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ESS 수주전 2차전 ‘코앞’…수성 노리는 삼성SDI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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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2025'에 참가한 삼성SDI 전시장 조감도. 삼성SDI 제공 'RE+ 2025'에 참가한 삼성SDI 전시장 조감도. 삼성SDI 제공

국내 배터리 3사가 1조 원대 규모의 제2차 정부 주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놓고 물밑 경쟁에 들어갔다. 1차 사업에서 80%에 육박하는 물량을 따낸 삼성SDI는 국내 생산의 이점을 살려 다시 대규모 수주를 노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사업자 간담회에서 사업 추진 방향 등을 공유했다. 2차 사업 공급 규모는 총 540MW(메가와트)로 1조 원대 규모로 예상된다. 공급 시기는 2027년 12월이다.

이날 전력거래소는 1차 사업 평가 배점에서 40%로 책정됐던 비가격 지표 비중을 2차 사업에서 최대 50%까지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가격 지표는 산업·경제 기여도, 화재·설비 안전성, 주민 수용성·사업 준비도 등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앞선 1차 사업에서 전체 물량의 76%를 수주한 삼성SDI는 비가격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승리자가 됐다.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내세운 리튬인산철(LFP)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삼원계(NCA)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경쟁에서 불리할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ESS용 배터리 셀 대부분을 국내 울산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점에서 산업·경제 기여도 항목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1차 사업에서 압승을 거뒀던 삼성SDI는 이번에도 NCA 배터리의 국내 생산 등 산업 기여 부문을 강조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비가격 지표 비중이 더 높아져 2차 사업 역시 삼성SDI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공급 물량의 24% 확보에 그친 LG에너지솔루션이나 낙찰을 받지 못한 SK온은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난징 공장에서 생산하던 LFP 배터리의 국내 생산 전환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로서는 오창 공장 내 ESS용 NCM 배터리 라인을 LFP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국내 소재를 사용하는 NCA에 비해서 중국산 소재가 필요한 LFP의 한계는 뚜렷하다.

SK온은 이번 2차 사업에 대응하기 위해 서산공장 전기차 전용 라인을 ESS 라인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거래소는 2차 사업의 평가 체계를 개선한 후 오는 10월 2차 ESS 중앙계약시장 공고를 낼 계획이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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