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몰아치는데 전한길, 신천지 논란까지…답 없는 국힘 내홍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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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신천지 경선 개입설 언급에
당 지도부 “근거 없다” 선긋기
전대 앞두고 ‘역컨벤션’ 우려 확산

국민의힘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차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선거관리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차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선거관리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극심한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둘러싼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 갈등이 재점화된 데다,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 입당 논란과 신천지 대선 개입 의혹까지 더해지며 당내 혼란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신천지 교인들의 20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경선 개입설을 재차 제기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당 일각에서 ‘책임당원 당비 3개월 납부 요건을 충족해야 경선 투표권을 가지는데 시기상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 데 대해 “그 당시 상황을 전혀 모르고 한 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일시적으로 1개월 당비 납부도 투표권을 주었고, 신천지 교인들의 책임당원 가입은 그해 7월부터 9월까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그걸 안 것은 대선 경선 직후”라며 “그걸 확인하기 위해 그 이듬해 8월경 이만희 교주를 만났다. 여태 밝히지 않았던 것은 윤석열 정권 출범의 정당성 여부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26일에도 신천지 교인들의 경선 참여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 같은 폭로전에 당 지도부는 불쾌감을 드러내며 선을 긋고 있다. 최수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천지가 가입했다는 증거가 없다. 단지 이만희 말에만 의존할 뿐”이라며 “2021년 당시 당원 가입 수를 보면 민주당은 책임당원이 40만 명 늘었고 우리 당은 26만 명 늘어 민주당이 우리보다 더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또 “(홍 전 시장 주장은) 추적이 어렵고 근거 없는 말”이라고 언급했다.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도 쇄신보다는 분열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경선 구도가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중심으로 찬탄파와 반탄파로 갈리며, 후보 간 대립도 뚜렷해지고 있다.

반탄파 당권 주자인 장동혁 의원은 오는 31일 전 씨를 포함한 보수 유튜버들이 주관하는 당 대표 후보자 토론 방송에 나갈 예정이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해당 방송에 출연 제의를 받고 출연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하고 탄핵에 찬성했던 조경태·안철수 의원은 쇄신을 주장하며 반탄파와 대립 전선을 형성 중이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전 장관을 겨냥해 “계엄에 대해서조차 그분(전 씨)은 거부하고 있으니 거기에 출연해 얘길 나눈다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앞서 그는 당 혁신 방안 중 하나로 김 전 장관의 거취 표명도 요구했다.

최근 지지율 흐름은 이러한 내홍이 외부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29%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은 50.8%를 기록해 양당 간 격차는 20%포인트(P) 이상 벌어졌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1~23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17%로, 2020년 9월 당명 변경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 안팎에서는 전당대회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는커녕 오히려 ‘역컨벤션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당이 연일 강경한 메시지로 외부 정국을 주도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신천지 의혹과 극우 논란에 휘말리며 중심을 잡지 못한 채 전당대회를 치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 자동 응답 전화 설문 조사로 진행됐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4.6%다.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응답률은 17.4%, 표본오차는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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