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덕도 테러 수사TF, 국회 정보위 압수수색 시도…빈손 철수
국정원 답변 담긴 회의록 확보 목적
국회의장 부재, 1시간 30분 뒤 철수
“테러범, 극우 유튜버가 영향” 보고도
'테러'로 지정된 2024년 이재명 대통령 피습 사건을 수사하는 국가수사본부 가덕도 테러사건 수사TF가 국회 정보위원회 등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 12일 수사팀 관계자들이 국회 본청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테러로 지정된 2024년 이재명 대통령 피습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국회와 국가정보원 등을 압수수색을 했다. 경찰은 1시간 30분 만에 국회에서 빈손으로 철수했는데, 같은 날 국정원은 테러범이 극우 유튜버의 영향을 받았다고 국회에 보고하기도 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가덕도 테러사건 수사 TF는 12일 오후 4시 30분께부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원,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의 주목적은 지난해 9월 열린 국회 정보위 비공개 회의록 확보로 알려졌다. 해당 회의록에는 이 대통령을 피습한 60대 남성 김 모 씨와 사건 발생 경위 등에 대한 정보위 소속 국회의원들의 질의와 국정원 측 답변 등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수사관들은 이날 국회 관례에 따라 압수수색에 착수하기 전 국회의장실을 방문해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원식 국회의장이 부재중인 상황에서 '압수수색 관련 사항은 내일 의장께 대면보고를 한 뒤 추가로 협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장실 측 요청에 따라 압수 대상을 확보하지 못하고 오후 6시께 철수했다.
국정원은 압수수색 관련 언론 공지를 통해 “국정원은 작년 국회 정보위 요청에 따라 실시한 특별감사 결과 및 최근 테러 지정 후 출범한 국정원 TF가 추가 확보한 자료 제출 등 수사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테러범이 극우 유튜버의 영향을 받았다고 국회에 보고하기도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이날 전체 회의가 끝난 뒤 언론 브리핑에서 "가덕도 테러사건 수사 TF와 관련해 한 의원이 ‘테러범이 (보수 유튜버) 고성국과 사전 협의한 정황이 있다’고 질문했다”며 “그에 대해 국정원은 ‘테러범이 고성국의 영향을 받은 것, 즉 극우 유튜버의 영향을 받은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 의원은 “국정원은 항간에서 일고 있는 고성국과 테러범 간의 통화 여부에 대해서도 ‘(통화가) 있었던 걸로 안다’고 했고 ‘테러범이 ‘고성국TV’를 실제 방문한 사실까지 일부 확인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압수수색은 TF가 부산경찰청 청사에 꾸려진 지 18일째 되는 날에 진행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달 26일부터 총원 45명·2개 수사대로 꾸려진 TF 운영에 들어갔다. 부산청이 아닌 국가수사본부가 사건을 직접 지휘하고, 정경호 광주경찰청 수사부장(경무관)이 TF 단장을 맡았다. TF는 테러 배후·공모 세력 등 축소·은폐 여부, 사건이 테러로 지정되지 않았던 경위, 초동 조치 과정에서 증거 인멸 여부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2024년 1월 2일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부산 가덕도에 방문했는데, 테러범 김 씨가 휘두른 흉기에 왼쪽 목을 찔려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받았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부산청은 테러범이 공모나 배후 없이 단독 범행했다고 결론 냈다.
하지만 피습 이후 여권에서는 윤석열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과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 등이 사건을 테러로 지정하지 않고 현장 증거를 인멸하는 등 축소·왜곡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국가테러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이 대통령 피습 사건을 테러로 지정했다. 2016년 테러방지법 제정 뒤 정부 차원의 첫 테러 지정이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