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약 경쟁률, 지방의 ‘32.4배’… 2010년 이래 ‘사상 최대’ 격차 기록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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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순위 평균 ‘136 대 1’
지방은 ‘4.2 대 1’에 그쳐
수요 쏠림에 양극화 ‘심화’

서울 시중은행에 부착돼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 안내문. 연합뉴스 서울 시중은행에 부착돼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 안내문. 연합뉴스

서울과 지방의 신축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32배 넘게 벌어지면서 격차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서울의 공급 물량 부족과 ‘똘똘한 한 채’ 수요 쏠림 현상이 주된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16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서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136.0 대 1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서울이 아닌 지역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4.2 대 1이었다.

서울의 청약 경쟁률이 지방 청약 경쟁률의 32.4배로, 리얼투데이가 청약 통계를 집계한 2010년 이래 사상 최대 격차로 나타났다. 서울과 비서울 간 청약 경쟁률 격차(배율)는 2019년까지 3배를 밑돌았다. 이후 2020년 3.7배, 2021년 9.4배, 2022년 1.3배, 2023년 7.1배에 이어 지난해 13.9배로 벌어졌고, 올해 격차가 더욱 커졌다.

서울의 청약 평균 경쟁률은 2021년 163.8 대 1로 정점을 찍은 뒤 부동산 침체기인 2022년 10.3 대 1로 급락했다. 하지만 이후 3년째 상승세다. 2023년 56.9 대 1이었고 지난해 108.3 대 1, 올해는 136 대 1을 기록했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별 1순위 청약 경쟁률 1∼3위는 성동구 성수동1가 오티에르포레(688.1 대 1),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631.6 대 1), 중랑구 중화동 리버센SK뷰롯데캐슬(430 대 1) 순으로 모두 세 자릿수 경쟁률을 나타냈다.

하이엔드 아파트를 필두로 분양시장이 반등했다고 평가받는 부산도 서울과 비교하면 청약 경쟁률 격차가 확연하다. 대단지 아파트 가운데 올해 부산에서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써밋 리미티드 남천도 1순위 경쟁률이 22.6 대 1에 머물렀다. 베뉴브 해운대(21.1 대 1), 힐스테이트 사직 아시아드(17.1 대 1), 르엘 리버파크 센텀(4.6 대 1) 등도 서울과 비교는 어려운 수준이다.

서울의 청약 경쟁률이 유독 높은 것은 지역 개발과 주택 공급이 이미 많이 진행된 데다, 신규 공급이 대부분 정비사업을 통해 이뤄지면서 일반분양 물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10월 서울 아파트 일반공급 물량은 1670세대로 인천·경기(3만 1199세대)나 지방(4만 2240세대)과 견줘 현저히 적었다. 게다가 서울 집값은 언제나 오른다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며 청약시장 양극화를 야기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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