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설 페어 ‘하이브’ 반격, ‘아트부산 2026’ 지역 한계 어떻게 극복할까
15회째 맞아 ‘글로컬 플랫폼’ 재정비
VIP 교류 등 해외 네트워크 차별화
서울 새 페어 겹쳐도 작년 수준 유지
5월 21일 VIP 프리뷰부터 24일까지
라이트하우스·디파인 새 콘텐츠 승부
김은주 21m 대형작·서용선 전시도
‘아트부산 2025’ 관람객 모습. 아트부산 제공
‘아트부산 2026’ 포스터. 아트부산 제공
2012년 출범해 올해로 15회를 맞이하는 부산 대표 국제 아트페어 ‘아트부산 2026’이 다음 달 21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24일까지 나흘 동안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부스비 폐지’ 등 파격적 조건을 내건 서울의 신규 페어 ‘하이브 아트페어’(5월 21∼24일)와 개최 시기가 겹치면서 지역 기반의 ‘아트부산 2026’ 참여 갤러리가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외형적으로는 18개국 110개 갤러리가 참여를 확정해 지난해 수준(17개국 109개 갤러리 참여)을 유지했다.
인력과 물류 비용 문제로 두 곳에 동시에 참여하는 게 어려운 중소형 갤러리와 달리 일부 대형 갤러리는 두 곳 모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반대로 부산 소재의 리앤배는 부산 출신의 정혜련 작가와 함께 서울로 향할 예정이다. 27일 부산 수영구 현대 모터스튜디오 마이클 어반 팜 테이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를 통해 공개된 올해 ‘아트부산 2026’ 행사 개최 방향과 내용을 알아본다.
‘아트부산 2025’ 도슨트 투어 전경. 아트부산 제공
■아트페어 구조와 방향 재설계
지역과 성격은 다르지만, 동일한 기간에 열리는 두 아트페어가 미술계 안팎의 우려처럼 ‘큰손’ 컬렉터와 관람객의 분산을 가져올지, 아니면 이러한 경쟁이 오히려 한국 미술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트부산 입장에서는 서울의 신규 페어 공세 속에서 ‘지역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고 독보적인 콘텐츠를 보여줄지가 큰 숙제가 될 전망이다.
올해 ‘아트부산 2026’은 국내 중심 아트페어를 국제 네트워크 기반의 페어로 확장해 온 기획자인 정선주 이사가 총괄 기획을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 이사는 “올해 아트부산은 단순한 규모의 확장이 아니라 구조와 방향을 새롭게 재편한다”면서 “이는 기성 페어 간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협업 기반 네트워크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글로벌 시장과 연결하는 글로컬 플랫폼으로, 아트부산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람객 역시 단순한 방문자에 그치지 않고 아트부산을 통해 자연스럽게 컬렉터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아트부산은 단일 허브 경쟁이 아니라 국가별 아트페어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전략을 구축하기로 했다. 그동안 도쿄 겐다이, 아트 자카르타, 아시아 나우 등과 협업을 이어온 결과, 아트 센트럴 홍콩·아트 자카르타·도쿄 겐다이의 VIP 일행이 아트부산을 방문할 예정이며, 지난해 도쿄 겐다이 파트너십의 결실로 일본 갤러리 8곳도 아트부산에 참가한다.
올해 주빈국은 대만을 선정해 ‘아트 타이베이’ 간 공동 심사와 큐레이션을 통해 콘텐츠 공동 생산 모델을 실험하게 된다. 이와 함께 오는 10월 ‘프리즈 런던’ 기간에는 대안적인 성격의 아트페어인 ‘마이너 어트랙션’과 협업해 국내 갤러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트부산 2025' 현장 전경. 아트부산 제공
■18개국 110개 갤러리 참여
올해 아트부산에는 전 세계 18개국에서 110개(27일 현재) 갤러리가 참여한다. 31곳의 갤러리가 처음 참가하며 라인업의 다양성을 더했다. 해외는 26개로 약 24%를 차지한다. 국내에서는 가나아트, 국제갤러리, 리안갤러리, 갤러리 바톤, 제이슨함, 더페이지 갤러리 등 주요 갤러리가 참여한다. 해외에서는 글래드스톤 갤러리, 탕 컨템포러리 아트, 화이트스톤 갤러리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우고 론디노네의 신작 회화 3점을 공개하고, 탕 컨템포러리 아트는 아이 웨이웨이와 린 팡루의 작품을 선보인다. 갤러리 엘엔엘은 ‘커넥트’ 섹션으로 서용선 작가의 첫 단독 아트페어 전시를 선보인다
신진 작가와 실험적 미술을 소개하는 퓨처(FUTURE) 섹션은 더블유더블유엔엔(WWNN) 등 설립 5년 이하 23곳이 참여하며, 솔로와 듀오 프로젝트 형식을 통해 신진 작가의 작업을 집중 조명한다.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이머징 작가 3인을 선정해 별도 부스와 총상금 2000만 원 규모를 지원하는 ‘하나 퓨처 아트 어워드’는 VIP 프리뷰 당일인 5월 21일 현장 심사를 통해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고원석(라인문화재단 디렉터)이 기획자로 참여하는 특별전 ‘커넥트’는 ‘어바니즘(Urbanism)& 로컬리티(Locality)’를 주제로 기관·갤러리가 협업한 6개 전시를 선보인다. 갤러리 부스 인접 배치를 통해 전시와 판매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구조를 구현한다. 참여 작가는 서용선·김은주·무나씨·박인성·나점수이며, 김은주 작가는 21m 대형작을 전시할 예정이다.
올해 아트부산의 프로그램은 이장욱(스페이스K 수석 큐레이터)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컨버세이션스’는 건축·미디어·컬렉션·시장 분야 전문가들이 동시대 예술의 생산·유통·경험 구조를 다각도로 조망하는 8개 세션으로 구성된다.
‘아트부산 2025’ 컨버세이션스 전경. 아트부산 제공
■아트부산 경험 도시 전반으로 확장
올해 아트부산이 새롭게 선보이는 섹션은 ‘LIGHTHAUS’(라이트하우스)와 ‘DEFINE’(디파인)이다. 갤러리 부스를 하나의 전시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라이트하우스는 OKNP×츠타야 북스, 화이트스톤 갤러리, 우손갤러리, 피에스 센터 등이 참여한다.
2028 부산 세계디자인수도(WDC) 선정을 기념해 구성한 ‘DEFINE’은 디자인과 미술의 경계를 재구성하는 섹션이다. 구마 겐고 프로젝트를 포함해 가리모쿠, 프리츠 한센, 갤러리 필리아 등 국제 브랜드와 기관이 참여한다.
아트부산은 전시장 벡스코를 넘어 예술 경험을 도시의 시간과 일상 속으로 확장한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청년 작가를 발굴·지원하는 오프사이트 전시 ‘아트악센트’(ART ACCENT) 일부는 옛 부산시장 관저인 도모헌에서 진행된다. 이 외에 김은주·이인미 작가의 스튜디오 투어와 홍승혜 작가의 토크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아난티, 빌라오몬도 등 호텔, 부산시립미술관·부산현대미술관, 오!초량 등과 연계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이와 함께 BNK부산은행 후원으로 5월 9일부터 약 3주간 진행되는 ‘부산아트위크’는 전시, 체류, 식음료를 결합해 아트부산의 경험을 도시 전반으로 확장한다.
한편 ‘아트부산 2026’ 예매 티켓은 네이버를 통해 한정 수량으로 판매되며, 5월 19일까지 얼리버드 티켓으로 구매할 수 있다. 티켓은 PREVIEW(전일권)와 1DAY(일일권)로 구성되며, 예매 기준 각각 13만 원, 3만 6000원이다.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