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으로 번지는 'SK텔레콤 해킹 사태' 파장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유관기관 비상대응본부 구성 등
피해 예방 대비책 마련에 분주
유심 교체 완료 수개월 걸릴 듯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서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서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4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최근 SK텔레콤 해킹 소식을 접한 뒤 정보 유출로 금융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뉴스를 봤다. 이후 비대면 계좌 개설 차단을 신청하라는 지인의 권유에 가입을 했지만, 계좌를 만들려면 은행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김 씨는 “SK텔레콤 때문에 피해를 입은 것도 억울한데 예방부터 후속 조치까지 왜 피해자가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하냐”고 말했다.

SK텔레콤 해킹 사태로 소비자 불안이 연일 커지고 있다. 명의도용을 우려한 소비자들은 직접 피해 예방을 위해 금융사 서비스를 가입하고 있지만, 피해자가 직접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금융권은 현재로서는 명의도용 계좌 개설이나 불법 대출 실행 등이 가능성은 낮지만, 적극 대비책을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주재로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사고 관련 금융 유관 기관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권 처장은 “국민이 모두 안심하고 금융 거래를 지속할 수 있도록 높은 경계감을 갖고 합심해 대응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30일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사고로 인한 금융권 피해 예방을 위해 비상대응본부도 구성했다. 금융권에는 유관 기관과 협조해 피해 예방을 위한 보안 사항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령층 등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부정 인증 등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사의 이상금융거래탐지(FDS) 등도 강화했다. 참석자들은 “기기 정보 변경 고객에 대한 추가 인증이나 FDS 등을 통한 모니터링 강화 등 추가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 유영상 대표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열린 청문회에서 이번 해킹 사태가 “통신사 역사상 최악의 해킹 사고”라는 데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늑장 신고했다는 지적에는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유 대표는 유심 교체와 관련, 유심을 5월 500만 개에 이어 “6월에도 추가로 500만 개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SK텔레콤 휴대전화 가입자가 2300만 명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2개월 동안 절반만 유심을 교체할 수 있는 셈이어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통신사를 변경하는 가입자도 늘어나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SK텔레콤 가입자 3만 5902명이 다른 통신사로 번호이동했다. 이날 SK텔레콤으로 옮긴 가입자를 제외한 순감 규모는 3만 2640명이었다. 유심 무상 교체가 시작된 지난달 28일에는 SK텔레콤 가입자 3만 4132명이 다른 통신사로 이탈하고 8729명이 새로 가입하면서 2만 5403명이 순감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달 29일 오후 986만 명(알뜰폰 포함)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