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 사태 새 국면 맞나?…화물연대는 진주서 영호남 결의대회
28일 경남 진주시 CU 물류센터 앞에서 화물연대가 영호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김현우 기자
BGF로지스가 화물연대 관련 법적 대응 일부를 철회한 데 이어 화물연대가 노동조합 지위까지 인정받으면서 노사 갈등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진주에서는 화물연대 영호남 물류센터 노조원 1000여 명이 모여 결의대회를 여는 등 전국으로 집회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2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에 따르면 지난 2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화물연대본부가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에 대한 제기한 교섭 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 시정 신청을 인정했다. 그동안 법외노조로 분류됐던 화물연대에 대해 실질적인 관계에 따라 노동조합의 지위를 가질 수 있다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
이번 결정으로 화물연대와 CU 지주회사인 BGF 간 교섭은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화물연대는 “지노위의 결정은 그동안 교섭에 나서지 않았던 CU BGF에 준엄한 경고를 내린 것”이라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합당한 판단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GF는 더 이상 화물연대에 대해 법외노조 운운하며 교섭을 미루는 행위를 중단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27일 BGF로지스가 화물연대와 노조 대표 등을 상대로 제기했던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취하한 점도 교섭 타결의 새 변수로 떠오른다. 앞서 BGF로지스는 파업으로 인한 물류 차질을 이유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특히 이 같은 조치가 노사 교섭 시작 직후 알려지면서 갈등이 더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인 대상 가처분 취하를 두고 교착 상태에 빠진 교섭 국면에서 BGF로지스가 유화적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화물연대 단체를 상대로 한 가처분 신청은 취소되지 않은 만큼 교섭을 위해 보다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화물연대 역시 BGF로지스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모두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영호남권 결의대회’에서 화물연대 관계자들이 사망한 조합원을 추모하고 있다. 김현우 기자
현재 화물연대는 BGF로지스 측과 4차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화물연대는 운송료 인상과 휴무 확대, 손해배상 청구 금지,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 전면 취소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견해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물류센터 등 현장에서는 연일 화물연대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집회는 조합원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진주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28일 경남 CU 진주물류센터 앞에서는 지역별 본부장과 조합원 1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화물연대 ‘영호남권 결의대회’가 열렸다. ‘화물연대도 교섭 주체’라는 노동위원회 판단이 나오자 BGF리테일에 성실 교섭 이행을 재차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먼저 사망한 조합원에게 헌화하는 등 추모식을 가졌다. 이어 거리에서 집회를 갖고, 사고 책임 규명과 BGF리테일의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한 성실 교섭 등을 촉구했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BGF리테일은 아직 계약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책임질 일 없다고 한다”며 “BGF리테일은 더는 숨지 말고 교섭 자리에 나와야 하며, 숨진 조합원 영정 앞에 무릎 꿇고 책임 있는 자세로 교섭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는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려 CU와 BGF를 규탄했다. 앞서 27일에는 전국 물류센터의 허브인 충북 진천군 CU 진천물류센터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센터를 봉쇄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내달 1일 노동절 집회도 당초 계획했던 종로구 세종대로가 아니라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열기로 결정하는 등 원청 교섭 압박에 가세한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