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회 강렬한 여망 분출… 사천, 우주항공의 날 기념식 첫 테이프 끊나
경남도·시의회 연일 비판 여론
우주항공청 ‘과천 개최’ 재검토
세부안 조율 여부 등 파악 나서
속보=오는 27일로 예정된 제1회 우주항공의 날 기념식 과천시 개최를 놓고 지역 사회의 반발(부산일보 4월 17일 자 1면 등 보도)이 계속되자 우주항공청이 이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우주항공청의 결단에 따라 첫 우주항공의 날 기념식의 경남 사천시 개최 여부가 결정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국민의힘 최형두(창원시 마산합포) 의원실에 따르면 30일 현재 우주항공청은 기존 경기도 과천시에서 열기로 했던 기념식 개최안을 원점으로 돌리고 사천시 개최안도 검토 중이다. 변경 시 사천 내 적합한 개최 장소와 주요 인사 초청 등 세부안도 조율 가능한지 파악하고 있다.
최 의원은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주항공의 날 행사는 사천시에서 여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 원래 과천과학관 개최를 계획했지만, 경남과 사천시의 강력한 여망으로 변경될 듯하다”고 말했다.
우주항공청은 당초 제1회 우주항공의 날 기념식을 사천이 아닌 경기도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여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과학관에 누리호 실물 모형이 마련돼 있고, 수도권과 가까워 기념식을 전국 단위 행사로 키우기에 알맞다고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남도와 사천시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첫 기념식 개최지를 두고 유감을 표명했으며, 경남도의회는 ‘제1회 우주항공의 날 기념식 경남 개최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가결했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을 만나 개최지 변경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등 지역 정치권이 연일 비판 수위를 높였다. 30일에는 사천시지도자회가 과천시 개최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가졌고, 김규헌 사천시의회 의장은 우주항공청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파장이 커지자 우주항공청도 일단 과천시 개최안을 철회하고 장고에 들어갔다. 우주항공청 내부에서도 ‘사천시 개최가 맞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우주항공청은 지난달 29일 “제1회 우주항공의 날 기념식 장소 등 제반 사항을 현재 종합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상태다.
국민의힘 서천호(사천·남해·하동) 의원은 “기념식이 다른 지역에 간다는 건 어떤 명분도 없는 일이다. 우주항공청이 사천시에 개청했고, 관련 인프라도 집중돼 있으니 사천시에서 열리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우주항공의 날까지 물리적으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게 변수다. 우주항공의 날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데다 이미 황금연휴까지 시작됐다. 통상적으로 대형 행사를 치르는데 준비기간이 최소 3~4주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최지 확정은 최대한 이른 시간에 이뤄져야 한다.
사천시는 우주항공의 날 개최지가 변경될 경우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우주항공의 날 기념식이 사천에서 열리게 된다면 사천시는 우주항공청에 행사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등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