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상 후보에 ‘아파트’ ‘골든’…미 언론 “대중음악 주요 분야로 K팝 인정한 것”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내년 2월 시상 68회 그래미 시상식 후보에
로제 ‘아파트’ 올해의 노래와 레코드 등 올라
케데헌 ‘골든’은 올해의 노래 등 5개 부문에

케이팝데몬헌터스 포스터. 케이팝데몬헌터스 포스터.

대중음악계에서 최고 권위로 꼽히는 그래미상에 아파트, 골든 등 K-팝이 후보로 오르자 미국 현지 언론들은 “케이팝이 드디어 주류 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래미 시상식은 내년 2월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다.

7일(현지시간) 제68회 그래미 시상식 후보에 블랙핑크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APT.)가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레코드를 포함한 3개 부문 후보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Golden)이 올해의 노래 등 5개 부문 후보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하이브의 한미 합작 걸그룹 캣츠아이는 신인상 후보로 지명됐다.

케이팝 음악과 케이팝 그룹이 그래미 측에서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로 분류하는 올해의 노래·레코드·앨범·신인상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일간지 LA 타임스는 이날 ‘그래미 2026: K팝이 드디어 주요 부문에 지명됐다’는 제목의 기사로 케이팝의 약진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다수의 아티스트가 주요 부문 후보에 올라 케이팝이 주류 팝 음악으로 인정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줬다”며 “이런 변화는 그래미 심사위원들이 케이팝을 팬덤 중심 현상이 아닌 예술적 가치로 평가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LA타임스는 또 “BTS 부상 이후 그래미는 케이팝에 관심을 보여왔으나, 주요 부문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며 “올해는 케이팝을 기반으로 한 여러 아티스트가 주요 부문 후보에 올랐는데, 이는 그래미가 케이팝을 팝 음악의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였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 경제지 포브스 역시 “케이팝은 그래미 시상식에서 역사적으로 외면받아왔다”며 “지난 10년간 글로벌 현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장르는 음악계의 가장 큰 행사에서 안타깝게도 제대로 대표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매체 골드더비는 “케이팝이 오랜 기다림 끝에 그래미 어워즈에서 돌파구를 마련한 것에 수백만 케이팝 팬들이 기쁨을 터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BTS는 앞서 2022년 그래미 상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 지명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래미의 본상이라고 할 수 있는 ‘제네럴 필즈’ 분야에서는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이 매체는 “오늘 발표된 그래미 올해의 노래 부문에는 8개 후보 가운데 2개의 케이팝이 포함돼 새로운 기록을 썼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이날 그래미 주요 후보 지명 소식을 보도하는 기사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는 그래미상의 ‘빅4’ 부문 후보에 오른 최초의 K팝 아이돌”이라고 보도했다.

그래미의 변화는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구성이 다양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레코딩 아카데미가 지난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800여명의 음악 창작자 및 전문가를 신규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신규 회원 중 절반이 39세 이하이며 58%가 유색인종, 35%는 여성이라고 레코딩 아카데미 측은 밝혔다.

그래미 시상식에서 후보·수상자 선정에 투표하는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은 약 1만 5000명이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