 해양수산부 신청사뿐만 아니라 향후 항만·해양 관련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함께 입지하더라도 관계자들의 이용 편의성과 만족도는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9월 ‘청사 건립 사업계획지원 용역’을 발주했으며, 연내 신청사 부지를 확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값의 역설’ 경남銀 횡령범 110억 감액
‘금값도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말이 나올 법하다.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해 159억 원의 추징금을 내야 했던 전직 은행원이 범죄 후 압수한 물품에 금괴가 포함된 덕분에 추징금을 49억여 원만 물게 됐다. 금값 상승 덕분이다.29일 BNK금융그룹 공시 등에 따르면 최근 법원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BNK경남은행의 전직 간부 이 모 씨에게 추징금 49억 7925만 원을 선고했다.앞서 대법원 형사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해 7월 상고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시, 대법원은 추징금 159억 4629만 원에 대해서는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추징액에서 공제돼야 할 압수물 금괴 101kg의 가액 산정 기준이 잘못됐고 배우자에게 별도 추징한 1억 원이 공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원심에서는 이미 압수한 금괴 101kg의 가격을 2023년 10월 감정가 기준으로 산정해 83억여 원으로 책정했는데,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가액을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재감정해 191억여 원으로 높였다. 금값이 최근 급등하면서, 현물로 환수한 금괴 가치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추징금이 109억 원가량 줄어들었다. 추징금은 이미 압수한 물품의 가치나 압수할 수 없는 범죄수익을 제외한 뒤 산정한다.이런 황당한 상황은 최근 100만 원 이상으로 치솟은 금값 때문에 벌어졌다.
가는 길도 서럽게… 진행 중이던 공영장례 중단 ‘논란’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공영장례가 진행되던 중 돌연 중단된 뒤 같은 빈소에 일반 장례식 빈소가 차려지는 일이 발생했다. 공영장례가 해마다 늘어나는 상황에서 제도 취지를 훼손하는 이른바 ‘꼼수 장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부산 금정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7시부터 부산 금정구 A장례식장 빈소 3곳에서 공영장례가 진행됐다. 하지만 당초 6시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공영장례는 2~3시간 만에 빈소 3곳에서 모두 중단됐다. 오전 10시께 공영장례 빈소가 치워진 자리에는 곧바로 일반 장례식 빈소가 차려졌다. 장례식장이 공영장례를 연기하고 일반 장례식을 진행한 것이다. 빈소가 사라지자 공영장례 조문객들이 현장에서 항의하거나 발길을 돌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항의가 이어지자 장례식장 측은 공영장례를 연기해 치르겠다고 밝혔다. 공영장례란 부모나 형제·자매가 없는 무연고자나 저소득층 등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지자체가 장례 절차와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부산시는 2021년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공영장례를 치르는 장례식장에 1인당 160만 원 안팎을 지원하고 있다. 부산반빈곤센터에 따르면 부산 내 55개 장례식장 중 약 35곳이 공영장례를 시행 중이다. 시민단체는 일반 장례가 공영장례보다 비용이 몇 배로 높은 구조여서 공영장례를 형식적으로 짧게 치른 뒤 곧바로 일반 장례를 받는 ‘새치기식’ 운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공영장례가 늘어나고 부산시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지자체의 내실 있는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시에 따르면 2023년 417건이었던 공영장례 건수는 2024년 570건, 지난해 597건으로 증가했다. 예산도 갈수록 늘어 지난해 4억 2000만 원이 투입됐다. 금정구청은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지역 내 장례식장을 대상으로 지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A장례식장 관계자는 “직원들 간 의사 전달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며 “지난 28일 공영장례를 정상적으로 마쳤다”고 해명했다.
16년, 너무 길었다 [논설위원의 뉴스 요리]
[사설] 로봇과 피지컬 AI, 부울경 산업생태계 혁신 기회다
[사설] 덧셈해도 모자랄 판에 '뺄셈 정치' 늪에 빠진 국힘
[김승일 칼럼] 국가대표 AI의 도전
[밀물썰물] D램 화려한 부상
[배학수의 문화풍경] ‘환단고기’를 다시 읽는 이유
시사보도·휴먼·스포츠 3색 유튜브 채널서 입맛대로 즐긴다
<부산일보>가 창간 80주년을 맞아 ‘TV방송국’을 개국하고 대대적인 콘텐츠 혁신에 나선다.
‘우키시마호 비극’ 온라인 추모기록관 열었다
생존자 증언, 유족의 사무친 한, 놓쳐버린 기록들…. 78년 전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 참사 기록을 집대성한 온라인 추모관이 문을 열었다. 파편적으로 남은 ‘그날의 기억’과 새로 확인된 사료를 한데 모은 첫 온라인 페이지다. 우키시마호 사건을 알려 추모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앞으로 오프라인 추모 공간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일보〉는 9일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만든 인터랙티브 페이지 ‘우키시마호 마지막 항해’(ukishima.busan.com)를 공개했다. 페이지에는 올 초부터 수개월간 진행한 취재진의 우키시마호 취재 기록과 결과물을 담았다. 비극의 증언록, 생존자 개인기록부, 사무친 유족의 한, 놓쳐버린 기록, 추모의 배 등 총 5개 세부 추모관으로 나뉜다. 모바일로도 동일한 콘텐츠가 제공된다. ‘비극의 증언록’은 두 달간 서울, 인천, 대구, 경남, 전남, 충남 등 전국 곳곳을 돌며 생존자를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취재진이 수소문 끝에 찾은 생존자 이순연(87)·전영택(95)·이재필(81) 씨의 생생한 증언도 기록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우키시마호 사건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생존자 개인기록부’에서 볼 수 있다. 해당 페이지에서는 28년 전 우키시마호폭침진상규명회가 작성했던 생존자 80명의 기록부와 증언록을 일일이 첨부해 고인을 추모한다. ‘사무친 유족의 한’에는 12명의 피해자 유가족의 가슴 아픈 이야기와 그들의 마지막 바람을 담았다. 고인의 이름과 출생, 사망 연도가 적힌 위패를 누르면 영상과 사진, 기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놓쳐버린 기록’에서는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우키시마호 희생자 명단 원본을 비롯해 침몰한 우키시마호 모습, 선실에 널브러진 희생자 유해 등의 실제 사진을 보여준다. 우키시마호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자 유족과 시민단체가 지난 30년간 애쓴 모습과 한일 추모 활동도 담겼다. 마지막 ‘추모의 배’는 방문자가 직접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곳이다.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4일 일본 마이즈루 앞바다에서 의문의 폭발로 침몰했다. 한국인 강제징용자와 가족 8000명이 귀향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수장된 비극적 참사였지만 여태 유해 봉환이나 진상 규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교과서에도 사건이 등재되지 않았고, 추모 공간도 턱없이 부족해 국민의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다행히 행정안전부가 올해부터 유해 봉환 절차를 밟는 등 사건은 해결 국면에 돌입했다. 우키시마호의 당초 목적지였던 부산항 1부두에 추모 공간을 조성하자는 목소리도 커진다. 동북아평화·우키시마호희생자추모협회 김영주 회장은 “온라인 추모관은 우키시마호 사건을 잘 알지 못하는 젊은 층을 비롯해 모든 세대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라며 “사건 해결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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