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서·남·해운대구 유치 3파전 ‘금융 자사고’ 입지 카운트다운
부지선정위 3일 3곳 대상 회의
물밑 경쟁 치열, 최종 확정 관심
교육 환경·금융 연계성 등 관건
접근성·땅값·주민 반발 과제도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부산에 처음 설립되는 금융 자율형 사립고(금융 자사고) 입지의 윤곽이 이번 주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강서구·남구·해운대구 등 3곳의 기초단체는 물론 각 지역구 국회의원들도 유치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2일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부산 자사고 설립 부지선정위원회(이하 선정위)는 3일 1차 심사를 통과한 강서구, 남구, 해운대구를 대상으로 선정위 회의를 연다. 당초 4월 초에 부지를 확정키로 한 만큼 이날 회의에서는 자사고 부지에 대한 최종 선정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3곳 모두 치열한 물밑 싸움을 벌이고 있는 만큼 결과가 실제로 공개되는 시점은 이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제기된다. 선정위가 부지를 확정하면 한국거래소에 통보해 최종 발표는 거래소가 하는 절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지 선정 핵심은 교육 환경과 경제성, 금융 연계성 등이다. 선정위는 부산시, 부산시교육청, 한국거래소, BNK금융지주가 2명씩 추천한 전문가로 구성됐는데 △최소 면적 2만 3000㎡ 이상 △부지 사용에 제한 없음 △환경영향도 기준 부합 등 필수요건을 충족한 곳에 대해 종합 평가를 진행해 최종 입지를 정한다.
국내 첫 경제·금융 특화 자사고인 만큼 부산 구·군에서도 유치 열정이 뜨겁다. 강서구는 명지국제신도시 2단계 지역을 내세웠다. 남구는 용호동 일대 유람선 터미널 바로 옆 부지를, 해운대구는 벡스코 제2전시장 옆 올림픽공원을 금융 자사고 예정지로 신청했다.
각 기초단체는 부지들의 강점을 적극 내세우며 유치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강서구의 경우 부산 기초지자체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역동성과 우수한 교육 환경이 장점으로 꼽힌다. 가덕신공항 개항과 대저연구개발특구 조성 등 미래 산업 인프라 구축을 앞둔 만큼 글로벌 인재 양성에 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남구는 부산에서 명실상부한 국제금융단지가 위치한 지자체로 금융 자사고 설립 취지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거래소 등 기관들이 몰려있어 금융 연계성이 최대 강점이라는 것이다. 해운대구는 국제 행사가 유치되는 등 글로벌 도시 경쟁력이 있는 곳이다. 첨단 기업들이 센텀시티에 몰려들고 있고 교육·산업 인프라가 진작에 구축돼 있는 만큼 자사고 유치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각 지자체별로 자사고 유치에 걸림돌도 있다.
강서구는 부산의 중심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강서구가 제시한 부지 사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교통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학교 유치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남구의 경우 역설적으로 제시한 부지가 금싸라기 땅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해당 부지는 시유지로 용호만을 끼고 있는 노른자 땅인데 복합문화시설이나 상업시설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해운대구는 올림픽공원 주변 주민들의 반발이 가장 큰 숙제다. 소중한 도심 공원을 없애고 그 공간에 자사고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 동의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는 것. 구청으로서는 올림픽공원을 대신할 도심 속 자연 공간을 확보해야 하지만 대체 부지조차 마땅하지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올림픽공원은 1988년 열린 제 24회 올림픽 경기대회 요트경기 기념으로 건립된 역사적 의미가 큰 공간이어서 자리를 옮겨 대체 녹지를 조성하는 것도 그 의미에 반하는 것이라는 지적마저 제기된다. 뿐만 아니라 해당 위치가 벡스코·센텀시티와 인접해 인파와 차량이 많은 탓에 오히려 교육적 측면에서도 부적합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 부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지만 위원들 의견이 서로 다르면 다소 늦어질 순 있다”고 밝혔다.
금융 자사고는 부지 선정 이후 거래소는 협약기관과 연내 학교법인 설립을 마무리하고, 202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실무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