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버블론 잠재운 엔비디아 훈풍에 코스피 다시 '사천피’
엔비디아 3분기 매출 역대 최대
예상 깬 실적에 외국인·기관 매수
트럼프 “금리 인하” 발언도 영향
20일 3% 급등 끝 4004.85 마감
20일 코스피는 엔비디아의 호실적에 힘입어 4000선을 재탈환했다. 연합뉴스
글로벌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호실적으로 AI버블 우려가 잦아든 20일 코스피가 4000선을 재탈환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3%대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5.34포인트(1.92%) 오른 4004.85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101.46포인트(2.58%) 오른 4030.97로 개장한 이후 장중 한때 4059.37(3.30%)까지 올랐다. 이후 장 마감 직전 상승세가 다소 완만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376억 원, 8076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개인은 홀로 1조 2788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외국인 수급이 복귀한 것이 지수 반등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최근 수일간 약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는 간밤 3대 지수가 동반 상승하며 거래를 마무리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0%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38%와 0.59% 상승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2월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지만, ‘AI 버블’ 논란이 다소 잦아들면서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장 막판 기술주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다. 엔비디아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비디아의 자체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570억 1000만 달러(약 83조 4000억 원)를 기록, 시장 전망치(549억 2000만 달러)를 웃돌았고, 엔비디아는 이러한 성장세가 4분기(11월∼내년 1월)에도 이어지면서 매출액이 65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과거 AI는 메모리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기억해야 할 정보가 많아졌다”며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기대감도 키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설 중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해임하겠다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콧이 망친 유일한 일은 연준이다. 기준금리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스콧, 이걸 빨리 고치지 않는다면 널 해고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주요국 증시 역시 일제히 반등했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2.65%, 3.18% 상승 마감했다.
엔비디아의 주요 거래처 중 하나인 SK하이닉스는 전장보다 1.60% 오른 57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4.25% 오른 10만 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17일 이후 3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10만 원선을 회복했다. 삼양식품 주가는 중국 공장을 증설한다는 소식에 해외 매출 증가 기대감이 커지면서 강세를 보였다. 이날 삼양식품은 전 거래일보다 1.89% 오른 140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20.62포인트(2.37%) 오른 891.94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1763억 원과 190억 원을 순매수했다. 개인도 1266억 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 펩트론이 15%대, 보로노이, 코오롱티슈진이 8%대, 파마리서치가 6%대 강세를 나타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