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데우는 돼지국밥 그림
대상 수상작 강지유의 ‘부산의 맛, 우리 가족의 행복’.
한 점의 그림이 한 그릇의 국밥이 되어 나누어지며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졌다. 김무디 작가와 부산바다샌드가 공동으로 개최해 올해 처음으로 열린 부산 돼지국밥 그리기 대회에 전국에서 430여 작품이 접수되어 큰 관심을 모은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대회 대상에는 강지유의 ‘부산의 맛, 우리 가족의 행복’이 차지했다. 금상에는 이지우의 ‘국밥 한 숟가락에 세상 정 다 묵어뿟다~’, 은상에는 권민선의 ‘부산의 뜨거운 숨결’, 동상에는 이시후의 ‘뜨끈한 돼지국밥’이 수상했다.
금상 수상작 이지우의 ‘국밥 한 숟가락에 세상 정 다 묵어뿟다~’.
대회 시상식은 지난 8일 부산바다샌드 감천문화마을점에서 열렸다. 대상 수상자 강지유 씨는 이날 천안 불무초등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번 대회에는 일반과 학생부 구분이 없었다. 지유 학생은 “부산에 놀러 와 가족들과 돼지국밥을 먹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그렸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은상 수상작 권민선의 ‘부산의 뜨거운 숨결’.
대상에는 100만 원, 금상 50만 원, 은상 30만 원, 동상 20만 원, ‘좋아요 상’에는 1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이 수여됐다. 시상식 뒤에는 1953 형제돼지국밥, 사회봉사 단체 ‘나무미인’과 함께 하는 돼지국밥 430여 그릇 나눔 행사가 열렸다. 감천문화마을을 찾은 많은 외국인들은 이날 돼지국밥을 처음 맛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70년 전통의 형제돼지국밥 최석윤 대표는 “이번 행사 참여를 통해 부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향토음식이 국내외 관광객에게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동상 수상작 이시후의 ‘뜨끈한 돼지국밥’
한편 응모작 가운데는 가족, 그중에서도 아버지가 소주와 함께 등장하는 작품이 많았다. 돼지국밥은 집에서 잘 만들어 먹지 않고, 주로 외식을 통해 소비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었다. 한 학원 강사는 “아이들이 가족과 국밥을 먹고 온 다음에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참가작 가운데는 명화의 이미지를 가져오거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이미지를 차용해 눈길을 끄는 작품도 있었다.
AI 그림까지 참여가 가능하도록 문호를 열어놓은 결과 AI를 사용해 그린 그림의 응모 비율은 70%가량 차지했다. 응모자 가운데는 AI 참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일부 있었지만, AI 그림이 응모자들의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돼지국밥 그리기 대회 수상자와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 무디 작가는 “돼지국밥이라는 음식 자체가 온도도 따뜻해야 하고, 가족이라는 키워드도 따뜻해서 전시장 분위기가 훈훈해졌다”라고 말했다. 부산바다샌드 정병욱 공동대표는 “재미있고 의미 있는 행사를 한번 만들어 보자고 시작했는데 많은 분들이 참여해 준 덕분에 뜻깊은 행사가 잘 마무리되었다”라고 말했다.
감천문화마을에서 돼지국밥을 나누어 주고 있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