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갱신 대상자 역대 최다인데’… 부산 갱신율 50% 미만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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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 기준 49.5% 그쳐
긴 더위 탓 시민 방문 기피
연말 10만 명 이상 쏠릴 듯
대기 시간만 4시간 예상돼
“갱신 대상자들 서둘러야”

올해 운전면허 갱신 대상자가 역대 최다로 늘었지만 부산 지역 운전면허 갱신율은 49.5%에 그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부산 남구 남부운전면허시험장 모습. 한국도로교통공단 제공 올해 운전면허 갱신 대상자가 역대 최다로 늘었지만 부산 지역 운전면허 갱신율은 49.5%에 그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부산 남구 남부운전면허시험장 모습. 한국도로교통공단 제공

올해 운전면허 갱신 대상자가 역대 최다로 늘었지만 부산 지역 운전면허 갱신율은 절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폭염에 따른 방문 기피로 갱신율이 오르지 않아 연말 운전면허 갱신 창구에 혼잡이 예상된다.

8일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부산 지역 운전면허 갱신 대상자 29만 1852명 중 14만 4448명(약 49.5%)이 갱신을 완료했다. 같은 기간 울산과 대구는 갱신율이 각각 55.8%와 51.2%로 절반을 넘었다.

올해 전국 운전면허 갱신 대상자는 약 490만 명으로 역대 최다다. 지난해보다 100만 명이나 대상자가 늘었지만, 전국 갱신율도 47%에 그쳤다.

부산은 여름 내내 갱신 창구가 ‘비수기’였다. 지난 6~8월 갱신을 완료한 대상자는 5만 3000여 명으로 3~5월 6만여 명보다 약 7000명 적었다. 지난 7월 공단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 뒤에도 갱신에 참여한 이는 오히려 줄었다. 아직 갱신하지 못한 대상자는 4개월이 채 남지 않은 올해 안에 면허 시험장을 찾아야 한다.

현장에서는 참여가 저조한 원인으로 ‘긴 더위’를 꼽는다. 올여름 부산에는 111년 만에 열대야가 가장 빨리 찾아오고, 지난해보다 3주나 빨리 폭염 경보가 내려지는 등 7월 초부터 시민들이 무더위에 허덕였다. 8일 오전 10시 기준으로도 부산 면허 발급 대기자는 20여 명에 불과했다.

부산의 한 운전면허 시험장 직원은 “부산에 면허시험장이 두 곳밖에 없는데, 불볕더위에 직접 찾아오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2시간 넘게 방문자가 없던 날도 있었다”고 말했다.

가을에도 기존 추이대로 방문객이 유지된다면 연말에만 10만 명 안팎이 몰려 접수 후 발급까지 최소 2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전국적으로도 운전면허 갱신 참여 인원이 가장 많았던 때는 12월이다. 최근 3년 평균 60만여 명이 12월에 몰렸다.

운전면허 갱신 주기 변경으로 대상자가 대폭 늘어난 것도 연말 갱신 쏠림이 극심해지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운전면허 갱신 주기는 1종 7년, 2종 9년이었으나 2011년 12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갱신 주기가 1·2종 구분 없이 10년으로 통일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2011년 12월 이전 면허 취득자와 그 이후 면허 취득자 갱신 주기는 2022년부터 겹치기 시작했다. 2021년 약 90만 명에 불과했던 면허 갱신 대상자는 2022년부터 매년 300만 명 이상으로 폭증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측은 현재 면허 시험장에 방문하면 20분 안에 갱신을 마무리할 수 있다며 이른 방문을 당부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관계자는 “연말에 인원이 쏠리면 대기 시간이 4시간까지 늘 수 있으니 9~10월 중 여유로울 때 방문하면 좋다”며 “이번 주 중 안내 자료 등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갱신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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