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서 미중 정상회담…대통령실 "적극 지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달 한국 경주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대면한다. 국내 미중 정상회담 성사로 이번 APEC 무대가 한층 커지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환영의 뜻을 밝히며 “미중 정상회담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시 주석과의 전화 통화 이후 SNS에 “시 주석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양측 모두 APEC에서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오는 10월 31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단숨에 올해 최대의 글로벌 이벤트로 떠오르게 됐다. 미중 정상이 동시에 한국을 찾는 것은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13년 만이다.
미중 정상이 한국에서 만나기로 하면서 그간 미중 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해 온 정부가 가교 역할을 맡는 모양새가 됐다. 한국 정부는 미중 정상의 방한을 계기로 미중 양국의 공조가 절실한 북핵 문제에서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 중국과 각각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경주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우리 정부는 그간 APEC 정상회의 회원국 간 외교적 소통을 지지하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고 기대한다. 정부는 미국과 구체적인 소통을 이어 나갈 것이고 미중 정상회담이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환영할 일이기에 우리로서는 최대한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미중 정상회담의 의제도 관심사다. 다만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통상 다자회의를 계기로 하는 정상회담은 약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통화에서 논의했다고 밝힌 무역, 펜타닐, 우크라이나 종전 등의 현안이 양국에는 북한 문제보다 더욱 시급하기 때문이다.
한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APEC 정상회의 참석 여부도 관심을 모으지만 현재로선 성사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7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 간담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APEC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크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