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금강공원에서 향파의 작품을 볼 수 있길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부산의 정체성과 기억이 담긴 유·무형 자산 13건을 새롭게 ‘부산미래유산’으로 선정했다. 조용필이 부른 국민가요이자 롯데 자이언츠의 응원가로 사랑받는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비롯해 오랜 지역의 책방 문우당서점과 이주홍문학관이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부산미래유산은 누적 108건을 넘어섰다.
향파 이주홍(1906~1987)은 아동문학을 비롯해 소설·시·희곡·수필 등 여러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한 작가다. 그의 문학은 동심에 머물지 않고, 부산이라는 항구도시의 풍경과 시대의 숨결을 품었다. 동래구 온천동에 자리한 이주홍문학관은 이러한 그의 삶과 문학을 기리는 공간으로, 현재 리모델링을 앞두고 휴관 중이다. 문학관은 한때 국립부경대학교로 이전이 논의되기도 했으나, 재정 문제와 여러 여건에 부딪혀 기존 자리인 온천동에 남기로 결정됐다. 시민들은 이 공간이 단순히 유지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공성과 지속성을 갖춘 지역의 문화 자산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이후 시민들의 산책과 휴식 공간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금강공원 곳곳에 다수의 시 작품이 게시돼 있지만, 정작 이주홍 선생의 작품은 보이지 않는다. 바로 아래 온천동에 문학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요산 김정한과 더불어 부산 문단의 큰 산으로 불리는 향파 이주홍의 언어가 이 공간에 부재한 셈이다. 이주홍의 바다는 새우에서 고래까지, 수평선에서 방파제까지, 섬과 갯마을에서 항구도시의 부두까지 이어진다. 그것은 풍경이 아니라 삶이며, 부산 그 자체다. 올 봄, 금강공원 산책길에서 그의 시 한 구절, 소설 속 바다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부산미래유산은 과거를 봉인하는 목록이 아니다. 기억을 현재로 불러내고, 미래로 건너가는 통로다. 이주홍문학관과 그의 문학이 부산의 바다처럼 다시 시민의 일상 속에 스며들기를 기대한다. 최현민·부산 동래구 미남로