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첩보·휴먼 '한국영화 3파전'에 애니 가세… '장르 뷔페' 따로 없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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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 흥행 중
'휴민트' '넘버원' 11일 개봉
장기 상영작에 애니도 풍성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쇼박스 제공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쇼박스 제공

설 연휴를 앞두고 극장가가 푸짐한 한 상을 준비했다. 올해는 한국 영화 기대작 3편이 스크린에 출격해 관객의 선택을 기다린다. 사극과 첩보 액션, 휴먼 드라마가 각기 다른 색깔로 스크린에 포진해 눈길을 끈다. 여기에 장기 흥행작과 애니메이션까지 더해져 이번 명절 연휴 극장가는 ‘장르 뷔페’에 가까운 풍경을 펼친다.

가장 먼저 문을 연 작품은 4일 개봉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다.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유배된 어린 선왕 단종과 그를 맞이한 촌장 엄흥도의 관계를 중심에 둔다. 계유정난 이후의 역사적 맥락을 배경으로 삼되 인물 간 교감과 일상에 초점을 맞췄다. 유해진이 촌장 역을, 박지훈이 단종 이홍위를 맡았고 유지태, 전미도가 출연한다. 화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인물 간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주목한다. 왕과 촌장이라는 신분 차이를 넘어 형성되는 교감이 중심 축이다. 사극 장르의 무게감과 인간적 정서를 결합해 명절 극장을 찾은 가족 단위 관객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 ‘넘버원’ 스틸컷.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영화 ‘넘버원’ 스틸컷.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영화 ‘휴민트’ 스틸컷. NEW 제공 영화 ‘휴민트’ 스틸컷. NEW 제공

11일엔 두 편이 동시에 출격했다. 영화 ‘휴민트’는 ‘베테랑’, ‘밀수’, ‘모가디슈’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다. 류 감독이 ‘베를린’(2013)과 ‘모가디슈’(2021)에 이어 선보이는 해외 로케이션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남북한 첩보 요원과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히는 과정을 그린다. 약 3개월간 라트비아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 등이 출연한다. 해외 공간을 활용한 연출과 추격 장면이 긴장감을 형성한다.

같은 날 개봉한 ‘넘버원’은 김태용 감독의 휴먼 드라마다. 엄마의 음식을 먹을 때마다 줄어드는 숫자를 보게 된 아들 하민이, 그 숫자가 0이 되면 엄마 은실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최우식과 장혜진이 영화 ‘기생충’ 이후 다시 한번 모자 호흡을 맞춘다.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가족과 시간의 유한성을 소재로 삼았다. 눈에 띄는 건 부산 영도구와 동구 등 부산 곳곳에서 촬영이 진행된 점이다. 바다와 오래된 주택가 풍경이 극의 배경으로 활용돼 일상적인 공간에 정서를 입힌다. 김태용 감독과 장혜진 배우 모두 부산 출신인 데다 부산에서 오랜 시간 촬영해 ‘부산 영화’로 불린다.

박스오피스에서 역주행해 장기 흥행을 이어가는 작품도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개봉한 ‘신의 악단’은 개봉 초반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입소문을 타고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넘어섰다. 북한을 배경으로 가짜 찬양단을 만든 인물의 변화를 그린 종교 영화다. 음악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 ‘아웃 오브 네스트’ 스틸컷. 롯데시네마 제공 애니메이션 ‘아웃 오브 네스트’ 스틸컷. 롯데시네마 제공
애니메이션 ‘바다 탐험대 옥토넛 어보브 앤 비욘드 : 육지생물 구조작전’ 스틸컷. 올스타엔터 제공 애니메이션 ‘바다 탐험대 옥토넛 어보브 앤 비욘드 : 육지생물 구조작전’ 스틸컷. 올스타엔터 제공

귀여운 캐릭터가 총출동한 애니메이션도 어린이 관객을 기다린다. 12일에는 ‘바다 탐험대 옥토넛 어보브 앤 비욘드 : 육지생물 구조작전’이 스크린에 올랐다. 바니클과 콰지 등 귀여운 캐릭터들이 위험에 빠진 동물들을 구조하며 자연과 공존의 메시지를 전한다. 13일 개봉한 ‘아웃 오브 네스트’는 사랑스러운 삐약이 공주·왕자와 소년 아서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로, 아기자기한 캐릭터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인도네시아 애니메이션 ‘점보’는 덩치 큰 소년 돈과 신비로운 친구 메리가 영혼의 세계로 향하는 판타지 어드벤처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따뜻한 분위기가 어린이 관객을 겨냥한다.

최근 극장가는 개봉 첫 주 성적만으로 흥행을 단정하기 어려운 흐름을 보인다. 업계는 연휴 이후 평일까지 관객을 유지하는 ‘지속력’을 주요 변수로 본다. 장르를 달리한 작품들이 나란히 배치된 이번 설 연휴 극장가가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된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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