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픽] 전시-옴블린 레이 개인전 ‘부글부글 증후군’
11월 26일까지 홍티아트센터
프랑스 작가 옴블린 레이의 개인전 ‘부글부글 증후군’ 설치 전경. 김은영 기자 key66@
프랑스 작가 옴블린 레이의 개인전 ‘부글부글 증후군’ 설치 전경. 김은영 기자 key66@
프랑스 작가가 ‘화병’(火病)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한국 가부장제에 주목한 전시를 열고 있다.
한·불 예술인 창작공간 프로젝트 ‘빌라 부산’ 일환으로 지난 9월부터 부산 사하구 홍티아트센터에 와 있는 프랑스 작가 옴블린 레이(Ombline Ley)가 지난 12일부터 오는 26일까지 개최하는 ‘부글부글 증후군’(Le syndrome de la cocotte-minute)이다. 23일엔 스튜디오 개방 행사가 있고, 전시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 2시 30분엔 주한프랑스 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다큐멘터리 영화 형식으로 한국의 ‘화병’과 성 불평등, 여성의 내면적 회복을 주제로 영상과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장에는 사주를 보는 여성들과 인터뷰, 바닷가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는 여성, 인어의 이미지가 병치된 영상 설치가 전시된다. 또한 작가가 새롭게 만든 한국어 조어 ‘가부똥제’(가부장제+똥)와 프랑스어 ‘Cocotte-Minute’(압력밥솥)를 네온사인으로 제작해 설치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억압된 감정의 압력과 폭발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프랑스 작가 옴블린 레이의 개인전 ‘부글부글 증후군’ 설치 전경. 김은영 기자 key66@
프랑스 작가 옴블린 레이의 개인전 ‘부글부글 증후군’ 설치 전경. 김은영 기자 key66@
옴블린은 “화병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을 억누르도록 강요된 사회 구조의 산물”이라며 “조화가 우선 되는 사회 안에서 감정을 표현할 수 없던 여성들의 병은 잊힌 것처럼 보일 뿐, 여전히 몸과 마음속에 남아 있다”고 이번 프로젝트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부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홍티아트센터는 올해 입주 작가 릴레이 개인전 8회와 기획전 2회 등 총 10번의 전시를 개최해 4000여 명의 시민과 예술가가 다녀간 것으로 파악했다. 2024년부터 운영 중인 ‘빌라 부산’은 △차흘라 젠치르치·기욤 죠바네티의 ‘Ghost&Found’(2024년 11월) △플로리앙 바렌의 ‘AFTERLIFES’(2025년 8월)에 이어 세 번째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전시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오후 5시 30분 입장 마감). 문의 051-263-8661.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