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인터뷰·민원 사서함… 이색 유세가 뜬다
인지도 상승 절실 후보들 '튀는 선거'
왼쪽부터 개혁신당 정이한 부산시장 후보의 숏폼 영상, 민주당 오기정 후보의 영국인 남편 동반 유세, 민주당 서태경 후보의 ‘걷는 구청장 프로젝트’. 각 후보 제공
“야구 선수인가요? 너무 멋있습니다. 저도 야구에 환장하는 부산 사람입니다.”
개혁신당 정이한 부산시장 후보는 길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 무작정 마이크를 들이대며 인터뷰를 청한다. 여러 차례 거절당하기 일쑤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가가 대화를 시도한다.
이런 내용의 숏폼 영상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일부 영상은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개혁신당은 후보들의 ‘미디어 유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쇼츠 제작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원한다.
정 후보는 “미국의 맘다니 뉴욕시장이 뉴요커들과 소통하는 숏폼으로 인지도를 높인 것에 영감을 받았다”며 “지역의 진짜 소리를 듣고 이를 새로운 채널을 통해 알리면서 유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가 3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지도를 단기간에 끌어올려야 하는 후보들 사이에서 시민의 삶 속으로 파고드는 ‘밀착형 이색 유세’가 새로운 선거 문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의 로고송과 유세차 일색의 선거 운동에서 벗어나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후보들의 절박한 아이디어가 다양하게 분출되는 것이다.
해운대구 우2·3동 구의원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오기정 예비후보는 영국인 남편과 동행 유세를 펼치며 유권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오 후보는 “남편과 함께 출근길 유세를 펼치면 아무래도 눈길을 한 번 더 주신다”며 “눈인사 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구의회에 입성하면 관광성 해외연수를 가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주목을 받기도 했다. 구의회 조례를 제·개정할 때는 지역 당원들과 먼저 논의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민주당 서태경 사상구청장 후보는 ‘걷는 구청장 프로젝트’를 통해 현장 밀착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늘 왼쪽 어깨에 ‘민원 사서함’이라고 적은 가방을 메고 다닌다. 현장에서 만난 구민들의 민원을 그 자리에서 직접 메모해 사서함에 담기 위해서다.
서 후보는 “구청장의 집무실은 구청 건물이 아니라 골목과 버스정류장이어야 한다”며 “후보 차량 대신 두 발과 대중교통으로 사상구 전역을 직접 누비며 주민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