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리더? or 실패한 실험?...하정우의 두가지 운명
하정우(왼쪽) AI미래기획수석과 전은수 대변인이 27일 이재명 대통령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의 면담이 열리는 청와대 접견실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장고 끝에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은 상반된 정치적 전망과 마주하고 있다. 그가 이번 보선에서 당선될 경우 부산 정치권의 차세대 리더로 부상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현실 정치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할 경우 ‘실패한 실험’으로 끝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를 통틀어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인물이 두드러지지 않는 상황에서 하 전 수석이 국회에 진입하면 나이와 무관하게 사실상의 부산·울산·경남(PK) 대표 정치인으로 급부상하게 된다. 반대로 이번과 같은 유리한 여건 속에서도 배지를 달지 못하면 향후 정치적 재기 불능에 빠질 수도 있다.
대부분의 선거 전문가들은 하 전 수석의 당선 가능성을 비교적 높게 보고 있다. 이번 6월 선거의 3대 승부처인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지지도와 정당(민주당) 및 개인(하정우) 지지도가 하 전 수석에게 여전히 유리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수 진영의 분열로 하 전 수석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의 3자 대결 구도가 유지되고 있는 점도 그의 당선을 높게 보는 이유이다.
뉴스토마토 조사(미디어토마토 의뢰. 4월 24~25일. 부산 북갑 성인 802명. 무선 ARS.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하 전 수석은 35.5%의 지지율로, 한 전 대표(28.5%)와 박 전 장관(26.0%)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 투표층’의 하 전 수석 지지율은 44.3%가 넘는다. 이 지역의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54.8%로 부정평가(35.2%)보다 19.6%포인트(P) 높다. 정당 지지도도 민주당(39.3%)이 국민의힘(34.4%)을 앞선다. 현재로선 ‘이재명 키즈’로 불리는 하 전 수석에게 불리한 요소가 거의 없는 셈이다.
그러나 모든 선거에는 변수가 있다. 그 중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는 하 전 수석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한 전 대표와 박 전 장관이 단일화에 성공하면 하 전 수석은 상당히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두 사람이 단일화를 계속 거부하고 있지만 보수 진영의 압박을 끝까지 이겨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여기에 역대 PK 선거에서 진보 진영의 발목을 잡았던 ‘숨은 보수표’도 하 전 수석을 마지막까지 긴장케 하는 대목이다. 적잖은 영남권 보수 지지층은 끝까지 표심을 드러내지 않다가 투표 당일 자신의 한표를 행사한다.
하 전 수석이 6월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기존 PK 정치권에 심대한 변화가 예상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26일 “하 전 수석의 국회 진입은 단지 여당 의석 1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2년 후 23대 총선에서 PK 지역에 세대교체 돌풍이 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기택 선임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