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개교 80주년] “5극 3특 시대, 수도권보다 강한 인재로 지역 경쟁력 높이겠다”
최재원 총장에게 듣는 80주년 의미
시민·동문 성원 속 80주년 맞아
보답하는 마음으로 의미 나눌 것
대학은 지역 발전 이끄는 원동력
교육·연구서 차별화된 전략 필요
부산은 국가균형성장 핵심 거점
해수부 이전·북극항로는 큰 기회
고급 인재 머무는 도시 조성 위해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으로 재도약
부산대학교 최재원 총장이 올해 개교 80주년을 맞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올해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최 총장은 정부의 ‘5극 3특’ 전략을 부산대를 비롯한 지역 대학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분기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대 제공
해방 이듬해인 1946년 문을 연 부산대학교가 올해 개교 8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 국립대학으로 출범한 부산대는 최근 정부의 ‘5극 3특’ 전략 속에서 국립대 맏형으로서의 역할이 다시 주목된다. 올해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 회장직을 맡은 최재원 부산대 총장을 만나 개교 80주년의 의미와 함께 향후 부산대의 역할과 과제를 들었다.
■80주년 기념사업 40여 개 준비
최 총장은 “부산대는 1946년 시민과 기업가의 후원으로 출범한 민립대학으로, 오늘날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가거점 국립대로 성장했다”며 “80년 전의 정신처럼 올해도 시민과 동문들의 성원 속에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교 80주년을 맞아 기업과 시민, 동문이 참여하는 릴레이 기부 캠페인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대는 개교 80주년을 계기로 시민과 구성원이 함께하는 기념사업도 대대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대학 차원에서만 40여 개에 이르는 기념사업을 체계적으로 기획해 지난해부터 준비에 들어갔다. 최 총장은 “그동안 부산대를 키워준 시민과 기업가들의 성원에 어떻게 보답할 것인가에 대한 공감대가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대외적으로는 시민 동행 걷기대회,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개교 기념 음악회, 국내외 석학과 명사를 초청한 특강 등 교육·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기부 프로그램도 함께 추진된다. 최 총장은 “부산대의 성과를 대학 울타리 안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시민과 나누는 데 의미를 뒀다”고 강조했다.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행사도 포함됐다. 부산대는 국내 대학 가운데 여섯 번째로 환태평양대학협회(APRU)에 가입한 이후 세계 유수 대학과의 교류를 넓혀 왔다. 이를 계기로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해외 석학 초청 특강, 국제 공동 학술대회, 외국인 학생 대상 프로그램 등 글로벌 기념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대학·지역 간 특화 전략 마련 필요”
개교 80주년이라는 상징적인 해에 최 총장은 2026년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 회장직도 맡았다. 그는 국·공립대 총장협의회를 “국·공립대학 간 협력을 통해 고등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가 성장에 기여하기 위한 협의체”라고 설명했다.
현재 협의회에는 서울대를 포함한 10개 국가거점 국립대와 한국교원대 등 교육대학 11곳, 국가중심 국·공립대 19곳 등 모두 40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국·공립대 발전 방향과 학술 연구 협력, 대학 교육 제도 개선, 재정 확충 방안 등을 공동으로 논의하는 공식 협의 창구다.
최 총장은 “부산대가 회장교를 맡은 만큼 국·공립대의 공공성과 경쟁력이 지역 발전과 국가균형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겠다”며 “협의회가 상생과 혁신을 실질적으로 견인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 기반 혁신교육과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대학과 지역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 함께 성장하는 고등교육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공립대 총장협의회장으로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대학 간 역할 재정립을 꼽았다. 그는 “거점국립대와 국가중심 국·공립대, 교육대학이 각자의 기능을 분명히 하고, 지역 특화 산업에 맞춰 연구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 체계와 초광역 라이즈 사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총장은 “대학 간 경쟁을 넘어 역할 분담을 통해 공동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코 크리에이션’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제도 개선 과제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국립대의 지속적 발전을 뒷받침할 국립대학법 제정, 지역대학 출신의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위한 혁신도시법 개정, 등록금 동결에 따른 국립대 재정 확보 문제는 협의회 차원의 공동 대응이 요구되는 사안”이라고 짚었다. 해외 학생 공동 교류와 온라인 강의 공동 운영 플랫폼 구축 역시 주요 협력 과제로 언급했다.
■‘5극 3특’ 부산대 도약 분기점 삼아야
최 총장은 정부의 ‘5극 3특’ 전략과 지역대학 육성 정책을 부산대 도약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그는 “권역별 전략산업과 연계해 지역에서 수도권보다 경쟁력 있는 인재를 직접 양성하겠다는 정부 구상은 거점국립대에 대한 집중 투자이자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요구하는 정책”이라며 “부산대는 이를 세계적 수준의 산학일체형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할 기회로 만들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밝혔다.
부산의 위상에 대해서도 분명한 인식을 드러냈다. 최 총장은 “부산대는 이미 국내 최고 수준의 국립대이고, 부산은 수도권에 대응하는 국가균형성장의 핵심 거점”이라며 “정부 정책 흐름에 맞춰 주어진 과제를 반드시 성과로 연결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대는 이에 대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학 전반의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특성화 분야 선정과 중장기 비전 마련을 비롯해 학부교육 프로그램 혁신, AI 대학 설립, 연구지원 강화와 기초보호학문 육성, 글로벌 역량 강화 등 5개 분야별 전담 대응팀을 구성해 전략 실행에 나섰다. 최 총장은 “5극 3특 전략산업과 연계해 학부·대학원·연구소를 아우르는 교육·연구 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워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이전한 해수부와 협업 모색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이라는 국가적 과제는 부산대에 또 하나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최 총장은 “해양수산부 이전은 지역과 대학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며 “부산대는 지난해 9월부터 전담 대응팀을 꾸려 해양 분야 역량을 모으고, 실질적인 협업 체계를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부산대는 해양을 축으로 법학·경제·국제 분야까지 연계하는 융합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은 해사법원 설치를 염두에 두고 해사법과 해양정책 분야 교육·연구 특성화 모델과 전문 법조 인력 양성 체계를 검토 중이다. 경영·경제학부와 국제전문대학원 역시 해양수산부와 산하기관과의 중장기 협업 방안을 모색하며, 주요 정책 과정에 대학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최 총장은 “해수부 이전을 계기로 북극항로와 연관된 기업들의 부산 연구센터 유치에도 적극 나서겠다”며 “고급 인재가 머무는 도시로 부산의 체질을 바꾸는 데 부산대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은 해양수도이자 서울 다음으로 큰 도시인 만큼, 동남권 산업 기반과 연계한 고급 인력 양성 체계를 갖춘다면 부산과 동남권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가균형성장을 위한 지역대학 육성 정책과 초광역 라이즈 사업 추진에 발맞춰 부산대의 라이즈 체계를 더욱 고도화하겠다”며 “부산과 동남권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지역사회가 지속 가능하게 발전하는 과정에서 부산대가 책임 있는 거점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