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올 수능 최대 변수 부상, 수시 경쟁 더 치열해질 전망 [2026학년도 수능 난이도 분석]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수험생 85% “시험 어려웠다”
국어 표준점수, 수학보다 높아
킬러 문항 배제·재학생 증가로
중상위권 점수대 촘촘해질 듯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날인 14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날인 14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어가 입시 당락을 좌우할 핵심 과목으로 떠올랐다. 수능 직후 수험생 10명 중 8명이 ‘어려웠다’고 답해 지난해보다 체감 난도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킬러 문항 배제 기조와 재학생 증가 영향으로 중상위권 점수가 촘촘해지며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자가 늘어 논술과 면접 등 수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BSi는 지난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수능에서 국어의 최고 표준점수를 146점(16일 오전 8시 기준), 수학은 141점으로 예상했다. 주요 입시업체들도 국어 최고 표준점수는 141~149점, 수학은 137~142점으로 제시했다. 올해 수능에서 국어가 수학보다 높은 표준점수대를 형성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표준점수는 원점수가 전체 평균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나타낸다. 시험이 어렵게 출제돼 평균이 낮아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오르고, 반대로 평균이 높아지면 최고점은 낮아지는 구조다. 올해 국어 최고 점수가 높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건 그만큼 난도가 높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국어의 최고 표준점수가 139점, 수학 140점으로 수학이 1점 높았다. 주요 영역의 1등급 원점수 예상 등급컷은 △화법과작문 89점 △언어와매체 85점 △확률과통계 91점 △미적분 87점 △기하 88점으로 제시됐다.

영어도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영어는 절대평가 특성상 표준점수를 산출하지 않지만 1등급 비율을 통해 난이도를 가늠할 수 있다. 통상 적정 난이도일 때 영어 1등급 비율은 6~8% 수준인데, 지난해 수능은 6.22%였다. 반면 올해 9월 모의평가에서는 4.5%에 그쳐 난도가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번 수능도 9월 모평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은 만큼 올해 1등급 비율은 3.6~5.5% 수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험생들도 난도가 높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EBSi가 수능 직후 수험생 4019명을 조사한 결과, 44.6%가 ‘매우 어려웠다’, 40.8%가 ‘약간 어려웠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85%가 어렵게 느꼈다는 의미다. 영역별로는 국어의 체감 난도가 가장 높았다. 국어는 ‘매우 어려웠다’가 54.1%로 가장 많았으며, 수학은 ‘보통이었다’(32.4%) 응답이 가장 많았다. 영어도 ‘매우 어려웠다’가 가장 높은 응답이었지만 비율은 36.2% 수준에 그쳤다.

입시업계는 국어와 수학 모두에서 사고력 기반 중고난도 문항을 배치해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한 점을 특징으로 꼽았다. 다만 킬러 문항 배제 속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재학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만큼 수시 경쟁률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재학생이 약 3만명 늘고 N수생이 줄어 중상위권 점수대가 더 촘촘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의대 정원 또한 약 1500명 줄어 의·치·한·약 계열 최상단 정시 커트라인은 상승이 불가피하다.

입시 전문가들은 여러 기관의 자료를 비교해 남은 전형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시에서는 수능최저학력기준 확인을 위해 다양한 등급컷 자료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정시 준비생은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지원 가능 대학을 넓게 설정한 뒤 전형 세부 정보를 촘촘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