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수무책’ 부산 중기 "1~2차 협력사 이전하면 산업 생태계 붕괴"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 박상인 기자 si2020@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자동차부품업계 위기감 심각
미래 산업 위한 투자도 올 스톱
조선기자재업체들도 예의주시
관세 윤곽 나와야 대처 나설 듯

박형준 부산시장이 1일 부산 강서구 자동차부품업체 이든텍을 방문해 ‘부산 수출중소기업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부산시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이 1일 부산 강서구 자동차부품업체 이든텍을 방문해 ‘부산 수출중소기업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부산시 제공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현실화됐지만 지역 중소기업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직접 수출보다는 대기업에 납품하는 형태여서 관세 부과가 이뤄지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기존 거래처를 잃을 위기다. 대기업처럼 현지 진출과 같은 대책을 세우려 해도 자금력이 부족한 지역 중소기업은 관세전쟁의 유탄을 피할 재간이 없다.

부산FTA통상진흥센터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업계의 경우 완성차 수출이 관세 장벽에 걸림에 따라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하청의 경우 원청이 생산기지를 미국 현지로 옮길 경우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철강 및 금속업계의 경우 미국의 추가 관세가 전 국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수출경쟁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자동차부품업계 위기감은 큰 상황이다. 1차 하청업체에 볼트를 납품하는 A업체 대표는 “지금까지 1차 하청업체가 한국GM 창원공장으로 물건을 10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납품했는데 관세 문제로 인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미국 시장에 주로 수출하는 한국GM이 철수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1일 부산 강서구 자동차부품업체 이든텍에서 부산시 주최로 열린 ‘통상 위기 극복! 부산 수출중소기업 현장 간담회’에서 나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미국이 3일부터 상호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간담회를 마련하고 직접 참여했다.

자동차부품업계에서는 1~2차 협력사들이 미국으로 공장을 옮겨갈 경우 산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부산에서도 기업 해외 이전을 막을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취지다. (주)삼영MT 정원영 대표는 “완성차업체는 해외에 공장을 짓는 등 대책을 찾을 수 있지만 하청업체는 1~2차 업체 말고는 사실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생존을 위해 무리해서 따라가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리스크도 크고 결국은 지역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등 기업 주요 결정 역시 올 스톱된 상태다. 이든텍(주) 오린태 대표도 “자동차부품업계가 내연기관 중심에서 친환경, 모빌리티 중심으로 전환하려면 투자가 필수적인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며 “부산시 역시 미래 산업으로 모빌리티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만큼 체질 개선이 제대로 되도록 시에서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반면 지역 조선기자재업체는 MRO 등으로 인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많지만 트럼프의 입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수도 있어 몸을 사리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은 지역 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업체 210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우리 제조기업의 미국 관세 영향 조사’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의 60.3%가 트럼프발 관세 정책의 직간접 영향권에 있다고 답했다. ‘간접 영향권에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46.3%였고, ‘직접 영향권에 있다’는 응답은 14%였다.

대부분 기업은 상호 관세 윤곽이 드러나야 대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업계가 대표적인데 트럼프 정부 정책이 임기 내 어떻게 변동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지 공장 증설 등 결정을 망설이고 있다. 의약품 분야는 공장 건설에 4년 이상이 소요되며, 환율, 설비 투자, 인건비 등이 미국이 훨씬 높아 관세 부과보다 생산 효율이 낮다는 점에서 공장 건설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 박상인 기자 si2020@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