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어게인’ 조짐에 한동훈, 당대표 출마로 기우나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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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 “한동훈, 25일쯤 출마 결단 가능성”
극우 논란 확산으로 출마 명분 강화
출마 시 안철수 등 쇄신파와 연대 주목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9일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충무동산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3주년 기념식'에서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9일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충무동산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3주년 기념식'에서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오는 25일 전당대회 대표 후보자 등록 공고 시점에 맞춰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당내에서 극우 성향 발언이 잇따르면서 출마 명분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오자, 한 전 대표가 결국 출마로 기울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 안철수, 조경태 의원 등 쇄신파와의 연대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친한계(친한동훈계)인 국민의힘 송영훈 전 대변인은 지난 21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이번 전당대회에 한동훈이라는 정치인 본인이 있을지, 아니면 한동훈 정신으로 당의 극우화를 막고 쇄신과 변화를 견인할지는 며칠 더 봐야 한다”며 “지금 결단은 임박했다. 머지않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 금요일 대표 후보자 등록 공고를 한다”며 25일 전후에 한 전 대표가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윤희석 전 대변인도 최근 분위기 변화를 전했다. 그는 “그동안 한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나오면 안 된다는 의견이 훨씬 더 많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최근 전한길 씨 논란, 장동혁 의원의 극우적 발언과 출마 선언, 김문수 후보의 행보까지 이어지면서 당이 이렇게 어려운 때 가만히 있어도 되겠느냐는 명분으로 출마 권유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MBC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이번 주 금요일 입후보 등록 공고가 나면 입후보 상황이 결정될 것”이라며 “전한길 씨가 ‘보수의 개딸을 만들겠다’, ‘윤 어게인’ 등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해 한 전 대표에게 출마할 구실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한 전 대표는 최근 SNS를 통해 정부와 여당을 겨냥한 메시지를 잇따라 내고 있다. 그는 22일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인선을 겨냥해 “이참에 전한길 강사 같은 보수를 망가뜨리는 극우 인사들도 데려다가 쓰시라”며 “(전한길 강사도) 이재명 정부에서 데려다가 중히 쓰시면 ‘윈윈’이겠다”고 비꼬았다. 이어 “국민의힘은 상식적인 사람들이 극우화를 막아내려 애쓰는데, 이재명 정부는 오히려 강준욱 비서관 같은 극우 인사를 중용한다”고 했다. 이날 자진 사퇴한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은 지난 3월 출간한 책에서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이 대통령을 향해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강력한 공포의 전체주의적·독선적 정권이 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매우 크다”고 쓴 바 있다.

한 전 대표가 출마를 공식화하면 당내 구도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극우 논란이 당권 경쟁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가운데, 그는 개혁을 내세워 중도층과 수도권 당심을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안철수, 조경태 등 쇄신파와 손잡으면 ‘개혁 연대’ 구도가 만들어져 김문수, 장동혁 등 강경 보수 진영과의 대립이 한층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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