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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센트에 '붙이는 소화기'…

콘센트에 '붙이는 소화기'…"이젠 전기도 정기점검 해야"

최근 부산에서 잇따라 발생한 화재 참사(부산일보 7월 15일 자 8면 등 보도)의 원인으로 전기 콘센트가 지목되면서 스프링클러 설치나 현장 점검을 넘는 생활 밀착형 전기 화재 예방 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콘센트에 부착하는 ‘붙이는 소화기’ 등 보완 장비의 도입과 함께 가스처럼 전기 설비에 대해서도 정기점검을 제도화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15일 <부산일보> 취재진을 만난 전기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전기 화재를 차단할 수 있는 보완 장비의 대중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으로 일명 ‘붙이는 소화기’로 불리며 상용화된 ‘멀티콘센트용 소화스티커’가 꼽힌다. 콘센트 내부에 부착하는 원형 형태의 이 스티커는 화재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소화약제를 분출해 초기 진화를 유도한다.부산과학기술대 소방안전관리학과 김형준 교수는 “가정 내 전기화재는 대부분 멀티탭 과열 등 단순 부주의에서 시작되지만, 대응 장비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사용이 간편한 소화스티커 같은 장비를 널리 보급하고, 시민 교육을 병행하는 것이 실질적인 예방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가정 내 전기화재를 막기 위해 전기도 가스처럼 정기점검을 의무화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도시가스는 관련법에 따라 연 1~2회 안전 검침과 점검이 이뤄지고 있지만, 전기는 이 같은 제도적 장치가 없는 실정이다.재난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소방 관계자는 “도시가스법처럼 전기관련법에도 근거를 마련해,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이 정기적으로 가정을 방문해 점검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이어 그는 “특히 가정 내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배전반(두꺼비집)과 멀티콘센트를 점검하고, 위험요소를 안내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며 “멀티콘센트용 소화 스티커 같은 소형 소화장비 보급도 병행할 수 있고, 에어컨을 멀티탭에 연결하면 안 된다는 점 등을 직접 설명하는 식으로 생활 밀착형 교육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전기 화재 예방을 위해 ‘아크(Arc)’ 차단기 설치의 필요성도 점차 부각되고 있다. 아크란 전자기기 내 전기선이 노후화돼 약해지거나 끊어지면서 스파크가 튀는 현상이다. 작은 불꽃이 고열을 일으켜 전선 피복을 녹이고, 주변 먼지나 플라스틱 등을 태우며 큰 화재로 번질 수 있다. 특히 가정 내 멀티탭이나 노후·손상된 전선 등에서 자주 발생해 ‘조용한 시한폭탄’으로 불리기도 한다. 2020년 한국전기안전공사가 발간한 전기재해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발생한 화재 중 아크로 인한 전기화재는 81.4%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아크차단기는 노후된 전선이 불완전하게 접촉될 때 발생하는 불꽃을 실시간 감지해 즉시 전원을 차단하는 장치다. 일반 가정에 보편적으로 설치된 누전차단기나 배선차단기는 아크를 감지하지 못한다.실질적인 예방책과 함께 전기안전에 대한 시민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의대 소방방재학과 류상일 교수는 “미국은 아크차단기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만, 국내는 아직 도입 초기 단계”라며 “신뢰도 높은 아크차단기 개발과 함께 적극적인 보급이 선제적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을 위한 시민의식도 함께 성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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