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만난 조경태·주진우 중도 보수 ‘끌어안기’ 전략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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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당 대표 선거 극한 대립 분위기
대선 패배 후 등 돌린 지지층 흡수 총력
박 시장 합리적 보수 이미지 인지도
스킨십 강화 계파색 옅은 중간층 공략

국민의힘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의원이 지난 27일 부산 해운대구 지역 사무실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했다. 각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의원이 지난 27일 부산 해운대구 지역 사무실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했다. 각 의원실 제공
앞서 지난 25일 같은 당 조경태(사하을) 의원도 부산시청을 방문해 박 시장과 만났다. 각 의원실 제공 앞서 지난 25일 같은 당 조경태(사하을) 의원도 부산시청을 방문해 박 시장과 만났다. 각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과 주진우(해운대갑) 의원이 최근 박형준 부산시장과 각각 회동을 했다. 조 의원은 ‘혁신’을, 주 의원은 ‘계파 종식’을 내걸고 당대표 선거에 나섰는데, 온건 보수로 분류되는 박 시장과 스킨십을 강화해 부산 중도 보수층을 포섭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28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주 의원은 지난 27일 부산 해운대구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박 시장을 만났다. 이날 만남은 주 의원이 박 시장에게 면담을 제안하며 성사된 자리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주 의원은 “우리 당은 각자 쇄신을 이야기하지만, 첨예한 갈등으로 개혁의 성과를 내기는커녕 국민들에게 분열하는 모습만 보여드리고 있다”며 “계파색 없는 초선 정치 신인이 당대표에 도전함으로써 전당대회를 흥행시키고, 당의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조 의원도 지난 25일 부산시청을 찾아 박 시장과 면담했다. 박 시장과 만난 뒤 조 의원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당의 현재의 모습에 문제 인식을 하며 당 전체의 반성과 성찰에 대해 뜻을 함께했다”며 “당의 혁신이 지지부진한 점을 우려하며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당권주자들이 잇따라 박 시장을 찾는 행보에 정치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2004년 총선을 통해 교수에서 정치인으로 탈바꿈한 박 시장은 국민의힘 인사 중 온건 보수층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TV 시사 토론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으며 합리적 보수 인사라는 이미지도 구축했다. 정치적 지지 기반이 강성 지지층에 그치는 게 아닌 중도 보수층에 소구력이 있단 뜻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조 의원과 주 의원이 박 시장을 잇따라 만난 것은 두 의원 모두 박 시장과의 스킨십 강화로 당내 중도 보수층 표심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는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동혁 의원은 대표적인 반탄파로 강성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있다. 반면 조 의원은 대표적인 찬탄파, 주 의원은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중간 지대로 분류된다. 조 의원은 앞서 여러 차례 극우, 극단 세력과 완전한 결별을 통해 당을 새롭게 재건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인사청문회로 인지도를 올린 주 의원은 계파·패거리 정치를 타파하겠다며 당내 시스템 쇄신을 강력히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두 의원 모두 반탄파와는 달리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지 않겠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들이 당대표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6·3 대선 패배 이후 등을 돌린 지지층 포섭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당 내외 정치권의 분석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부산에선 정치적으로 박 시장이 구심점이기도 하고, 부산에 당원도 많기 때문에 당대표 선거에 영향력이 미칠 수 있다고 보고 당권주자들이 박 시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 측 관계자는 “당 지지율이 많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당의 진로나 미래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당으로 개편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들 중 추가로 박 시장과 만나자고 연락한 이들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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