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키운 SK하이닉스… 관세에 멍든 현대차
하이닉스 1분기 영업이익률 72%
HBM 등 판매 확대 ‘사상 최대’
현대차 원자재 비용 상승 겹악재
전년 동기 대비 30.8%나 감소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영업이익률이 70%를 넘어서는 등 제조업에서는 이례적인 수익성을 기록하며 ‘초호황’ 국면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반면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는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자동차 관세와 원자재 비용 상승 여파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7조 61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5% 증가했다고 23일 공시했다. 매출은 52조 5763억 원으로 198.1%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특히 영업이익은 기존 최대였던 지난해 4분기(19조 1696억 원)의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72%로 전분기(58%)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순이익은 40조 3459억 원, 순이익률은 77%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 강세가 이어졌다”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실적 호조에 따라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전분기 대비 19조 4000억 원 증가한 54조 3000억 원을 기록했고, 차입금은 2조 9000억 원 감소한 19조 3000억 원으로 줄었다. 순현금은 약 35조 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AI 시장이 대형 모델 학습 중심에서 실시간 추론 중심의 ‘에이전틱 AI’ 단계로 진화하면서 메모리 수요가 D램과 낸드플래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과거와 달리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특히 HBM은 향후 3년간 수요가 공급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D램과 낸드 전반에서 신제품 개발과 공급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D램은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LPDDR6와 192GB 소캠(SOCAMM)2 공급을 본격화하고, 낸드는 321단 소비자용 SSD ‘PQC21’을 시작으로 기업용 SSD 라인업을 확대한다.
HBM4의 개선 제품인 7세대 HBM4E는 내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샘플 공급에 나설 계획”이라며 “출하 일정과 제품 스펙에 대해 고객사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투자도 확대된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공장 증설과 용인 클러스터 인프라 구축, 극자외선(EUV) 장비 확보 등을 중심으로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크게 늘릴 방침이다.
반면 현대차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와 원자재 비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조 51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감소했다. 매출은 45조 9389억 원으로 3.4% 증가해 1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조 5849억 원으로 23.6%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5.5%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 감소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환율 상승에 따른 판매보증충당금 증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