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산불’에 당정 “임시주택·긴급지원 추진”… 지자체는 특별법 요구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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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주택 2700채, 전세임대료 지원 등
여당, 정부에 추경 3조 원 편성 요청
피해 지역 단체장, “정부 직접 지원 확대를”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참석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불피해대책마련 당정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참석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불피해대책마련 당정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국민의힘은 최근 영남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임시 조립주택 설치, 주택 자금 융자, 긴급 생활안정자금 지원 등을 포함한 민생 대책에 합의했다. 경북·경남·울산 등 피해 지역 지자체는 정부에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정부와 여당은 3일 오전 국회에서 ‘산불 피해 대책 마련 협의회’를 열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당정 협의는 산불로 주거지를 잃은 이재민들의 생활 안정과 복구 대책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당정은 시급한 주거 복구를 위해 임시조립주택 약 2700동을 설치하기로 했다. 주택이 유실되거나 파손된 이재민에게는 재해주택복구자금 융자를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특별재난지역의 경우 연 1.5% 금리로 최대 1억 2400만 원까지 융자가 가능하다.

민간주택 입주를 원하는 이재민에게는 최대 1억 3000만 원의 전세 임대료를 지원한다. 생계 지원도 병행된다. 재해보험에 가입한 농업인은 피해 추정액의 50%를 우선 지급받을 수 있으며, 가구당 최대 3000만 원의 긴급생활안정자금도 제공된다. 아울러 피해 지역 내 66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는 초저금리 긴급경영자금이 지원된다.

국민의힘은 정부에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3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요청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현재 예비비와 정부 부처의 산불 관리 예산이 대부분 소진된 상태”라며 “정부 예산과 예비비를 분산해 추경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피해가 집중된 경북, 경남, 울산 등 광역지방자치단체장들도 이날 국회를 찾아 정부와 여당에 특별법 제정과 특별교부세 지원을 요청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피해 주민 지원, 복구 체계 정비, 지역 재건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단순한 금전 지원이 아니라 주택은 주택으로 지원하는 제도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2년 울진 산불로 237채가 소실됐는데, 3년이 지난 지금도 절반밖에 복구되지 않았다”며 “이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4000채 중 절반 이상에서 주민이 떠나면 지역 소멸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집을 지원하면 연세 많은 주민이 살다가 팔고, 잘 안 팔릴 경우 정부가 매입해 관광 자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단순 복구를 넘어선 ‘혁신적 재창조’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특별재난지역 선포에도 불구하고 지방비 매칭 부담이 커 신속한 복구에 어려움이 있다”며 “중앙정부의 직접적이고 실효성 있는 재정 지원, 특별교부세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산불 피해지역에 대한 특별법 제정 필요성, 야간 대응 장비 확충 등을 강조했다. 박 지사는 “지금과 같은 헬기 규모로는 앞으로 대형 산불 진화가 어렵다”며 “특히 야간 산불의 경우 사실상 손을 놓은 수준인데 드론이나 조명타워 등 특화된 야간 대응 장비 확충 등 특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주거비 지원은 2000만~3000만 원 수준인데 실제 집을 짓는 데는 억 단위 비용이 든다. 지원 기준을 대폭 현실화해야 한다”며 “이번에 진화 작업 중 공무원을 포함해 4명이 희생됐다.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전문 진화대는 인력 구성도 열악하고 보수도 낮아 운영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자체와의 공조를 통해 이재민이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긴급 구호, 주거시설 확보, 의료·심리 지원, 영농 활동 재개 등을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최근 고온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며 “산을 찾는 국민께서는 화기 소지나 소각 행위를 자제하고, 통제된 등산로 출입 금지 등 산불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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