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도' 공약에 현장 얼굴 입히기…전재수, 바닥 민심 공략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가 28일 평생 선박 수리조선업에 종사해온 70대 ‘깡깡이 어머니’ 이복순 씨를 후원회장으로 위촉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재수 후보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인 전재수 의원이 자신의 강점인 현장 밀착형 행보를 앞세워 본격적인 바닥 민심 공략에 나섰다. 부산 조선산업의 뿌리를 지켜온 노동자를 후원회장으로 내세우며 핵심 공약인 ‘해양수도 부산’의 상징성을 부각한 전 의원은, 일자리와 지역 경제를 앞세운 ‘일하는 시장’ 이미지를 강조하며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와의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의원은 이날 오후 부산 영도구 깡깡이마을을 찾아 수리조선소에서 평생 일해 온 70대 여성 노동자 이복순 씨를 만났다. 이날 만남은 생업에 종사하는 부산 시민을 직접 만나 현장 민원을 듣고 부산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영도는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최초의 조선소가 들어섰던 지역으로, 부산 조선산업의 출발점과도 같은 곳이다. ‘깡깡이’는 선박 표면의 녹과 낡은 도장, 부착물을 망치로 두드려 제거하는 작업을 뜻한다.
이 씨는 “부산의 조선업이 쇠퇴하고 최근 경기도 좋지 않아 일감이 적다. 수백 명에 달했던 깡깡이 아줌마도 지금은 절반 넘게 줄었고, 빈자리는 외국인 노동자로 채워졌다”며 “일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대한민국 조선산업을 이끌었던 부산 깡깡이 어머니들의 노동이 없었다면 그 시절의 번영 또한 없었을 것”이라며 “정직하고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시민들이 꿈꾸는 더 나은 내일, 부산의 새로운 희망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날 이 씨에게 후원회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이 씨도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전 의원이 ‘해양수도 부산’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만큼 부산 조선산업의 현장을 지켜온 노동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부산 경제 재도약이라는 미래를 연결하려는 상징적 행보로 풀이된다. 부산의 미래는 거창한 구호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삶을 지켜온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으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전 의원은 이번 주부터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기 위해 부산 곳곳의 현장을 누비며 선거운동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특히 시민과의 스킨십을 전면에 내세우며 ‘일꾼’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전 의원은 의원직 사퇴가 예정된 29일 부산상공회의소를 방문해 양재생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부산 시민들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 등 일상과 직결된 민생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행보로 해석된다. 앞서 본보가 시민 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부산일보 4월 20일 자 1·3면 보도)에서도 부산 시민들은 거대 개발 공약보다 일상에 직결된 문제 해결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일자리’(46회)였고, 이어 △청년(25회) △기업(19회) △교통(18회) △문화(18회) △지원(14회) 순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KBS부산총국이 지난 17~19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부산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전화 면접)에서 ‘차기 부산시장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을 물은 결과, 전체 응답자의 36%가 ‘청년 일자리 창출’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어 ‘골목상권 등 경제 활성화’가 16%로 뒤를 이었다.
전 의원 측은 의원직 사퇴 이후 본격적인 민심 잡기 행보에 나서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벌리고 여론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전 의원이 시민을 직접 만나고 현장에서 일 하는 면모를 부각하면 경쟁력이 더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