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노동계도 “원청 교섭 거부한 탓”… BGF리테일 ‘사면초가’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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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장관 사실상 사용자성 인정 발언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원청 저격
다단계 구조 등 체계 개선 불가피 전망

23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진보대학생넷 관계자들이 CU BGF리테일 규탄 전국 대학생 100곳 항의행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진보대학생넷 관계자들이 CU BGF리테일 규탄 전국 대학생 100곳 항의행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사고로 편의점 CU 물류 노사 갈등이 평행선을 내달리는 가운데, 애초 사용자성을 부인했던 대기업 BGF리테일이 정부와 노동계 원청 책임론 제기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은 2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화물운송 노동자와 BGF리테일 직접 교섭이 “문제를 해결할 가장 근본적 해법”이라며 사실상 원청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결국 노사 관계로 풀어야 한다”며 “대화로 풀지 못한 결과가 충돌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날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도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시행에도 원청이 교섭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며 BGF리테일을 저격했다. 법 취지를 고려하면 화물운송 노동자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BGF리테일이 원청이고, 화물연대 교섭 요구를 거부하면서 노동자 사망 사고라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화물연대는 BGF리테일을 상대로 원청 교섭을 요구하며 지난 5일부터 CU 물류센터에서 파업 집회를 벌이고 있다. CU 화물운송 노동자 요구는 업무시간에서 상·하차 업무가 배제되고 개인적으로 쉴 때 대리 기사에게 지급하는 이른바 ‘용차비’ 부담 등 불합리한 처우 개선이다.

BGF리테일은 편의점 프랜차이즈 CU를 운영하는 대기업으로, 물류회사 BGF로지스를 자회사로 뒀다. BGF로지스가 운영하는 전국 25개 CU 물류센터는 하청 운송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 운송사가 다시 화물운송 노동자와 계약하는 다단계 구조다.

BGF로지스와 BGF리테일 측은 운송사와 화물운송 노동자 간 계약 관계라며 직접 교섭을 회피했다. 이 과정에 지난 20일 경남 CU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화물연대 조합원 3명이 대체 운송 중이던 2.5톤 화물차를 가로막다 부딪혀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면서 원청 책임론이 불거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BGF로지스는 뒤늦게 화물연대와 단일 교섭을 시작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BGF리테일도 양자 교섭·합의 성실 이행을 보장하고 있다. 노동자가 숨지고 나서야 태도를 바꿨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BGF리테일 원청 책임론은 더 격화할 조짐을 보인다.

더욱이 김 장관이 “화물운송 노동자는 처우를 개선하고자 원청 교섭을 요구할 수밖에 없고, 이런 과정에서 구조가 잉태됐다”며 원하청 다단계 구조 문제까지 지적한 만큼 전반적인 체계 개선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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