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한 번에 민원·결제·티켓… ‘혁신’슈퍼앱, 일상 바꾼다 [부산월렛]
부산일보·안암145 공동 개발
블록체인 기반 웹3 지갑 출시
공공·민간 통합 차세대 플랫폼
이더리움으로 기자 간편 후원
가상화폐로 직접 광고비 결제
정부24 연동 행정 업무도 처리
기사를 읽다 마음이 움직이면 즉시 가상화폐 이더리움(ETH)으로 기자를 후원한다. 저녁에는 부산국제영화제 대체불가토큰(NFT) 티켓으로 영화관에 들어간다. 행정 민원도 복잡한 인증 없이 클릭 한 번으로 처리하고, 다음 날엔 주민센터 재활용 캠페인에 참여해 ‘그린포인트’ 토큰을 받는다. 상점에서는 비트코인(BTC)으로 결제할 수 있다. 결제 즉시 NFT 쿠폰이 발급돼 할인 혜택까지 챙긴다.
이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부산일보〉가 창간 79주년을 맞아 출시하는 블록체인 기반 웹3 지갑 ‘부산월렛’(busanwallet.io)을 통해 이런 혁신적 일상이 현실로 구현된다. 특히 국내 언론계 처음 시도되는 획기적인 변화로, 전통 미디어의 디지털 전환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생활을 바꾸는 ‘블록체인 슈퍼앱’
〈부산일보〉와 사이버 보안기업 안암145가 함께 만든 블록체인 기반 웹3 지갑 부산월렛이 10일 공식 출시된다. 국내 언론업계의 판도를 바꿀 이 혁신적 시도는 안암145의 자체 플랫폼 ‘안암월렛’을 기반으로 부산 시민 일상에 블록체인 기술을 완벽히 접목한 ‘슈퍼앱’이다.
기존 미디어 생태계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는 부산월렛은 공공과 민간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디지털 신원(DID) 인증, 멀티체인 디지털 자산 관리, 정부24 같은 생활 서비스 통합 기능까지 갖췄다. 부산월렛에서는 시민들이 별도의 앱 설치나 복잡한 절차 없이 클릭 한 번으로 후원·결제, 티켓 예매, 민원 처리를 빠르게 할 수 있다.
가장 혁신적인 변화는 저널리즘 생태계에서 나타난다. 부산일보 기사 하단 ‘기자 후원하기’ 버튼을 누르면 이더리움(ETH)으로 간편하게 후원하는 게 가능하다. 이는 국내 언론사 최초로 도입하는 독자 직접 후원 시스템이다. 중간 플랫폼의 개입 없이 독자와 기자가 직접 연결되는 탈중앙화 저널리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시민이 직접 후원하는 저널리즘은 공공성과 투명성을 갖춘 보도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고업계에도 혁신이 일어난다. 광고주는 비트코인(BTC), 부산토큰(BSN), 테더(USDT) 등으로 광고비를 결제할 수 있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세금계산서가 자동 발행되고, 모든 거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실시간 처리된다. 현저히 낮은 수수료와 투명한 거래 내역은 광고주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이러한 블록체인 기반 광고결제 시스템 역시 국내 언론사 최초의 혁신이다.
미국에서는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 등이 독자 직접후원과 NFT 콘텐츠 판매 등 탈중앙화 기반의 수익모델을 실험 중이다. 부산일보의 이번 시도는 한국 언론업계가 글로벌 디지털 혁신 트렌드에 발맞춰 나가는 상징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중앙화된 광고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블록체인 기반 직접 거래·보상 시스템도 도입해 미래형 미디어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획기적 변화가 예상된다. 공연·행사·스포츠·전시 티켓은 NFT로 발급돼 암표 거래와 좌석 중복 문제를 원천 차단한다. NFT 티켓은 결제 즉시 발급·저장되고, 입장 시 QR코드나 근거리무선통신(NFC)으로 인증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양도·환불 내역은 블록체인에 기록돼 완벽한 투명성과 보안성을 확보한다. 이러한 부산월렛의 혁신 기능은 부산국제영화제, 벡스코 박람회, 지역 스포츠대회 등에 NFT 티켓의 새로운 표준을 정립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부산형 웹3 생태계 완성 기대
부산월렛의 가장 혁신적 특징은 정부24와 연동된 DID 인증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복잡했던 행정 민원 업무를 획기적으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으며, 개인정보 보호와 행정 간소화를 동시에 실현한다. 전입신고 등의 행정 절차에서 필요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제공하면 되고, 모든 처리 기록은 블록체인에 영구 저장되어 보안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디지털 포용성을 균형있게 실현하는 차세대 행정서비스의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환경 분야에서는 시민들이 환경 캠페인에 참여하면 QR코드 스캔만으로 ‘그린포인트’ 토큰이 자동 지급되는 획기적인 인센티브 시스템이 생긴다. 토큰은 제로웨이스트 상점 할인이나 각종 행사 초대 등의 혜택으로 이어진다. 개인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 기록이 블록체인에 투명하게 축적돼 향후 데이터 기반 지역 정책 설계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전망이다.
지역 경제 혁신의 새로운 동력으로 부산월렛은 결제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온다. 매장에 QR코드만 설치하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비트코인(BTC)으로 즉시 결제할 수 있어 글로벌 접근성이 혁신적으로 향상된다. 소상공인들 역시 기존 결제 시스템 대비 현저히 낮은 수수료와 즉시 정산의 파격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부산월렛은 단계별 확장 로드맵을 통해 서비스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이달 국내 언론사 최초의 기자 후원과 광고 결제 기능을 우선 도입하고, 올해 4분기에는 NFT 티켓팅과 행사 연동 서비스가 추가된다. 2026년 상반기에는 민원 서비스와 DID 인증을 완전히 연계하고, 하반기에는 시민 참여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한다. 2027년 이후에는 상권 결제 시스템까지 완전 통합하여 명실상부한 부산형 웹3 생태계의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