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로봇·사람 '일자리 전쟁' 시작, 사회적 대타협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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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차 등 공정 무인화 갈등 첨예
정부 선제적 중재·공생 모델 마련해야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으로 인한 생산 인력 대체 움직임이 올해 제조업 임금 협상의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열린 현대차 노조의 총파업 결의대회 장면. 연합뉴스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으로 인한 생산 인력 대체 움직임이 올해 제조업 임금 협상의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열린 현대차 노조의 총파업 결의대회 장면. 연합뉴스

인공지능(AI)과 로봇 개발 기술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AI와 로봇이 인간의 현재 일자리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산업 현장의 패러다임은 이미 큰 변화를 맞고 있다. AI로 무장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제조 현장에 투입하는 것을 둘러싼 갈등도 증폭 중이다. 산업수도 울산의 핵심 기업인 HD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등에서는 로봇 투입 관련, 노사가 정면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조 공정 무인화는 거부할 수 없는 미래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노조는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반발하고 있고, 사측은 기술 혁신을 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며 서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사측이 2024년 6월 이후 노사 합의 없이 82대에 달하는 로봇을 용접 현장 등에 일방 투입했다”고 강력 반발 중이다. 2028년 투입 예고된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를 두고도 노조는 기술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도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합의 없이 생산라인에 배치하는 것을 거부한다며 도입에 제동을 걸었다. 로봇을 둘러싼 노조 주장의 핵심은 일자리 축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또 로봇 투입으로 근로 시간이 감소할 경우 사실상의 임금 삭감에 직면한다며 완전 월급제 쟁취 등을 촉구하고 있다.

노동계와 학계는 울산에서 촉발된 로봇 도입에 따른 무인화 갈등이 향후 전국 모든 사업장의 노사 관계를 규정할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측의 이익 극대화 논리와 노조의 일자리 방어 논리가 정면으로 부딪히는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미 우리 기업들이 운용 중인 산업 로봇은 2024년 기준 3만 9190대에 달한다. 로봇 시장 규모도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세계 4위에 달한다. 이미 산업 현장에서는 설비 자동화 등 산업 고도화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울산에서 촉발된 제조 공정 무인화로 인한 로봇과 사람의 일자리 전쟁은 이미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제는 사측과 노조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무인화를 둘러싼 노사 갈등은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극한 충돌도 우려된다. 따라서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이런 주제의 갈등 해법 마련을 각 기업 노사에만 떠넘기는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정부가 노사 양측을 선제적으로 중재해 노동시장 충격과 갈등을 최소화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로봇이 창출할 부가가치를 근로 시간 단축과 임금 보전 등을 통해 노동자와 분배하는 방안 등에 대한 사회적 대타협도 서둘러 모색해야 한다. 노사도 공생 모델 마련을 위해 끝까지 머리를 맞대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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